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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 곡괭이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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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덕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는 지옥의 유황불처럼 뜨거웠으나, 석천위의 가슴속에 휘몰아치는 한기는 뼛속까지 얼려버릴 듯 차가웠다.


“천위 씨! 제발 정신 차려요! 눈을 감으면 안 돼요!”


아란의 절박한 비명이 비밀 지련실의 흙벽을 흔들었다. 덕구의 어깨에 매달려 간신히 철기 노인의 대장간 지하로 기어 들어온 천위는 이미 반쯤 혼절한 상태였다. 그의 옆구리에서는 철사이살의 단검에 찔린 상처가 검붉은 피를 토해내고 있었고, 그보다 더 끔찍한 것은 왼쪽 상반신을 빠르게 잠식해 들어가는 회색빛 돌의 기운이었다.


화석마공의 마기가 폭주한 대가인 ‘역류성 전신 석화’는 무서운 속도로 천위의 왼쪽 어깨를 넘어 쇄골과 가슴 전면을 하얗게 변색시키고 있었다. 피부는 거친 화강암처럼 갈라졌고, 그 틈새로 붉은 마기가 불길하게 공명했다. 가슴뼈가 돌벽에 가로막힌 것처럼 압착되어 숨을 들이쉴 때마다 쇳소리가 섞인 거친 신음이 흘러나왔다.


“이, 이럴 수가…… 석철심의 아들이 마공의 저주에 걸려 완전히 돌로 굳어가고 있구나!”


화덕 앞에서 석철심의 녹슨 망치를 쥔 채 대기하던 철기 노인이 절뚝거리는 다리로 다가오며 경악했다. 그의 붉은 수염이 지련실의 열기에 흔들렸다.


“노인장! 지금은 경악할 때가 아닙니다! 천위 씨가 가져온 흑철 정수를 화덕에 넣고 어서 제련을 시작하세요! 저 무기가 완성되는 진동이 천위 씨의 단전을 자극하지 않으면, 이 소년은 치료 도중에 심장이 굳어 죽을 겁니다!”


아란의 단호한 호령에 철기 노인은 정신을 번뜩 차렸다. 그는 덕구의 품에서 흑철 정수가 담긴 단지를 낚아챘다. 단지 뚜껑을 열자 끈적하고 묵직한 액체 금속이 지련실의 불빛을 받아 검푸른 광채를 뿜어냈다.


“알겠다! 내 평생의 모든 공력을 쏟아 친우의 아들을 위한 최고의 신병기를 rèn해 주마!”


철기 노인은 망설임 없이 주조대 위에 놓여 있던 천위의 부러진 곡괭이 잔해와 흑철 정수를 활활 타오르는 화덕 속으로 던져 넣었다. 이내 쇠를 두드리는 장엄한 타격음이 지하 지련실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콰아아앙! 콰아아앙!


그와 동시에 아란은 천위를 차가운 석판 위에 눕혔다. 천위의 가슴은 이미 절반 이상이 하얀 돌 껍질로 덮여 있었다. 아란은 다급히 침통에서 일반 침을 꺼내 그의 왼쪽 가슴 가장자리에 찔러 넣으려 했다.


팅!


날카로운 파공음과 함께 은침의 끝이 허무하게 부러져 나갔다. 이미 돌처럼 단단해진 피부는 일반적인 도구의 침투를 허용하지 않았다. 천위의 입에서 다시 한번 검붉은 피가 흘러내렸다. 석화가 가슴 전면을 완벽히 잠식하기까지 남은 시간은 반 시진도 되지 않아 보였다.


“안 되겠어…… 일반 침으로는 이 석벽을 뚫을 수 없어.”


아란의 이마에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그녀는 숨을 깊이 들이쉬며, 자신의 가슴 안쪽에 숨겨두었던 낡은 나무 상자를 꺼냈다. 그것은 약왕곡의 전대 장로이자 조부였던 사공운의 유품, 천년 한철로 만든 ‘한철신침’이었다. 아란의 출신 비밀이 담긴 유일한 신물이었다.


아란은 가죽 주머니에서 방금 채취해 온 적혈초를 꺼내 돌절구에 넣고 거칠게 짓이겼다. 핏빛처럼 붉고 뜨거운 약즙이 흘러나왔다. 그녀는 한철신침의 끝에 적혈초의 약즙과 석화 억제 침액을 듬뿍 묻혔다. 은은한 약초 향과 한철의 차가운 기운이 지련실의 매캐한 공기를 갈랐다.


“천위 씨, 제발 버텨야 해요. 가문의 심법을 운용하세요! 뼈가 무너지면 끝장이에요!”


천위는 흐려져 가는 의식 속에서 아란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는 품속에 지녔던 부친의 기억을 떠올렸다. 대장간의 불꽃 속에서 정직하게 쇠를 두드리던 아버지의 우직한 얼굴. 천위는 마지막 남은 이성을 쥐어짜 단전의 진기를 가동했다. 가문 비전의 내공인 철련 심법(鐵鍊心法)이었다.


오직 뼈대를 단단하게 다지는 이 정순한 기운이 천위의 전신 골격으로 흘러들었다. 그는 뼈마디를 무쇠 사슬처럼 촘촘히 엮어 고정하는 천련골경(鐵鍊骨勁)의 공능을 극의로 끌어올렸다. 마공의 파괴적인 역류 압력에 갈비뼈가 바스러져 내장이 파열되는 것을 막기 위한 처절한 방어벽이었다.


