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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의 첫 번째 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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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짙게 깔린 폐갱도 속에서, 석천위는 조삼을 차가운 바닥에 내팽개치며 서늘하게 가라앉은 눈빛으로 내려다보았다.


바닥에 처박힌 조삼은 온몸을 사시나무 떨듯 떨며 천위의 발치를 기었다. 갱도 천장에서 떨어진 축축한 낙수와 진흙이 그의 얼굴을 더럽혔지만, 조삼은 그것을 닦아낼 여유조차 없었다. 그의 시선은 천위의 왼팔에 고정되어 있었다. 거친 삼베 붕대 틈새로 비어져 나온 회색빛 피부. 그것은 인간의 살결이 아니라, 태고의 세월 동안 굳어버린 기괴한 암석의 질감이었다.


“천, 천위 형님……! 제발 살려주십시오! 제가 눈이 멀어 그랬습니다! 곽철 그놈에게 밀고하려던 건 제정신이 아니었습니다! 제발 목숨만은……!”


조삼이 머리를 바닥에 찧으며 울부짖었다. 폐갱도의 좁은 벽면이 그의 비참한 비명 소리를 기괴하게 증폭시켰다. 천위는 묵묵히 그 자리에 서서 조삼을 내려다보았다. 그의 표정은 이미 돌처럼 차갑게 굳어 있었고, 안광 속에는 미세한 붉은 마기가 명멸하고 있었다. 살의를 느낄 때마다 단전 깊은 곳에서 화석마공(化石魔功)의 마성이 꿈틀거리며 가슴을 뜨겁게 달구었다. 열독(熱毒)이 역류하려는 전조였다.


천위는 왼손으로 가슴 품속에 지닌 부친 석철심의 녹슨 망치를 지그시 눌렀다. 차가운 무쇠의 감각이 뼛속을 타고 올라오며 폭주하려는 마성을 일시적으로 가라앉혔다. 천위는 천천히 허리를 숙여 왼손으로 조삼의 멱살을 움켜쥐었다.


스르륵.


인간의 온기라고는 전혀 없는, 얼음장처럼 차갑고 단단한 돌 손가락이 조삼의 목덜미를 조여왔다. 조삼은 그 손길이 닿는 순간 숨이 턱 막히며 사지가 마비되는 듯한 공포를 느꼈다.


“내 아버지를 고문실로 이끈 자가 누구냐.”


천위의 목소리는 낮고 무거웠으며, 쇳소리가 섞여 있어 마치 바위가 갈라지는 듯한 이질감을 자아냈다. 조삼은 천위의 돌 손가락이 목뼈를 부러뜨릴 듯 죄어오자, 살기 위해 비밀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캑, 캑……! 경, 경비조장 곽무진(곽무진)입니다! 곽무진 조장이 분타주 뇌진풍의 명을 받고 철심 아저씨를 직접 고문실로 끌고 갔습니다! 그리고…… 그리고 고문관 고문귀(고문귀)가 직접 고문대를 돌렸습니다! 저는 정말 지시만 따랐을 뿐입니다, 형님! 제발……!”


곽무진.


그 이름이 조삼의 입에서 나오는 순간, 천위의 가슴 속에서 억눌려 있던 분노가 폭발했다. 아버지가 가혹한 채찍질과 고문 속에서 죽어갈 때, 그 현장을 지휘하고 비웃었던 자가 바로 경비조장 곽무진이었다. 단전의 마기가 요동치며 왼팔의 돌 피부 틈새로 희미한 붉은 광채가 피어올랐다.


바스락.


그때, 폐갱도 입구 쪽에서 희미한 횃불 불빛과 함께 거친 발소리들이 들려왔다.


“이쪽이다! 조삼 그 쥐새끼 놈이 이 방향으로 끌려갔다는 흔적이 있다! 샅샅이 뒤져라!”


묵직한 철갑 투구를 쓴 사내의 목소리. 곽무진이었다. 곽철의 의심을 받고 움직이기 시작한 경비조장의 수색대가 벌써 폐갱도 초입까지 도달한 것이다.


천위의 눈빛이 차갑게 빛났다. 그는 자신을 올려다보며 구원을 갈망하는 조삼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배신자의 입은 두 번 다시 열려서는 안 되었다. 천위는 망설임 없이 왼손에 완력을 주었다.


뚝.


