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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똥 구덩이의 악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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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소 내부의 낡은 평상 위, 어두운 그늘 속에 푸른 뇌전의 기운이 서린 무거운 도를 무릎 위에 올려놓은 사내, 우문패가 차가운 찻잔을 손에 든 채 어둠 속에서 두 눈을 번뜩이며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찻잔을 탁자 위에 내려놓는 미세한 쇳소리가 엽무강의 귀청을 때렸다. 순간 초소 안의 공기가 얼어붙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팽팽한 살기가 방 안을 가득 채웠다.


엽무강은 문을 열고 기어 들어온 자세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의 온몸은 밤새 귀곡협을 구르며 묻은 진흙과 핏자국으로 만신창이였다. 코끝에서는 한골산 가루의 잔여물이 허파를 끓는 쇳물처럼 태워 내리며 검붉은 피가 목구멍까지 울컥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 그는 피를 삼켰다. 이성을 잃는 순간 모든 것이 끝난다.


“헤, 헤헤…… 대협님? 대협님이 왜 소인의 누추한 침상에 앉아 계십니까요?”


엽무강은 즉시 입술을 반쯤 벌리고 침을 흘리며 비굴한 멍청이 미소를 지었다. 눈동자의 초점을 흐려 우문패의 도검과 그의 손끝 움직임을 훔쳐보는 무안훔쳐보기 공법을 은밀히 전개했다. 전신의 미세한 내공은 묵혼심법의 묵기 침잠 원리를 이용해 척추와 골수 깊은 곳으로 가라앉혔다. 기맥의 파동은 완벽히 사라지고, 오직 비천한 범인의 체취와 땀내만이 풍겼다.


우문패가 평상에서 천천히 일어나 엽무강의 앞으로 다가왔다. 그의 가죽 장화가 바닥의 먼지를 밟을 때마다 뇌전의 미세한 파공음이 지직거리며 흘러나왔다.


“밤새 어디를 다녀온 거지?”


우문패의 목소리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그의 매서운 시선이 엽무강의 피투성이가 된 어깨 상처와 진흙 범벅이 된 오른쪽 다리를 집요하게 훑었다.


“아이구, 대협님! 소인이 죽을 뻔했습니다요! 밤새 무릎 뼈가 끊어질 것처럼 아파서…… 산 너머 절벽에 통증을 가라앉히는 약초가 자란다기에 캐러 갔다가, 그만 안개 속에서 발을 헛디뎌 벼랑 아래로 굴러 떨어졌습니다요! 흑흑, 귀신이 소인의 다리를 잡아당긴 게 분명합니다요!”


엽무강은 바닥에 머리를 짓찧으며 오열하기 시작했다. 그는 품속에서 벼랑을 구르며 일부러 쥐어뜯은 잡초 더미와 흙덩이를 바닥에 쏟아내며 비굴하게 엎드려 울부짖었다.


우문패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놈은 허리를 숙여 엽무강의 오른쪽 무릎 관절을 거친 가죽 장갑을 낀 손으로 덥석 움켜쥐었다.


“으아아악! 대협님! 살려주십시오! 다리가, 다리가 부서집니다요!”


엽무강은 자지러지는 비명을 질렀다. 동시에 그는 무릎 관절을 미세하게 어긋나게 만드는 골음 기만 기술을 전개했다.


*뚝, 뿌드득!*


뼈마디가 완전히 으스러져 마찰하는 기괴한 소리가 초소 안에 울려 퍼졌다. 동시에 가죽 압박대 틈새로 고여 있던 뜨겁고 검붉은 피가 진흙 깁스 붕대 밖으로 뿜어져 나와 우문패의 장갑을 적셨다. 지독한 약초 향과 썩은 진물의 악취가 우문패의 코를 찔렀다.


“쯧, 더럽군.”


우문패는 혐오스럽다는 듯 손을 털며 뒤로 물러섰다. 놈의 예리한 기감으로도 엽무강의 몸속에서는 단 한 톨의 무인적인 내력의 저항도 느껴지지 않았다. 오직 뼈가 으스러진 불구자가 지르는 처절한 비명과 공포에 질린 맥박만이 전해질 뿐이었다.


“밤새 귀곡협 쪽에서 Heukmuga의 살수가 처단당했다. 혹시 수상한 기척을 보거나 들은 것은 없나?”


