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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전야의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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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 가득한 장검의 궤적이 천위의 머리통을 쪼갤 듯 내리꽂히는 찰나, 회색빛 돌 팔이 허공을 가르며 장검의 칼날과 정면으로 충돌했다.


깡ㅡ!


폐갱도 내부의 사방 벽면을 찢어발길 듯한 날카로운 굉음이 고막을 후려쳤다. 횃불의 붉은 불꽃이 사정없이 흔들리는 가운데, 사방으로 눈이 멀 것 같은 불꽃송이가 튀었다. 곽무진의 안광이 믿을 수 없는 경악으로 가득 찼다.


그가 펼친 강철참도법의 강맹한 내력이 실린 일격이었다. 어지간한 바위라면 단숨에 두 동강을 내버릴 장검의 칼날이, 일낱 노예 소년의 앙상한 왼팔에 부딪혀 한 치도 파고들지 못한 것이다. 오히려 곽무진의 손바닥을 타고 그의 어깨까지 찌르르한 반탄력이 역류했다.


“이, 이 기괴한 소리는……!”


곽무진이 비명을 지르듯 외쳤다. 강철과 돌이 부딪친 소리가 아니었다. 그것은 마치 만 년 동안 굳어 있던 태고의 신철(神鐵)과 맞부딪친 듯한 둔탁하고도 육중한 파열음이었다.


천위는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그의 왼팔은 팔꿈치 아래로 완전한 회색 돌로 변해 있었다. 고통도, 촉각도 존재하지 않는 죽어버린 돌의 방패. 곽무진의 장검 날은 천위의 돌 팔목에 가로막혀 이가 완전히 빠져나간 채 사르르 떨리고 있었다.


“내 아버지를 죽음으로 이끈 대가다.”


바위가 갈라지는 듯한 천위의 서늘한 음성이 낙수 소리 사이로 스며들었다.


천위는 오른손에 쥐고 있던 녹슨 철곡괭이를 고쳐 잡지 않았다. 대신, 단전 깊은 곳에서 끓어오르는 화석마공(化石魔功)의 마기를 왼팔로 폭발적으로 밀어 넣었다. 회색 돌 팔의 갈라진 틈새로 핏빛에 가까운 붉은 마기의 공명이 번뜩였다.


화석마공 제1성의 극의, 석마일격(石魔一擊)이었다.


쿠웅!


천위의 회색 돌 주먹이 대기를 찢는 파공음과 함께 곽무진의 가슴을 향해 쏘아져 나갔다. 속도는 빠르지 않았으나, 그 궤적에 담긴 물리적인 질량과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으랴앗!”


곽무진은 급히 장검을 회수해 가슴 앞을 가로막으며 검막을 형성하려 했다. 이류 고수 극치에 달한 그의 내력이 검날 위에 푸르스름하게 응축되었다.


콰아아앙!


그러나 돌 주먹이 검막에 닿는 순간, 곽무진의 방어는 종이장처럼 무력하게 찢겨 나갔다. 검막을 유지하던 정종의 내공이 사악한 마도(魔道)의 기운에 오염되어 순식간에 와해되었다. 이어 천위의 돌 주먹이 곽무진의 장검 날을 그대로 뭉개버렸다.


바스라락!


수십 번 제련된 강철 장검이 마치 마른 나뭇가지처럼 산산조각 나며 사방으로 파편을 뿌렸다. 주먹의 기세는 멈추지 않고 곽무진의 철갑 가슴 보호대를 정면으로 강타했다.


콰직!


두꺼운 철판이 안쪽으로 움푹 들어가며 곽무진의 늑골이 통째로 바스러지는 소리가 폐갱도 안에 끔찍하게 울려 퍼졌다.


“끄아아악!”


곽무진은 단 한 방의 격타에 비명을 지르며 대여섯 걸음 뒤로 날아가 바닥을 굴렀. 그의 입에서 붉은 선혈과 함께 으스러진 내장 조각들이 쏟아져 나왔다. 검을 쥐고 있던 그의 오른손 손가락들은 뼈가 완전히 뒤틀려 있었다.


