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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르는 밤의 들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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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찢을 듯 쏟아지는 불화살이 폭우의 장막을 뚫고 망향촌의 허물어져 가는 지붕들을 사정없이 내리찍었다. 타닥, 타다닥! 유황을 머금은 불길이 거센 빗줄기 속에서도 기괴한 붉은 아지랑이를 피워 올리며 사방으로 번져나갔다. 매캐한 초연과 진흙이 뒤섞인 비린내가 대기를 가득 채웠다.


형패도는 우물 폐정의 석축 앞을 가로막은 채 홀로 서 있었다. 그의 삿갓 끝자락에서 끊임없이 흘러내린 빗물이 귀두도(鬼頭刀)의 이 빠진 칼날을 타고 흘러내려 바닥의 진흙탕을 붉게 물들였다. 오른손목의 경맥은 이미 완전히 파열되어 감각조차 없었다. 삼십 근 무게의 묵직한 귀두도는 이제 그의 왼손에 쥐어져 있었다. 비정상적으로 뒤틀린 기혈이 전신을 옥죄었고, 제갈운의 화살에 묻어 지져진 등 뒤의 소작 상처는 거칠게 맥박 치며 검붉은 피를 토해내고 있었다.


멍! 멍! 우르릉!


골목 저편에서 들개처럼 사나운 군견들의 포효가 밤공기를 찢었다. 맹강(맹강)이 이끄는 금위군 추살조의 정예 사냥개들이었다. 들개 가죽을 덧댄 가죽옷을 입은 맹강은 코를 킁킁거리며 핏자국을 쫓아 포위망을 좁혀오고 있었다. 수십 마리의 군견들이 이빨을 드러낸 채 빗속을 뚫고 우물가를 향해 돌격해 오는 기세는 흡사 굶주린 늑대 떼와 같았다.


‘이대로 격돌하면 우물 안의 아이가 위험하다.’


우물 안 오십 자 바닥에는 갓 태어난 은인의 딸, 임해운(임해운)이 백호가죽 포대기에 싸인 채 숨을 죽이고 있었다. 아기의 울음소리는 나지 않았으나, 군견들의 예민한 후각은 찰나의 순간에 아기의 존재를 알아차릴 터였다. 개들의 코를 마비시키고 시야를 가려야만 했다.


패도는 붉은 도포 안쪽 주머니에 왼손을 찔러 넣었다. 손끝에 거칠고 매캐한 광물 가루의 감촉이 닿았다. 백련사의 혜명 선사가 사찰 청소용으로 보관하던 것을 한 포대 얻어두었던 시독 유황 가루(시독 유황 가루)였다. 본래 북악산 백골 무덤의 시독을 피하기 위해 준비한 비책이었으나, 지금 이 순간 이보다 더 확실한 교란책은 없었다.


“들이쳐라! 역적의 사지를 찢어라!”


맹강의 호령과 함께 병사들과 사냥개들이 일제히 우물가를 향해 쇄도했다.


그 찰나, 패도는 왼손을 휘둘러 품속의 유황 가루 주머니를 터뜨려 불타오르는 유민들의 초막 불길 속으로 던져 넣었다.


콰아아앙!


유황 가루가 타오르는 화염과 반응하는 순간, 매캐하고 매운 황색 연기가 폭발적으로 뿜어져 나왔다. 폭우 속에서도 사방으로 퍼져나간 연기는 순식간에 골목 전체를 자욱하게 뒤덮었다. 단순한 연기가 아니었다. 눈을 멀게 하고 숨통을 틀어막는 지독한 유황의 한기가 밤안개와 섞여 사방으로 소용돌이쳤다.


깽! 깽깽!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은 사냥개들이었다. 인간보다 수천 배는 민감한 개의 후각에 타오르는 유황의 독기가 들이치자, 개들은 미친 듯이 비명을 지르며 제자리를 맴돌았다. 코에서 피를 흘리며 서로를 물어뜯기 시작했고, 굳건하던 금위군의 진형은 순식간에 오합지졸로 무너져 내렸다. 병사들은 눈을 움켜쥔 채 눈물과 콧물을 흘리며 비명을 질렀다.


