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ạc nềnWindmill_Village

독사들의 의심

Audio truyện
Chưa có audio. Bấm để tự tạo audio cho tập này.

붉은 점이 깜빡였다. 정문고등학교 본관 5층, 아무도 찾지 않는 폐기도서 보관소의 어둠 속에서 이선우는 낡은 싱크패드 X220 노트북의 화면을 뚫어지게 응시하고 있었다. 액정 우측 하단에서 깜빡이는 배터리 경고등은 단순한 노트북의 문제가 아니었다. 강태성의 사물함 안쪽에 자석으로 붙여둔 ‘사물함 무선 중계 장치’의 전력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경고였다.


‘고부하 우회 통신을 너무 오래 유지했어. 당장 배터리를 교체하지 않으면 태성이 녀석의 스마트폰 미러링 권한이 끊긴다.’


선우는 차갑게 가라앉은 눈으로 스마트폰을 꺼내 메신저를 켰다. 그의 손가락이 화면 위를 빠르게 미끄러졌다. 수신인은 강태성의 가방셔틀이자 선우의 은밀한 프락치인 오현태였다.


[선우: 오현태. 지금 3교시 쉬는 시간이다. 태성이가 매점으로 내려간 사이 사물함으로 가라. 30초 줄 테니 중계기 하단의 은색 배터리 팩을 교체해. 주머니에 넣어둔 예비 팩으로.]


[현태: 선우 형, 지금 복도에 애들이 너무 많아... 들키면 나 진짜 죽어...]


[선우: 네 도박 빚 차용증이 내 주머니에 있는 걸 잊었나 보군. 선택은 네 자유다, 현태야. 남은 시간 25초.]


지하 도박장 판돈 흐름표와 차용증이라는 지독한 아킬레스건을 쥔 선우의 압박에, 오현태의 푸른 점이 마침내 움직이기 시작했다. 싱크패드 화면을 통해 태성의 사물함 주변 CCTV 각도를 연산한 선우는 현태에게 실시간 동선을 지시했다.


[선우: 지금이다. 3반 앞 교실 모퉁이를 돌아서 사물함으로 가. 비밀번호는 0412. 중계기를 만질 때 몸으로 가려.]


현태는 떨리는 손으로 태성의 사물함을 열고, 철판 안쪽에 부착된 초소형 중계기의 배터리를 신속하게 교체했다. 딸깍하는 미세한 소리와 함께 싱크패드 화면의 전력 표시등이 녹색으로 100% 채워졌다.


[현태: 했어! 형, 나 이제 가도 되지?]


[선우: 수고했다. 교실로 돌아가.]


첫 번째 물리적 위기를 해결한 순간, 선우의 싱크패드 화면 중앙에 기이한 노이즈와 함께 암호화된 메시지 창이 강제로 팝업되었다.


[???: 정문고등학교 내신 등급 추이에 기묘한 노이즈가 포착되었습니다. 대필가의 냄새가 나는군요.]


선우의 척추를 타고 서늘한 전율이 흘러내렸다. 발신인의 IP 주소는 대치동의 거대 사설 입시 컨설팅 카르텔 ‘피나클’의 메인 서버를 가리키고 있었다.


‘독고영...!’


대치동 최고가 코디네이터이자, 타인의 대필 흔적을 귀신같이 잡아내기로 악명 높은 여자. 그녀의 사냥개가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선우는 즉각 노트북을 덮고 가방에 쑤셔 넣었다. 이곳은 더 이상 안전하지 않았다.


***


같은 시각, 대치동의 랜드마크 빌딩 12층에 위치한 피나클 컨설팅 수석 집무실.


독고영은 통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대치동 학원가의 빌딩 숲을 내려다보며 차가운 홍차를 들이켜고 있었다. 그녀의 책상 위에는 강태성의 모친 윤혜원이 보낸 태성의 하버드 대비 영어 에세이 초안이 띄워져 있었다.