“귀, 귀신 살수 말씀이십니까요? 소인은 아무것도 모릅니다요! 그저 벼랑에서 굴러 떨어져 똥물 같은 진흙에 처박혀 울기만 했습니다요, 헤헤…….”


엽무강은 바닥에 뒹구는 놋전 세 푼을 품에 소중히 안으며 바보처럼 침을 흘렸다. 우문패는 혀를 차며 무릎 위의 도를 고쳐 쥐었다. 놈의 의심은 완전히 걷히지 않았으나, 눈앞의 더러운 절름발이가 일류 살수들을 도살한 귀면도객일 리는 없다고 확신한 듯했다.


“쓸모없는 폐물 놈. 평생 그렇게 바닥이나 기어 다녀라.”


우문패는 초소 문을 쾅 닫고 안개 속으로 사라졌다. 놈의 발소리가 완전히 멀어질 때까지, 엽무강은 흙바닥에 엎드린 채 몸을 떨었다. 문이 닫히자 그의 눈동자에서 비굴함이 한순간에 지워지고 차가운 살기가 서렸다.


그는 품속을 더듬어 한골산 가루의 잔여물을 숨기고, 찢어진 어깨 상처에 침을 뱉어 지혈했다. 위기는 넘겼으나 온몸의 기맥이 파열되어 갈비뼈가 삐걱거렸다.


***


날이 밝았으나 무경도문의 하늘은 여전히 납빛 먹구름으로 가득했다.


연무장 마당을 쓰는 엽무강의 등 뒤로 가혹한 채찍질 소리와 비명이 들려왔다. 사공혁 파벌의 악질 고참 무사인 장태산(張泰山)이 마구간 입구에서 하급 잡역부들의 밥그릇을 발로 차 엎어버리고 있었다.


“이 쥐새끼 같은 노예 놈들이 감히 장문인께서 하사하신 보리밥을 축내? 당장 마구간 말똥이나 치워라!”


장태산은 거대하고 뚱뚱한 체구에 가슴 털이 덥수룩한 사내로, 허리에는 무쇠가 촘촘히 박힌 무거운 몽둥이를 차고 있었다. 놈은 사공혁 일파의 권세를 등에 업고 하층민들을 짐승처럼 짓밟으며 쾌감을 느끼는 인간 쓰레기였다.


놈의 시선이 마당을 쓸고 있던 엽무강에게 닿았다.


“어이, 절름발이 개새끼. 이리 와 봐.”


엽무강은 즉시 허리를 구부정하게 숙이고 절뚝거리며 기어가듯 다가갔다.


“헤헤, 장 형님! 소인에게 명하실 일이 있으십니까요?”


“요즘 문파 내에 귀신 살수인지 뭔지 때문에 분위기가 흉흉한데, 네놈이 밤마다 초소를 비운다는 소문이 있더군. 혹시 네놈이 그 살수 새끼의 첩자 노릇이라도 하는 거 아니냐?”


장태산은 비열한 광소를 터뜨리며 허리의 무쇠 몽둥이를 뽑아 들었다. 놈은 몽둥이 끝으로 엽무강의 으스러진 오른쪽 무릎을 툭툭 건드렸다.


“아이고, 형님! 당치도 않으십니다요! 소인은 밤마다 다리가 아파서 걷지도 못합니다요!”


“말이 많다, 이 병신 새끼가!”


장태산은 사정없이 무쇠 몽둥이를 휘둘러 엽무강의 옆구리를 내리쳤다.


*퍽!*


둔탁한 파열음과 함께 엽무강의 신형이 연무장 석판 바닥 위로 볼품없이 굴러 떨어졌다. 어젯밤 야뇌와의 사투에서 금이 갔던 갈비뼈가 비명을 지르며 으스러지는 듯한 극통이 밀려왔다. 등 가죽이 찢어지며 핏물이 누더기 도포를 적셨지만, 엽무강은 왼팔을 몸통에 묶어둔 삼베 밧줄의 제약을 유지한 채 비명만을 지르며 바닥을 기었다.


“악! 살려주십시오, 장 형님! 소인은 진짜 모릅니다요!”


“흥, 엄살 피우지 마라. 오늘 밤 내가 마구간 순찰을 돌 때까지 이 연무장 마당과 마구간 바닥에 먼지 하나라도 보이면, 그 가짜 깁스인지 뭔지 하는 썩은 다리를 진짜로 부러뜨려 말똥 구덩이에 처박아 버릴 테니까!”


