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ạc nềnAfternoon_Garden

부러진 바퀴, 강철의 날개

Audio truyện
Chưa có audio. Bấm để tự tạo audio cho tập này.

“깡—! 콰직!”


폭우가 쏟아지는 밤의 정적을 깨뜨린 것은 날카롭고 무자비한 금속성 파열음이었다. 사랑채 온돌방의 따뜻한 공기 속에서, 안수민의 입술 바로 위에서 멈춰 서 있던 최강준의 숨결이 찰나의 순간 얼어붙었다. 수민의 뺨을 타고 흐르던 뜨거운 호흡이 긴장으로 굳어졌다.


“방금... 무슨 소리였죠?”


수민이 파랗게 질린 입술을 열어 물었다. 하지 마비로 감각이 없는 그녀의 하반신 대신, 극도로 예민해진 청각이 마당에서 들려온 비정상적인 파괴의 음향을 감지해 낸 것이다.


강준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의 눈동자에 서늘한 야성이 번뜩였다. 그는 젖은 소매를 내린 채 곧바로 방 문을 박차고 마당으로 뛰어나갔. 폭우가 쏟아지는 칠흑 같은 어둠 속, 백산요 마당 한구석에서 우비를 뒤집어쓴 거구의 사내가 쇠파이프를 치켜들고 있었다. 황두식의 용역 행동대장, 배만수였다.


“누구냐!”


강준의 노호성이 빗소리를 뚫고 울려 퍼졌다. 배만수는 인기척에 놀라 쇠파이프를 바닥에 내던지며 어둠 속으로 몸을 날렸다. 빗줄기 너머로 달아나는 비열한 실루엣을 보며 강준은 쫓아가려 했으나, 발끝에 걸리는 차가운 금속 잔해에 멈춰 설 수밖에 없었다.


그곳에는 수민의 유일한 발이자 날개였던 수동 휠체어가 처참하게 짓눌려 있었다. 낮에 지하 저장고 침수 사고로 인해 마당에 임시로 꺼내 두었던 낡은 휠체어였다. 배만수의 무자비한 쇠파이프 난타에 카본 휠은 완전히 일그러졌고, 상체를 지탱해 주던 알루미늄 프레임은 기괴하게 꺾여 진흙 바닥에 처박혀 있었다.


“아... 아아...”


어느새 사랑채 문턱까지 상체의 힘만으로 기어 나온 수민이 그 광경을 목격했다. 감각이 없는 다리가 온돌방 문턱의 차가운 흙바닥에 쓸려 나갔지만, 그녀는 통증조차 느끼지 못하는 듯했다. 진흙과 빗물로 범벅이 된 부서진 휠체어 바퀴를 바라보는 수민의 눈에서 끝내 참았던 눈물이 터져 나왔.


“내... 내 바퀴가... 이제 난 어떻게 움직여요? 가마터에는 어떻게 가고, 물레에는 어떻게 앉으란 말이에요...”


바닥에 엎드린 채 소리 없이 오열하는 그녀의 모습은 날개 꺾인 새처럼 처절했다. 평생 타인의 동정을 거부하며 자존심 하나로 버텨온 여도예가가 겪어야 하는 육체적 굴욕감이 빗물과 함께 마당 바닥으로 흘러내렸다.


강준은 그 자리에 굳어 수민을 내려다보았다. 가슴속 깊은 곳에서 뜨거운 불길 같은 자책감과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내가 손만 있었어도... 저 비열한 자식을 단숨에 때려눕히고 그녀의 날개를 지킬 수 있었을 텐데.’


양손이 없는 자신의 뭉툭한 소매 끝을 응시하는 강준의 이마에 핏대가 솟구쳤다. 잃어버린 손가락 끝이 타들어 가는 듯한 극심한 환상통이 다시금 그의 뇌 신경을 사정없이 찔러왔다. 그러나 절망하고 있을 시간은 없었다. 강준은 진흙바닥에 주저앉아 흐느끼는 수민의 곁으로 다가가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손이 없는 잔존하는 양팔로 그녀의 젖은 어깨를 감싸 안으며 나지막이, 그러나 강철 같은 어조로 읊조렸다.


“울지 마, 안수민. 내가 말했잖아. 내가 당신의 다리가 되겠다고. 저들이 당신의 바퀴를 부쉈다면, 내가 더 단단한 날개를 만들어 줄 테니까.”


강준은 곧바로 행동에 나섰다. 그는 마동철에게 연락해 상황을 알렸고, 동철은 자신의 차고지에서 아껴두었던 고급 카본 바이크 프레임 잔재들을 챙겨 백산요로 달려왔다. 그리고 그의 뒤를 이어, 장애인 맞춤형 보조 기구를 제작하는 청년 엔지니어 강수현이 야간 장비를 실은 승합차를 몰고 마당으로 들어섰다.


“강준 형, 연락 받고 바로 왔어. 수민 씨 휠체어 상태가 이 정도일 줄은 몰랐네.”


강수현이 찌그러진 프레임을 살피며 혀를 찼다.


“기성품 프레임은 완전히 아웃이야. 용접으로 이어 붙여도 강도가 안 나와서 수민 씨가 물레질할 때 상체 하중을 못 버텨.”


