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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힌 기혈을 뚫는 지옥의 약선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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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글보글보글…….”


청풍성 중심가에 새로 개업한 ‘지옥객잔’의 주방은 그야말로 연옥의 풍경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했다.


가마솥 안에서 끓고 있는 정체불명의 보라색 액체는 기괴한 거품을 뿜어냈고, 주방 가득 코를 찌르는 시큼하고 쓴 악취가 진동했다. 썩은 가죽 구두를 태우는 듯한 독한 냄새와 코를 마비시키는 유황의 기운이 뒤섞인 비주얼. 평범한 인간이라면 냄새만 맡아도 3일은 식욕을 잃을 법한 대참사였다.


하지만 주방 입구에 선 백도진의 얼굴에는 오랜만에 화사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완벽해! 진짜 완벽하다!’


도진은 여전히 어제 맞은 정전기 때문에 사자 갈기처럼 사방으로 뻗친 폭탄머리를 한 채, 붕대를 칭칭 감은 오른발 엄지발가락을 꼼지락거리며 흐뭇하게 웃었다. 맨발에 닿는 주방 바닥의 차가운 감촉조차 지금은 축복처럼 느껴졌다.


이 지옥 같은 악취를 풍기는 요리의 정체는 바로 마마손이 도진의 지시대로 끓여낸 찌개였다. 재료는 도진이 임약방의 재고를 털어주기 위해 시가보다 5배나 비싸게 전량 매입했던 ‘곰팡이 핀 한빙초’와, 시장 구석에서 헐값에 굴러다니던 온갖 잡다한 독초들이었다.


“마 요리사! 아주 훌륭하네! 냄새만 맡아도 위장이 뒤틀리는 것이, 이건 음식의 탈을 쓴 생화학 무기야!”


도진은 감격에 겨워 마마손의 두 손을 꼭 잡았다. 소금과 설탕을 구별하지 못하는 미각 상실 요리사 마마손은 주군의 뜨거운 칭찬에 눈물을 글썽이며 가마솥을 힘차게 저었다.


“백 대인…… 제 요리 속에 담긴 영혼을 이토록 알아봐 주시다니, 제 목숨과 [만능 가마솥]을 바쳐 대인의 깊은 뜻을 온 천하에 증명해 보이겠습니다!”


“그래, 그래! 열심히 끓이게! 손님들이 한 입 먹고 거품을 물며 관아에 신고하는 그날까지!”


도진은 남몰래 품속의 [탕진 천벌의 붉은 장부]를 만지작거렸다. 자산은 여전히 1,085,000 영석이라는 무시무시한 액수를 가리키고 있었지만, 이 식당이 식중독 사고로 관아의 위생 철퇴를 맞고 천문학적인 배상금 폭탄을 물게 된다면 합법적으로 전 재산을 날려버릴 수 있었다.


바로 그때, 지옥객잔의 화려한 황금 유리문을 부수듯 열고 한 무리의 기세등등한 그림자가 들이닥쳤.


“멈춰라! 이 사악한 독극물 유포범들아!”


쩌렁쩌렁한 호통 소리와 함께 주방으로 난입한 자는 보라색 가죽 무복을 입고 허리춤에 수많은 암기 주머니를 찬 날카로운 눈매의 소녀였다. 사천당가의 젊은 독수이자 청풍약방을 지키던 독공 천재, 당소소였다.


당소소는 코를 찌르는 악취에 미간을 찌푸리며 소매 끝에서 은빛으로 빛나는 독 단검을 뽑아 들었다.


“내 진작 이 수상한 식당을 감시하고 있었다! 감히 대낮에 청풍성 한복판에서 이토록 지독한 독기를 살포하며 무고한 백성들을 해치려 하다니! 백기상단의 서자 백도진, 네놈이 드디어 미쳐서 생화학 무기라도 제조하는 것이냐!”


도진은 당소소의 날카로운 일침에 속으로 비명을 지르며 쾌재를 불렀다.


‘왔다! 고발자! 역시 사천당가의 독수답게 냄새만 맡고도 독극물인 걸 귀신같이 알아채는구나! 제발 당장 관아의 포졸들을 불러라! 위생 불량과 독극물 유포죄로 나를 고소해다오!’


도진은 일부러 비굴한 표정을 지으며 양손을 들어 올렸다.


“오해이십니다, 당 소저! 저희는 그저 몸에 좋은 약선 요리를 끓이고 있었을 뿐…….”


