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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상장로의 연공실 강제 개문 배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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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인 이청풍의 집무실 기와지붕이 대남의 엉덩이 코앞으로 무섭게 다가왔다.


“으아아아악! 진짜 부딪힌다! 산재 처리도 안 되는데 죽을 순 없어!”


대남의 처절한 비명이 청운산맥의 폭우를 뚫고 울려 퍼졌다. 허공에서 포물선을 그리며 낙하하던 대남의 몸은 이미 질소 가스로 빵빵하게 부풀어 오른 주황색 에어백 배달 유니폼 덕분에 거대한 인간 풍선이나 다름없는 상태였다.


*쿠우우웅-!!!*


청운문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장문인 처소의 청기와 지붕이 굉음과 함께 박살 났다. 수십 장의 기와가 사방으로 비산하고 굵은 대들보가 쩍 갈라지는 파괴적인 충격. 하지만 대남의 몸이 지붕에 닿는 순간, 에어백 유니폼에 가득 차 있던 질소 가스가 물리적 충격을 완벽하게 완충하며 사방으로 분산시켰다.


*보오옹-! 데굴데굴, 쾅!*


“아야야……! 내 엉덩이! 내 꼬리뼈!”


대남은 지붕을 뚫고 천장 대들보를 지나 바닥으로 떨어졌으나, 에어백의 탄성 덕분에 상처 하나 없이 멀쩡하게 일어났다. 오히려 그가 타고 떨어진 자전거 번개호가 바닥을 구르며 요란한 쇳소리를 냈다. 대남은 급히 자전거의 상태를 확인했다. 철수가 영석 합금으로 보강해 준 프레임은 미세한 그을음만 묻었을 뿐 멀쩡했다.


하지만 대남이 안도의 한숨을 내쉴 틈은 없었다.


*띠리링! 띠리링!*


자전거 핸들바 거치대에 장착된 스마트폰에서 핏빛처럼 붉은색 경고등이 사정없이 깜빡이기 시작했다.


[배터리 잔량: 11%]

[경고: 배송 제한 시간 1분 00초 남음!]

[미완료 시 평점 1점 테러 및 당일 일당 100% 전액 감봉 확정!]


“일 분?! 미친, 일 분이라고?! 어디야, 장문인 이청풍이 대체 어디 숨어 있는 거야!”


대남은 눈이 뒤집혔다. 주위를 둘러보니 이곳은 일반적인 장문인의 집무실이 아니었다. 사방이 두꺼운 돌벽으로 막혀 있고, 오직 단 한 곳, 거대한 흑쇠로 주조된 1톤 무게의 철문만이 굳게 닫혀 있었다.


그 철문 위에는 고대 청운문의 부적들이 주렁주렁 붙어 있었고, 은은한 푸른빛의 방어 결계가 흐르고 있었다. 바로 청운문 장문인 이청풍이 독고성의 감시를 피해 깊은 내상 치료를 위해 백운선사와 함께 숨어 있던 철통같은 ‘태상장로의 연공실’이었다.


밀실 안쪽에서는 장문인 이청풍과 태상장로 백운선사가 가부좌를 튼 채 가슴을 졸이고 있었다. 지붕이 무너지며 주황색 괴물체(에어백을 불린 대남)가 떨어지자, 두 사람은 마교의 최정예 살수가 마침내 자신들을 암살하기 위해 금기 구역을 뚫고 들어왔다고 확신했다.


“장문인, 몸을 사리시게. 내공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괴물이 지붕을 단숨에 격파하고 들어왔네. 이것은 반박귀진을 넘어선 무형의 극의……!”


백운선사가 이청풍의 앞을 가로막으며 화경(化境)의 푸른 내력을 검가처럼 끌어올렸다. 이청풍 역시 창백한 얼굴로 장문인 철검을 쥐며 숨을 죽였다. 밀실의 공기가 두 고수의 살기와 영압으로 인해 숨 막힐 듯이 무거워졌다.


하지만 철문 바깥의 대남에게는 그 삼엄한 영압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그에게 있어 가장 무서운 영압은 오직 스마트폰 화면 속 ‘감봉’이라는 두 글자뿐이었다.


“고객님! 안에 계신 거 다 압니다! 문 좀 열어주세요! 택배 왔습니다! 제발 사인 좀 해주세요!”


대남은 철문을 주먹으로 두드렸다. 하지만 1톤 무게의 흑쇠 문은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남은 시간: 45초]


“아니, 문을 왜 이렇게 무식하게 무겁게 만들어 놓은 거야! 이 동네는 초인종도 없나?!”


대남은 절박했다. 이대로 45초가 지나면 그의 피 같은 일당 10냥이 공중으로 날아간다. 짠돌이 생계형 라이더의 뇌 회전이 한계를 초월해 폭발했다. 그는 자전거 안장 아래 가죽 공구 주머니에서 자전거 정비용 대형 무쇠 스패너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 번개호의 앞바퀴를 철문과 문틀 사이의 미세한 틈새에 사정없이 밀어 넣었다.


“에라, 모르겠다! 문짝 부서지면 수리비 청구하든가 말든가! 일단 문 열어!”


대남은 지렛대의 원리를 떠올렸다. 지렛대의 지점만 확실하다면 지구도 들어 올릴 수 있다고 했던 고대 과학자의 격언! 대남은 스패너를 철문 경첩 틈새에 쐐기처럼 박아 넣고, 자전거 프레임을 지렛대 삼아 온몸의 체중을 실어 아래로 강하게 내리눌렀다.


