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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의 진동, 사냥개를 쫓는 진동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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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성의 억센 어깨가 무너져 내렸다.


“으윽……!”


단골의 경지에 이르지 못한 칠성의 거구는 독사조가 날린 비전 마비 독침의 독기를 견디지 못하고 급격히 허물어졌다. 그의 오른쪽 어깨에서부터 검푸른 독선이 핏줄을 타고 목덜미로 기어올라갔다. 선천적인 신력을 지닌 거한이었으나, 기혈이 통째로 굳어가는 일류 살수의 만성 마비 독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칠성은 손에 쥔 흑철 곡괭이를 놓치며 바닥으로 무릎을 꿇었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수풀 속에서 숨죽이고 있던 사냥개 세 마리가 일제히 포효하며 칠성의 목덜미를 향해 덮쳐왔다. 멧돼지 같은 두꺼운 가죽을 덧댄 기형적인 괴수들의 아가리에서 지독한 침과 피비린내가 뿜어져 나왔다. 칠성의 바로 뒤에는 말을 하지 못하는 벙어리 침모 아영이 공포에 질린 채 숨을 죽이고 있었다. 사냥개들의 이빨이 아영의 가냘픈 목덜미마저 찢어발기기 직전의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쿵!


대지가 묵직하게 흔들렸다. 수백 근에 달하는 강철 골격의 질량을 실은 강태벽의 발걸음이 칠성과 아영의 앞을 가로막았다.


태벽은 무릎의 만성 관절통으로 인해 시큰거리는 격통을 느꼈으나, 정신 제어법인 무통식(無痛式)을 전개하여 뇌로 가는 고통을 차단했다. 오른쪽 어깨 관절이 아탈구되어 덜컹거렸지만, 그는 왼손의 검붉은 ‘철기 패왕 사슬’을 채찍처럼 휘둘렀다.


쇠사슬이 밤공기를 가르며 뱀처럼 날카롭게 뻗어 나갔다.


철컥! 콰아앙!


가장 먼저 달려들던 사냥개의 목덜미를 사슬포박(사슬포박)으로 낚아챈 태벽은 그대로 완력을 폭발시켜 녀석의 몸뚱이를 바닥으로 내팽개쳤다. 단단한 흙바닥이 움푹 패이며 사냥개의 갈비뼈가 형체도 없이 으스러졌다.


그러나 나머지 두 마리의 사냥개와 수풀 속에서 소리 없이 비상한 살수 두 명이 태벽의 측면을 동시에 노리고 단검을 찔러왔다. 빽빽한 참나무 숲의 지형 탓에 백 근 무게의 대장간 망치를 크게 휘두르기에는 공간이 너무나도 협소했다. 게다가 칠성을 뒤에 둔 상태에서 좌우로 기민하게 회피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적들의 독침과 단검 끝이 태벽의 목덜미와 가슴을 향해 좁혀드는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지형이 좁고 적들의 수가 많다면, 뼈 자체를 무기로 삼는다.’


태벽의 차가운 안광이 어둠 속에서 번뜩였다. 그는 제9굴 지하 고대 제련단에서 무극철판의 구결을 독해하며 터득했던 외가 극의를 떠올렸다.


최후의 금기, 골진파 수련 구결(骨振波 修鍊 口訣).


태벽은 두 발을 대지 깊숙이 박아 넣으며 전신의 관절을 하나로 잠갔다. 폐골결(閉骨結)의 기예였다. 그의 피부 아래에서 강철과 융합된 무쇠 뼈마디들이 쇠사슬처럼 단단하게 맞물렸다. 그리고 그는 단전의 내공 대신, 뼈 속에 흐르는 차가운 현철의 입자들을 물리적으로 충돌시키기 시작했다.


지이이이잉————!


기괴하고 소름 끼치는 마찰음이 태벽의 몸 안쪽에서부터 울려 퍼졌다.


그것은 내공의 방출이 아니었다. 순수한 강철 골격이 초고속으로 미세하게 진동하며 발생하는 물리적인 공명이었다. 태벽의 양팔과 다리 주변의 공기가 마치 용광로 위의 열기처럼 일렁이며 기이한 아지랑이를 만들어냈다. 그가 디디고 선 바닥의 마른 낙엽들이 진동을 견디지 못하고 사방으로 비산하며 고운 먼지로 부서져 내렸다.


“골진파(骨振波).”


태벽의 폐부에서 쇳소리가 섞인 무거운 음성이 새어 나왔다.


그와 동시에, 태벽의 전신 골격에서 발생한 무형의 외가 진동파가 전방을 향해 폭발하듯 방출되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진동의 해일이 빽빽한 참나무 숲의 공기를 사정없이 찢어발겼다.