“닥쳐라! 이 악취가 어찌 약선이란 말이냐! 당가의 독수로서 내 눈은 속여도 내 코는 속이지 못한다! 당장 가마솥을 압수하고 네놈들을 관아로 압송하겠다!”


당소소가 단검을 휘두르며 가마솥으로 다가서려던 그 순간, 주방을 지키던 마마손이 거대한 요리칼을 도마에 쾅 소리가 나게 내리치며 앞을 가로막았다.


“감히 어느 장단에 대고 우리 대인의 위대한 구도 요리를 독극물이라 비하하느냐! 입만 산 기집애 같으니, 대인의 깊은 뜻을 알지도 못하면서 혀를 놀리지 마라!”


“무어라? 이 무능한 요리사 년이 죽고 싶은 게냐!”


“말보다 행동이다! 그렇게 독극물이라 자신한다면, 내 요리를 직접 먹어보고 말해라!”


마마손은 주저 없이 가마솥에서 보라색 거품이 부글부글 끓는 한빙 찌개를 커다란 국자로 푹 떠서, 당소소가 반발하기도 전에 그녀의 입안으로 들이밀었다.


웁—!


당소소는 피할 틈도 없이 지옥의 국물을 한 입 가득 머금게 되었다.


도진은 그 광경을 보며 식은땀을 흘렸다.


‘아이고, 마 요리사! 저 손님은 그냥 보통 사람이 아니라 사천당가의 귀한 몸이라고! 저걸 먹고 진짜로 중독되어 죽기라도 하면 배상금 수준이 아니라 사형당한단 말이다!’


찌개가 입안으로 흘러 들어가는 순간, 당소소의 전신이 딱딱하게 굳었다.


그녀의 안면 근육이 극심하게 경련하기 시작했다. 눈에서는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고, 얼굴은 보라색에서 초록색으로, 다시 붉은색으로 기이하게 변해갔다. 맛이…… 정말로 지옥을 넘어 나락의 끝을 보여주는 맛이었다.


썩은 고무를 씹는 듯한 지독한 텁텁함과, 혀의 미뢰를 하나하나 마비시키는 극도의 쓴맛, 그리고 위장을 뒤집어놓는 혹독한 한기가 전신을 강타했다.


‘역시…… 독극물이다! 이 맛은 맹독 중의 맹독이야! 내 평생 이런 사악한 맛은 본 적이 없다!’


당소소는 도진을 저주하며 독기를 뿜어내려 했다. 하지만 찌개가 목구멍을 넘어 위장으로 내려간 바로 그 찰나, 기적이 일어났다.


콰과과광—!


당소소의 단전 내부에서 마치 거대한 천둥이 치는 듯한 웅장한 영기의 진동이 폭발했다.


그녀가 삼킨 찌개 속의 ‘곰팡이 핀 한빙초’는 단순한 썩은 약초가 아니었다. 임약방의 창고가 지하 영맥의 미세한 마력에 노출되면서, 한빙초 표면에 피어난 곰팡이가 한빙초의 치명적인 한기 독성을 완벽하게 제어하고 순수한 극음(極陰)의 영기만을 응축시킨 천연 정화 촉매제로 변이해 있었던 것이다.


여기에 마마손이 무식하게 들이부은 온갖 독초들의 독성이, 만능 가마솥의 영기 보존 마력 안에서 정밀하게 중화되며 완벽한 음양의 조화를 이루어냈다. 그것은 사천당가조차 수백 년 동안 구현해 내지 못한 궁극의 [기혈 순환 약선 요리] 그 자체였다.


“으, 으아아아아!”


당소소의 입에서 맑은 영기의 비명이 터져 나왔다.


그녀의 단전 구석에 굳어 있던 사천당가 특유의 고질적인 독기 Bottleneck(병목 현상)이 순식간에 눈 녹듯 정화되며 사라졌다. 막혀 있던 기혈이 고속도로처럼 시원하게 뚫렸고, 체내의 영력이 미친 듯이 소용돌이치며 경맥을 타고 순환하기 시작했다.


스우우우—!


당소소의 온몸에서 보라색 독기가 아닌, 눈부시게 맑은 은빛 영기의 광채가 뿜어져 나왔다. 축기기 초입에 머물러 있던 그녀의 수련 경지가, 하룻밤 사이의 수련도 없이 그 자리에서 축기기 중기로 돌파하는 기적이 일어난 것이었다!


