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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 장부의 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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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진 약방 문틀 사이로 차가운 아침 안개가 자욱하게 밀려들었다. 푸른 뇌전의 기운이 서린 무거운 도를 어깨에 멘 사내들, 우문패의 직속 무사 세 명이 약방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왔다. 연희의 손에 들린 골쇄초 사발이 미세하게 떨리며 뜨거운 탕약이 출렁였다.


"이 매캐한 연기는 무엇이냐? 당장 화로를 치우지 못할까!" 선두에 선 무사가 코를 찌푸리며 검끝으로 허 의원을 가리켰다.


"아이고, 나으리들! 가난한 병자들의 역병을 다스리기 위해 쑥과 독초를 태우는 중입니다요. 부디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허 의원이 비굴하게 허리를 굽히며 무사들 앞을 가로막았다.


엽무강은 바닥에 엎드린 채 온몸을 사시나무 떨듯 떨었다. 그는 연골유신술(Soft Bone Flow)을 전개해 한독으로 딱딱하게 굳어버린 오른쪽 무릎 관절을 기형적으로 탈골시킨 상태였다. 묵혼심법(Mukhon Mind Method)으로 기맥을 완전히 닫아걸어, 전신에서는 무인의 기색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평범한 범인의 땀내와 피비린내만 풍겼다.


무사 하나가 엽무강의 등을 장화 굽으로 거칠게 걷어찼다. 퍽! 둔탁한 타열음과 함께 엽무강의 몸이 흙바닥 위로 볼품없이 굴러 떨어졌다.


"이 더러운 절름발이 새끼는 뭐냐? 약방에 웬 시체 같은 놈이 누워 있어?"


"아이고, 나으리! 살려주십시오! 다리가 시려서 약 좀 얻으러 온 문지기 무강입니다요! 뼈가 시려 죽겠습니다요!" 엽무강은 멍청이 미소(Idiot Smile)를 지으며 침을 질질 흘렸다. 입술을 파르르 떨며 바닥의 흙을 손가락으로 긁는 꼴은 영락없는 광인이자 천치였다.


무사들은 혐오스럽다는 듯 침을 뱉었다. "귀면도객이 이딴 병신일 리가 없지. 우문패 대장님이 예민하게 구시니 별 더러운 곳까지 다 뒤지는군. 가자, 다른 약방을 뒤져라!"


그들은 연희의 손에 들린 골쇄초 사발을 검끝으로 쳐서 깨뜨린 뒤, 약방을 빠져나갔다. 사발이 바닥에 떨어지며 쨍그랑 소리와 함께 뜨거운 탕약이 쏟아졌다.


무사들이 완전히 안개 속으로 사라지자마자, 엽무강은 이빨을 악물고 바닥에 엎드려 쏟아진 골쇄초 액을 핥아 삼켰다. 지독한 한독이 서서히 녹아내리며 굳어 가던 무릎에 기맥이 다시 돌기 시작했다. 연희가 눈물을 흘리며 그를 부축했다. "오라버니... 다리가..."


"괜찮다. 초소로 복귀해야 한다. 놈들의 의심이 짙어지기 전에 내 자리를 지켜야 해." 엽무강의 눈빛은 이미 얼음처럼 차갑게 식어 있었다.


***


산문 입구의 문지기 초소(문지기 초소)로 돌아온 엽무강은 깊은 밤, 장건(장건)이 은밀히 전해준 Heukmuga의 비밀 밀약 장부를 펼쳤다.


장부의 낡은 가죽 표지에는 피비린내 나는 검은 얼룩이 가득했다. 장건이 표국의 인맥을 동원해 분석해 준 바에 따르면, 사공혁이 정무맹(정무맹)의 부패한 감사관 제갈현(제갈현)에게 무경도문의 비전 도보를 바치고 막대한 뇌물을 건네기로 약조한 날짜가 사흘 뒤로 다가와 있었다.


제갈현은 정무맹의 권위를 등에 업고 사공혁의 찬탈을 공식적으로 묵인해 주는 대가로 은자 만 냥을 수거하러 올 예정이었다.


'제갈현을 단죄하고 배후의 음모를 폭로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갈현이 문파로 진입하는 세부 영접 동선과 호위 병력의 규모를 정확히 알아내야 했다. 사공혁 일파는 감사관의 영접을 철저히 극비에 부치고 있었다. 방법은 하나뿐이었다. 문파 내부의 물자 흐름을 관리하며 뇌물에 사족을 못 쓰는 창고지기, 조기풍(조기풍)을 이용하는 것.


