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ạc nềnMemories6

그림자 동맹

Audio truyện
Chưa có audio. Bấm để tự tạo audio cho tập này.

폭포 뒤편의 어두운 격벽이 완전히 열리자, 한 치 앞도 분간할 수 없는 짙은 푸른 안개가 유진의 온몸을 휘감았다.


기화된 ‘오렐리아의 숨결’이 뿜어내는 특유의 서늘하고도 달콤한 향기가 유진의 예민한 비강을 가득 채웠다. 유진은 본능적으로 가슴 안감 깊숙이 숨겨진 피닉스 주사기의 묵직한 감각을 확인하며, 한 걸음 심연 속으로 발을 내디뎠다.


온실 지하 마스터키를 손에 쥔 유진의 손끝이 미세하게 떨렸다. 독배를 마신 여파로 심장에 가벼운 부정맥과 빈혈이 남아 있었지만, 그녀의 눈동자만큼은 대리석처럼 투명하고 차갑게 빛나고 있었다. 안색의 투명화 및 입술 상기 상태는 여전했으나, 그것이 오히려 유진에게 기묘하고 퇴폐적인 해독가로서의 위엄을 부여하고 있었다.


‘이 안개는 단순한 환기가 아니야.’


유진은 초감각적 독소 후각을 가동했다. 축축한 이끼 냄새와 푸른 안개의 독특한 향료 성분 너머로, 미세한 밤공기의 흐름이 느껴졌다. 흙과 마른 잎사귀, 그리고 서늘한 대나무의 향. 인공 온실의 통제된 공기에서는 절대로 날 수 없는 바깥세상의 냄새였다.


유진은 푸른 군락지를 가로질러 안개가 흘러나오는 격벽 내부의 좁은 통로로 기어 들어갔다. 성인 한 명이 겨우 지나갈 만한 좁고 어두운 콘크리트 수로망이었다. 과거 전직 약사 민병두가 최이사의 눈을 피해 설계해 두었다는 비밀 대피 통로가 분명했다. 벽면을 더듬으며 나아갈수록 물소리는 멀어지고, 바람 소리가 귓가를 때리기 시작했다.


얼마나 걸었을까. 마침내 통로의 끝에 다다랐을 때, 머리 위로 낡은 환기구 철망이 보였다. 유진은 마스터키의 끝부분을 이용해 녹슨 볼트를 소리 없이 풀어내고 틈새를 밀어 올렸다.


스산한 밤바람이 유진의 창백한 뺨을 사정없이 때렸다.


그곳은 성북동 사저 후원 대나무 숲이었다. 하늘을 찌를 듯 빽빽하게 솟은 대나무들이 사방을 에워싸고 있었고, 바람이 불 때마다 기괴하고 스산한 울음소리를 내며 흔들렸다. 사저 외곽의 삼엄한 CCTV 감시 카메라조차 이 거대한 대나무의 장막과 바람에 흔들리는 잎사귀들 때문에 이 구역만큼은 완벽한 사각지대로 남겨둘 수밖에 없었으리라.


유진은 환기구를 빠져나와 대나무 줄기에 몸을 숨겼다. 왼손 약지에 끼워진 푸른 다이아몬드 위성 GPS 추적 반지가 밤하늘 아래서 차갑게 빛났다.


‘사저 반경 1km 이내. 반지는 울리지 않아. 하지만 이곳은 허가되지 않은 금지구역이다.’


그녀가 다음 발걸음을 떼려던 찰나였다.


스스슥—.


대나무 잎사귀가 쓸리는 기괴한 소리와 함께, 등 뒤의 공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본능적으로 목덜미의 솜털이 꼿꼿이 솟구쳤다. 피멍이 가시지 않은 하얀 목선 위로 차갑고 예리한 금속의 촉감이 와닿았다.


“여기서 뭐 하는 거지, 설유진 씨.”


어둠 속에서 흘러나온 목소리는 낮고 과묵했으며, 한 치의 감정도 섞여 있지 않았다.


한도현.


백이준의 최측근이자 사저의 무력 해결사인 그가 흑철 단도를 유진의 경동맥에 바짝 밀착시킨 채 서 있었다. 그의 단정하게 빗어 넘긴 머리와 정장 슈트 핏 너머로 뿜어져 나오는 묵직한 살기가 유진의 어깨를 짓눌렀.


“반지가 울리지 않은 걸 보면 도망치려 한 것은 아닌 모양이지만, 이 밤중에 보스의 허락 없이 후원 대나무 숲을 배회하는 것은 즉각 처단 사유에 해당합니다.”


도현의 눈빛은 선글라스가 없음에도 어둠 속에서 칼날처럼 차갑게 빛나고 있었다. 유진은 경동맥을 파고드는 단도의 서늘함 앞에서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그녀는 성북동 사저 생존 수칙 제1조를 되새겼다. 포커페이스 독성 제어력과 차가운 이성이 그녀의 심장을 다시 고요하게 만들었다.


“도망치려 했다면 이 반지를 끼고 있지도 않았을 겁니다, 한도현 씨.”


유진은 목을 겨눈 칼날을 피하지 않은 채, 천천히 고개를 돌려 도현의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


“보스의 발작 주기를 완화하기 위해 야생의 대나무 이슬 성분이 필요했을 뿐입니다. 온실 내부의 인공 재배만으로는 향료의 순도를 더 끌어올릴 수 없으니까요.”


“그렇다면 내게 먼저 허가를 요청했어야 했습니다. 내 임무는 보스의 안전을 위협하는 그 어떤 미세한 변수도 현장에서 즉각 제거하는 것입니다.”


도현이 단도에 미세하게 힘을 주었다. 하얀 살결 위로 붉은 핏방울이 맺히기 직전의 팽팽한 대치. 하지만 유진은 그의 눈동자 깊은 곳에 서린 융통성 없는 충성심과 함께, 기묘한 흔들림을 포착해 냈다.