“조, 조장님……!”


뒤에서 횃불을 들고 대기하던 네 명의 정예 무사들이 그 광경을 보고 사시나무 떨듯 떨었다. 자신들의 우두머리이자 이류 고수의 극치인 곽무진이 일낱 노예 소년의 주먹 한 방에 가슴뼈가 함몰되어 죽어가는 모습을 믿을 수 없었던 것이다.


“마, 마두다! 저놈이 폐광에서 마공을 익혔다! 모두 검을 뽑아라!”


무사들이 패닉에 질려 일제히 장도를 뽑아 들고 천위를 향해 들이닥쳤다. 좁은 폐갱도 내부의 벽면 때문에 그들의 신법은 크게 제한되어 있었다.


천위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다리가 굳어 있어 날렵하게 피할 수는 없었으나, 이 좁은 갱도야말로 기동성이 떨어진 그에게 최적의 전장이었다.


쉬이익! 팟!


두 명의 무사가 좌우에서 장도를 휘두르며 천위의 옆구리와 목덜미를 베어왔다. 천위는 피하지 않았다. 오직 회색 삼베 붕대가 반쯤 풀린 왼팔을 넓게 전개해 날아오는 칼날들을 몸으로 받아냈다.


깡! 깡!


날카로운 장도의 칼날들이 천위의 돌 팔에 부딪혀 불꽃만 튕길 뿐, 흠집조차 내지 못하고 뒤로 미끄러졌다. 적들이 경악하는 찰나, 천위의 오른손이 움직였다.


쉬욱!


오른손에 쥔 녹슨 철곡괭이가 수직으로 낙하했다. 천련골경(鐵鍊骨勁)의 내력을 뼈마디에 집중시켜 오른팔의 완력을 극대화한 일격이었다.


푸학!


날카로운 곡괭이 끝이 오른쪽 무사의 투구와 두개골을 단숨에 관통했다. 곡괭이 날이 뼛속 깊이 박히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무사의 눈동자가 풀리며 쓰러졌다. 천위는 곡괭이를 거칠게 뽑아내며, 남은 왼손 돌 주먹으로 옆에 있던 무사의 안면을 그대로 후려쳤.


퍼억!


얼굴 뼈 전체가 함몰된 무사가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바닥으로 고꾸라졌다. 순식간에 두 명의 동료가 시체로 변하자, 남은 두 무사는 장도를 내팽개치고 퇴로를 향해 달아나려 했다.


“살, 살려……!”


“여기서 나갈 순 없다.”


천위의 신형이 기괴할 정도로 묵직하게 움직였다. 다리를 끌듯 전진한 그는 달아나던 무사의 뒷덜미를 돌 왼손으로 움켜잡았다.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단단한 돌 손가락이 무사의 목덜미 뼈를 움켜쥐고 그대로 벽면에 처박았다.


쿵!


바위에 머리가 짓개어진 무사가 힘없이 쓰러졌고, 마지막 남은 한 명 역시 천위가 던진 녹슨 곡괭이에 등 뒤 척추가 뚫려 비참하게 숨을 거두었다.


자욱한 흙먼지와 피비린내 속에서, 폐갱도는 다시 고요한 침묵에 잠겼다. 오직 천장의 균열에서 떨어지는 차가운 낙수 소리만이 뚝, 뚝 울려 퍼졌다.


천위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자신의 왼손을 내려다보았다. 곽무진과 무사들의 붉은 피가 회색 돌 피부를 적시며 뚝뚝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왼손은 그 어떤 축축함도, 온기도 느끼지 못했다. 피비린내조차 느껴지지 않는 완벽한 무감각.


원수를 죽였으나 그의 가슴 속에는 승리의 기쁨 대신 서늘한 공허함과 슬픈 역설이 밀려왔다. 복수를 위해 스스로 괴물이 되어가고 있었고, 그 대가는 돌이킬 수 없는 인간성의 상실이었다.


