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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치솟는 나비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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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그냥 단순한 불길이라고 해줘.”


백기상단 청풍지부의 낡은 침실. 맨발 상태로 침대 위에서 파산의 기쁨에 젖어 탭댄스를 추던 백도진은 창밖을 바라본 순간 그대로 얼어붙었다.


멀리 청풍성 외곽의 만년 쓰레기 매립지 방향에서 솟구치는 것은 단순한 화마의 붉은빛이 아니었다. 밤하늘을 대낮처럼 밝히며 치솟는 것은 눈이 시릴 정도로 찬란한 황금빛과 푸른색의 영기 기둥이었다.


지하 깊은 곳에서부터 시작된 묵직한 진동이 도진의 맨발바닥을 타고 올라와 척추를 타고 뇌리까지 찌릿하게 관통했다. 단전 내에 가두어 두었던 미세한 정전기들이 이 지동(地動)에 공명하듯 사방으로 튀기 시작했다.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독고패 그 멍청한 양아치 놈이 불을 질렀는데 왜 보물이 터지는 연출이 나오는 건데!”


도진은 본능적인 공포에 휩싸였다. 품속에 넣어둔 ‘탕진 천벌의 붉은 장부’가 기분 나쁜 열기를 뿜어내며 요동치고 있었다. 자산이 늘어날 때마다 머리카락이 쭈뼛 서던 그 끔찍한 감각이 벌써부터 정수리를 간질였다.


도진은 신발을 신을 시간조차 아까워 맨발로 방 문을 박차고 뛰어나갔다. 청풍성의 밤거리는 이미 아수라장이었다. 곤히 잠들어 있던 주민들이 지진을 느끼고 뛰어나와 하늘을 찌르는 영기 기둥을 보며 무릎을 꿇고 있었다.


“신의 가호다! 청풍성에 신선이 강림하셨다!”

“저 황금빛을 보아라! 막혔던 내 콧구멍이 단숨에 뚫리는구나!”


“비켜! 다 비켜!”


도진은 주민들을 밀쳐내며 비명을 지르듯 달렸다. 그의 맨발가락 사이로 차가운 흙바닥의 감촉이 전해졌지만, 지금 발가락의 통증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머리 위에 떨어질 천벌의 벼락이 10배로 굵어질 위기였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를 때쯤, 도진은 마침내 ‘청풍성 만년 쓰레기 매립지’ 경계선에 도달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펼쳐진 광경에 도진은 영혼이 유체이탈하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쾅! 콰콰쾅!


매립지 한가운데가 거대하게 함몰되며 폭발하고 있었다. 독고패가 던진 흑염 부적의 불꽃이 지하에 고여 있던 메탄가스와 공명하여 일으킨 대폭발이었다. 하지만 그 대폭발은 쓰레기장을 파괴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폭발의 충격파는 만년 쓰레기더미 아래, 천 년 동안 굳건히 닫혀 있던 고대 신선들의 봉인 결계를 정밀하게 타격해 부수어 버렸다.


이 매립지 지하 깊은 곳은 사실, 천 년 전 고대 신들이 마기를 봉인하고 영기를 가두어 둔 극양의 명당이자 ‘청풍성 쓰레기 매립지 지하 영맥의 기원’이었던 것이다.


“도, 도련님! 오셨습니까!”


검댕을 뒤집어쓴 채 대검을 들고 서 있던 호위 무사 강철구가 도진을 발견하고 눈물을 흘리며 달려왔. 그의 눈에는 도진을 향한 광기 어린 경외심이 가득 차 있었다.


“도련님의 말씀이 옳았습니다! 불타 없어질 쓰레기들은 타야 한다는 말씀, 그리고 소방대를 부르지 말고 하늘의 뜻에 맡기라 하신 깊은 뜻을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이 쓰레기들이 타오르며 뿜어낸 열기가 지하의 음기를 정화하고 봉인을 푸는 열쇠가 될 줄이야!”


“무슨 소리야, 그게! 불 꺼! 당장 흙이라도 덮어!”


도진은 절규하며 굴러다니던 낡은 삽자루를 주워 들었다. 어떻게든 저 황금빛 구멍을 다시 막아야 했다. 저 구멍이 열려 있는 한, 자신의 파산 계획은 물론이고 목숨까지 날아갈 터였다.


도진은 맨발로 뜨거운 재를 밟으며 구덩이 가장자리로 달려가 흙을 퍼부었다.


