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ạc nềnBattleField4

설계도를 훔친 도둑

Audio truyện
Chưa có audio. Bấm để tự tạo audio cho tập này.

3번 보일러실의 폭발 위기를 막아낸 지 반나절도 지나지 않은 시각.

최하층 ‘슬래그 구역’의 공기는 여전히 뜨겁고 매캐했다. 보일러에서 뿜어져 나온 백색 증기는 서서히 식어 천장에 붉은 녹물 방울로 맺혔고, 바닥의 석탄 가루와 뒤섞여 검은 진흙탕을 만들어냈다.


에단은 보일러 배관 하부의 어두운 그늘에 서서, 오른손 가죽 장갑을 벗고 상처를 들여다보았다. 정화조 독수에 닿아 푸르게 변색된 흉터 위로 뜨거운 증기에 데인 가벼운 열상이 겹쳐 욱신거렸다. 하지만 육체적인 통증보다 그의 신경을 자극하는 것은 주머니 속에 들어찬 묵직한 쇳조각이었다.


‘압력 제어핀.’


단면을 손끝으로 쓸어내릴 때마다 느껴지는 날카롭고 매끄러운 감각. 그것은 기계의 노후화로 인한 파손이 아니었다. 누군가 쇠톱으로 정밀하게 홈을 파내어, 보일러 압력이 임계치에 도달하는 순간 스스로 부러지도록 설계한 ‘인위적인 사보타주’의 물증이었다.


쿠구구구구…….


그때, 보일러실 외벽을 지탱하는 거대 화강암 지지 기둥이 낮고 불길한 진동음을 내뿜었다. 3번 보일러의 열폭주가 남긴 열팽창의 충격이 기둥 내부의 응력 균형을 완전히 깨뜨린 것이다.


에단이 ‘공학적 직관’을 발동하자, 시야가 순식간에 적색과 청색의 가상 응력선으로 가득 찼다. 기어 스퀘어 광장 중앙을 관통하는 수직 지지 기둥의 밑바닥에 검붉은 압축력(Compression)의 선들이 뱀처럼 뒤엉켜 있었다. 편심 하중(Eccentric Load)이 임계점을 향해 치솟고 있었다.


“형님, 기둥이…… 기둥이 휘어지고 있습니다.”


더벅머리에 둥근 안경을 쓴 한스가 이마의 기름때를 닦아내며 사시나무 떨듯 떨었다. 오티스를 비롯한 보일러 화부 노예들도 절망적인 눈으로 기둥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3번 보일러를 살렸지만, 요새를 지탱하는 척추가 무너지면 결국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간다.


“칼의 대장간으로 간다. 수직 기둥을 보강할 H형강의 설계를 시작해야 해.”


에단은 차갑게 중얼거리며 발걸음을 옮겼다. 그의 품속에는 바르도의 은제 제도 자가 묵직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


심야의 바르도 비밀 제도실.

화강암 벽 틈새에 숨겨진 좁은 밀실 안에서, 에단은 은제 자를 쥔 채 참나무 제도판 위에 누런 양피지 도면을 펼쳐놓았다. 촛불이 흔들릴 때마다 에단의 안대를 낀 왼쪽 눈 너머로 깊은 음영이 드리워졌다.


스사사삭.


연필 끝이 양피지 위를 미끄러지며 정밀한 구조 보강도가 그려졌다. 수직 지지 기둥의 좌굴(Buckling)을 방지하기 위해 가세판(Gusset Plate)을 덧대고, 강철 H빔을 격자로 배치해 횡방향 전단력을 분산시키는 완벽한 역학 설계도였다.


하지만 에단은 연필을 멈추고 굳게 다문 입술 사이로 차가운 숨을 내쉬었다.


‘세바스찬과 헤르만 기술관이 눈을 뜨고 지켜보고 있다.’


그들은 하층 구역을 인위적으로 무너뜨려 잘라내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었다. 그런 자들이 에단의 완벽한 보강 설계도를 순순히 받아들일 리 없었다. 오히려 도면을 압수하고 에단을 반역죄로 처형하려 들 것이 분명했다. 게다가 아지트 주변을 맴도는 쥐새끼 같은 기회주의자, 데니스의 시선이 최근 들어 부쩍 노골적이었다.


에단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새로운 양피지 한 장을 더 꺼냈다.


“한스, 이리 와서 봐라.”


구석에서 도면용 황동 컴퍼스를 닦던 한스가 다가왔다. 에단은 새로 꺼낸 양피지 위에 이전 것과 겉보기에는 거의 똑같아 보이는, 하지만 내부 수치가 미세하게 조작된 또 하나의 도면을 그리기 시작했다.


“형님, 이건…… 좌굴 공식의 분모가 이상합니다? 제곱(Square) 항이 빠져 있지 않습니까?”


한스가 안경을 치켜올리며 의아한 듯 물었다. 에단에게 기초 수학과 구조역학을 배우기 시작한 한스의 눈에도 그것은 치명적인 오류였다. 오일러의 좌굴 공식에서 기둥의 유효 길이(KL)의 제곱 항이 빠진다는 것은, 기둥이 버틸 수 있는 임계 하중(Pcr)을 수십 배나 뻥튀기해 계산했다는 뜻이었다.


