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ạc nềnSakuya2

찢어진 일기장

Audio truyện
Chưa có audio. Bấm để tự tạo audio cho tập này.

등불 주변의 공기는 얼음장처럼 차갑게 얼어붙어 있었고, 숲속보다 더 서늘한 기척이 무진의 한철가면 목덜미를 스치고 지나갔다.


무진은 움직임을 완전히 멈췄다. 허파를 찌르는 갈비뼈의 통증도, 피가 고여 축축해진 오른쪽 어깨의 감각도 이 순간만큼은 지워야 했다. 어둠 속에서 소리 없이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독고충 스승의 무영호흡법(無影呼吸法)만이 그의 생명줄이었다. 가면의 비좁은 시야 틈새로 보이는 것은 어둠 속에서 홀로 일렁이는 푸른 등불의 불꽃뿐이었다.


기이한 일이었다. 마교의 가장 신성하고 엄숙한 금역인 비전 서고에 이토록 음산한 음기(陰氣)의 등불이 켜져 있다니. 누군가 최근에 이곳에 침입했거나, 혹은 장로회 내부의 누군가가 은밀히 이곳을 드나들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였다.


‘시간이 없다. 소천이가 침전에서 버틸 수 있는 시간은 길어야 반 각.’


무진은 왼손 손가락 끝에 미약하게 남아 있는 진기를 모았다. 갈라진 안면 피부를 조여오는 한철가면의 압박을 견디며, 그는 조심스럽게 서고 2층의 안쪽 책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발바닥의 용천혈이 바닥에 닿을 때마다 묵영신법(墨影身法)의 구결이 작동하여 먼지 쌓인 나무 바닥의 비명 소리를 집어삼켰다.


그의 목표는 단 하나, 진짜 소교주 설하진이 익히던 가문의 비전 무공인 ‘천뢰마공(天雷魔功)’의 원본 비급이었다. 사흘 뒤 대연무장에서 자신을 죽이려 드는 설하태의 뇌풍검법을 꺾으려면, 그 무공의 근원이 되는 천뢰마공의 운기 경로와 치명적인 약점을 알아내야만 했다.


무진은 정안 경계(靜眼 境界)를 가동했다.


안구 주변의 기혈에 억지로 진기를 밀어 넣자, 시야가 핏빛으로 붉게 물들며 실핏줄이 터지는 극통이 밀려왔다. 가면 턱밑으로 차가운 피눈물이 한 방울 흘러내렸지만, 그 대가로 어둠은 한낮처럼 밝아졌고 책장 구석구석에 꽂힌 서책들의 제목이 기하학적인 선으로 뇌리에 박혔다.


‘찾았다.’


2층 가장 깊숙한 곳, 거대한 흑단목 책장의 삼단 구석에 먼지가 두껍게 쌓인 가죽 서책이 보였다. 검은 구렁이의 가죽으로 제련된 표지 위에 자색 금사로 뚜렷하게 새겨진 글자, 천뢰마공(天雷魔功).


무진은 왼손을 뻗어 서책을 꺼냈다. 오른손은 인대가 파열되어 쓸 수 없었기에 오직 왼손가락의 아귀힘만으로 두꺼운 책장을 넘겨야 했다. 스스스슥, 종이가 스치는 소리가 고요한 서고 내부에 미세하게 울렸다.


정안의 붉은 시야가 책장 위의 구결들과 인체 기혈 도해를 빠르게 훑어 내렸다.


‘천뢰마공은 단전의 음기를 극도로 압축하여 벼락의 성질로 변환시키는 무학이다. 운기 시 진기는 반드시 척추의 명문혈을 지나 어깨의 경맥을 타고 손끝으로 뿜어져 나와야 한다…….’


도해를 읽어 내려가던 무진의 눈동자가 기괴하게 흔들렸다. 독고충 스승이 죽기 직전 남겼던 유언이 뇌리를 스쳤기 때문이었다.


-놈들의 천뢰마공을 꺾으려면 뼈의 움직임을 훔쳐야 한다…….


그것이었다. 천뢰마공의 뇌격 진기는 극도로 패도적이지만, 그 힘을 감당하기 위해 시전자의 어깨 관절은 순간적으로 이 분(分) 아래로 내려앉으며 무게중심이 뒤꿈치로 쏠려야만 했다. 즉, 어깨의 뼈마디가 뒤틀리는 찰나가 바로 천뢰마공이 뿜어지기 직전의 유일한 사각이자 치명적인 구멍이었다. 만상도골공(萬象盜骨功)을 익힌 무진에게는 그 뼈의 미세한 움직임이 바둑판 위의 돌처럼 선명하게 보일 터였다.


