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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형의 자비로운 만두 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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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형 한시우! 저희에게 선계의 영약 만두를 하사하신 그 끝없는 은혜, 골수 깊이 새기겠습니다!”


청명산의 고요한 밤하늘을 깨부수며 울려 퍼진 백여 명의 우렁찬 함성. 그것은 감격과 광신, 그리고 맹목적인 은혜 보답의 눈물로 빚어진 거대한 파도였다.


창고방 창틀을 붙잡고 굳어버린 한시우의 눈동자가 사정없이 흔들렸다. 마당에 무릎을 꿇고 통곡하는 사제들의 머리 위로, 만두를 먹고 폭발한 푸르스름한 영기들이 마치 등불처럼 번쩍이고 있었다. 심지어 황실 금위군 무사들마저 창을 바닥에 내팽개친 채 가슴을 쥐어짜며 오열하고 있었다.


‘망했다. 진짜로 망했어.’


시우는 품속에 숨겨둔 빈 약사발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손가락 끝이 하얗게 질려갔다.


사태의 원인은 명백했다. 신비의 약초옹 백초옹이 자신에게 강제로 먹이려 했던 지옥의 쓴 약. 마시면 위장이 녹아내릴 것 같아 주방의 만두 속재료 통에 몰래 버렸던 그 엑기스가 문제였다. 주방장 팽가가 아무것도 모른 채 그 고기 반죽으로 야식 만두를 빚어 배포했고, 그걸 먹은 사제들의 내공이 단숨에 10년씩 증진되는 대참사가 일어난 것이다.


시우의 기맥은 영맥 폭발의 충격으로 시멘트처럼 단단하게 굳어 있어 약이 통하지 않았을 뿐, 그 쓴 액체는 진짜 천년 만년삼의 기적을 담은 영약이었다.


“대사형! 어찌 이리 눈물겨운 희생을 하신 것입니까!”


진소희 사매가 이마를 땅에 찧으며 울부짖었다. 그녀의 전신에서는 이류 극성의 강력한 영기가 폭풍처럼 흘러나오고 있었다.


“백초옹 어르신의 그 독한 약을 홀로 감내하시며, 저희 같은 미천한 사제들을 위해 손수 만두 피를 빚고 그 안에 영약을 배합하셨다니요! 저희는 그것도 모르고 그저 만두가 약간 쌉싸름하다며 불평을 했습니다! 이 어리석은 죄를 어찌 다 갚아야 할지……!”


“맞습니다! 대사형의 그 고도의 연금술적 배합이 아니었다면, 저희의 약한 기맥은 천년 만년삼의 가공할 약력을 견디지 못하고 진작에 터져버렸을 것입니다!”


수석 천재 사제 육청풍이 안경을 치켜올리며 눈물을 흘렸다. 그의 머리 위로는 기맥이 완전히 정화되어 뿜어져 나오는 맑은 하얀 김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시우는 억울해서 미칠 지경이었다.


‘내가 무슨 연금술을 펼쳐! 난 그냥 약이 너무 써서 쓰레기통에 버리듯 던져 넣은 거라고! 그리고 만두는 팽가가 빚었지 내가 빚었냐!’


진실을 말해야 했다. 이대로 성자이자 중원의 지존으로 박제되어 버린다면, 다가오는 남궁 영지 회합에 강제로 끌려가 진짜 고수들 앞에서 뼈도 못 추리고 사기죄로 참수당할 것이 분명했다. 시우는 심호흡을 크게 한 뒤, 짐짓 엄숙하고도 다급한 표정으로 창문을 활짝 열고 단상처럼 높은 문턱 위로 올라섰다.


“모두 진정하고 내 말을 들어라!”


시우의 외침에 백여 명의 사제들과 금위군이 일제히 숨을 죽였다. 연무장 마당이 찰나의 정적에 휩싸였다. 시우는 목청을 높여 소리쳤다.


“거대한 오해가 있다! 그 만두는 영약 만두가 아니다! 그냥 팽가가 상한 돼지고기와 썩은 부추를 섞어 만든 상한 만두란 말이다! 맛이 쓰고 비렸던 것은 고기가 완전히 부패했기 때문이야! 내가 그걸 먹고 배탈이 나서 마당에 뱉어버린 것을 너희가 어찌 영약이라 부르는가! 다들 당장 만두를 토해내고 의원에게 가라!”