돌 손가락이 조삼의 목뼈를 가볍게 으스러뜨렸다. 감각이 없는 돌 팔이었기에, 힘의 조절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조삼은 단 한 마디의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바닥으로 쓰러졌다.


천위는 자신의 왼손을 내려다보았다. 조삼의 붉은 피가 회색 돌 피부를 적시며 흘러내렸지만, 그의 왼손은 그 어떤 축축함도, 온기도 느끼지 못했다. 가문의 원수를 처단하기 위해 스스로 괴물이 되었으나, 피를 묻히고도 아무런 감각을 느끼지 못하는 슬픈 역설이 그의 심장을 차갑게 짓눌렀. 천위는 묵묵히 오른손으로 바닥에 널브러져 있던 녹슨 철곡괭이(녹슨 철곡괭이)를 쥐어 잡았다.


타앗!


횃불을 든 대여섯 명의 정예 무사들이 폐갱도 모퉁이를 돌며 들이닥쳤다. 그 선두에는 묵직한 강철 장검을 쥔 경비조장 곽무진이 서 있었다. 이류 고수(이류 고수) 극치의 내공을 지닌 그의 주위로 삼엄한 살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석천위……! 네놈이 어찌 이곳에 있느냐? 그리고 조삼은……!”


곽무진이 바닥에 쓰러진 조삼의 시체를 발견하고 눈을 부릅떴. 횃불 불빛 아래로 천위의 삼베 붕대가 반쯤 풀린 왼팔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흙먼지에 절어 있었지만, 그것이 완벽한 회색 돌로 변해 있음은 숨길 수 없었다.


“네놈, 그 팔은 대체 무엇이냐? 붕괴 사고로 죽은 줄 알았더니, 감히 마공을 익히고 분타의 감시원을 살해해?”


곽무진의 안광이 탐욕과 살기로 번뜩였다. 기이한 돌 팔의 존재를 확인한 순간, 그는 천위가 폐광의 지하에서 엄청난 기연을 얻었음을 직감했다.


“좋다. 네놈을 산 채로 잡아 분타주 장로님께 바친다면 내 공로는 상상을 초월하겠지. 군문 검법의 매운맛을 보여주마!”


곽무진이 내공을 폭발시키며 강철 장검을 비스듬히 세웠. 그의 검날 위로 푸르스름한 검기가 서리며 예리한 파공음이 울렸다. 정통 군문 검법인 ‘강철참도법’의 초식이 폐갱도의 좁은 공간을 가득 메웠다.


쉬이익!


곽무진의 신형이 바람처럼 쏘아져 들어오며 천위의 목덜미를 향해 장검을 수평으로 베어왔다. 천위는 급히 오른손의 녹슨 철곡괭이를 휘둘러 그의 검날을 맞받아치려 했다.


깡!


날카로운 금속음과 함께 불꽃이 튀었다. 하지만 천위의 오른손은 아직 마공의 기운이 완벽히 깃들지 않은 인간의 육체였다. 이류 고수 극치인 곽무진의 강맹한 내공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천위의 오른팔 근육이 비명을 지르며 곡괭이 자루가 뒤로 크게 퉁겨 나갔다. 천위의 신형이 중심을 잃고 비틀거렸다.


“하하하! 겨우 그따위 얄팍한 완력으로 나를 상대하려 했더냐! 죽어라, 마두 놈!”


곽무진이 승기를 잡았다고 확신하며 크게 도약했다. 그의 강철 장검이 밤하늘의 번개처럼 매섭게 호선을 그리며 천위의 정수리를 향해 수직으로 낙하했다. 대기를 찢는 검풍이 천위의 이마를 피로 물들일 듯 무섭게 조여왔다.


피할 곳은 없었다. 좁은 폐갱도의 벽면이 천위의 퇴로를 가로막고 있었고, 굳어가는 그의 다리는 신속한 회피를 허락하지 않았다.


천위는 차가운 눈빛으로 낙하하는 검날을 노려보았다. 그의 입가에 비장한 미소가 스쳤다. 그는 피하는 대신, 삼베 붕대가 찢겨 나간 자신의 왼팔을 머리 위로 번개처럼 치켜 올렸다. 고통도, 촉각도 없는 죽어버린 돌의 방패를 곽무진의 검날을 향해 정면으로 내민 것이다.


곽무진의 강철 장검이 석천위의 머리 위로 낙하하는 순간, 석천위는 피하지 않고 왼팔을 들어 올리는데……

HẾT CHƯƠ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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