천위는 품속의 적삼 안쪽 깊숙이 숨겨둔 부친 석철심의 녹슨 망치를 오른손으로 꽉 쥐었다. 차가운 무쇠의 감각이 그의 심장 박동을 겨우 뛰게 만들었다.


‘아직 끝이 아니다. 뇌진풍의 목을 베기 전까진 쓰러질 수 없다.’


천위는 차갑게 가라앉은 눈빛으로 곽무진의 시체를 바라보았다. 곽무진의 가슴뼈는 완전히 으스러져 있었고, 그의 눈은 탐욕과 공포에 질린 채 굳어 있었다. 천위는 단우와 돌쇠가 있는 막사로 돌아가기 전, 이 피의 흔적을 완벽히 지워야 했다.


그는 곽무진과 무사들의 시체를 폐갱도 깊은 곳, 10년 전 무너져 내려 아무도 접근하지 않는 망령의 갱도 틈새로 하나씩 끌고 가 밀어 넣었다. 그리고 핏자국이 가득한 흙바닥을 곡괭이로 파헤쳐 붉은 철사흙으로 덮고 흔적을 완벽히 지웠다. 찢어진 삼베 붕대를 다시 왼팔에 꽁꽁 감아올린 천위는 어둠 속으로 소리 없이 사라졌다.


***


다음 날 아침, 철사광산은 전례 없는 폭풍 속으로 빠져들었다.


경비조장 곽무진과 그의 정예 수색 무사 다섯 명이 하룻밤 사이에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이다. 광산 내부를 순찰하던 하급 간수들은 곽무진의 처소가 텅 비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즉시 상부에 보고했다.


철사분타의 이인자이자 지략가인 부분타주 배도현(배도현)은 즉시 간부들을 관청 집무실로 소집했다. 단정한 사파 무인복을 걸친 배도현의 안광에는 음험함과 날카로운 지성이 번뜩이고 있었다.


“곽무진 조장이 이끄는 수색대가 사라졌다라…….”


배도현이 턱을 괴며 낮게 읊조렸다. 그의 책상 위에는 곽무진이 수색을 나가기 전 머물렀던 마당에서 발견된 은화 한 푼이 놓여 있었다.


“분타 내부의 밀고자가 곽무진을 유인해 격살했거나, 광산 지하 깊은 곳에 우리가 알지 못하는 저항 세력이 도사리고 있다는 뜻이겠지.”


“부, 부분타주님! 그렇다면 즉시 정예 무사들을 동원해 광산 지하를 샅샅이 수색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급 간수 한 명이 식은땀을 흘리며 물었다. 배도현은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다.


“어리석은 놈. 좁고 미로 같은 지하 갱도를 무작정 수색하는 것은 적들이 파놓은 덫에 제 발로 걸어 들어가는 꼴이다. 게다가 무리한 수색으로 채굴 작업이 중단되면 본교에 바칠 영석의 할당량을 채우지 못해 우리 목이 먼저 날아갈 터.”


배도현은 책상 위의 은화를 손가락 끝으로 튕겼다. 은화가 쟁강 소리를 내며 회전했다.


“적들이 기어 나오게 만드는 가장 잔인하고 확실한 방법이 있지.”


그의 안광이 뱀처럼 차갑게 빛났다.


“오늘부로 광산 내부로 들어가는 모든 수원을 완전히 차단해라. 노예 막사에 공급되는 물은 평소의 십분의 일로 줄이고, 우물 입구를 철저히 봉쇄해라. 목이 타들어 가는 갈증 앞에서는 아무리 의리 깊은 놈이라도 동료를 밀고하게 되어 있다. 쥐새끼들이 스스로 목마름을 견디지 못하고 기어 나올 때까지, 말려 죽여라.”


***


배도현의 가혹한 명령은 즉각 실행되었다.


