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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받은 혈맥의 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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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전이 끓어오른다.


그것은 단순히 뜨겁다는 감각을 넘어, 오장육부 전체를 용암에 밀어 넣고 강제로 팽창시키는 듯한 파괴적인 고통이었다. 뼈마디가 비명을 지르고, 전신의 경맥이 미세하게 찢어지며 붉은 피가 피부 겉면으로 배어 나올 것만 같았다.


“읍……!”


진소하는 입술을 깨물며 신음을 삼켰다. 병적으로 창백한 안색 위로 식은땀이 폭포처럼 흘러내려 헝클어진 흑발을 적셨다. 삼베 무복 아래로 드러난 손목과 목덜미에는 이미 수없이 찔러댄 은침 자국이 퍼렇게 죽어 있었다.


구양역맥(起經逆脈).


하늘이 내린 저주이자, 스스로 단전을 팽창시켜 즉사에 이르게 만드는 기태적인 혈맥. 소하의 몸뚱이는 스스로 내공을 쌓을 수 없었으며, 오직 외부에서 가해지는 치명적인 타격이나 정밀한 침격이 없으면 백 일을 넘기지 못하고 자폭할 운명이었다.


“소하야! 정신 차려라!”


약초 향이 물씬 풍기는 문을 열고 급히 들어온 것은 소란이었다. 망우곡(망우곡)에서 자란 고아 소녀인 그녀는, 소하의 창백한 얼굴을 보자마자 사색이 되어 달려왔다. 그녀의 손에는 갈홍이 물려준 백초망태기가 쥐어져 있었다.


“단전이…… 또 팽창하고 있어. 소란, 한천초는?”


“여기, 여기 있어! 하지만 약탕기를 끓일 시간이 없어!”


소란의 목소리가 덜덜 떨렸다. 소하는 그녀의 시선을 따라 창밖을 보았다.


매캐한 유황 냄새와 피비린내가 바람을 타고 망우의원(망우의원) 안으로 흘러들고 있었다. 어둠이 짙게 깔린 망우곡의 하늘이 붉은 화염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황실 태의원의 하부 조직이자 사파의 위장 세력인 청낭방(청낭방)의 살수들이 마침내 이곳을 찾아낸 것이다.


“망우곡 침묵의 법(망우곡 침묵의 법)을 깨뜨린 대가다.”


소하가 낮게 읊조렸다. 스승 약선 갈홍은 살아생전 소하에게 망우곡 내부에서 침술 무공을 외부인에게 절대 노출하지 말라는 유훈을 남겼다. 그러나 생존을 위해, 죽어가는 민초들을 살리기 위해 침을 잡았던 순간 이미 예견된 재앙이었다.


화르륵!


의원의 지붕 위로 화염 화살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낡은 목조 가옥이 비명을 지르며 불타올랐다.


“소란, 뒤편 비밀 통로로 먼저 도망쳐라.”


“하지만 소하 너는……!”


“어서!”


소하는 소란을 밀쳐내고, 벽면에 걸린 녹슨 청동 침통(녹슨 청동 침통)을 움켜쥐었다. 스승 갈홍이 남긴 유산이자, 내부에 정밀하게 가공된 108개의 은침이 수납된 소하의 유일한 무기이자 생명선이었다.


심장이 기이하게 요동쳤다. 갈홍이 소하의 심장 주위에 심어둔 삼도은침(삼도은침)이 맥박의 대폭주를 억누르며 미세하게 진동하고 있었다. 세 개의 은침 중 이미 두 개가 소모되어 이제 마지막 한 개만 남은 상태. 이번 폭주를 막지 못하면 진짜 끝이었다.


쿠웅!


의원의 안방 문이 거칠게 부서져 내렸다. 자욱한 연기 속에서 한 사내가 모습을 드러냈다. 한쪽 눈에 가죽 안대를 차고, 얼굴에 칼자국이 가득한 험상궂은 사내. 오가(오가)였다.


“크크크, 도망칠 곳은 없다, 소하야.”


오가는 과거 갈홍의 제자였으나, 탐욕에 눈이 멀어 청낭방의 첩자가 된 배신자였다. 그의 손에 들린 검 푸른 독검이 살기를 뿜어내며 소하의 심장을 겨냥했다.


“스승님이 너 같은 약골에게만 비전 의서를 물려주셨을 때부터 이 날을 기다렸다. 그 침통을 넘기고 뇌진 분타주 장로님께 가자. 네 그 기괴한 혈맥은 아주 훌륭한 실험체가 될 테니까!”


소하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가만히 눈을 감고 귀를 열었다.


청맥심술(聽脈心術).


오가의 거친 호흡, 심장의 불규칙한 박동, 그리고 독검을 쥐고 있는 손목 근육의 미세한 수축 소리가 삼차원 공간의 궤적으로 머릿속에 그려졌다. 오가의 무공은 이류 초입. 평소라면 소하의 약한 육체로 상대할 수 없는 강자였으나, 지금의 소하에게는 차가운 계산기 같은 이성만이 번뜩이고 있었다.