“하아아앗!”


아란이 기합을 지르며 천위의 기경팔맥 요혈을 향해 한철신침을 사정없이 찔러 넣었다.


푸욱! 푸욱!


Th Th 천년 한철의 차가운 기운이 천위의 가슴과 어깨의 단단한 돌 피부를 뚫고 들어가 혈도를 제어하기 시작했다. 적혈초의 뜨거운 핏빛 약즙이 얼어붙은 경맥 속으로 주입되자, 천위는 전신의 뼈마디가 뒤틀리는 듯한 극심한 고통에 몸을 떨었다.


“으으으윽……!”


천위의 입에서 쇳소리가 섞인 비명이 터져 나왔다. 뼈와 바위가 부딪치는 기괴한 마찰음이 지련실에 울렸다. 아란은 안색이 창백해지도록 자신의 자하침법(자하침법) 내력을 쥐어짜며 침을 진동시켰다. 정순한 정종의 기운과 사악한 화석마공의 마기가 천위의 가슴팍에서 정면으로 격돌했다.


그 순간, 화덕 앞의 철기 노인이 흑철 정수와 적혈초의 열기가 융합된 시뻘건 쇳덩이를 모루 위에 올리고 망치를 내리쳤다.


깡ㅡ! 깡ㅡ!


장엄한 망치 소리가 천위의 멈춰가던 심장 고동과 기이하게 공명했다. 쇠를 단련하는 소리가 천위의 무너져가던 천련골경의 뼈대를 다시 한번 단단하게 묶어주었다. 아란의 처절한 침술과 천위의 내면적 저항, 그리고 철기 노인의 망치질이 하나로 어우러져 폭주하던 마기를 극적으로 억제하기 시작했다.


가슴 전면을 향해 기어오르던 회색 돌 기운이, 천위의 왼쪽 쇄골 아래에서 마침내 멈춰 섰다. 심장으로 통하는 마지막 관문 바로 앞에서 석화의 전이가 일시적으로 정지된 것이다.


“후우…… 후우…….”


아란은 전신의 진기를 소모하여 탈진한 채 석판 모퉁이를 붙잡고 숨을 몰아쉬었다. 그녀의 입술은 하얗게 질려 있었다. 천위 역시 가쁜 숨을 몰아쉬며 감각이 없는 왼손을 가만히 쥐었다 폈다. 비록 석화는 멈추었으나, 왼쪽 어깨와 쇄골 부위는 이제 완벽한 차가운 돌로 변해 움직임이 극도로 둔해져 있었다.


그때, 철기 노인이 시뻘겋게 달아오른 무기를 차가운 담금질 물통에 집어넣었다.


치이이이이익ㅡ!


자욱한 수증기가 지련실 천장을 가득 채우며 피어올랐다. 수증기가 걷히자, 그곳에는 이전의 녹슬고 부러진 연장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신비로운 무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전체 길이 사 척, 무게 오십 근에 달하는 가공할 만한 중량의 ‘강철 곡괭이’였다.


흑철 정수의 검푸른 광채가 날 끝에 서려 있었고, 자루는 무쇠보다 단단한 강철로 주조되어 천위의 돌 왼팔이 지닌 완력을 견디기에 한 치의 부족함도 없어 보였다. 철기 노인은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무기를 천위의 앞으로 내밀었다.


“석철심의 아들아, 네 아비의 망치질 기법과 내 평생의 정수를 담아 완성했다. 이것을 쥐어라.”


천위는 굳어버린 다리를 이끌고 덕구의 부축을 받아 힘겹게 일어섰다. 그리고 감각이 전혀 없는 차가운 돌 왼손으로 강철 곡괭이의 자루를 움켜쥐었다.


아무런 촉각도 느껴지지 않았으나, 손아귀에 감겨오는 무기의 묵직한 질량만큼은 그의 단전을 뜨겁게 흔들었다. 천위는 곡괭이를 가볍게 허공으로 휘둘렀다. 웅장한 파공음이 지련실의 공기를 가르며 흙먼지를 날렸다. 돌 팔의 무게와 오십 근의 무기 무게가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그의 손에 착 감겼다.


새로운 신병기, 강철 곡괭이의 완벽한 탄생이었다.


그러나 기쁨을 만끽할 시간은 주어지지 않았다.


쿵! 쿵! 쿵!


갑자기 지련실의 천장이 심하게 흔들리며 흙더미가 아래로 후두둑 떨어졌다. 지상 대장간 거리에서 들려오는 날카로운 비명 소리와 쇠가 부딪치는 소리가 환기구를 타고 지하까지 생생하게 흘러들었다.


“이, 이 소리는…… 대장간 거리가 습격당하고 있습니다!”


덕구가 다급히 무기를 쥐며 소리쳤다.


지련실의 가열된 화덕에서 뿜어져 나온 심상치 않은 고열과 매연이 황토현의 밤하늘로 치솟았고, 이를 추적하던 사악한 무리가 마침내 이곳을 포착한 것이다. 뇌진풍의 사주를 받고 탈출 광부들을 추적하던 마적단 두목 독안룡(獨眼龍)의 무자비한 살기가 대장간 입구의 두꺼운 목판 문을 부수고 지하 계단 밑까지 무섭게 밀려들기 시작했다.

HẾT CHƯƠ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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