시우는 이것이 완벽한 해명이라 믿었다. 팽가에게는 미안하지만, 주방 예산을 깎고 상한 만두 소동으로 위장해 대사형의 신비감을 떨어뜨릴 절호의 기회였다.


그러나 사제들의 반응은 시우의 예상과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튀었다.


진소희 사매가 가슴을 부여잡으며 털썩 주저앉았다. 그녀의 눈동자에는 이전보다 백 배는 더 깊어진 광신적인 존경심이 일렁이고 있었다.


“아아…… 대사형……!”


“사매? 왜 또 그런 눈으로 봐?”


“어찌 이토록 끝없이 겸손하신 것입니까! 저희가 영약 만두를 먹고 오만해져 수련을 게을리할까 봐, 일부러 그것을 ‘상한 만두’라 부르시며 저희의 마음가짐을 경계하시는군요! 은혜를 베풀고도 결코 생색내지 않으시는 그 무욕(無慾)의 자비…… 참으로 도의 정점이십니다!”


“아니, 진짜 상한 거라고! 나 진짜 배 아파서 뱉은 거야!”


시우가 억울해서 가슴을 쾅쾅 치며 소리쳤지만, 육청풍이 고개를 저으며 눈물을 훔쳤다.


“대사형, 제 눈은 속이실 수 없습니다. 만약 진짜 상한 만두였다면 어찌 저희 단전의 기맥이 이토록 깨끗하게 뚫리고 내공이 10년이나 증진되었겠습니까? 대사형께서는 저희의 죄책감을 덜어주기 위해 스스로를 ‘배탈 난 범인’으로 낮추시는 하심(下心)의 극의를 보여주고 계십니다. 사제는 그 깊은 안배에 그저 눈물만 흐를 뿐입니다.”


“이 미친 광신도 녀석들아! 내 말 좀 믿어라! 진짜 썩은 고기였다고!”


시우가 머리를 쥐어뜯으며 절규했다. 하지만 사제들은 일제히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


“대사형의 자비로운 가르침, 뼈에 새기겠습니다! 저희는 오만하지 않고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대사형 어록 제3장: 지존이 베푸는 은혜는 소박한 만두의 형태를 띠며, 은혜를 입은 자는 스스로를 낮추고 그것을 '상한 것'이라 부르는 지존의 겸손을 배워야 한다. 집착을 버릴 때 비로소 진정한 내공이 열리느니라.]


진소희가 눈물을 흘리며 공책에 붓을 미친 듯이 휘두르는 모습이 시우의 시야에 들어왔다. 시우는 눈앞이 캄캄해졌다. 자신이 뱉어낸 불평이 실시간으로 청명검종의 신성한 경전으로 탈바꿈하고 있었다.


바로 그때였다.


“우와아아! 대사형 한시우 대협 만세!”


문파 정문 일주문 너머에서 기이한 함성 소리가 들려왔다. 사제들이 경계 태세를 취하며 검자루를 잡으려던 찰나, 누더기 옷을 걸치고 대나무 지팡이를 든 청년이 연무장 담벼락 위로 가볍게 날아올랐다.


개방 청명현 분타의 연락책이자 시우의 야식 동맹 정보원, 홍칠이었다.


“홍칠? 네가 어찌 이 깊은 밤중에 문파에 침투했느냐?”


위지관 장로가 매서운 눈빛으로 묻자, 홍칠은 지팡이를 내려놓고 시우를 향해 깊숙이 절을 올렸다.


“장로님, 화를 내기 전에 이 기쁜 소식을 들어보십시오! 우리 개방의 거지 형제들이 청명현 시장 바닥에서 굶주려 쓰러져 있을 때, 대사형께서 드시다 남긴 만두 두 알을 자비롭게 던져주셨습니다! 저희 거지들이 그 만두를 먹자마자 지독한 뼛속의 한기가 사라지고 막힌 기맥이 관통되는 기적을 체험했습니다! 대사형께서는 문파의 제자들뿐만 아니라, 길거리의 비천한 거지들에게도 차별 없이 선계의 영약을 베푸신 것입니다!”


홍칠의 우렁찬 목소리가 밤공기를 갈랐다.


시우는 턱을 툭 떨어뜨렸다.