“맞다. 기둥의 좌굴 한계를 교묘하게 조작한 가짜 도면이지.”


에단의 목소리는 얼음처럼 서늘했다.


“H형강의 두께를 절반으로 줄이고, 가세판의 각도를 엉터리로 배치했다. 겉보기에는 화려한 룬 문자와 기하학적 문양으로 가득 차 있어 제국 기술위원회의 ‘마법 결계 보강안’과 완벽하게 정합하는 것처럼 보이지. 헤르만 기술관의 그 가짜 예산 편취 공식에 딱 들어맞는 쓰레기다.”


“하, 하지만 이걸 시공했다간…… 하중이 실리는 순간 기둥이 순식간에 꺾여 나갈 텐데요!”


한스가 경악하며 뒤로 물러섰다.


“그러길 바라고 만든 거니까.”


에단은 가짜 도면을 비밀 보관함의 가장 눈에 띄는 바깥쪽 서랍에 슬며시 밀어 넣었다.


“욕심에 눈이 먼 도둑놈은 눈앞의 화려한 미끼를 의심 없이 무는 법이다. 한스, 오늘 밤에는 아지트 문을 완전히 잠그지 마라. 빗장을 살짝 걸어두기만 해.”


한스는 에단의 깊고 어두운 눈동자를 바라보며 마른침을 삼켰다. 그것은 단순한 설계도가 아니었다. 배신자의 목을 겨누는 공학적인 단두대였다.


***


깊은 밤, 보일러실의 소음이 잦아든 침묵 속에서 비밀 제도실의 낡은 화강암 문이 소리 없이 밀려 열렸다.


기름때 묻은 갈색 작업복을 입은 사내가 어둠 속에서 살금살금 기어 들어왔다. 얄상한 얼굴에 붉은 머리칼을 지닌 청년, 데니스였다.


“흐흐…… 드디어 찾아냈어.”


데니스는 침을 흘리며 에단의 제도판 주변을 뒤졌다. 그의 손에는 도면을 정밀하게 모사할 수 있는 특제 먹지와 은밀한 수첩이 들려 있었다. 하지만 서랍을 열자마자 먹지는 필요 없어졌다. 가장 눈에 띄는 서랍 맨 위에, 화려한 은색 잉크로 완성된 ‘수직 지지 기둥 보강 설계도’ 원본이 고스란히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데니스는 도면을 펼치고 눈을 크게 떴다.


‘이거다! 마법 결계 공식과 완벽하게 동조하면서도 강철 소모량은 절반 이하로 줄인 기적의 설계도!’


그의 얄팍한 지식으로는 도면 하단에 적힌 오일러 좌굴 공식의 치명적인 오류를 잡아낼 재간이 없었다. 그저 H형강의 규격이 얇아 예산 횡령에 안성맞춤이고, 상층부 기술위원회의 정식 승인 양식에 완벽히 부합한다는 사실에만 광분할 뿐이었다.


바스락.


데니스는 품속에 가짜 도면을 조심스럽게 쑤셔 넣었다.


“에단, 네놈이 아무리 천재적인 계산을 늘어놓아 봤자 결국은 노예일 뿐이야. 이 도면 한 장이면 난 지긋지긋한 슬래그 구역을 벗어나 상층부의 ‘하급 설계사’ 배지를 달고 승승장구할 수 있어!”


데니스는 비열한 미소를 지으며 어둠 속으로 쥐새끼처럼 사라졌다.


화강암 격벽 뒤의 어두운 배관 틈새에서, 에단은 그 모든 과정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그의 곁에 선 한스는 분노로 주먹을 쥐고 부르르 떨었지만, 에단은 조용히 한스의 어깨를 짚어 진정시켰다.


“형님, 정말 저대로 보내도 괜찮습니까? 저놈이 우리 도면을 자기 이름으로 제출할 텐데요!”


“보내줘라. 스스로 무덤을 파러 가는 놈을 말릴 이유는 없지.”


에단은 뺨의 타격 상처를 쓸어내리며 차갑게 중얼거렸다.


“공학에서 수치를 속인 대가는 오직 하나뿐이다. 무너져 내리는 강철의 비명 소리를 들을 준비나 해두어라.”


***


다음 날 오전, 제8구역의 중앙 기어 조립 공장 앞.


하층민들의 매연 자욱한 공터 한가운데에 어울리지 않는 화려한 비단 소매 깃의 제복을 입은 사내가 서 있었다. 세바스찬 감시관 밑에서 가짜 안전 장부를 조작하는 비열한 펜대잡이 서기, 피터였다.


그리고 그의 옆에는 평소와 달리 깨끗하게 세탁된 갈색 튜닉을 입고, 가슴을 잔뜩 편 채 오만한 미소를 짓고 있는 데니스가 서 있었다.