“말도 안 돼.”


독고영의 붉은 입술 사이로 서늘한 혼잣말이 새어 나왔다.


“강태성. 정문고 내신 9등급에, 모의고사 영어는 늘 8등급을 맴돌던 깡패 새끼가 이런 문장을 썼다고? 어휘 수준은 의도적으로 낮췄지만, 문장 간의 유기적 연결성과 논리 구조는 옥스퍼드 출신인 내가 봐도 완벽해. 이건 흉내 낸 바보의 가면이야.”


독고영은 자존심에 깊은 상처를 입었다. 대치동에서 수십억을 주무르는 자신조차 이 정도의 정교한 ‘동기화 대필’은 기획하기 어렵다. 그녀는 즉시 수화기를 들었다.


“곽 사장. 지금 당장 움직여.”


수화기 너머로 거친 숨소리와 함께 사설 탐정 곽두팔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예, 코디님. 무슨 건입니까?”


“정문고 강태성의 에세이 파일이 업로드된 가상 IP를 추적해. 흔적을 지우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니까, 대치동 음지의 게이트웨이부터 샅샅이 털어.”


- “걱정 마십시오. 제 장비로 안 걸리는 놈은 없었습니다.”


전화가 끊기자 독고영은 차갑게 미소 지었다.


“대치동 바닥에 나 몰래 설치는 그림자 새끼가 누구든 간에, 내 구역에서 장사하려면 대가를 치러야지.”


***


선우는 낡은 운동화 끈을 동여매고 대치동 골목길을 질주했다. 이미 해는 저물어 사방에 화려한 네온사인이 켜지고 있었다. 그가 도착한 곳은 대치동 학원가 뒤편의 낡은 빌딩 지하에 위치한 ‘네트존 PC방’이었다.


카운터에서는 사장 이진수가 부스스한 머리를 긁적이며 졸고 있었다. 선우는 구석진 34번 자리에 앉아 싱크패드 노트북을 켜고 PC방의 초고속 광랜선을 연결했다.


‘독고영의 추적 패킷이 이미 가동되었을 거다. 내 실제 접속 위치를 숨겨야 해.’


선우는 김 사장에게 전수받은 ‘IP 세탁 및 프록시 우회술’을 가동했다. 싱크패드 터미널 창에 녹색 코드들이 폭포수처럼 흘러내렸다. 발신지 IP를 스위스 취리히 연방 공대 도서관과 아이슬란드의 레이캬비크 독립 서버로 다중 우회시키는 체인을 구축했다. 동시에 ‘모바일 기기 로그 흔적 소거 수칙’에 따라 강태성의 클라우드에 전송했던 모든 대필 로그의 해시값을 영구 소거하기 시작했다.


타닥, 타다닥!


선우의 손가락이 건반 위를 날아다녔다. 백도어 감지 프로그램이 붉은색 경고등을 띄웠다.


[위험: 외부 침입 패킷 감지. 소스 IP: 피나클 보안 서버.]


“벌써 쫓아왔나.”


독고영이 고용한 곽두팔의 해킹 툴은 상상 이상으로 강력했다. 피나클의 군사용 백신 엔진이 선우가 구축해 둔 프록시 체인을 하나씩 부수며 전진해 오고 있었다.


[체인 1단계 붕괴: 스위스 노드 유실.]

[체인 2단계 붕괴: 아이슬란드 노드 차단.]


선우의 이마에 땀방울이 맺혔다. 그의 머릿속에서 실시간 탈출 성공 확률이 급격히 하락하기 시작했다.


‘이대로 가면 30초 내로 내 맥 주소와 이 PC방의 물리적 위치가 노출된다.’


선우는 마우스에서 손을 떼고 극도의 집중력으로 상황을 수치화했다.


[상황 수치화 가동]

- 상대의 추적 속도: 초당 120개 노드 해독.

- 현재 프록시 잔여 노드: 1개.