“내 눈이! 눈이 안 보인다!”


“사냥개들을 통제해라! 사방을 경계하라!”


연기 속에서 아수라장이 펼쳐진 그 순간, 패도의 거구가 안개를 찢으며 움직였다. 그의 왼손에 쥔 귀두도가 검붉은 도풍을 일으키며 허공을 갈랐다.


귀살 제5참: 경맥 단절(經脈斷).


패도는 칼날을 정면으로 부딪치지 않았다. 이미 뇌패의 도끼와 부딪쳐 실금이 간 귀두도는 정면 충돌 시 파손될 위험이 컸다. 그는 철저히 무기를 쥔 병사들의 손목과 팔꿈치 관절의 틈새만을 노렸다. 쉭, 쉭! 바람을 가르는 최소한의 파공음과 함께, 연기 속에서 창을 쥐고 흔들리던 병사들의 손목 힘줄이 자로 잰 듯 정확하게 끊어져 나갔다.


“아악! 내 손, 내 손목이!”


무기를 떨어뜨린 병사들이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패도는 그들의 신체를 디딤돌 삼아 안개 속을 유령처럼 미끄러지듯 이동했다. 군더더기 없는 참수인의 보법이었다. 단 네 번의 참격으로 선발대 열 명이 무기를 잃고 진흙바닥을 뒹굴었다.


“이 망나니 놈이!”


그때, 연기 장벽을 뚫고 들개 가죽 망토를 휘날리며 맹강이 직접 쇄도했다. 그는 패도의 마비된 오른쪽 어깨와 벌어진 등 뒤의 상처를 집요하게 노리며 철검을 크게 휘둘렀다. 검 끝이 공기를 찢으며 패도의 살갗을 스치기 일보 직전이었다.


패도는 피하지 않았다. 오른손의 무력함을 왼손의 반사 신경으로 메웠다. 그는 귀두도를 가로로 눕히는 대신, 칼날의 두꺼운 등날(등날)을 세워 맹강의 철검 측면을 후려쳤.


깡――!


묵직한 파열음과 함께 맹강의 철검이 옆으로 크게 비틀렸다. 맹강은 자신의 검이 무쇠 벽에 부딪친 듯 손바닥 전체가 찢어지는 듯한 충격을 느끼며 뒤로 물러섰다. 그러나 맹강 역시 끈질긴 추격 전문가였다. 그는 비열한 미소를 지으며 품속에서 소형 암기통을 꺼내 패도의 얼굴을 향해 독침(독침)들을 날렸다.


스사삭!


안개 속에서 보이지 않는 은빛 침들이 패도의 안면을 향해 쇄도했다.


패도는 본능적으로 귀두도의 넓은 칼날 면을 방패 삼아 얼굴을 가렸다. 팅, 팅, 티팅! 독침들이 귀두도 표면에 부딪쳐 빗물 속으로 튕겨 나갔다. 패도는 그 반동을 이용해 축지 참보로 일보 전진하며 역으로 맹강의 목덜미를 향해 참격을 날렸다.


‘베어낸다.’


그러나 참격이 완성되기 직전, 패도의 파열된 오른쪽 손목에서 기혈이 급격히 역류하며 전신에 극심한 오한이 일었다. 왼손의 악력이 순간적으로 흔들렸다. 칼날의 궤적이 미세하게 흐트러졌다.


서걱!


귀두도의 날카로운 칼끝은 맹강의 목뼈 대신 그의 단단한 어깨 철갑만을 찢어발기며 비껴갔다. 가죽 망토와 어깨 보호대가 잘려 나가며 맹강의 어깨에서 핏줄기가 솟구쳤다.


“크윽! 괴물 같은 놈……!”


