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ạc nềnMemories6

해독된 밀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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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의 은침 끝이 이준의 목덜미 풍지혈에 닿는 순간, 이준의 굳어 있던 손가락이 발작하듯 유진의 손목을 으스러질 듯 움켜쥐었다.


“윽……!”


지독한 악력이 유진의 가녀린 손목뼈를 파고들었다. 가평의 설산에서 야생 종자를 채취하느라 손가락 끝에 생긴 동상과 화학 화상 흉터가 비명을 지르듯 아려왔다. 하지만 유진은 단 일 밀리미터의 흔들림도 허용하지 않았다. 그녀의 대리석처럼 투명하고 창백한 안색 위로, 오직 붉은 피를 머금은 듯 상기된 입술만이 차가운 미소를 그리고 있었다.


이준의 전신은 아수라의 일류 살수 사마 준이 쏜 특수 독침으로 인해 급격한 혈관 역류 및 안구 충혈 증세를 보이며 강철처럼 굳어가고 있었다. 그의 검은 동공은 이성을 잃은 채 붉은 핏발로 가득 차 있었고, 입술 끝으로는 검붉은 피가 한 줄기 흘러내렸다. 죽어가는 괴물의 본능적인 반사 신경이 자신에게 다가온 유진의 손목을 꺾으려 들고 있었다.


‘성북동 사저 생존 수칙 제1조. 백이준과 독대할 때는 절대 눈빛을 흐리거나 피하지 말 것. 그의 광기 어린 의심과 폭력에는 철저한 논리와 실력으로 대응해야 한다.’


유진은 목덜미에 남아 있는 이준의 시퍼런 손자국 피멍 자국을 드러낸 채, 이준의 붉게 충혈된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


“놓으세요, 백이준 씨. 지금 내 손목을 부러뜨리면, 당신의 심장은 2분 안에 터집니다.”


낮고 차가운 음성이 이준의 귀에 가닿았다. 그 찰나, 이준의 눈동자 속 광기가 미세하게 흔들렸다. 유진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왼손 약지에 끼워진 푸른 다이아몬드 위성 GPS 반지의 미세한 진동을 느끼며, 오른손에 쥔 3인치 은침을 이준의 가슴 중앙 전중혈(膻中穴)과 목덜미의 풍지혈(風池穴)에 사정없이 깊숙이 찔러 넣었다.


“컥……!”


이준의 입에서 거친 신음이 터져 나왔다. 은침을 타고 기혈의 흐름이 강제로 하방 유도되자, 뱀처럼 기괴하게 솟구쳤던 목덜미의 검푸른 혈관들이 빠르게 가라앉기 시작했다. 전신을 옥죄던 마비가 풀리며 이준의 손가락에서 힘이 빠졌다. 유진은 으스러질 것 같던 손목을 빼내며 가죽 침통을 단정하게 정리했다.


“무슨 짓이냐! 저 스파이 년이 보스를 완전히 침으로 살해하려 한다! 당장 끌어내라!”


최이사(최진만)가 얼굴을 붉히며 고함을 질렀다. 그가 매수한 사설 경비원들과 구급대원들이 총기를 겨누며 유진을 향해 들이닥치려 했다. 하지만 그들의 발걸음은 더 이상 나아가지 못했다.


철컥—!


이사회장 입구를 지키고 있던 한도현과 그의 정예 경호팀이 일제히 글록 권총을 뽑아 들고 최이사의 부하들을 겨냥했기 때문이다.


“보스의 전권 대행 반지를 지닌 설 약사님의 명령이다. 한 걸음만 더 움직이면 즉각 사살한다.”


도현의 과묵하고 묵직한 살기가 이사회장 전체를 얼려버렸다. 유진의 오른손 검지에는 백이준의 가문 인장 반지가 묵직하게 빛나고 있었다. 보스의 권위를 상징하는 반지의 등장에, 최이사가 매수한 주주들과 경비원들은 주춤하며 뒤로 물러섰다.


“이, 이 비열한 년이……! 보스가 쓰러진 틈을 타서 골든 크라운을 통째로 먹으려 드는구나! 주주 여러분, 속지 마십시오! 백이준 대표는 이미 만성 마비로 인해 정상적인 경영이 불가능합니다. 여기 대학병원의 공식 의학 증명서가 있습니다!”


최이사가 품속에서 위조된 의학 보고서를 꺼내 들며 마지막 도박을 감행했다. 주주들이 동요하며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이준의 신체적 약점은 골든 크라운 내부에서 가장 치명적인 역린이었다.


그때, 유진은 드레스 안쪽 깊숙이 숨겨두었던 최이사의 보안 태블릿 PC를 꺼내 들었다. 그녀의 귀밑에 숨겨진 초소형 인이어를 통해 천재 해커 차수안의 까칠하면서도 영민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수안: 언니, 해독 완료! 최이사의 이중 암호를 가문의 비전 수학 공식으로 대조하니까 3초 만에 풀렸어. 지금 이사회실 메인 프로젝터 서버로 다이렉트 송출할게. 팝콘 준비해!]


