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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실 친위대의 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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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킹 베이의 해치가 열리며 황실 친위 요원들의 무자비한 장화 소리가 기함을 울리기 시작한 순간, 내 가슴속 동조기가 행성의 심장과 맞물려 비명을 질렀다.


쿠구구궁—!


제3함대의 기함 ‘블랙 레비아탄’이 테라-아우렐리아 성계의 거대 인공 고리, 아우렐리아 게이트의 도킹 링에 완전히 결착되는 둔탁한 충격음이 강철 격벽을 타고 내 척추를 타고 올라왔다. 기함 내부의 중력 제어 장치가 정박 모드로 전환되면서, 순간적으로 기압이 급변했다.


나는 사령실 관측창 옆, 가장 어둡고 은밀한 격벽 모퉁이에 등을 기댄 채 바닥으로 주저앉았다. 숨을 들이쉴 때마다 폐부가 타들어 가는 것 같았다. 행성 지하 깊은 곳의 거대 나노 네트워크가 뿜어내는 양자 파동이 내 가슴팍 피부 밑에 박힌 고대 양자 생명 동조기와 미친 듯이 공명하고 있었다.


파지직, 파직!


얇은 제복 셔츠 너머로 은청색과 검붉은색 스파크가 교차하며 피부를 태울 듯이 번뜩였다. 쇄골을 타고 목덜미까지 뻗어 나간 기하학적인 아르케 회로 패턴이 불규칙하게 점멸할 때마다, 내 심장은 궤도 위 적장의 심장박동과 소름 끼치도록 완벽하게 동기화되어 요동쳤.


두근, 두근, 두근—!


이것은 내 심박수가 아니었다. 사령실 중앙 통제단 앞에 서서 굳건히 버티고 있는 제국 대장군, 레이븐의 가슴속 나노 코어가 뿜어내는 다급하고 격렬한 박동이었다. 내 심장이 뛸 때마다 그의 심장이 뛰었고, 그의 심장이 비명을 지를 때마다 내 허파가 조여들었다.


나는 비명을 지르지 않기 위해 왼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우측 손목은 이미 섀도우-B의 암살 시도를 막아내느라 인대가 완전히 파열되어 감각이 사라진 상태였다. 오른팔은 쓸모없는 나뭇가지처럼 제복 소매에 꽁꽁 묶여 가슴팍에 고정되어 있었기에, 내가 쓸 수 있는 것은 오직 왼손 하나뿐이었다.


“대장군 각하, 황실 감찰관 벨리알의 직인으로 발부된 즉각적인 정밀 검열령입니다. 협조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사령실 전면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는 차갑고 음험했다. 벨리알이었다. 그자는 이미 섀도우-B의 신호가 끊긴 것을 감지하고, 레이븐의 생체 이상 데이터 보고서를 황실 의회에 송신하기 시작한 터였다. 그 밀고의 칼날이 우리 목덜미에 닿기 직전, 그자가 보낸 황실 친위 수색대가 기함의 심장부로 승선한 것이다.


쿵, 쿵, 쿵, 쿵.


무겁고 규칙적인 금속 장화 소리가 사령실 외곽 통로를 메웠다. 제국 황실 직속의 정예 친위 요원들. 그들은 백은색으로 빛나는 고밀도 나노 중장갑을 입고 있었으며, 그들의 손에는 대상의 미세한 주파수와 유기체 신호를 분자 단위로 역추적하는 ‘황실 전용 고성능 양자 스캐너’가 들려 있었다. 스캐너의 렌즈에서 뿜어져 나오는 붉은색 레이저 격자 광선들이 복도의 은빛 벽면을 붉은 안개처럼 샅샅이 훑으며 다가오고 있었다.


‘다가온다.’


내 오른쪽 눈동자가 레이븐의 안구 색상과 같은 차가운 은빛으로 일시 변하며, 문 너머 친위대의 실시간 움직임이 내 뇌리에 홀로그램처럼 전개되었다. 동조 1단계: 감각 공유가 가동된 것이었다. 붉은 광선이 사령실 격벽 바로 앞까지 도달해 있었다. 저 스캐너가 이 격벽을 뚫고 내 가슴팍의 고대 양자 동조기 주파수를 포착하는 순간, 나와 레이븐의 목숨은 물론이고 화물칸에 숨겨둔 카이로스의 피난민들까지 모조리 황실 연구소의 해부대 위로 끌려가게 된다.


나는 떨리는 왼손을 목덜미로 가져갔다. 차갑고 묵직한 금속성 질감의 전자기 차폐 차단 목걸이가 만져졌다. 레이븐이 내게 넘겨준 수동 제어 주파수 코드를 머릿속으로 떠올렸다.


‘동조 파동 감쇄 조율법.’


나는 왼손가락 끝으로 목걸이 표면의 미세한 나노 회로 다이얼을 더듬었다. 손끝이 감전된 듯 찌릿거렸지만, 필사적으로 다이얼을 돌려 동조기의 주파수를 억제하기 시작했다. 목걸이 내부의 차폐 회로가 가동되며 내 가슴팍의 은청색 성운 광채가 조금씩 사그라들었다.