수현의 진단에 강준은 사랑채 서랍장 위에 놓여 있던 자신의 유압식 전자의수를 바라보았다. 독일 재활공학 연구소에서 맞춤 제작한, 그의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수천만 원 상당의 고가 장비였다. 비록 손가락의 미세 제어는 고장 났지만, 내부의 초소형 유압 실린더와 고성능 서보모터 기어는 여전히 강력한 힘을 품고 있었다.


“수현아, 내 의수를 해체해.”


강준의 폭탄선언에 수현과 마동철이 동시에 눈을 부릅떴다.


“형, 미쳤어? 이 의수가 없으면 형은 일상생활도...”


“이따위 기계 손가락으로 밥숟가락 드는 것보다, 안수민을 물레 위에 다시 앉히는 게 내게는 더 중요해.”


강준의 서슬 퍼런 눈빛에 수현은 침을 삼키며 고개를 끄덕였다.


깊은 밤, 백산요 작업실의 불빛 아래에서 처절한 개조 작업이 시작되었다. 강수현이 카본 파이버 자전거 프레임을 정밀 절단하고 용접하는 동안, 강준은 손가락 대신 자신의 입과 발을 사용해 작업을 도왔다.


“형, 거기 볼트 좀 잡아줘!”


강준은 이가 깨질 듯한 압박감을 견디며 입술로 육각 렌치를 물었다. 고개를 미세하게 움직여 휠체어 바퀴 축의 볼트를 조여 나갔다. 렌치가 금속 마찰음을 내며 회전할 때마다 그의 잔존하는 어깨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뒤틀렸고, 절단 부위의 생체 센서가 오작동하며 뇌로 날카로운 미세 전류 통증을 쏘아 올렸다. 식은땀이 비 오듯 흘러내려 눈을 가렸지만, 강준은 단 한 번도 신음을 내지 않았다.


수민은 안채 문틈으로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손이 없는 남자가 오직 자신을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해 입으로 볼트를 조이고 어깨로 무거운 강철 바퀴를 받쳐 드는 모습. 그 처절하고도 숭고한 장인적 노동의 순간이 수민의 가슴속 깊은 곳에 굳게 닫혀 있던 빗장을 완전히 부수어버렸다. 그것은 동정이 아니었다. 서로의 결핍을 기꺼이 자신의 살을 깎아 메워가는 가장 원초적인 사랑의 형태였다.


작업은 새벽을 지나 동이 틀 때까지 이어졌다. 강준의 입술은 렌치에 쓸려 붉은 피가 배어 나왔고, 그의 넓은 어깨는 유압 피로로 인해 딱딱하게 굳어 비정상적인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눈빛만큼은 승리감으로 빛났다.


마침내 아침 햇살이 백산요 작업실의 통유리창을 통해 붉게 스며들 때, 세상에 단 하나뿐인 ‘수민의 카본 보강형 휠체어’가 완성되었다.


어두운 무광 블랙의 카본 프레임은 가벼우면서도 탱크처럼 견고했고, 좌측 프레임에는 강준의 의수에서 추출한 유압식 지지대가 장착되어 수민이 물레질을 할 때 상체가 흔들리지 않도록 완벽한 회전축 분산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시트 뒷면에는 가마의 고온 복사열을 견딜 수 있는 특수 방열 소재가 덧대어져 있었다.


강준은 피로로 떨리는 양팔로 수민의 가냘픈 몸을 안아 올려 새 휠체어 위에 조심스럽게 앉혔다. 수민의 엉덩이와 허벅지가 카본 시트에 완벽하게 밀착되는 순간, 그녀는 평생 느껴보지 못한 안정감을 경험했다. 척추의 뒤틀림이 일체 불가능할 정도로 시트가 그녀의 골반을 단단히 움켜쥐었다.


강준은 휠체어 앞으로 무릎을 꿇고 앉았다. 그의 거친 호흡이 수민의 무릎 위로 흩어졌다. 강준은 입으로 가죽 지지 벨트의 끝부분을 물어 당기고, 뭉툭한 잔존 팔의 힘을 조화롭게 활용해 수민의 가슴을 가로지르는 안전 벨트를 조여 나가기 시작했다.


“조금 조일 거야. 버텨.”


그의 얼굴이 수민의 가슴팍 바로 앞까지 밀착되었다. 가죽 벨트가 단단하게 조여지며 수민의 상체가 휠체어 등받이에 완벽한 대칭을 이루며 고정되었다. 이로써 그녀는 하반신의 지지력 없이도 오직 어깨 근육의 힘만으로 거대한 물레 위의 점토를 마음껏 누를 수 있는 ‘강철의 날개’를 얻은 것이다.


가죽 벨트의 버클이 찰칵 소리를 내며 채워지는 순간, 두 사람의 시선이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정면으로 마주쳤다. 붉은 아침 햇살이 두 사람의 땀방울 맺힌 얼굴을 황금빛으로 물들였다. 강준의 입술에서 흘러내린 미세한 핏방울이 수민의 리넨 셔츠 깃 위로 툭 떨어졌다. 숨결이 서로의 입술에 닿을 듯 가까워진 그 찰나의 침묵 속에서, 두 사람의 심장 소리가 작업실 안을 가득 채웠다.

HẾT CHƯƠNG

Chưa có bình luận nào. Hãy là người đầu tiê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