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이동 대종사의 탄생
부서진 철문 먼지 구덩이를 뚫고, 독고성의 검푸른 검기가 대남의 목덜미를 향해 사납게 날아들었다.
“엄마야! 살려주세요!”
대남은 본능적으로 머리를 감싸 쥐고 자전거 번개호 뒤편으로 엎어졌다. 그가 입고 있던 주황색 에어백 배달 유니폼은 이미 지붕을 뚫고 추락할 때 충격을 흡수하느라 질소 가스가 서서히 빠져나가 쭈글쭈글한 오렌지 껍질처럼 변해 있었다. 더 이상 아무런 물리적 방어력도 기대할 수 없는 상태였다.
독고성의 살벌한 검날이 대남의 플라스틱 헬멧을 정확히 반으로 쪼개기 직전, 연공실 바닥에 흩어져 있던 부서진 철문 경첩의 파편들이 공명하듯 부르르 떨렸다.
*쩌정-!!!*
마치 허공에서 보이지 않는 거대한 강철 장벽이 솟구쳐 오른 것처럼, 웅장한 쇳소리와 함께 독고성의 검끝이 허공에서 튕겨 나갔다. 강력한 내공의 역류를 이기지 못한 독고성은 뒤로 대여섯 걸음 거칠게 물러서며 흙바닥에 검을 꽂았다. 그의 입가에서 붉은 선혈이 울컥 뿜어져 나왔다.
“쿠헉! 이, 이 무슨 영압이란 말인가……!”
독고성이 경악하며 고개를 치켜들었다. 자욱한 먼지 구덩이 너머, 가부좌를 틀고 있던 장문인 이청풍이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서고 있었다. 그의 무릎 위에 놓여 있던 ‘천년 설삼 상자’는 이미 개봉되어 있었고, 그 안에서 흘러나온 백색의 영기가 이청풍의 온몸을 감싸며 막힌 경맥을 초고속으로 정화하고 있었다.
장문인의 안색은 언제 피를 토했냐는 듯 옥처럼 맑아져 있었고, 그의 전신에서 현경(玄境)의 경지에 달한 압도적인 황금빛 내력이 폭포처럼 뿜어져 나와 사방의 벽을 뒤흔들었다.
“독고성 장로. 네놈이 감히 청운문의 성역에서 누구에게 검을 겨누는 것이냐!”
이청풍의 웅장한 사자후가 연공실 전체를 진동시켰다. 율법당 무사들은 그 무시무시한 현경의 위압감에 짓눌려 단체로 무릎을 꿇고 부르르 떨었다.
독고성은 억울함과 경악에 차서 울부짖었다.
“장, 장문인! 몸이 완쾌되신 겁니까?! 하지만 저 자를 보십시오! 저 해괴한 주황색 의복은 마교의 극비 침투 부대인 ‘주적대’의 상징색이 분명합니다! 저 사파의 마두가 문파의 결계를 부수고 장문인님의 연공실까지 파괴하며 침입했거늘, 어찌하여 비호하려 하십니까!”
그때, 백운선사가 하얀 수염을 휘날리며 대남의 앞을 막아섰다. 그의 온몸에서는 백 년 동안 막혀 있던 영맥이 뚫려 화경(化境)의 극의에 도달한 눈부신 백색 기운이 흐르고 있었다.
“완고하고 어리석은 독고성 장로야! 네놈이 어찌 감히 청운문 최고의 은인이자 공간 이동의 대종사이신 이분에게 칼을 들이미느냐!”
“대, 대종사라니요? 태상장로님, 저 자는 내공이 단 한 톨도 느껴지지 않는 범인에 불과합니다!”
백운선사가 혀를 차며 호통을 쳤다.