하지만 파동을 강제로 억누르는 대가는 가혹했다. 동조기의 신호가 억제될 때마다 심장을 날카로운 송곳으로 찌르는 듯한 과부하 통증이 엄습했다. 내 심박수가 요동치자, 사령실 중앙에 서 있던 레이븐 역시 붕대를 감은 왼손을 가슴팍에 가져다 대며 가쁜 숨을 내쉬었다. 그의 왼손바닥에는 나를 구하기 위해 스스로 내리꽂았던 깊은 자창 상처가 고스란히 남아 있었고, 흰 붕대 위로 검붉은 피가 다시 배어 나오고 있었다.


“각하, 문을 여십시오. 수색을 지연시키는 것은 황실에 대한 반역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격벽 너머에서 친위대 지휘관의 위압적인 목소리가 사령실의 두꺼운 장갑문을 두드렸다. 스캐너의 붉은 레이저 라인이 격벽의 이음새를 타고 미세하게 흘러들어왔다.


띠리릭, 띠리릭—.


순간, 지휘관의 스캐너가 내 가슴속에서 억눌린 채 고동치는 미세한 양자 주파수를 감지했는지, 붉은 경고등을 깜빡이기 시작했다. 수색 요원들의 발소리가 즉각 이 격벽 모퉁이를 향해 정렬되었다.


‘안 돼…… 발각된다.’


나는 벽에 머리를 기댄 채 입술을 깨물었다. 독방 내부의 전선 피복을 왼손으로 뜯어내어 간이 전자기 차단막을 만들려 시도해 보았지만, 친위대의 스캐너는 다중 주파수를 사용하여 내 조잡한 차단막을 비웃듯이 관통해 들어왔다.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바로 그때, 사령실 중앙에 서 있던 레이븐이 차갑고 오만한 목소리로 외쳤.


“무례하군, 감찰관의 사냥개들이 대장군의 사적인 침소까지 들이닥치다니.”


그는 붕대를 감아 피가 배어 나오는 왼손으로 자신의 사령실 보안 장벽 제어 콘솔을 강제로 내리눌렀다. 제국 대장군 고유의 군사 보안 코드를 입력하는 척하면서, 시스템 내부의 전력 공급 장치에 고의적인 과부하 명령을 주입한 것이다.


파지지지직—!


사령실 전체의 천장 조명이 일시적으로 정전되며 비상 푸른 조명만이 켜졌다. 동시에 거대한 전자기 노이즈 파동이 사령실 주변 격벽 전체로 방출되었다. 친위 요원들이 들고 있던 고성능 양자 스캐너의 스크린이 강력한 전자기 교란에 휘말려 지직거리며 먹통이 되었다. 붉은 레이저 격자 광선들이 사방으로 흩어지며 힘없이 소멸했다.


“무슨 짓입니까, 대장군 각하!” 격벽 너머에서 지휘관이 격노하여 소리쳤다.


“기함의 변전 계통이 도킹 링의 전력 주파수와 맞지 않아 일시적인 누전이 발생했을 뿐이다.” 레이븐은 차갑게 흐르는 피를 무시한 채, 오만한 태도로 사령실 수동 격벽 레버를 왼손으로 거칠게 잡아당겼다. “내 기함의 보안 장벽이 영구 파손되는 대가를 치르면서까지 너희의 무례를 참아줄 이유는 없다. 벨리알에게 전해라. 군사 보안 구역에 대한 무단 스캔은 즉각 즉결 처형 사유가 될 수 있다고.”


레이븐은 자신의 군사적 입지와 정치적 위험을 무릅쓰고 시스템을 교란해 수색대의 정밀 탐지 위성 링크를 일시적으로 단절시켰다. 그의 대담한 지연 전술 덕분에 스캐너의 붉은 신호는 사라졌으나, 위기는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


친위대 지휘관은 레이븐의 위압적인 기세에 잠시 주춤했으나, 이내 냉혹한 눈빛으로 사령실 바로 옆 격벽에 설치된 비밀 통로를 응시했다. 그곳은 내가 숨어 있는 격벽 모퉁이와 불과 한 뼘 거리였다.


“그렇다면 육안으로 직접 확인하겠습니다, 각하.”


지휘관의 철갑 장갑을 낀 손이 수동 격벽의 비상 해제 레버를 향해 천천히 뻗어 나갔다. 쇠사슬이 쓸리는 듯한 차가운 금속 마찰음이 복도를 메웠다.


덜컥, 덜컥.


레버가 아래로 꺾이며, 내가 숨어 있는 어두운 격벽의 틈새 문이 끼이익 소리를 내며 아주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


그 순간, 전자기 펄스의 충격과 억눌린 양자 파동의 반동이 내 폐부를 강타했다. 가슴속 동조기가 붉은 빛을 내뿜으며 요동쳤고, 뜨거운 피가 목구멍 끝까지 솟구치기 시작했다.


입을 틀어막은 내 손가락 틈새로 붉은 피가 흘러내리는 찰나, 지휘관의 백은색 투구가 격벽 틈새 너머로 그 모습을 드러냈다.

HẾT CHƯƠ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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