사각! 퍽!


“막혀라! 제발 닫혀라! 내 10만 영석 탕진 계획이 눈앞에 있는데!”


도진이 미친 듯이 삽질을 하며 구덩이를 메우려 했다. 하지만 우주의 억지 행운과 강제 성공의 가호는 잔인했다. 그가 삽으로 흙을 파낼 때마다, 흙더미 속에서 진흙 대신 주먹만 한 크기의 투명하고 눈부신 상급 영석들이 ‘투둑, 투두둑’ 하며 쏟아져 나왔다.


[딩! 계약자의 자산 변동이 감지되었습니다.]


도진의 품속에서 붉은 장부가 스스로 펼쳐지며 허공에 붉은색 홀로그램 글씨를 띄웠다.


[보유 자산: 10,000 영석]

[보유 자산: 100,000 영석]

[보유 자산: 300,000 영석……]


“아니야! 이거 놔! 난 흙을 펐을 뿐이라고! 왜 영석이 채굴되는 건데!”


도진이 울부짖으며 삽을 던져버렸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지하 영맥의 봉인이 완전히 해제되면서, 순도 100%의 영석 광맥이 지표면 위로 솟구치고 있었다. 게다가 대폭발로 터져 나온 것은 영석뿐만이 아니었다.


지하 영맥의 뜨거운 열기가 매립지의 지하수와 결합하면서, 엄청난 양의 뜨거운 천연 온천수가 ‘콰아아아!’ 소리를 내며 분수처럼 뿜어지기 시작했다.


그 온천수는 매립지의 독기 섞인 진흙을 순식간에 정화하여, 피부에 닿기만 해도 피부병이 낫고 마비된 경맥이 풀리는 신비로운 천연 머드 온천으로 탈바꿈시켰다.


만년 혐오 시설이었던 쓰레기 매립지가, 단 한순간의 대폭발로 대륙 최고의 영석 광산이자 초호화 온천 지대로 변모하는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와아아아! 도진 도련님 만세!”

“신의 손이다! 쓰레기 땅을 황금 땅으로 바꾸신 투자의 신이시다!”


어느새 몰려든 청풍성 주민들과 성주부의 관리들이 도진을 향해 만세를 부르며 절을 올렸다. 도진의 눈동자는 초점을 잃고 흐려졌다.


이 매립지 땅은 본가에서 도진을 내쫓을 때, 가문의 자산과 얽히지 않게 하려고 철저하게 백도진 개인의 이름으로 등기하도록 강제했었다. 즉, 이 대륙 최고의 영석 광산과 온천의 소유권은 100% 백도진 개인의 것이었다.


[보유 자산: 1,000,000 하급 영석]

[천벌 경고: 자산이 기준치를 초과하여 기하급수적으로 폭증했습니다. 연말에 떨어질 천벌 벼락의 굵기가 10배로 강화됩니다.]


장부의 붉은 글씨가 최종 확정되는 순간, 도진의 머리카락이 정전기로 인해 사자 갈기처럼 사방으로 뻗어 올라갔다. 머리통이 찌릿거리는 치명적인 고통과 함께 눈앞이 캄캄해졌다.


“100만…… 영석…….”


도진은 입가에 하얀 거품을 물고 그대로 뒤로 자빠졌다.


***


“도련님! 정신이 드십니까!”


지독한 두통과 함께 눈을 떴을 때, 도진의 시야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화려한 비단 안경을 쓴 비서실장 냉소희의 얼굴이었다.


그녀는 평소의 차가운 표정은 온데간데없이, 극도의 흥분과 경외심으로 붉게 상기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녀의 손에는 청풍성 최고의 명주가 담긴 술병이 들려 있었다.


“도련님! 축하드립니다! 자산이 단 하룻밤 사이에 10배로 늘어났습니다! 청풍성 성주부에서 방금 등기를 완료했습니다!”


냉소희가 펑 소리를 내며 술병의 코르크를 따고 축배를 올렸다. 도진은 침대에 누운 채 하늘이 무너진 표정으로 허공을 응시했다.


‘망했다. 진짜로 망했어…….’


돈을 잃어야만 살 수 있는 사내가, 세상의 억지 행운에 밀려 대륙 최고의 거상으로 강제 등극하는 잔인한 나비효과의 서막이었다.

HẾT CHƯƠ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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