Nhạc nềnRetroRoman_March

맑은 방울 소리의 이정표

Audio truyện
Chưa có audio. Bấm để tự tạo audio cho tập này.

왼쪽 귀에서 흘러내린 피가 뺨 위에서 차갑게 굳어 있었다.


적사파 단원들을 귀림의 어둠 속에 묻어버린 지 반나절이 지났건만, 사혁의 머릿속은 여전히 거대한 징을 얻어맞은 것처럼 웅웅거리는 이명으로 가득했다. 귓구멍 깊은 곳에서 끈적한 기혈이 솟구쳐 오를 때마다 관자놀이가 쪼개질 듯한 통증이 그를 덮쳤다.


“미련한 놈 같으니라고.”


오두막의 어둠 속에서 백 노인이 혀를 차며 거친 삼베 천으로 사혁의 귀밑을 닦아냈다. 약초 냄새가 밴 차가운 물수건이 살가죽에 닿을 때마다 사혁은 이빨을 악물었다.


“철제 버클에 검 끝이 부딪쳤다고 이 지경이 되다니. 네놈의 고막은 이미 흑탑의 고문으로 걸레짝이 된 상태다. 귀림 청각이끼로 간신히 누르고 있을 뿐이지, 아주 미세한 금속 마찰음 하나에도 기혈이 역류해 버려. 이래서야 우석현 지부장 철호의 묵직한 구리 도(刀)를 어떻게 상대하겠다는 게냐?”


사혁은 대답 대신 품속의 구리 패를 꾹 움켜쥐었다. 우석현 현령 조중구의 낙인이 선명하게 박힌 차가운 금속 패. 가문의 파멸을 방조하고 자신의 눈을 뽑아버린 자들의 배후가 바로 이 변방의 관아 깊숙한 곳에 웅크리고 있었다. 여기서 멈출 수는 없었다. 귀가 찢어지는 한이 있어도 칼을 잡아야 했다.


그때, 오두막 문이 조용히 열리며 맑은 소리가 방 안을 채웠다.


*딸랑.*


아연이었다. 열 살 안팎의 장님 소녀는 땋은 머리를 살랑이며 사혁의 침상 곁으로 다가왔다. 아이의 가슴팍에서 흔들리는 작은 구리 방울이 낼 수 있는 가장 고결하고 일정한 고주파의 진동음이었다.


백 노인은 아연을 바라보더니, 한숨을 내쉬며 아이의 목에 걸린 구리 방울을 손끝으로 가만히 쓸어내렸다. 흙먼지와 세월의 때에 가려져 있었지만, 낡은 구리 표면에는 아주 미세한 기하학적 문양이 음각되어 있었다. 황실의 충신이자 한중서에 의해 멸문당했던 전대 승상 가문의 문양. 백 노인은 그 문양을 만질 때마다 깊은 슬픔과 함께 어떤 비밀을 억누르는 듯 손가락을 미세하게 떨었다. 사혁은 눈이 보이지 않았지만, 노인의 호흡이 순간적으로 무겁게 가라앉는 소리와 구리 방울이 미세하게 덜컹이는 마찰음을 통해 그가 무언가를 숨기고 있음을 본능적으로 직감했다.


“아저씨, 귀가 많이 아파요?”


아연이 사혁의 거친 손을 두 손으로 꼭 쥐었다. 아이의 손바닥은 따뜻했고, 그 온기는 사혁의 가슴속 깊이 도사린 냉혹한 살기를 아주 조금씩 녹여내렸다.


“소리가…… 겹쳐 들린다.”


사혁이 낮게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


“세상의 모든 소음이 한꺼번에 귓구멍으로 밀고 들어와 뇌를 찢는 것 같다. 적들의 칼날 소리만 골라 듣고 싶어도, 내 귀는 그 조율법을 잃어버렸어.”


“그럼 제 방울 소리를 들으세요.”


아연이 맑은 눈망울을 깜빡이며 방울을 가볍게 흔들었다.


“제 방울 소리는 세상에서 가장 착한 소리에요. 아무리 시끄러운 바람이 불어도, 제가 아저씨 곁에서 이 방울을 흔들면 아저씨는 길을 잃지 않을 거예요.”


아이의 천진난만한 제안은 사혁의 뇌리에 벼락 같은 깨달음을 주었다.