“감시관님! 여기 제8구역의 핵심 수직 지지 기둥을 완벽하게 보강할 진짜 설계도가 있습니다!”


데니스가 피터 서기 앞에서 도면을 화려하게 펼쳐 보였다.


“보십시오! 기존의 거추장스럽고 무거운 강철 빔 대신, 단면 규격을 혁신적으로 줄인 슬림형 H빔을 배치했습니다. 여기에 중간층 헤르만 기술관님의 ‘룬 마법 결계 공식’을 대입하여, 자재 비용을 무려 60% 이상 절감하는 기적을 이뤄냈습니다!”


피터 서기는 돋보기안경을 코끝에 걸치고 도면을 꼼꼼히 살폈다. 그의 눈이 예산 절감액 수치에 도달하자 탐욕스러운 광채가 번쩍였다.


“오호…… 자재비를 60%나 아낄 수 있다고? 그렇다면 남은 예산은 전부 우리 감시초소의 특별 관리비로 돌릴 수 있겠군. 데니스, 네놈이 제법 훌륭한 펜대를 굴릴 줄 아는구나.”


“과찬이십니다, 서기님! 저 미치광이 노예 기계공 에단 놈은 쓸데없이 두꺼운 강철을 덧대야 한다며 선동하고 있지만, 진짜 구조학이란 이토록 우아하고 저렴하게 중력을 다스리는 법입니다.”


데니스는 저만치서 녹슨 스패너를 들고 지나가던 에단을 힐끗 바라보며 비웃음을 날렸다.


그는 에단의 앞으로 당당하게 걸어와 어깨를 툭 쳤다.


“어이, 에단. 네놈이 밤새도록 칠판에 휘갈기던 그 복잡한 공식들은 전부 쓰레기통에나 던져버려라. 진짜 설계란 상층부 기술위원회의 입맛에 맞추는 법이지. 나처럼 말이야.”


데니스는 자신의 품속에서 반짝이는 구리 배지를 꺼내 흔들었다.


“서기님께서 나를 ‘하급 설계사’ 후보로 추천해 주시기로 하셨다. 이제 난 네놈 같은 단순 노동 노예들과는 격이 다른 신분이 되는 거야. 알아들었어?”


한스가 분노를 참지 못하고 한 걸음 나서려 했지만, 에단은 한스의 앞을 팔로 막아섰다. 에단의 얼굴에는 일체의 감정적 동요가 없었다. 그저 무미건조하고 차가운 눈빛으로 데니스의 가슴팍을 응시할 뿐이었다.


그의 ‘공학적 직관’이 데니스의 머릿속 구상을 물리적 수치로 변환해 보여주고 있었다.


[제안된 H빔 단면적: 1,200 ㎟]

[예상 압축 하중: 850 kN]

[좌굴 임계 하중(조작됨): 920 kN]

[실제 좌굴 임계 하중: 180 kN]


실제 기둥이 버틸 수 있는 힘은 고작 180킬로뉴턴에 불과했다. 하중이 조금이라도 실리는 순간, 기둥은 기하학적 비틀림을 견디지 못하고 이쑤시개처럼 꺾여 나갈 터였다. 편심 하중의 무서움을 모르는 가짜 설계사가 부른 파멸의 수치였다.


“훌륭한 도면이군, 데니스.”


에단은 건조한 목소리로 대꾸했다.


“부디 네가 설계한 그 ‘우아한 강철’이 요새의 무게를 무사히 버텨내길 바라지.”


“흥, 끝까지 허세를 부리는군. 질투는 추태일 뿐이다, 에단!”


데니스는 코웃음을 치며 피터 서기의 뒤를 따라 감시초소 방향으로 걸어갔다.


그들이 사라지자, 한스가 참았던 숨을 터뜨리며 에단에게 다가왔다.


“형님! 정말 저 부실한 지지대를 시공하게 내버려 두실 겁니까? 광장 중앙 기둥이 무너지면 우리 거주구 천장까지 연쇄적으로 주저앉습니다!”


에단은 뺨에 흐르는 찬바람을 느끼며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한스, 구조물은 인간의 아첨이나 거짓말에 속아주지 않는다.”


그는 품속에서 진짜 보강 설계도가 담긴 양피지를 조심스럽게 꺼내 한스의 손에 쥐여주었다.


“강철은 오직 정직한 수식에만 반응하지. 저들이 가짜 도면으로 시공을 시작하는 순간, 기둥의 좌굴 임계점은 실시간으로 붕괴를 향해 달릴 것이다. 칼에게 연락해라. 진짜 H빔과 삼각 유압 잭을 준비하라고.”


에단은 멀리 보이는 기어 스퀘어의 거대한 수직 지지 기둥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이미 데니스의 지시를 받은 인부들이 얇고 부실한 강철판을 덧대기 위해 비계를 설치하기 시작하고 있었다.


어둠 속에서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에단이 중얼거렸다.


“공학에서 수치를 속인 대가는 오직 무너져 내리는 강철뿐이다.”

HẾT CHƯƠNG

Chưa có bình luận nào. Hãy là người đầu tiê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