유진의 입술 끝이 매혹적으로 말려 올라갔다. 그녀는 태블릿을 메인 콘솔 단자에 연결했다.


위잉—.


이사회장의 대형 빔프로젝터 화면이 켜지며 영롱한 블루 스크린이 펼쳐졌다. 그리고 그 위로,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추악한 물증들이 폭포처럼 쏟아져 내렸다.


그것은 단순한 회계 장부가 아니었다. 최이사가 아시아 최대 범죄 조직인 아수라 신디케이트의 보스 한태성과 비밀리에 체결한 ‘골든 크라운 지분 양도 밀약서’ 원본이었다. 백이준을 실각시키는 조건으로 골든 크라운의 핵심 지분 30%와 마약 유통 경로를 아수라에 양도하겠다는 내용이 한태성의 친필 수인과 함께 선명하게 박혀 있었다.


거기에 고명석 주주를 비롯한 반역 파벌들이 최이사의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수백억 원의 비자금을 세탁한 정밀 금융 거래 내역까지 실시간으로 스크롤되었다.


“이, 이게 왜…… 여기에……”


최이사의 얼굴이 흙빛으로 변했다. 그의 비만 체형이 극심한 공포로 사시나무 떨듯 떨리기 시작했다. 고명석을 비롯한 배신자 주주들은 자신들의 이름이 화면에 나타나자 비명을 지르며 바닥으로 무릎을 꿇었다.


“서예지 조향사가 준비했던 골드 앰버 향수. 그 안에 아수라가 공급한 신종 마약 블루 헤븐의 전구체인 아민 계열 화합물이 들어 있었습니다.”


유진은 차가운 눈빛으로 최이사를 내려다보며 쐐기를 박았다.


“백이준 씨의 체내 독소를 자극해 발작을 유도하고, 사마 준의 독침으로 숨통을 끊어 사설 병원에서 완벽하게 안락사시키려 했던 것. 이것이 당신들이 모의한 밀약의 실체입니다.”


완벽한 침묵이 이사회장을 지배했다. 주주들은 더 이상 최이사의 편에 서지 않았다. 그들의 눈빛에는 배신자에 대한 처참한 멸시와 공포만이 서려 있었다.


“도현.”


그때, 유진의 무릎 위에서 천천히 몸을 일으킨 백이준의 서늘한 음성이 정적을 깨뜨렸다.


이준은 완전히 소생해 있었다. 은침의 효능으로 척수의 마비가 정화된 그의 눈동자는 더 이상 붉지 않았다. 심연처럼 깊고 어두운 포식자의 눈빛이 최이사를 정조준했다. 이준은 이사회 의장석으로 천천히 걸어가 앉았다. 그의 걸음걸이에는 단 일 밀리미터의 마비 흔적도 남아 있지 않았다.


“대표님…… 보스! 제발 목숨만은……!”


최이사가 바닥을 기며 이준의 구두끝을 붙잡으려 했다. 이준은 가죽 장갑을 낀 구두발로 최이사의 손가락을 사정없이 짓밟았다.


으스러지는 뼈 소리와 함께 최이사의 비명이 이사회실 천장을 찢었다.


“지하실로 보내라. 내 어머니를 죽이고, 내 몸에 독을 탄 대가가 무엇인지 아주 천천히 가르쳐 주지.”


이준의 냉혹한 보스의 카리스마 앞에 주주들은 숨소리조차 내지 못했다. 한도현의 경호팀이 최이사와 최태수를 현장에서 제압해 지하실로 거칠게 끌고 나갔다. 이사회장 바닥에는 최이사가 흘린 핏자국이 길게 늘어섰다.


유진은 그 피비린내 나는 광경을 포커페이스로 응시하며, 태블릿 화면 우측 하단에 떠 있는 최종 해독 데이터를 조용히 확인했다.


[아수라 신디케이트 인질 수용소: 인천 제3부두 물류 창고 C-12 구역.]


그녀의 하나뿐인 역린이자 구출 목표인 남동생 설민우가 갇힌 정확한 좌표였다. 유진의 가슴속에서 뜨거운 안도의 감정이 벅차올랐지만, 그녀는 차갑게 흥분을 가라앉혔. 드디어 1단계의 지옥 같은 감금 생활 끝에 동생을 구할 열쇠를 쥔 것이다.


피 흘리는 배신자들이 전부 끌려 나가고 사교계의 화려한 파티장이 정적에 잠긴 순간.


백이준이 천천히 의자에서 일어나 유진의 앞으로 다가왔다. 그의 뜨겁고 단단한 손이 유진의 얇은 허리를 감싸 안으며 자신에게로 강하게 밀착시켰다. 이준의 강박적이고 깊은 소유욕의 눈빛이 유진의 창백한 안색과 상기된 입술에 머물렀다.


그가 수많은 주주들과 정재계 인사들을 향해 선포했다.


“이 여자가 내 유일한 해독제이자, 골든 크라운의 주인이다.”

HẾT CHƯƠ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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