장태산은 퉤, 하고 침을 뱉으며 마구간 구석에서 덜덜 떨고 있던 소년 소칠(소칠)의 머리채를 잡아챘다.


“이 새끼는 왜 멍청하게 서 있어? 당장 군마들에게 여물을 주지 못해!”


장태산은 소칠의 뺨을 사정없이 후려친 뒤 몽둥이로 소년의 어깨를 내리찍었다. 소칠은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바닥에 처박혀 신음했다.


엽무강은 바닥에 엎드린 채, 흙먼지 틈새로 소칠의 부어오른 얼굴을 바라보았다. 소년의 눈빛에는 사공혁 파벌을 향한 지독한 증오와 함께, 무강을 향한 맹목적인 구원의 눈빛이 서려 있었다.


‘장태산…… 오늘 밤이 네놈의 제삿날이다.’


엽무강은 마음속 깊은 곳에서 차가운 살기를 다스렸다. 놈을 칼로 베어 죽이면 우문패와 사공혁이 즉시 귀신 살수의 소행임을 알아챌 것이다. 놈을 처단하되, 술에 취해 마구간 말똥 구덩이에 빠져 다리가 부러진 채 질식사한 완벽한 ‘실족 사고사’로 위장해야 한다.


***


깊은 밤, 자시(子時) 경.


마구간 내부에는 가축들의 배설물 냄새와 축축한 짚단 향이 안개와 섞여 진동하고 있었다. 장태산은 마구간 한구석의 경비실에서 독한 고량주를 병째로 들이켜며 취기에 취해 있었다.


“끄윽, 귀신 살수 같은 소리 하고 자빠졌네. 내 눈에 띄기만 해봐라, 이 무쇠 몽둥이로 대가리를 깨버릴 테니…….”


놈은 비틀거리며 경비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술기운이 가득 찬 놈은 바지춤을 내리며 마구간 뒤편의 거대한 말똥 구덩이(말똥 구덩이) 근처로 걸어갔다. 수년간 쌓여 썩어 문드러진 분뇨가 허리 높이까지 가득 찬, 악취가 진동하는 거대한 구덩이였다.


그때, 마구간의 어두운 그늘 속에서 한 자락의 바람도 일지 않는 기괴한 침묵이 퍼져 나갔.


엽무강은 전신의 숨구멍을 닫고 심장 박동을 극한으로 낮추는 귀식공(Turtle Breathing Technique)을 전개한 채, 한 구의 유령처럼 소리 없이 장태산의 등 뒤로 다가섰다. 불구인 오른다리를 질질 끄는 소리조차 묵혼심법의 묵기가 완벽하게 삼켜버렸다.


장태산이 바지춤을 잡고 소변을 보려던 찰나였다.


엽무강은 오른손가락 끝에 묵혼심법의 차가운 진기를 실어 품속에서 검은 묵철 침(묵철 침) 한 자루를 가볍게 튕겨냈다.


*슉-!*


파공음조차 나지 않는 진공의 궤적을 그리며, 묵철 침이 장태산의 오른쪽 아킬레스건을 정확히 관통했다.


“어, 억……?!”


장태산은 다리 뒷목이 끊어지는 듯한 기괴한 감각과 함께 중심을 잃고 한쪽 무릎을 꺾었다. 놈이 비명을 지르기 위해 입을 벌리려던 순간, 머리 위 짚단 더미 뒤에 숨어 있던 소년 소칠이 번개처럼 뛰어내렸다.


소칠은 미리 준비해 둔 끈적이는 오물과 말똥이 가득 찬 가죽 자루(말똥 가죽 자루)를 장태산의 머리 위로 사정없이 씌워 틀어막았다.


“읍! 읍읍-!”


장태산의 비명이 가죽 자루 내부의 축축한 오물 속으로 삼켜지며 기괴한 물소리로 변했다. 놈은 거구의 체구를 흔들며 무쇠 몽둥이를 휘두르려 발버둥 쳤다. 놈의 몽둥이가 마구간 목조 벽면을 강하게 쳐 거대한 소리가 날 뻔한 찰나였다.


엽무강이 소리 없이 다가와 놈의 몽둥이를 쥔 손목을 잡았다. 단전이 파괴된 기형적인 육체였지만, 척추 속에 가두어 두었던 묵기의 폭발적인 악력이 장태산의 무인의 완력을 압도했다.