‘검 끝의 궤적은 우측 사선. 가슴의 단중혈을 노린다.’


오가가 바닥을 차며 돌진했다. 독검이 연기를 가르며 서슬 퍼런 궤적을 그렸다.


스아아악!


바로 그 순간, 소하의 단전 깊은 곳에서 구양역맥의 화독이 치솟았다. 일시적으로 다리 경맥이 불타는 듯 굳어버렸다.


“윽!”


실패였다. 완벽하게 피하려던 보법이 뒤틀리며 소하의 신형이 무너졌다. 소하는 바닥으로 엎어졌다. 오가의 독검이 소하의 목덜미를 한 끗 차이로 스쳐 지나가며 청낭포 옷자락을 찢어발겼다. 날카로운 검기가 살갗을 스쳐 붉은 피가 배어 나왔다.


“하하하! 쥐새끼 같은 놈, 다리가 굳었구나!”


오가가 광소하며 넘어진 소하의 목을 내리찍기 위해 검을 치켜들었다.


하지만 소하는 쓰러진 와중에도 미소를 짓고 있었다. 무너진 자세는 오히려 완벽한 함정이었다. 오가가 검을 내리치기 위해 양팔을 번쩍 들어 올린 순간, 그의 겨드랑이 아래 극천혈과 손목의 내관혈이 완벽하게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었다.


찰나의 순간, 소하의 손가락이 녹슨 청동 침통의 덮개를 튕겨 열었다.


기공 침술, 탄지기침(彈指氣針).


소하의 손가락 끝이 미세하게 진동했다. 침통 내부의 진법이 공명하며 은침 한 자루가 백색 아지랑이를 두르고 격발되었다. 은침 끝에는 만독수림에서 채집해 둔 만독초(만독초)의 즙액이 푸르게 빛나고 있었다.


피익!


“끄아악!”


오가의 비명이 지하실을 울렸다. 소하가 튕겨낸 은침이 오가의 독검 검신을 기묘한 자기장의 궤적으로 우회하여, 그의 오른쪽 손목 내관혈에 정확히 박혔다.


팅그르르!


오가의 손가락 근육이 순간적으로 마비되며 검 푸른 독검이 바닥으로 힘없이 떨어졌다. 오가는 왼손으로 오른 손목을 움켜쥐며 뒤로 물러서려 했으나, 소하는 이미 깃털처럼 가볍게 일어나 그의 등 뒤로 슬라이딩하듯 파고든 상태였다.


“스승님을 배신한 대가는 뼈아플 거다, 오가.”


소하의 창백한 손가락이 오가의 목덜미 아문혈(啞門穴)을 향해 두 번째 은침을 깊숙이 찔러 넣었다.


“꺼, 억……!”


오가는 비명조차 지르지 못했다. 만독초의 치명적인 마비 독성이 아문혈을 타고 중추신경계로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그의 전신 근육이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갔다. 오가는 두 눈을 부릅뜬 채 바닥으로 무릎을 꿇었다.


소하는 차가운 눈빛으로 오가의 턱을 치켜올렸다. 그의 눈빛에는 죽음에 직면할 때마다 솟구치는 생존에 대한 광기 어린 집착이 서려 있었다.


“살고 싶나?”


“으, 읍……!”


오가의 눈에 극도의 공포가 서렸다. 소하는 품속에서 정체불명의 검은 환약을 꺼내 오가의 입안으로 강제로 밀어 넣었다.


“해독 환약은 오직 나만 만들 수 있다. 매달 내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네 전신 경맥은 녹아내릴 것이다. 이제부터 너는 내 약초 채집 노예다. 알겠나?”


오가는 공포에 질려 미친 듯이 머리를 끄덕였다. 배신자 오가를 완벽하게 하수인으로 굴복시킨 순간이었다.


소하는 오가를 부축해 불타는 망우의원 밖으로 빠져나왔다. 뒤를 돌아보자, 망우곡의 유일한 생명선이자 구양역맥의 열기를 식혀주던 귀한 한천초(한천초) 약초밭이 청낭방 살수들이 지른 불길 속에 검은 재가 되어 사라지고 있었다.


가슴 통증이 다시 심해졌다. 심장 주변에 박힌 마지막 삼도은침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듯 경련을 일으켰다.


‘남은 시간은 백 일.’


한천초마저 잃은 지금, 백 일 안에 첫 번째 사혈(광명혈)을 개방해 단전의 대폭주를 강제로 제어하지 못하면 즉사한다.


소하는 불타는 약방을 등지고 어둠 속으로 걸어가며, 청동 침통을 단단히 움켜쥐었다. 살아남기 위해, 자신을 괴물로 만든 황실 태의원의 목줄을 죄기 위해, 소하의 광기 어린 생존 투쟁이 이제 막 서막을 올리고 있었다.

HẾT CHƯƠ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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