“경, 경지가…… 돌파했다? 내 평생을 괴롭히던 당가의 독기 병목이 단 한 숟가락에 정화되다니……!”


당소소는 자신의 손바닥을 내려다보며 믿을 수 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눈물이 가득 고인 그녀의 눈동자가 서서히 주방 입구에 서 있는 도진을 향해 고정되었다.


도진은 연기가 풀풀 나는 폭탄머리를 한 채, 나라를 잃은 표정으로 멍하니 서 있었다. 그의 등 뒤로 불길한 청색 정전기가 타닥타닥 튀었다.


‘망했다. 진짜로 망했어…….’


“백 대인……!”


당소소는 털썩 무릎을 꿇으며 도진의 맨발 아래에 머리를 조아렸다. 그녀의 목소리는 더 이상 까칠한 독수의 것이 아니었다. 깊은 경외심과 감격으로 가득 찬 신도의 목소리였다.


“이것은 사천당가조차 도달하지 못한 독과 약의 완벽한 음양 조화이자, 천하제일의 기혈 정화 약선입니다! 무능한 제가 대인의 깊은 뜻을 오해하고 무례를 범했습니다! 제발…… 제발 이 비법의 극의를 제게 가르쳐 주십시오! 평생 대인의 건강 비서가 되어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아니, 비법이고 나발이고 그냥 맛이 없어서 상한 요리라고! 제발 위생청에 신고나 하라고!”


도진이 머리를 쥐어뜯으며 절규했다. 하지만 그의 외침은 주방 밖에서 대기하던 수도자들의 귀에는 전혀 다르게 들렸다.


“들었는가? 사천당가의 독공 천재 당소소가 저 찌개를 먹고 그 자리에서 경지를 돌파했다네!”


“세상에! 저 냄새는 독극물이 아니라, 막힌 기혈을 뚫어주는 신비한 영약의 향기였어!”


“비켜라! 내가 먼저 먹을 것이다! 내 돈 가져가고 당장 저 보라색 찌개를 한 그릇 내놓아라!”


주방 담벼락 너머로 몰려든 청풍성의 수도자들이 눈에 불을 켜고 영석 주머니를 던지기 시작했다. 주방 바닥에 쏟아지는 영석들의 짤랑거리는 소리가 도진의 심장을 사정없이 난도질했다.


도진은 이 미친 상황을 끝내기 위해, 마지막 수단으로 청풍 관아의 세무 세락이자 위생 검사를 담당하는 신방관에게 제 발로 달려갔다.


“신 관원님! 제발 도와주십시오! 저희 지옥객잔의 음식이 너무나 맛이 없고 위생이 불량하여 백성들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습니다! 당장 영업정지 처분을 내려주시고 벌금 10만 영석을 때려주십시오!”


도진은 신방관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애원했다. 그러나 신방관은 도진의 헝클어진 머리와 붕대 감은 맨발을 보며 깊은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백 대인…… 자신의 위대한 약선 요리가 백성들에게 너무 강한 영기를 주어 해가 될까 봐, 스스로 관청을 찾아와 성찰하시는군요. 이토록 겸손하고 애국적인 기업가가 청풍성에 존재하다니, 참으로 눈물겨운 도덕성입니다!”


“아니, 성찰이 아니라 진짜 불량식품이라니까요!”


“말씀을 거두어 주십시오! 이미 세무청의 관리들이 지옥객잔의 요리를 먹고 고질적인 마비 증세를 완치했다는 보고가 들어왔습니다. 관청의 이름으로, 백 대인의 지옥객잔에 ‘청풍성 위생 및 건강 우수 표창’을 수여하고 세금을 전면 감면해 드리겠습니다!”


[징—!]


동시에 도진의 품속에서 차갑게 식어 있던 붉은 장부가 미친 듯이 발광하며 새로운 숫자를 토해냈다.


[보유 자산: 1,385,000 하급 청풍영석]

[알림: 약선 요리 특허 공인 및 위생 우수 표창으로 자산 30만 영석 추가 유입 완료.]

[경고: 보유 자산이 천벌 임계치에 도달했습니다. 연말 자정 전, 2차 Checkpoint 벼락이 머리 위에 대기 중입니다.]


도진은 관아 바닥에 대자로 엎어진 채 피눈물을 흘렸다.


하늘에서는 보라색 먹구름이 다시 소용돌이치며, 그를 비웃듯 웅장한 번갯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성공의 지옥은, 그를 놓아줄 생각이 전혀 없었다.

HẾT CHƯƠ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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