내공은 단 한 톨도 없었다. 하지만 철수가 영석 합금으로 마개조한 번개호의 프레임 강도는 무림의 흑철보다 단단했고, 3M 미끄럼 방지 장갑을 낀 대남의 두 손은 절대로 미끄러지지 않는 완벽한 마찰력을 발휘했다.


*쩌저적! 콰아아앙-!!!*


믿을 수 없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천년 동안 그 어떤 일류 고수의 검강으로도 흠집 하나 낼 수 없다던 태상장로 연공실의 흑쇠 문짝이, 지극히 상식적인 현대의 지렛대 물리 법칙 앞에 처참하게 비명을 질렀다. 문을 고정하고 있던 고대 진법의 결계 회로가 기계적 과부하를 견디지 못하고 스파크를 뿜으며 터져 나갔고, 1톤짜리 흑쇠 문짝이 경첩 채로 뜯겨 나가며 바닥으로 육중하게 쓰러졌다.


*쿠우우웅!!!*


자욱한 먼지 구덩이 너머로, 주황색 유니폼을 입고 플라스틱 헬멧을 쓴 대남이 땀을 뻘뻘 흘리며 서 있었다. 그의 등 뒤에는 먼지투성이가 된 주황색 방수 배달 가방이 굳건히 매여 있었다.


밀실 안의 백운선사와 이청풍은 넋이 나갔다.


“흑, 흑쇠 문을…… 손가락 하나 대지 않고 철마의 무게와 쇠막대기(스패너) 하나로 파괴했단 말인가……? 이것이 정녕 인간의 지력(指力)이란 말인가!”


이청풍은 공포에 질려 검을 바르르 떨었다. 화경의 고수인 백운선사조차 대남의 몸에서 느껴지는 내공이 여전히 ‘0’인 것을 보고, 기운을 완전히 숨긴 채 물리적인 힘만으로 진법을 박살 낸 대남의 정체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남은 시간: 15초]


“장문인 이청풍 고객님!!!”


대남은 먼지를 헤치며 슬라이딩하듯 무릎을 꿇고 이청풍의 코앞까지 다가왔다. 그의 눈빛은 굶주린 야수보다 더 살기등등했다. 오직 15초 뒤에 닥쳐올 감봉을 막겠다는 광기 어린 직업정신이었다.


“여기! 제발 여기 스마트폰 화면에 손가락 지장 좀 빨리 찍어주세요! 빨리요! 저 진짜 잘려요!”


대남은 이청풍의 코앞에 스마트폰 액정을 내밀었다. 화면에는 붉은색 서명란이 깜빡이고 있었다.


이청풍은 대남의 기세에 압도당해 단전의 내기가 굳어버렸다. 대남이 들이민 스마트폰 액정에서 흘러나오는 은은한 백라이트 불빛은, 그의 눈에는 천도의 인과율을 측정하는 무시무시한 천계의 법보로 보였다. 게다가 대남이 외치는 “저 진짜 잘려요(목숨이 날아갑니다)”라는 애걸복걸은, 서명을 하지 않으면 이 밀실을 통째로 피바람으로 물들이겠다는 대종사의 마지막 경고로 해석되었다.


“이, 이것이 천도의 서약서란 말인가…….”


[남은 시간: 5초]


“아악! 빨리요! 제발!”


대남은 참지 못하고 이청풍의 엄지손가락을 강제로 붙잡아 스마트폰 액정에 꾹 눌러 찍었다. ‘시간 엄수 계약법’의 강제 발동이었다.


*띠링♪ 배달이 완료되었습니다! 평점 5점 만점을 기록하셨습니다!*


경쾌한 현대식 알림음이 연공실 내부의 무거운 침묵을 깨뜨렸다. 대남의 스마트폰 화면이 초록색으로 변하며 안도감을 선사하자, 대남은 그 자리에 대자로 뻗어 누우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살았다. 일당 지켰다…….”


대남이 바닥에 누워 가슴을 쓸어내리는 사이, 그가 메고 있던 주황색 방수 배달 가방의 지퍼가 스르륵 열렸다. 대남은 가방 안에서 비닐로 꽁꽁 싸인 낡은 나무 상자 하나를 꺼내 이청풍의 무릎 위에 조심스럽게 올려놓았다.


“장문인 이청풍 고객님, 주문하신 ‘천년 설삼’ 배달 완료되었습니다. 파손 여부 확인해 주세요.”


이청풍이 떨리는 손으로 나무 상자의 뚜껑을 천천히 열었다.


그 순간, 뚜껑 틈새로 뿜어져 나온 백색의 서늘한 영기가 순식간에 연공실 전체를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백 년 동안 눈 속에서 묵혀 두었던 천년 설삼의 압도적이고도 달콤한 향기가 밀실 내부의 살기와 음한 냉기를 단숨에 정화해 버렸다.


백운선사와 이청풍은 그 경이로운 영약의 실체를 마주하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하지만 감격도 잠시, 부서진 흑쇠 철문 너머로 살벌한 검기를 품은 발자국 소리들이 무섭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지붕이 무너지는 소리를 듣고 달려온 집행장로 독고성과 율법당 무사들이 검을 빼 든 채 들이닥치기 일보 직전이었다.

HẾT CHƯƠ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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