맹강은 자신의 어깨 갑옷이 종잇장처럼 찢겨 나간 것을 보고 공포에 질렸다.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도 자신을 압도하는 패도의 기개에 압도당한 맹강은, 살아남은 부하들을 이끌고 안개 속으로 황급히 퇴각하기 시작했다.


“퇴각하라! 북악산 초소로 물러서서 본대에 연락해라!”


그들의 발소리가 빗소리 속으로 멀어지자, 패도는 무릎을 꿇으며 참았던 피를 바닥에 토해냈다.


“우욱…… 쿨럭!”


지독한 유황 연기를 들이마신 탓에 허파가 타들어 가는 듯한 격통이 일었다. 무리하게 진기를 쥐어짜 낸 대가로 전신의 기혈이 뒤틀려 맥박이 요동쳤다. 하지만 주저앉아 있을 시간이 없었다. 패도는 비틀거리는 몸을 일으켜 우물 폐정 앞으로 다가갔.


그는 왼손목에 감겨 있던 쇠사슬을 천천히 끌어올렸다. 사슬 끝에서 묵직한 무게감이 전해졌고, 이윽고 우물바닥에서 백호가죽 포대기에 싸인 해운이 모습을 드러냈다. 아기는 유황 연기를 피해 우물 깊은 곳에 있었던 덕분에 가벼운 기침만을 할 뿐 무사했다.


패도는 떨리는 왼손으로 아기를 조심스럽게 안아 가슴팍에 붉은 끈으로 묶었다. 아기의 여린 숨결이 그의 가슴에 닿는 순간, 패도는 비로소 속죄의 온기를 느꼈다.


“살았구나…….”


그때, 무너진 초막의 잔해 그늘 속에서 낡은 삼베옷을 입은 노파 한 명이 등불을 든 채 조심스럽게 걸어 나왔다. 망향촌의 김씨 노파(김씨 노파)였다. 노파는 전신이 피와 진흙으로 물든 채 아기를 소중히 안고 있는 패도의 거구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 세상이 마두라 부르는 사내가 아기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쳐 싸우는 모습을 똑똑히 목격한 것이다.


“아이고, 이 무서운 양반이 참으로 아기를 살리려 이 몹쓸 짓을 견뎠구려…….”


노파는 패도의 험악한 얼굴에 서린 절박함을 알아보고, 자신의 품에 안고 있던 낡은 그릇을 내밀었다. 그 안에는 노파가 기르는 유일한 젖염소에게서 갓 짜낸 온기 있는 신선한 염소 젖(신선한 염소 젖)이 담겨 있었다.


“굶주린 아기에게 어서 먹이시구려. 이 천민의 유일한 재산이니 아기의 목숨을 살리는 데 쓰인다면 더 바랄 게 없소.”


패도는 피 묻은 왼손으로 그릇을 받쳐 들었다. 뜨거운 온기가 그의 얼어붙은 손바닥을 녹였다. 패도는 고개를 깊게 숙여 노파에게 묵묵한 감사를 표한 뒤, 서툰 손길로 아기 해운의 입술에 염소 젖을 흘려 넣어주었다. 아기는 젖을 받아먹으며 가냘프게 울음을 멈추고 생기를 되찾기 시작했다.


그 따뜻한 오아시스 같은 순간도 잠시였다.


해운이 젖을 다 먹고 평온하게 잠드는 찰나, 패도의 등 뒤 소작 상처에서 지독한 한기가 화산처럼 뿜어져 나왔. 제갈운의 독기와 무리한 내력 운용이 결합하여 체내의 한독(한독)이 극단적으로 역류하기 시작한 것이다.


“윽……!”


패도는 전신이 얼어붙는 듯한 지독한 오한과 함께 이빨을 부딪치며 무릎을 꿇었다. 시야가 급격히 흐려졌고, 왼손 손가락 끝마저 서서히 감각을 잃어가기 시작했다. 그의 육체는 이미 완벽한 한계에 다다르고 있었다.

HẾT CHƯƠ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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