광산 내부의 수로가 철제 장벽으로 굳게 닫혔고, 하루에 한 번 노예들에게 배급되던 썩은 물조차 끊겨버렸다. 뜨겁고 탁한 메탄가스가 가득한 지하 광산 내부에서 물이 끊긴다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했다.


사흘이 지나자, 노예 막사는 살아있는 지옥으로 변했다.


광부들의 입술은 논바닥처럼 가뭄에 쩍쩍 갈라져 피가 배어 나왔고, 목구멍은 모래를 삼킨 듯 서늘한 통증을 뿜어냈다. 여기저기서 갈증을 이기지 못한 노예들이 흙바닥에 고인 더러운 썩은 물을 핥아먹다 배를 움켜쥐고 쓰러졌다.


“물…… 물을 다오…….”


“차라리 나를 죽여라, 이 악마 놈들아!”


막사 한구석에서 광부들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신음했다. 절망과 분노가 가득한 공기 속에서, 노예들 사이의 신뢰는 모래성처럼 허물어지고 있었다. 몇몇 광부들은 눈빛을 번뜩이며 서로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누군가 경비조장을 죽여서 이 난리가 난 게 분명해! 그놈만 밀고하면 물을 마실 수 있어!”


“누구야? 대체 누가 곽무진을 죽인 거야!”


동요하는 광부들 사이에서 행동대장 칠성(칠성)이 거친 숨을 내쉬며 그들을 진정시키려 애썼다. 그의 단단한 통나무 같은 팔뚝에도 땀이 말라붙어 허연 소금기가 서려 있었다.


“모두 진정해라! 사파 놈들의 이간질에 놀아나선 안 된다! 우리가 분열하는 순간 모두 죽음뿐이다!”


“진정하라고? 사흘 동안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했어! 이대로 가다간 내일 아침이 오기 전에 모두 말라 죽을 거라고!”


한 장정 광부가 칠성의 멱살을 잡으며 소리쳤다. 막사 내부의 긴장감이 폭발하기 일보 직전이었다.


그때, 막사 어두운 구석에서 묵묵히 앉아 있던 천위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의 움직임은 묵직했고, 회색 삼베 붕대로 감긴 왼팔은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천위가 걸어 나오자, 험악하게 대치하던 광부들이 본능적으로 길을 비켰다. 최근 곽무진의 실종 이후, 천위의 주위로 형언할 수 없는 위압감과 서늘한 살기가 감돌고 있었기 때문이다.


천위는 멱살을 잡고 있던 광부의 손을 오른손으로 가볍게 떼어냈다. 비록 마공이 깃들지 않은 오른손이었으나, 대장간에서 다져진 그의 우직한 완력은 광부를 제압하기에 충분했다.


“싸우지 마라. 배도현이 노리는 바다.”


천위의 목소리가 막사 안의 소음을 단숨에 잠재웠.


“형님, 하지만 이대로는 정말 방법이 없습니다. 뇌소룡 조장이 이끄는 정예 병력들이 우물 입구를 철저히 지키고 있어서 접근조차 할 수 없습니다.”


철두가 마른침을 삼키며 천위의 곁으로 다가왔다. 그의 가슴뼈 부상 부위는 여전히 붉게 물들어 있었고, 갈증으로 인해 안색이 무척 창백했다.


“내가 오늘 밤 물 창고를 기습해서 물통이라도 훔쳐 오겠소!”


철두가 이빨을 악물며 말하자, 천위는 고개를 저었다.


“안 된다. 배도현은 지략이 뛰어난 자다. 물 창고 주변에는 이미 수십 명의 무사들이 매복해 있을 것이다. 제 발로 호랑이 굴에 들어가는 꼴이다.”


“그렇다면 앉아서 말라 죽으란 말입니까?”


칠성이 답답한 듯 가슴을 치며 물었다. 천위는 칠성과 철두를 바라보며, 조용히 막사 바깥쪽의 동태를 살폈다. 간수들의 발소리가 멀어지는 것을 확인한 천위는 품속에서 오래된 가죽 비망록 조각을 꺼내 바닥에 펼쳤다.