‘세상의 모든 소리를 들으려 하기에 뇌가 과부하를 일으키는 것이다. 그렇다면 오직 단 하나의 주파수, 단 하나의 맑은 이정표만을 격리하여 듣는 법을 터득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이정정위(이정정위). 아무리 혼란스러운 전장이라 할지라도 자신이 지정한 단 하나의 소리만을 필터링하여 추적하는 경지. 스승 독고창의 비급에 적혀 있던 그 극의의 구절이 사혁의 머릿속에서 구체적인 궤적으로 그려지기 시작했다.


사혁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손때 묻은 대나무 지팡이를 꽉 쥐는 그의 손길에는 단호한 결의가 서려 있었다.


“귀곡 절벽으로 간다.”


백 노인이 깜짝 놀라 사혁의 앞을 막아섰다.


“미쳤느냐! 귀곡 절벽은 사방의 바람이 바위 틈새를 통과하며 귀신 우는 듯한 굉음을 내는 곳이다. 성한 사람도 고막이 터질 듯한 이명을 겪는 지옥 같은 요새인데, 그곳에 몸을 던지겠다는 게야?”


“지옥 속에서만 진짜 소리를 고르는 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사혁의 고집을 꺾을 수 없음을 안 백 노인은 묵묵히 길을 비켜주었다. 아연은 사혁의 회색 도포 자락바짓깃을 꼭 쥔 채 속삭였다.


“제가 절벽 아래에 서 있을게요. 아저씨가 아무리 높은 곳에 올라가도 제 방울 소리가 들리도록 힘껏 흔들게요.”


* * *


귀곡 절벽(귀곡 절벽)은 그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


밤바람이 가파른 바위 벽 틈새를 미친 듯이 훑고 지나갈 때마다, 쇠사슬이 긁히는 듯한 날카로운 고주파 소음과 거대한 파도가 밀려드는 듯한 저주파 굉음이 계곡 전체를 뒤흔들었다. 눈먼 사혁에게 그 굉음은 보이지 않는 벽이 되어 온몸을 압박해 왔다.


사혁은 발끝의 미세한 촉각과 지팡이 끝의 진동에만 의지해 절벽 정상의 낙조대(낙조대)를 향해 기어오르기 시작했다. 한 발자국만 잘못 디디면 천길낭떠러지로 추락해 즉사하는 극단적인 물리적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스스스슥! 콰아아아!*


폭풍 같은 바람이 사혁의 무명 안대를 세차게 때렸다. 귓구멍 내부의 모세혈관들이 기압의 급격한 변화를 견디지 못하고 팽창하기 시작했다. 머릿속이 하얗게 타들어 가는 듯한 극통이 밀려왔다. 사혁은 바위 틈새에 한 손을 밀착한 채, 다른 손 손가락 끝으로 귀 주변의 청경맥(聽經脈)을 강하게 압박했다. 인위적으로 내력을 운용해 고막 주변의 혈류 압력을 조절하려는 처절한 몸부림이었다.


간신히 낙조대의 평평한 바위 끝에 올라섰을 때, 사혁의 왼쪽 귓바퀴를 타고 붉은 선혈이 다시 길게 흘러내렸다.


‘들리지 않는다.’


바람 소리가 너무 거대해 사방의 공간 지도가 지워져 버렸다. 자신이 벼랑 끝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발밑의 바위가 얼마나 단단한지조차 소리의 반사파가 잡히지 않았다. 완벽한 무력감과 공포가 사혁의 덜덜 떨리는 다리를 타고 올라왔다.


그때, 절벽 아래 저 멀리 안개 숲속에서 지극히 미세한 진동이 전해왔다.


*딸랑. 딸랑.*


바람 소리의 거대한 장막을 뚫고, 아연이 흔드는 구리 방울 소리가 아주 가느다란 은실처럼 사혁의 고막을 두드렸다. 일정하고 맑은 고주파의 주파수.


사혁은 단전의 기를 끌어올려 도가의 풍류조식법을 전개했다. 숨소리를 들이마시며 뇌내의 연산 능력을 극대화했다. 귀곡 절벽의 폭풍 같은 바람 소리를 머릿속에서 강제로 ‘배경 잡음’으로 밀어내기 시작했다.


‘바람은 바람일 뿐이다. 돌벽에 부딪쳐 흩어지는 무의미한 메아리다. 나는 오직 저 하나의 맑은 이정표만을 듣는다.’