“그것조차 알아보지 못하다니, 네놈의 안목이 참으로 한심하구나! 대종사께서는 이미 기운을 완전히 무(無)로 돌려 우주의 흐름과 동화되는 ‘반박귀진(返璞歸眞)’의 극의에 도달하셨느니라! 단 한 방울의 내력도 쓰지 않은 채, 오직 ‘자전거’라는 천상의 기물과 쇠막대기 하나만을 사용해 삼멸결계를 물리적으로 파쇄하고 이곳까지 당도하셨다! 게다가 단 한 번의 보법으로 나의 백 년 묵은 막힌 혈을 밟아 뚫어 나를 화경의 경지로 인도하신 분이시다!”
대남은 자전거 옆 바닥에 주저앉은 채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아니, 그건 그냥 잔디밭에서 미끄러져서 돌멩이 밟은 건데……! 그리고 철문은 무식하게 무겁길래 스패너로 경첩 딴 건데……! 제발 나 좀 그냥 보내줘!’*
하지만 대남의 처절한 침묵은 고수들의 눈에 깊은 은거 기인의 풍모로 비칠 뿐이었다. 이청풍이 스마트폰의 초록색 화면을 엄숙하게 바라보며 덧붙였다.
“그뿐만이 아니다. 대종사께서는 방금 나와 ‘천도의 인과 계약’을 체결하셨다. 내 영혼과 청운문의 명운이 이 신비로운 금빛 서판에 각인되어 천도의 가호를 받게 되었거늘, 네놈이 천도를 거스르고 문파를 파멸로 이끌려 하느냐!”
대남은 뇌 정지가 왔다.
*‘그건 그냥 배달 앱 완료 서명인데…… 평점 5점 만점 받았다고 좋아하는 알림음인데…….’*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굴러가자, 대남은 살아남기 위해 현대 택배 대리점에서 배운 최고의 처세술을 꺼내 들었다. 그는 흙먼지를 툭툭 털며 일어나,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을 필사적으로 참으며 인자하고 인자한 ‘고객 감동 미소 기법’을 시전했다.
“장문인 고객님, 그리고 태상장로 고객님. 배달된 천년 설삼이 마음에 드셨다니 배달원으로서 보람을 느낍니다. 평점 5점 만점을 주셨으니 저희 팔도익스프레스는 언제나 최상의 서비스로 보답하겠습니다.”
그 자비롭고 세속적인 미소에 이청풍과 백운선사는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아아! 이 얼마나 고결한 성자이신가! 천하제일의 무공과 공간을 찢는 신법을 지녔음에도, 명예와 권력을 탐하지 않고 오직 ‘배송’이라는 하찮은 행위를 통해 중생을 구원하는 고행을 하시다니!”
이청풍은 품 안에서 눈부신 백옥으로 조각된 명패 하나를 꺼내 대남에게 정중히 바쳤다. 명패 전면에는 청운문의 문양이 정교하게 새겨져 있었다.
“대종사여. 청운문의 장문인으로서 이 ‘청운패’를 바칩니다. 이것이 있으면 청운문 산하의 모든 결계와 금지구역을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으며, 세속의 부패한 관청이나 관군들도 감히 대종사님을 구속하지 못할 것입니다. 부디 우리의 작은 성의를 받아주소서.”
대남의 눈이 번쩍 뜨였다.
*‘어? 이거 진짜 백옥이잖아? 엄청 비싸 보이는데? 나중에 원래 세계로 돌아갈 차비가 없을 때 전당포에 팔면 개이득이겠는데? 게다가 통행증이라고? 이거 있으면 길목마다 삥 뜯는 양아치들이나 톨게이트비 안 내도 되는 건가?’*
대남은 뻔뻔하게 침을 꿀컥 삼키며 청운패를 낚아채 주머니에 쏙 넣었다.
“감사히 잘 쓰겠습니다, 고객님.”
독고성은 자신의 율법당 권한이 통째로 날아가는 광경을 보며 혈압이 올라 각혈하듯 쓰러졌다. 이청풍의 비호 아래 완벽한 신분 보장을 획득한 대남은, 주머니 속 11% 남은 스마트폰을 바라보며 결심했다. 이 험난한 무림에서 살아남고 안전하게 배터리를 충전하기 위해선, 자신만의 안전한 배달 기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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