무진은 천뢰마공의 운기 궤적과 초식을 머릿속에 완벽히 각인했다. 이제 설하태의 번개 검강이 날아오는 순간, 그의 뼈마디를 보고 다음 초식을 예측해 훔쳐낼 수 있었다.


서책을 제자리에 돌려놓으려던 순간, 무진의 발끝에 무언가 걸렸다.


책장 맨 아래 칸의 바닥판이 미세하게 들려 있었다. 정안으로 들여다보니 그 아래에 흑철로 조그맣게 주조된 상자가 숨겨져 있었다. 무진은 왼손 끝으로 바닥판을 들어 올리고 상자를 꺼냈다. 상자에는 자물쇠가 채워져 있지 않았다. 조심스럽게 뚜껑을 열자, 그 안에는 핏자국과 먼지로 얼룩진 낡은 종이 뭉치가 들어 있었다.


그것은 찢어진 일기장이었다.


필체를 확인한 무진의 숨결이 가면 안쪽에서 거칠어졌다. 삐뚤빼뚤하고 날카로운 글씨체, 진짜 소교주 설하진의 친필이었다.


무진은 찢어진 일기장의 첫 장을 넘겼다. 첫 문장을 읽는 순간, 얼음물을 뒤집어쓴 듯한 충격이 그의 척추를 타고 내리쳤다.


[……단전이 찢어졌다. 아버님이 전수해 주신 천마멸혼대법의 첫 운기를 감당하지 못하고 내 경맥이 스스로 폭발했다. 단전의 3할이 가루가 되었고, 내력은 더 이상 고이지 않는다. 나는 폐인이 되었다. 아버님이 이 사실을 아시는 순간, 나는 소교주의 자리에서 내려와 지하 혈지의 제물로 던져질 것이다. 설씨 가문의 핏줄이라 해도 그릇이 깨진 자는 살려두지 않는 것이 마교의 규칙이니까.]


무진의 손가락이 부르르 떨렸다. 진짜 소교주 설하진은 무공을 잃은 폐인이었다. 단전 파열(단전 파열). 그것이 그가 도망친 진짜 이유였다.


다음 장의 내용은 더욱 추악했다.


[……아버님과 장로들의 눈을 속여야 한다. 내 체구와 목소리를 똑같이 닮은 노비 놈을 찾아내라 지시했다. 철가면을 씌워 내 얼굴을 대신하게 만들고, 내 상처를 그놈의 몸에 그대로 새겨 대역으로 세울 것이다. 그 비천한 놈이 내 대신 사지에서 장로들의 칼받이가 되는 동안, 나는 외부에서 경맥을 복구할 영약을 찾을 것이다. 노비 따위의 목숨 백 개를 갈아 넣어서라도 내 단전만 고칠 수 있다면 상관없다.]


“……이 빌어먹을 괴물 놈들이.”


가면 뒤에서 무진의 이빨이 부서질 듯 맞물렸다.


자신이 얼굴을 빼앗기고 차가운 무쇠 가면 아래에서 피를 흘려야 했던 이유, 여동생 무희가 백골문의 어두운 침선방에서 인질로 잡혀 밤낮으로 바느질을 하며 울어야 했던 그 모든 지옥 같은 운명이, 오직 이 나약하고 잔혹한 소교주의 단전 하나를 숨기기 위한 추악한 기만극이었다니.


혈통이라는 이름의 괴물들은 자신과 동생을 인간이 아닌 고기방패이자 소모품으로만 보고 있었다. 가슴 깊은 곳에서 솟구치는 근원적인 분노가 단전의 음기를 뒤흔들었다. 그 통증에 무진은 가슴을 부여잡았다.


사각, 사사각.


그때, 비전 서고 1층의 입구 쪽에서 아주 미세한 가죽 장화의 마찰음이 들려왔다.


무진은 즉각 일기장을 접어 야행복 소매 안쪽 깊숙이 밀어 넣었다. 그 과정에서 찢어진 종이 끝에 오른손 검정 손톱 밑이 깊게 긁히며 생살이 찢어졌다. 찌릿한 통증과 함께 붉은 선혈이 솟구쳤지만, 무진은 본능적으로 손가락을 입에 넣어 피 한 방울도 서고 바닥에 떨어지지 않게 삼켰다. 피 냄새는 사냥개 같은 자들의 후각을 자극하는 가장 치명적인 단서였기 때문이다.