- 실제 위치 노출까지 남은 시간: 4.2초.

- 최선의 행동 지침: 다중 가상 사설망(VPN)의 일시적 과부하를 유도하여 강제 접속 종료.


선우가 엔터키를 누르려는 찰나, 피나클의 백신 엔진이 마지막 노드를 뚫어버렸다.


[경고: 0.5초 동안 대치동 실제 IP 노출 완료.]


“읏...!”


선우는 즉각 노트북 전원을 강제로 차단했다. 화면이 검게 죽었지만, 이미 곽두팔의 모니터에는 ‘네트존 PC방’이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찍혔을 터였다.


선우는 싱크패드를 가방에 쑤셔 넣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카운터로 걸어가 졸고 있던 이진수 사장의 어깨를 거칠게 흔들었다.


“진수 형. 일어나요.”


“어, 어? 선우냐? 왜 그래, 급해 보여?”


“지금 당장 이 PC방의 게이트웨이 시스템 로그와 DHCP 할당 기록을 전부 강제 소각해야 해요. 경찰이 아니라, 아주 위험한 불법 흥신소 업자가 여기로 오고 있어요.”


이진수는 눈을 크게 떴다.


“야, 미쳤어? 오늘 매출 정산이랑 회원 접속 로그가 다 날아가잖아! 그럼 오늘 장사 공치는 거야!”


선우는 주머니에서 강태성의 활동 예산으로 챙겨둔 현금 뭉치 50만 원을 꺼내 이진수의 손에 쥐여주었다.


“오늘 손실액과 시스템 복구 비용입니다. 형이 개발한 하드 디스크 포맷 프로그램, 지금 당장 메인 서버에서 돌려요. 3분 뒤면 그놈들이 들이닥칩니다.”


현금 뭉치를 본 이진수의 눈빛이 흔들렸다. 전직 화이트해커 지망생이었던 그는 선우의 다급함과 의리를 저버릴 수 없었다.


“...젠장, 너한테 약점 잡힌 것도 없는데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비켜봐!”


이진수가 카운터 메인 컴퓨터의 키보드를 두드리며 자체 개발한 로그 강제 소각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모니터 화면에 ‘System Log Purged’라는 문구가 뜨는 순간, PC방의 유리문이 거칠게 열리며 거구의 사내가 걸어 들어왔다.


등산복을 입고 모자를 눌러쓴 사내, 독고영의 사냥개 곽두팔이었다.


곽두팔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PC방 내부를 훑어보았다. 그의 손에는 실시간 IP 추적기가 켜진 스마트폰이 들려 있었다. 곽두팔은 성큼성큼 카운터로 걸어와 이진수의 덜미를 잡을 듯이 위협적으로 몸을 들이밀었다.


“어이, 사장.”


곽두팔의 거친 목소리가 PC방의 공기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방금 여기서 외부 프록시 서버 우회해서 대용량 파일 업로드한 새끼 있지? 34번 자리. 그놈 DHCP 로그랑 가입자 인적 사항 당장 내놔.”


이진수는 침을 꿀꺽 삼키며 짐짓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무슨 소리요? 우리 방금 메인 서버 과부하로 다운돼서 시스템 전체 포맷 돌렸는데. 손님들 컴퓨터도 다 꺼진 거 안 보여요?”


실제로 PC방 내부의 몇몇 모니터들이 로그 소각의 여파로 리부팅되고 있었다. 곽두팔은 미간을 찌푸리며 카운터 모니터를 들여다보았지만, 화면에는 시스템 초기화 프로세스만 무심히 흐르고 있었다. 물리적 로그가 완벽하게 소멸한 것이다.


“이런 씨발... 타이밍 한번 기가 막히네.”


곽두팔은 이진수를 매섭게 노려본 뒤, 구석자리에서 가방을 메고 조용히 나가려던 선우를 바라보았다. 낡은 교복에 검은 뿔테 안경을 쓴 평범한 흙수저 고등학생의 모습이었다.