깨애애앵! 깽!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은 사냥개들이었다. 일반적인 짐승보다 청각이 수십 배는 더 예민하게 발달한 살인 사냥개들에게, 태벽의 골진파는 뇌를 직접 타격하는 파멸적인 극독이었다. 고주파의 진동파가 사냥개들의 귓구멍 속으로 사정없이 파고들어 고막을 찢고 달팽이관을 으스러뜨렸다.


사냥개들의 귀와 눈, 코에서 붉은 선혈이 분수처럼 뿜어져 나왔다. 괴수들은 전신을 부르르 떨며 바닥을 뒹굴었고, 이내 뇌가 흔들려 미쳐버린 채 비명을 질러댔다. 광란에 빠진 사냥개들은 더 이상 주인의 명령을 듣지 않았다. 녀석들은 시뻘건 안광을 빛내며 자신들을 지휘하던 독사조 살수들의 목덜미를 향해 사납게 이빨을 들이밀었다.


“크아악! 이, 이 미친 개새끼들이 왜 이러는 거냐!”


“놔라! 내 목을 놓아라!”


수풀 속에서 은신하고 있던 독사조 살수들이 자신들이 기르던 사냥개들에게 물려 비명을 지르며 나뒹굴었다. 사냥개들은 살수들의 가죽 갑옷을 찢어발기고 목줄기를 물어뜯으며 사정없이 이빨을 박아 넣었다. 독사조가 자랑하던 삼림 속의 완벽한 포위망이, 태벽의 기이한 진동파 한 방에 서로가 서로를 물어뜯는 아수라장으로 변해버렸다.


독사조 조장은 군마 위에서 그 광경을 목격하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 이게 무슨 요술이란 말이냐! 내공도 없는 노예 놈이 어떻게 이런 무형의 타격을……!”


“요술이 아니다. 뼈저린 고통의 대가다.”


진동파의 반동으로 인해 양 손목 뼈마디에 미세한 균열이 가며 극심한 통증이 밀려왔지만, 태벽은 신음 하나 내지 않고 묵묵히 걸어 나갔. 그의 어깨에 새겨진 ‘노(奴)’ 자 낙인 흉터가 검붉은 빛을 내뿜으며 뜨겁게 달아올랐다.


태벽은 도망치려던 살수 한 명의 머리통을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철포악(鐵骨惡)!


쩌적! 콰직!


살수가 검을 들어 막으려 했으나, 태벽의 무쇠 주먹은 검날을 정면에서 부러뜨리고 살수의 두개골을 함몰시켰다. 뇌수가 터진 살수가 단 한 마디의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바닥으로 고꾸라졌다. 태벽은 쏟아지는 살수들의 독침을 철골 흉갑으로 튕겨내며, 오직 독사조 조장을 향해 묵묵히 걸어갔다. 무통각 돌격(無痛覺 突擊)의 기상이었다.


조장은 공포에 질려 기마를 돌려 도망치려 했으나, 태벽의 신형은 이미 그의 코앞까지 육박해 있었다.


태벽은 오른손을 뻗어 조장의 목덜미를 정면으로 움켜쥐었다. 무쇠 집게 같은 손가락 뼈마디들이 조장의 가죽 보호대를 뚫고 들어가 그의 목뼈를 단단히 고정했다.


“내 사냥은 여기서 끝난다.”


태벽의 차가운 목소리가 조장의 귓가를 때렸다.


콰직!


지독한 골절음과 함께 독사조 조장의 목뼈가 형체도 없이 으스러졌다. 조장의 눈동자가 뒤집히며 숨이 끊어졌고, 그의 시신은 힘없이 바닥으로 늘어졌다. 삼림을 피로 물들이던 잔혹한 사냥꾼들의 수장이 마침내 완벽하게 처단당한 것이다.


태벽은 쓰러진 칠성을 어깨에 짊어지고, 아영의 손을 잡은 채 피비린내 나는 삼림의 어둠을 빠져나왔다. 마침내 빽빽한 고목나무들의 경계선을 벗어나 탈출의 출구인 귀곡계곡(귀곡계곡) 입구에 도달한 순간, 태벽의 발걸음이 우뚝 멈춰 섰다.


계곡의 입구를 가득 메운 것은 삼림의 어둠이 아니었다.


수천 개의 불타는 횃불이 밤하늘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은빛 갑옷을 입고 차가운 철가면으로 얼굴을 가린 황실 금의위(황실 금의위) 군대가 쇠뇌와 장창을 앞세운 채 계곡 입구를 빈틈없이 가로막고 서 있었다. 그 최전선에는 황실 추적자 사공혁이 차가운 검날을 치켜든 채 태벽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HẾT CHƯƠ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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