터벅, 터벅.


계단을 타고 올라오는 발자국 소리는 지극히 규칙적이고 무거웠다. 발걸음마다 서고 내부의 차가운 공기가 미세하게 일렁였다.


무진은 서둘러 책장을 원래대로 밀어 넣고 묵영신법을 시전해 서고 2층 천장의 대들보 어둠 속으로 신형을 띄웠다. 갈비뼈의 파열상이 비명을 질렀지만, 혈도를 스스로 압박해 통증을 지워냈다.


계단 끝에서 모습을 드러낸 인물은 검은 가죽 무복을 온몸에 밀착되게 입은 여검사였다.


차가운 눈빛과 칼날 같은 이목구비, 그리고 허리춤에 수놓인 수라전의 상징인 붉은 해골 문양. 수라전 수석 여검사이자 장로회의 가장 날카로운 밀정인 매영(梅影)이었다. 그녀의 손에는 빛을 반사하지 않는 칠흑 같은 단검, 암영도(暗影刀)가 쥐어져 있었다.


매영은 서고 2층 중앙에 우뚝 서서 코를 미세하게 킁킁거렸다.


“쥐새끼의 냄새가 나는군.”


그녀의 차가운 목소리가 책장 사이의 정적을 깨뜨렸다.


대들보 위에 납작 엎드린 무진은 정안 경계를 가동해 그녀의 시선 각도와 안구 움직임을 분석했다. 매영의 시야는 바둑판처럼 정밀하게 사방을 훑고 있었고, 조금이라도 기류의 변화가 생기면 암영도가 허공을 가를 터였다.


매영이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그녀가 향하는 곳은 다름 아닌 무진이 방금 전까지 서 있던 천뢰마공 책장 앞이었다.


그녀의 장화 끝이 먼지 쌓인 바닥을 딛을 때마다 무진의 심장이 요동쳤다. 매영은 바닥의 먼지를 유심히 내려다보더니, 갑자기 코를 킁킁거리며 공기 중의 미세한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무진의 손톱 밑에서 흘러나온 피의 아주 미미한 철분 냄새를 감지한 것이 분명했다.


‘안마술로 기습해 기절시켜야 하나?’


무진은 왼손 끝에 내력을 모아 매영의 목덜미 기혈을 타격할 각도를 계산했다. 그러나 정안의 시야 속에서 매영의 전신을 감싸고 있는 수라독존공(修羅獨尊功)의 푸르스름한 진기 방어막이 포착되었다. 무공이 억제된 상태에서 그녀를 공격했다가는 즉사 기습에 실패하고 오히려 정체만 폭로될 위험이 컸다.


무진은 계획을 수정했다.


그는 발가락 끝으로 대들보 위의 묵은 먼지를 아주 미세하게 털어내어 반대편 책장 구석으로 흘려보냈다. 미세한 공기의 흐름이 생기자, 매영의 고개가 즉각 반대편으로 돌아갔다.


그 찰나의 순간, 무진은 묵영신법을 시전했다. 소리 없이 대들보에서 내려온 그의 신형은 매영의 시선 사각지대를 따라 슬라이딩하듯 바닥을 쓸며 서고 창문 쪽으로 기동했다. 숨을 너무 오래 참은 탓에 폐의 기혈이 뒤틀리며 가벼운 내상이 찾아와 입안에 피가 고였지만, 그는 억지로 삼켜냈다.


펄럭.


창틀을 넘어 어둠 속으로 몸을 던지는 무진의 야행복 소매가 허공을 갈랐다.


그 미세한 마찰음을 매영의 예리한 청각이 놓칠 리 없었다.


매영은 무진이 서 있던 책장 앞의 아주 미세한 발자국 흔적과 공기 중의 일렁임을 발견하고, 눈빛을 칼날처럼 빛내며 검을 뽑아 허공을 갈랐다.


스아아앗!


칠흑 같은 암영도가 허공을 가르며 푸른 안개 잔상을 남겼고, 쪼개진 공기의 한기가 창문을 넘어 달아나는 무진의 등 뒤를 매섭게 쫓았다.

HẾT CHƯƠNG

Chưa có bình luận nào. Hãy là người đầu tiê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