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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가 지배하는 연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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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조애 절벽 아래, 칠흑 같은 어둠이 지배하는 지하 수중 수로의 바위 틈새에서 엽무강은 몸을 일으키려 했다. 하지만 가당치도 않은 일이었다. 오른쪽 무릎 관절은 우문패의 흉포한 뇌전 참격에 정면으로 베이고 으스러져 이미 제 형체를 잃어버린 지 오래였다. 가죽 압박대 내부에서 부서진 뼈 조각들이 서로 맞물리며 사각거리는 기괴한 마찰음이 울릴 때마다, 머릿속이 하얗게 타들어 가는 듯한 극통이 밀려왔다.


게다가 왼팔은 우문패의 내력 타격으로 인해 완벽하게 마비되어 삼베 밧줄로 몸통에 단단히 묶여 고정된 상태였다. 오직 오른손 하나와 왼발의 지지력만으로 진흙이 덮인 하수구 바닥을 처절하게 기어가야 했다. 숨을 들이쉴 때마다 목구멍에서 검붉은 핏덩이가 왈칵 쏟아졌다. 내장 경맥이 파열되고 기맥이 뒤틀린 탓이었다.


하지만 엽무강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품속에 안은 제갈현의 비밀 장부, 즉 정무맹의 추악한 음모가 적힌 '약소 문파 병합 계획서'를 방수 가죽 주머니째 꽉 움켜쥐었다. 가문의 원수를 갚고 스승의 억울함을 풀 수 있는 유일한 증거가 손에 있었다. 그는 피 흘리는 자국을 자신의 누더기 옷자락으로 문질러 지우며, 유령처럼 소리 없이 잡역부 처소를 향해 몸을 끌었다.


그 시각, 무경도문 본산은 말 그대로 살아있는 지옥이었다.


정무맹의 수석 감사관 제갈현이 처참하게 참수당하고 극비 장부마저 도둑맞았다는 비보는 찬탈 장문인 사공혁의 이성을 완벽하게 날려버렸다. 정무맹주 백무현의 진노를 사 문파 전체가 도륙당할 수 있다는 공포에 휩싸인 사공혁은 미쳐 날뛰었다.


"귀면도객의 내통자가 이 안에 있다! 전대 장문인의 충신 놈들을 모조리 잡아들여라!"


사공혁의 광기 어린 지령에 따라, 집행장로 독고성은 전대 장문인을 지지했던 충신들의 잔당인 도지명과 늙은 무사들을 모조리 연무장 지하 감옥에 가두고 가혹한 고문을 집행하기 시작했다. 가죽 채찍이 살을 찢는 파열음과 무거운 쇠사슬이 덜거덕거리는 비장한 비명이 밤바람을 타고 잡역부 처소의 얇은 창지문까지 흘러들었다. 문파 내부의 결속은 완벽하게 와해되고 있었고, 오직 피비린내 나는 공포만이 지배하고 있었다.


그 피의 숙청은 기어이 문파의 가장 비천한 밑바닥인 잡역부 처소로 향했다. 우문패가 직접 정예 살수들을 이끌고 문파 내의 모든 절름발이와 폐물들을 색출하기 위해 불시 수색을 단행한 것이다.


"쿵, 쿵, 쿵..."


흙먼지를 밟는 육중한 군화 발소리가 처소 앞마당을 지나 문앞까지 다가왔다. 우문패의 삼엄한 기감망이 처소 전체를 짓누르는 압박감이 창지문 틈새로 스며들었다.


엽무강은 급히 평상 위로 기어올라 가짜 다리 깁스를 어긋난 무릎 위에 다시 덧대고 낡은 이불을 뒤집어썼다. 상처에서 풍기는 피비린내를 덮기 위해, 주변에 널려 있던 더러운 말똥 냄새가 나는 가마니를 어깨 위에 덮었다.


그는 귀식공(Turtle Breathing Technique)을 전개했다. 전신의 숨구멍을 닫고, 묵혼심법의 기운으로 심장 근육을 압박하여 맥박을 완전히 멈추었다. 심박 정지(Heart Halt). 피부 온도가 급격히 차갑게 식어 내리며, 그의 몸은 한 구의 온기 없는 시체처럼 변해갔다. 이 상태에서 내력을 단 한 톨이라도 흘려보내면 우문패의 예리한 감각에 즉시 발각된다. 그는 무심선(Mindless Zen)의 심상으로 고통과 살기를 완벽히 가두었다.


옆 침상에는 지능이 조금 떨어지는 동료 노예 개똥이가 누워 있었다. 개똥이는 영문도 모른 채 침을 흘리며 바보처럼 자는 척 연기하고 있었다.


드디어 문이 흔들렸다. 처소 바닥에는 엽무강이 기어 들어오며 미처 완벽히 닦아내지 못한 미세한 핏자국이 희미하게 남아있었다. 우문패의 예리한 코는 피비린내를 결코 놓치지 않을 터였다.


우문패가 잡역부 처소의 문을 발로 차고 들어와, 피비린내를 맡으며 엽무강이 누워 있는 침상 바로 앞까지 걸어온다.

HẾT CHƯƠ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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