사혁은 눈을 감은 안대 너머로 오직 방울 소리의 진동 궤적만을 머릿속 백색 공간에 그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훈련은 쉽지 않았다. 갑자기 절벽 틈새의 바람 방향이 급격히 꺾이며 소용돌이가 몰아쳤다. 굉음이 방울 소리의 주파수를 완전히 덮어버린 순간, 사혁은 이정표를 잃고 비틀거렸다. 발끝이 벼랑 끝의 돌부리에 걸려 삐걱 소리를 냈고, 그의 몸이 천길낭떠러지 아래로 기울어졌다.


“으윽!”


추락의 직전, 사혁은 대나무 지팡이를 바위 바닥에 강하게 내리치며 간신히 중심을 잡고 뒤로 굴렀다. 날카로운 돌날에 손바닥과 무릎이 찢기며 자상이 늘어났고, 가슴 안쪽의 구리 거울이 바위에 부딪쳐 둔탁한 소리를 냈다. 귀에서는 다시 피가 흘러내려 무명 안대를 붉게 물들였다. 극심한 과부하로 인해 온몸의 근육이 비명을 질렀다.


그러나 사혁은 다시 일어섰다. 낙조대 끝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자신의 심장 박동을 극한으로 늦추었다.


‘다시 잡는다.’


그는 세상의 모든 소리를 들으려 하던 탐욕스러운 청각을 스스로 차단했다. 오직 아연의 구리 방울 소리가 가진 특유의 주파수에만 고막의 떨림을 고정했다.


*딸랑.*


마침내, 귀곡 절벽의 그 엄청난 굉음이 거짓말처럼 멀어지며 회색 안개처럼 흐려졌다. 그리고 사혁의 머릿속 백색 공간 한가운데에, 아연이 서 있는 절벽 아래의 정확한 좌표가 황금빛 실선으로 선명하게 살아났다. 굉음 속에서 단 하나의 표적 소리만을 완벽히 격리해 내는 이정정위(이정정위)의 경지가 마침내 그의 고막에 각인된 순간이었다.


사혁은 천천히 숨을 내쉬며 지팡이를 짚고 일어섰다. 비록 주변의 다른 기습 소리에는 일시적으로 무방비해지는 치명적인 약점이 생겼으나, 이제 그는 적들의 어떠한 음향적 기만과 소음 공격 속에서도 표적의 심장 소리 하나만을 정확히 꿰뚫어 볼 수 있는 눈을 얻었다.


* * *


수련을 마치고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귀림의 동쪽 은둔 의원으로 복귀했을 때, 사혁의 귀는 이미 검붉은 피가 굳어 엉망이었다.


지방 의원 삼월(삼월)은 사혁을 침상에 앉히고 은침을 꺼내 들었다. 그녀가 정밀한 은침을 사혁의 귀 주변 청경맥에 찔러 넣을 때마다, 침 끝이 미세하게 떨리며 고막 내부의 압력을 배출하는 맑은 진동이 느껴졌다.


삼월은 침통을 거두며 사혁의 귀를 수건으로 닦아냈다. 그녀의 안색은 이전에 본 적 없을 정도로 어둡게 가라앉아 있었다.


“사혁.”


삼월의 목소리에 무거운 수심이 서려 있었다.


“이건 경고가 아니다. 네 고막 내부의 청경맥은 이미 한계를 넘어 쪼개지기 일보 직전이야. 천지초와 무리한 내공 조율로 청각을 강제로 늘려놓은 대가다.”


그녀는 사혁의 어깨를 강하게 쥐며 다그치듯 말했다.


“이대로 무공을 계속 쓰고 극도의 이청법을 전개한다면…… 반년도 되지 않아 네 귀는 완전히 멀게 될 것이다. 그때는 세상의 그 어떤 약초로도, 내 침술로도 네 귀를 살릴 수 없어. 너는 영원한 적막의 감옥에 갇히게 될 게다.”


방 안이 차가운 침묵으로 가라앉았다. 아연은 삼월의 경고를 듣고 사혁의 옷자락을 꼭 쥔 채 고개를 떨구었다. 사혁은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자신의 귀에 걸린 가혹한 시간 제한의 모래시계를 조용히 바라보았다.


반년.


그것이 그가 세상의 소리를 들으며 복수를 집행할 수 있는 마지막 유통기한이었다.

HẾT CHƯƠNG

Chưa có bình luận nào. Hãy là người đầu tiê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