***


이튿날 정오, 안개가 걷히고 뜨거운 햇살이 산문을 내리쬐었다.


배가 나오고 기름진 얼굴에 술 냄새를 풍기는 창고지기 무사 조기풍이 초소 주변을 순찰하며 걸어왔다. 조기풍은 낡은 빗자루를 들고 절뚝거리며 마당을 쓰는 엽무강을 발견하자, 미간을 찌푸리며 다가왔다.


"어이, 절름발이 개새끼야! 마당에 먼지가 왜 이리 많아? 눈이 리었냐?" 조기풍이 엽무강의 으스러진 오른쪽 무릎을 장화 끝으로 툭 찼다.


뿌드득. 뼈마디가 마찰하는 지독한 골음이 울렸다. 엽무강은 즉시 무심선(Mindless Zen)으로 살기를 누르고 바닥에 엎어지며 기괴한 비명을 질렀다.


"아이고, 조 사형님! 살려주십시오! 소인이 다리가 아파 청소를 제대로 못 했습니다요! 부디 자비를!" 엽무강은 입을 반쯤 벌리고 멍청이 미소를 지으며 조기풍의 장화 바닥을 닦는 척했다.


조기풍은 혀를 차며 채찍을 들어 올리려 했다. 그 순간, 엽무강은 조기풍만 볼 수 있는 각도로 품속에서 묵직한 밀수 은괴(밀수 은괴) 조각을 슬쩍 꺼내 보였다. 관청의 도장이 찍히지 않은, 흑무가 아지트에서 탈취한 순도 높은 사은(私銀)이었다.


조기풍의 눈동자가 탐욕으로 급격히 흔들렸다. "어……? 너 그게 뭐냐? 그 반짝이는 거 어디서 났어?"


"헤헤, 사형님. 소인이 어제 쓰레기장에서 주운 무쇠 덩어리인데, 반짝이는 것이 귀해 보여 사형님께 바치려 했습니다요. 소인은 쓸 줄도 모릅니다요." 엽무강은 덜덜 떠는 손으로 은괴를 조기풍의 소매 안으로 밀어 넣었다.


조기풍은 재빨리 은괴의 묵직한 무게를 확인하고는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놈의 입꼬리가 귀에 걸렸다. "오냐, 임마. 멍청한 놈이 쓸데없이 좋은 걸 주웠구나. 그래, 원하는 게 뭐냐? 내 특별히 봐주마."


엽무강은 더욱 비굴하게 웃으며 속삭였다. "헤헤, 소인이 듣기로 며칠 뒤에 맹주 장로님이 오신다는데…… 소인이 길목을 미리 깨끗이 쓸어두지 않으면 사공혁 장문인님께 목이 잘릴까 무섭습니다요. 맹주 장로님이 정확히 언제, 어느 길로 오시는지 알려주시면 소인이 미리 청소를 완벽하게 해두겠습니다요!"


조기풍은 은괴의 유혹에 완전히 눈이 멀어 있었다. "쯧, 멍청한 놈이 살고는 싶은 모양이군. 그래, 내 특별히 가르쳐주마. 잘 들어라. 사흘 뒤 묘시(새벽 5시), 감사관 제갈현 어른은 북쪽 협곡 사잇길이 아닌 남쪽의 은밀한 산길을 통해 가마를 타고 들어오실 거다. 호위는 정무맹 정예 열 명뿐이니, 네놈은 남쪽 산길 입구만 쥐 죽은 듯 쓸어두면 된다."


원하던 제갈현의 영접 동선과 시간이었다. 엽무강의 눈빛 속에 찰나의 살기가 스쳤으나, 조기풍은 은괴를 품에 넣느라 알아채지 못했다.


바로 그 순간이었다.


"거기서 둘이 무엇을 속닥이고 있느냐?"


초소 지붕 위, 안개 낀 어둠 속에서 벼락처럼 차갑고 매서운 목소리가 내리꽂혔다. 푸른 뇌전의 기운이 서린 무거운 도를 무릎 위에 올린 채, 우문패(우문패)가 매서운 눈빛으로 그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HẾT CHƯƠ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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