그것은 늙은 광부 임칠(임칠)이 평생 동안 광산 지하를 탐사하며 은밀히 기록해 둔 지하 갱도 비망록(지하 갱도 비망록)이었다.


“이게 무엇입니까?”


칠성이 눈을 크게 뜨며 비망록에 그려진 복잡한 선들을 내려다보았다.


“임칠 영감이 전해준 지하 지도다. 배도현의 감시망이 미치지 않는 비밀 경로가 그려져 있지.”


천위가 손가락으로 지도의 붉은 선을 짚었다.


“여기 제3갱도 깊은 곳, 10년 전 무너져 내린 폐쇄된 갱도가 있다. 흑철교 놈들은 이곳이 완전히 막힌 줄 알고 경비를 서지 않지만, 실제로는 바위 틈새로 아주 좁은 통로가 이어져 있다. 이 통로를 통과하면 배도현이 통제하는 분타의 비밀 수로와 물 저장고 바로 배후로 통할 수 있다.”


칠성과 철두의 안광에 번뜩이는 희망의 빛이 서렸다.


“비밀 수로라고요? 그렇다면 그곳을 통해 물을 확보할 수 있다는 뜻입니까?”


“단순히 물을 확보하는 것으로 끝나선 안 된다.”


천위의 서늘한 음성이 그들의 귀를 파고들었다.


“우리가 물을 조금 훔쳐 온다 한들, 배도현은 다시 수원을 차단하고 우리를 말려 죽이려 할 것이다. 복수를 완성하고 이곳을 벗어나기 위해선, 아예 이 사슬을 끊어버려야 한다. 광산 대탈출을 감행한다.”


대탈출.


그 장엄하고도 무서운 단어가 막사 안의 공기를 무겁게 짓눌렀다. 칠성은 마른침을 삼키며 천위를 바라보았다. 수백 명의 노예 광부들을 이끌고 흑철교 철사분타의 삼엄한 요새를 뚫고 나간다는 것은 목숨을 건 도박이었다.


“천위 소협, 우리 광부들은 당신의 무력과 의리를 믿소. 하지만 분타에는 뇌진풍 분타주와 수백 명의 사파 무사들이 있소. 특히 분타주의 아들 뇌소룡은 강철 채찍을 다루는 이류 고수 극치의 천재요. 그들을 뚫어내지 못하면 탈출은 불가능하오.”


칠성의 걱정은 현실적이었다. 무기도 없는 광부들이 사파의 정예 병력과 정면으로 맞붙는다면 몰살을 피할 수 없었다.


천위는 품속에서 아버지가 남긴 유품인 석철심의 녹슨 망치(석철심의 녹슨 망치)를 꺼내 손에 꽉 쥐었다. 거친 쇠자루의 질감이 그의 오른손바닥을 파고들었다. 아버지가 이 광산에서 고문당해 죽어가면서도 끝까지 지켜냈던 대장장이의 신념이 망치에 깃들어 있었다.


천위의 왼팔 돌 껍질 틈새로 다시 한번 희미한 붉은 마기가 공명했다. 그의 눈동자가 핏빛으로 붉게 충혈되며 가슴 속에서 타오르는 살기가 폭발했다.


“정면 돌파는 없다. 적들의 가장 약한 고리이자, 가장 오만한 자를 먼저 타격해 지휘 체계를 와해시킨다.”


천위는 녹슨 망치 자루를 으스러질 듯 꽉 쥐며, 칠성과 철두를 차갑게 내려다보았다.


“탈출의 시발점으로, 내일 아침 연무장에서 뇌진풍의 아들 뇌소룡(뇌소룡)을 먼저 처단하겠다.”


그의 선언은 폭풍전야의 고요함을 깨뜨리는 장엄한 서막이었다. 칠성과 철두는 천위의 꺾이지 않는 불굴의 눈빛을 보며, 자신들의 비참한 사슬을 끊어낼 유일한 구원자가 눈앞에 서 있음을 직감했다.

HẾT CHƯƠ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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