그녀는 승부수를 던지기로 결심했다. 이준의 완벽한 감시망 아래에서 동생 민우를 구출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위해 움직여줄 강력한 그림자 칼날이 반드시 필요했다. 그리고 한도현은 그 칼날이 되기에 가장 완벽한 적임자였다.


“한도현 씨.”


유진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


“당신의 정장 셔츠 왼쪽 가슴 안쪽, 쇄골 밑에 길게 남은 가로 방향의 수술 흉터…… 여전히 비가 오는 날마다 욱신거리지 않습니까?”


찰나의 순간, 도현의 동공이 지진이라도 일어난 듯 거칠게 흔들렸다. 유진의 목덜미를 겨누고 있던 단도의 끝이 미세하게 떨렸다.


“……그걸 네가 어떻게 알고 있지?”


“15년 전, 겨울이었습니다.”


유진은 도현의 떨림을 놓치지 않고 차가운 논리로 그의 정신적 방어선을 난도질하기 시작했다.


“길거리 뒷골목 싸움에서 칼에 맞아 과다 출혈로 죽어가던 소년이 있었죠. 돈도 없고, 신원도 불분명해 그 어떤 병원에서도 받아주지 않던 버려진 목숨. 그 소년을 길에서 우연히 발견해 자신의 개인 연구실로 데려가 밤새 무상으로 수술해 살려준 의사가 있었습니다.”


도현의 호흡이 거칠어졌다. 그의 뇌리 속에서 잊고 싶어도 잊을 수 없던 과거의 거대한 은인의 얼굴이 떠올랐다. 온화하면서도 강직한 학자의 안경 너머로 자신을 바라보던 그 눈빛.


“그 의사의 이름은 설재희.”


유진은 붉게 상기된 입술을 열어 쐐기를 박았다.


“바로 내 아버지입니다.”


쿠구구구—.


바람이 불어와 대나무 숲을 사정없이 뒤흔들었다. 기괴한 대나무 소리가 마치 도현의 심장 속에서 일어나는 폭풍우처럼 사저 후원을 가득 채웠다.


도현은 칼을 쥔 손을 완전히 멈춘 채, 벼락이라도 맞은 듯 유진을 바라보았다. 창백한 달빛 아래 비친 유진의 얼굴에서, 과거 자신을 살려주었던 은인 설재희의 단단하고 이성적인 눈매가 겹쳐 보였다.


“설…… 교수님의, 딸이라고?”


도현의 목소리가 뼈저린 부채감과 충격으로 사정없이 흔들렸다.


“그렇습니다. 아버지는 골든 크라운의 전대 보스를 독살하려 했다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숙청당하셨죠. 그리고 지금, 내 하나뿐인 남동생 설민우는 아수라 조직에 납치되어 인질로 잡혀 있습니다.”


유진은 도현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갔다. 목덜미의 단도가 그녀의 하얀 살결을 살짝 긁었지만, 그녀는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도현이 황급히 단도를 거두며 한 걸음 물러섰다. 평생 이준의 그림자 해결사로서 무자비한 살육을 대행해 왔던 사내가, 은인의 딸 앞에서는 이빨 빠진 맹수처럼 무력해져 있었다.


“나는 백이준 씨를 죽이려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의 발작을 완벽하게 통제해 살려둘 생각입니다. 그래야만 내가 이 사저에서 살아남아 동생을 구할 수 있으니까요.”


유진은 도현의 눈을 똑바로 들이받았다.


“한도현 씨. 백이준 씨를 향한 당신의 충성심을 버리라고 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내 아버지가 무상으로 살려준 당신의 그 목숨…… 이제 그 빚을 내게 갚으세요.”


도현의 어깨가 눈에 띄게 떨렸다. 이준을 향한 맹목적인 충성심이라는 신념과, 자신을 인간으로 살아가게 해준 유일한 은인의 피붙이를 지켜야 한다는 부채감이 그의 내면에서 처절하게 격돌하고 있었다.


유진은 서두르지 않고 그가 무너지는 과정을 차분하게 지켜보았다. 한도현처럼 강직한 무인은 돈이나 협박으로는 결코 움직일 수 없었다. 오직 명분과 뼈에 사무치는 정서적 부채감만이 그의 굳건한 신념을 꺾을 수 있는 유일한 열쇠였다.


마침내, 대나무 숲의 거친 바람 소리 사이로 도현의 쩍 갈라진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내가 무엇을 하면 됩니까.”


그것은 굴복이자, 비밀스러운 맹약의 시작이었다.


도현은 흑철 단도를 칼집에 거두고, 축축한 대나무 숲의 흙바닥 위로 천천히 한쪽 무릎을 꿇었다. 이준의 절대적인 사냥개였던 사내가, 밤의 장막 아래서 유진의 그림자가 되기를 자처하는 순간이었다.


유진은 그를 내려다보며 차가운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이준의 완벽한 감시망 아래에서, 마침내 자신을 위해 움직여줄 가장 강력하고 예리한 칼날을 획득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아수라 조직의 내부 정보망을 해킹해 주세요. 내 동생 설민우가 갇힌 영등포 지하 마약 제조창의 정확한 Confinement 단서가 필요합니다.”


유진의 단호한 명령에, 도현은 고개를 깊이 숙이며 나지막이 대답했다.


“……목숨을 걸고, 알아내겠습니다.”


바람이 다시 한번 대나무 숲을 휩쓸고 지나가며 두 사람의 비밀스러운 실루엣을 어둠 속으로 완벽하게 감추었다.

HẾT CHƯƠNG

Chưa có bình luận nào. Hãy là người đầu tiê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