‘내가 언제 너희한테 영약을 줬어! 그건 그냥 팽가가 만든 만두가 너무 써서 길거리에 버린 쓰레기였다고!’


하지만 홍칠의 폭로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저희 개방 청명현 분타는 대사형의 이 고결한 의행을 결코 묻어둘 수 없었습니다! 지금 청명현 시장통 전역에 ‘중원 제일의 자비로운 연금술사 한시우 대협’의 미담이 널리 퍼지고 있습니다! 온 무림이 대사형의 자비로움에 감격하여 눈물을 흘리고 있사옵니다!”


“뭐, 뭐라고……? 시장에 소문을 퍼뜨렸다고?”


시우의 목소리가 바르르 떨렸다. 홍칠은 자랑스러운 듯 가슴을 활짝 폈다.


“그렇습니다! 대협의 은혜를 갚기 위해 저희 개방의 모든 전령들이 밤낮으로 달렸습니다! 이제 청명현의 모든 백성들이 대사형의 만두를 ‘선계의 성물’로 숭배하고 있습니다!”


시우는 단상 위에서 다리가 풀려 스르륵 주저앉았다. 머릿속이 하얗게 탈색되는 기분이었다. 도망치기 위해 문파의 명예를 실추시키려 했던 그의 모든 몸부림이, 홍칠이라는 초특급 정보망을 만나 무림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구휼 미담으로 포장되어 전국으로 유포되고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연무장 구석에서 비단옷을 입은 상인 장만복이 주판을 튕기며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걸어 나왔다.


“허허, 대사형! 이 장만복이 어찌 이 역사적인 기회를 놓치겠습니까! 방금 청명현 상인조합과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대사형께서 만두를 뱉으실 때 사용하셨던 그 낡은 몽당빗자루의 복제품인 ‘대사형 벽사 빗자루’와, 대사형이 만두를 싸두셨던 종이 쪼가리를 모방한 ‘자비의 만두 껍질 호신부’를 제작하여 시장에 유통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초판 3천 개가 완판되어 막대한 로열티가 문파 금고로 입금되고 있습니다!”


장만복이 황금 주판을 짤랑거리며 시우를 향해 윙크를 보냈다.


시우는 양손으로 머리를 감싸 쥔 채 바닥에 엎드렸다.


‘돈이 들어오면 뭐 하냐고…… 문파 금고에 묶여서 내가 쓸 수도 없는데! 게다가 굿즈까지 팔아제끼면 난 이제 평생 이 문파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대사형 노릇을 해야 하잖아!’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시우의 등 뒤로, 사제들의 맹목적인 찬가가 다시 한번 대연무장을 웅장하게 메웠다.


“중원 제일의 자비로운 연금술사, 대사형 한시우 만세!”

“청명검종의 등불이시여, 저희를 영원히 인도해 주소서!”


시우는 흙바닥에 얼굴을 묻은 채 속으로 피눈물을 흘렸다. 자신이 판 무덤이 너무 깊고 거대해져서, 이제는 사다리를 타고 올라갈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


바로 그때였다.


스스스스…….


대연무장을 가득 메운 푸른 영기와 만두의 따뜻한 스팀 사이로, 기이할 정도로 차갑고 매서운 plum blossom(매화)의 향기가 바람을 타고 스며들기 시작했다. 연무장의 온도가 순식간에 급감하며 사제들의 찬가가 뚝 끊겼다.


저 멀리 청명검종의 낡은 일주문 정문 너머, 짙은 안개 속에서 한 실루엣이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분홍색 매화무늬가 선명하게 새겨진 백색 도포를 걸치고, 허리춤에 차가운 안광을 내뿜는 검을 찬 미소녀. 화산파 최고의 천재이자 차가운 매화검수, 화영(화영)이었다.


그녀의 예리하고 차가운 눈빛이 연무장 한가운데 주저앉아 있는 시우를 정확히 겨냥했다. 화영의 손끝이 검자루를 잡는 순간, 매서운 검기가 일주문 기와를 가볍게 흔들었다.


“청명검종의 대사형 한시우. 네놈의 그 거창한 소문이 진짜인지, 내 직접 검증하러 왔다.”


차가운 목소리가 비수처럼 시우의 귓가를 때리는 순간, 시우는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극심한 공포를 느끼며 고개를 천천히 들어 올렸다.

HẾT CHƯƠ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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