“읍! 으으읍!”


장태산의 애꾸눈 같은 동공이 자루 안쪽에서 공포로 찢어질 듯 벌어졌다. 등 뒤에서 자신을 짓누르는 사내의 힘은, 낮 동안 자신이 짓밟았던 바보 문지기의 것이 아니었다.


엽무강은 연골유신술(Soft Bone Flow)의 뼈 조절 원리를 역으로 응용하여, 장태산의 양쪽 무릎 관절과 발목 뼈를 손끝으로 움켜쥐었다.


*드드득! 뽀드득-!*


장태산의 양다리 관절이 기형적인 각도로 비틀리며 뼈가 가루가 되어 분쇄되는 지독한 골음이 울렸다. 자루 속에서 놈의 혀가 잘려 나갈 듯한 극통의 비명이 터져 나왔으나, 오물 가득한 가죽 자루는 그 소리를 단 한 톨도 밖으로 흘려보내지 않았다.


양다리가 완전히 으스러진 장태산은 더 이상 지면을 지탱하지 못하고 진흙 바닥으로 고꾸라졌다.


엽무강과 소칠은 소리 없이 놈의 거구를 끌고 가, 차가운 오물과 말똥이 가득 찬 말똥 구덩이 속으로 밀어 넣었다.


*푸스스슥-*


장태산의 거구는 깊고 끈적이는 분뇨 속으로 서서히 가라앉았다. 다리가 부러진 놈은 구덩이 바닥에서 허우적거릴수록 오물이 입과 코로 흘러들어 숨통을 막았다. 놈의 손가락 끝이 말똥 표면을 긁으며 최후의 발악을 했으나, 몇 분이 지나지 않아 구덩이 위로 기포 몇 개가 뽀글거리며 솟아오른 뒤 완전히 조용해졌다.


완벽한 사고사였다. 술에 취한 무사가 밤중에 소변을 보려다 실족하여 다리가 부러진 채 말똥 속에 빠져 질식사한 꼴이었다.


엽무강은 짚단으로 주변의 흔적을 말끔히 지운 뒤, 숨을 몰아쉬며 소칠을 바라보았다. 소년은 덜덜 떠는 손으로 가죽 자루를 쥔 채, 엽무강 앞에 무릎을 꿇었다.


“사형…… 단죄를 완료했습니다.”


“잘했다. 이제 초소로 복귀해라. 날이 밝으면 장문인이 직접 내려올 것이다.”


엽무강은 다시 절뚝거리는 발걸음으로 초소를 향해 걸어갔다. 그의 등 뒤로, 마구간의 차가운 안개가 장태산의 무덤이 된 구덩이를 무겁게 덮어내렸다.


***


다음 날 아침.


무경도문 전체에 비상 경보가 울렸다. 마구간의 말똥 구덩이 속에서 고참 무사 장태산의 시신이 발견된 것이다.


화려한 장문인 도포를 걸친 사공혁(사공혁)이 직접 호위 무사들을 이끌고 마구간으로 내려왔다. 사공혁의 몸 주위로 화경 반보의 강맹한 폭렬 진기가 아지랑이처럼 이글거리며 마구간의 악취를 밀어냈다. 그 뒤에는 뇌절도를 등에 멘 우문패가 차가운 눈빛으로 서 있었다.


무사들이 장태산의 오물 범벅이 된 시신을 구덩이 밖으로 건져 올려 바닥에 눕혔다.


사공혁은 가죽 장갑을 낀 손으로 코를 막은 채, 부풀어 오른 장태산의 시신을 차갑게 내려다보았다.


“장문인 형님, 양다리가 부러진 채 질식사한 것으로 보아…… 술에 취해 실족한 사고사로 보입니다.”


독고성의 보고를 들은 사공혁의 눈빛이 극도로 날카롭게 가라앉았다. 놈은 시신의 부러진 무릎 관절을 뚫어지게 응시하며 나직하게 읊조렸다.


“단순한 사고사라고……? 이 시기에, 하필 내 수하가 마구간에서 다리가 부러져 죽어?”


사공혁의 매서운 시선이 마구간 구석에서 빗자루를 쥐고 비굴하게 머리를 조아리고 있는 절름발이 문지기, 엽무강의 정수리에 꽂혔다.

HẾT CHƯƠ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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