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사혈, 광명혈 개방
사웅의 거대한 무쇠 대도가 허공을 가르며 하강했다. 백 근 무게의 대도 날에 실린 붉은 검강(劍罡)이 비바람을 사정없이 찢어발기며 타오르는 불꽃처럼 번뜩였다. 연무장 바닥의 두꺼운 돌판들이 대도가 뿜어내는 도풍(刀風)의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쩍쩍 갈라져 비산했다. 반보 초일류(半步超一流)의 경지에 달한 철도방주의 전력 일격은, 그 자체로 거대한 폭풍과도 같았다.
진소하는 피가 흐르는 창백한 뺨을 닦지도 못한 채, 전신의 신경을 귀로 집중시켰다. 오른쪽 어깨 관절을 스스로 탈구시켰다가 억지로 맞춘 탓에 인대가 갈기갈기 찢어지는 듯한 마비 통증이 밀려왔지만, 소하의 뇌리는 얼음처럼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
청맥심술(聽脈心術).
사웅의 폭렬한 심장 고동 소리, 대도를 쥔 손목 근육이 수축하는 마찰음, 그리고 빗줄기를 뚫고 하강하는 칼날의 미세한 공기 진동이 소하의 머릿속에 삼차원의 궤적으로 정교하게 그려졌다. 1밀리미터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 절대적인 계산의 영역이었다.
‘우측 쇄골 하단 세 치, 광명혈(光明穴).’
그곳은 단전이 스스로 팽창하여 전신을 태워버리려는 구양역맥의 대폭주를 막아줄 첫 번째 빗장이자, 사웅의 대도 날이 관통해야 하는 치명적인 사혈(死穴)이었다. 만약 사웅의 칼날이 조금이라도 빗나가 심장을 관통하거나 폐포를 찢는다면 소하는 그 자리에서 즉사할 터였다. 자신의 목숨을 미끼로 던지는 광기 어린 도박이었다.
쿠르릉! 번개가 천지를 뒤흔드는 찰나, 소하는 육참골단 보법(肉斬骨斷 步法)을 시전했다. 피하는 걸음걸이가 아니었다. 칼날의 궤적 안으로 자신의 신체를 밀어 넣되, 오직 광명혈만이 칼끝에 정면으로 노출되도록 상체를 미세하게 비틀었다. 사웅은 소하가 겁을 먹고 제자리에 얼어붙은 줄 알고 기괴한 포효를 지르며 도강을 내리찍었다.
푸우욱!
살가죽이 찢어지고 뼈가 으스러지는 소름 끼치는 파열음이 연무장을 가득 채웠다. 사웅의 무거운 대도 날이 소하의 우측 쇄골 아래를 정통으로 관통했다. 시퍼런 묵철의 칼날이 소하의 등 뒤편으로 피를 머금은 채 차갑게 뚫고 나왔다. 뼈와 살이 짓겨 나가는 극도의 통증이 소하의 전신 신경망을 타고 뇌를 강타했다. 전신이 마비되는 듯한 고통에 눈앞이 일시적으로 하얗게 멀어졌다.
“커학……!”
허파 깊은 곳에서 피비린내 나는 비명이 터져 나오려 했지만, 소하는 비명을 지르는 대신 이빨을 악물었다. 입술이 터져 붉은 피가 턱을 타고 흘러내렸다. 소하는 왼손을 뻗어 자신의 어깨를 관통한 사웅의 칼날을 움켜쥐었다. 베인 손바닥에서 피가 철철 흘렀지만, 소하의 입꼬리는 기괴하게 찢어지며 광기 어린 미소를 지었다.
그 순간, 소하의 심장 주변에 박혀 있던 마지막 삼도은침(三道銀針)이 미친 듯이 진동하며 경고음을 울렸다. 단전 깊은 곳에 봉인되어 있던 뜨거운 순양의 정수, 구양진액(九陽津液)이 사웅의 강력한 외력에 반응하여 폭발하듯 역류하기 시작했다.
웽-!
소하의 우측 어깨 상처에서 뿜어져 나온 피는 평범한 붉은색이 아니었다. 끓어오르는 붉은 황금빛의 진기가 칼날을 타고 역방향으로 치솟았다. 광명혈의 질긴 봉인막이 사웅의 무자비한 일격이라는 쐐기에 의해 완벽하게 찢겨 나간 것이다.
“무, 무슨……! 내 내력이 어째서 역류하는 것이냐!”
사웅의 얼굴이 경악으로 일그러졌다. 대도를 쥔 손을 통해 자신의 폭렬한 철도기공 내력이 소하의 상처 속으로 사정없이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만맥흡기결(萬脈吸氣訣)의 흡입 기전이 강제로 활성화된 것이다. 소하는 사웅이 주입하려던 내력의 십 분의 일을 자신의 경맥으로 강제 흡수하여 가두기 시작했다.
치이이익!
소하의 전신에서 붉은 김이 피어올랐다. 적의 거친 내공을 급격히 흡수하는 과정에서 전신 경맥이 과부하를 일으켰다. 뇌 신경망으로 향하는 미세 혈관들이 구양의 열독을 견디지 못하고 터져 나가며, 소하의 입꼬리와 안면 근육이 일시적으로 마비되어 기괴하게 일그러졌다. 하지만 소하는 굳어버린 얼굴로도 사웅을 비웃듯 눈을 부릅떴다.
첫 번째 사혈, 광명혈이 마침내 완전히 개방되었다. 단전의 대폭주를 유예할 백 일의 수명이 소하의 전신 경맥에 새롭게 각인되는 순간이었다.
그와 동시에, 역류한 사웅의 내력과 폭발한 구양진액이 소하의 심장 부근에서 격렬하게 충돌했다. 소하의 심장이 쿵, 하고 마지막 거대한 고동을 울린 뒤, 거짓말처럼 작동을 멈추었다.
구양역맥의 체질이 새로운 내공을 받아들이기 위해 전신의 기혈을 일시적으로 차단하는 가사 상태(假死狀態)에 돌입한 것이다. 소하의 피부가 순식간에 얼음처럼 차갑게 식어 내렸고, 안광의 생기가 완전히 사라졌다. 소하는 사웅의 대도를 움켜쥐었던 손을 스르륵 풀며, 연무장의 차가운 진흙 바닥 위로 힘없이 쓰러졌다.
빗물이 소하의 창백한 얼굴과 피로 물든 삼베 무복을 사정없이 적셨다. 호흡도, 맥박도, 기척도 완벽하게 사라진 차가운 시체였다.
Chưa có bình luận nào. Hãy là người đầu tiê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