곽두팔은 선우에게로 다가가 앞을 가로막았다.


“야, 학생. 너 방금 어느 자리 앉아 있었어?”


선우는 고개를 숙인 채, 낡은 안경테를 손가락으로 밀어 올렸다. 안경 너머의 눈동자는 차갑게 빛나고 있었지만, 목소리는 겁에 질린 고등학생의 그것으로 완벽히 변조되어 있었다.


“저... 저 인강 듣다가 컴퓨터가 갑자기 꺼져서 그냥 가려던 건데요... 왜 그러세요?”


곽두팔은 선우의 낡은 가방과 왜소한 체구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이런 찐따 같은 고등학생이 독고영을 기만하는 천재 대필가일 리가 없다고 판단한 곽두팔은 혀를 차며 선우를 비켜섰다.


“됐다, 가라.”


“감, 감사합니다...”


선우는 고개를 숙이고 신속하게 PC방을 빠져나왔다. 골목길의 차가운 공기가 뺨을 스쳤지만, 아직 상황은 끝나지 않았다.


‘독고영. 내 정체를 캐내려 내 구역까지 사냥개를 보냈단 말이지.’


선우는 대치동 골목 안쪽에 위치한 김 사장의 전자기기 수리점 지하 아지트로 달려갔다. 지하실의 수많은 모니터와 해킹 장비들이 파란 불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선우는 싱크패드를 김 사장의 고출력 암호화 라우터에 연결했다.


“독고영의 추적 패킷 역경로가 아직 활성화되어 있어. 역공이다.”


선우는 독고영의 서버가 자신을 추적할 때 열어둔 백도어 포트를 역으로 파고들었다. 김 사장의 대용량 좀비 PC 네트워크를 가동하여, 피나클의 추적 경로에 디도스(DDoS) 우회 트래픽을 주입했다. 수억 개의 쓰레기 패킷이 독고영의 메인 컴퓨터로 폭포수처럼 쏟아져 들어갔다.


피나클 수석 집무실.


독고영의 모니터가 갑자기 격렬하게 흔들리더니, 시스템 온도 상승 경고와 함께 화면 전체가 블루스크린으로 얼어붙었다. 독고영은 들고 있던 찻잔을 내려놓으며 차가운 조소를 지었다.


“역공이라니... 진짜 프로를 건드렸군.”


그녀의 눈빛에 지독한 탐욕과 흥미가 동시에 차올랐다.


잠시 후, 곽두팔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


- “코디님, PC방 로그는 날아갔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건, 대행자 놈이 대치동 사정에 밝고 정문고등학교 내부 시스템을 훤히 꿰뚫고 있는 놈이라는 겁니다. 정문고 학생이나 교사 중에 주범이 있습니다.”


“정문고등학교 내부...”


독고영은 얼어붙은 모니터 화면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응시하며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타깃 범위를 정문고로 좁혀. 반드시 그 그림자의 목덜미를 물어와.”


지하 아지트에서 노트북을 닫은 선우는 안경을 벗고 피로한 눈을 비볐다. 독고영의 1차 공세를 완벽하게 방어해 냈지만, 꼬리가 밟히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그때, 선우의 스마트폰이 짧게 진동했다. 프락치 오현태로부터 온 다급한 문자 메시지였다.


[현태: 선우 형! 지금 학교 난리 났어! 전교 2등 민혜령이 강태성 성적 갑자기 오른 거 시험지 유출한 거 아니냐고 애들 선동하고 다녀! 당장 내일 학폭위랑 교육청 감사 청구하겠다고 소리 지르고 난리야! 어떡해?!]


선우는 찢어진 사채 계약서 조각을 만지작거리며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독사들이 사방에서 이빨을 드러내는군.”


새로운 전장의 막이 오르고 있었다.

HẾT CHƯƠNG

Chưa có bình luận nào. Hãy là người đầu tiê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