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ạc nềnWindmill_Village

첫 번째 설계, 80%의 법칙

Audio truyện
Chưa có audio. Bấm để tự tạo audio cho tập này.

대치동의 새벽은 언제나 축축하고 비린 장판 냄새와 함께 시작된다. 반지하 단칸방의 곰팡이 슨 벽지 너머로, 저 멀리 대로변을 질주하는 고급 수입차들의 소음이 미세한 진동으로 전해졌다. 이선우는 삐걱거리는 책상 앞에 앉아 아버지가 물려준 낡은 몽블랑 만년필을 손에 쥐었다. 잉크가 바랜 만년필 촉이 스탠드 불빛 아래에서 차갑게 빛났다.


그의 눈앞에 펼쳐진 것은 정문고등학교 3학년 과학 교과 수행평가 안내서, 그리고 그 옆에 놓인 ‘강태성 필적 모사 연습 노트’였다. 노트의 수십 페이지에는 강태성의 삐뚤빼뚤하고 힘만 들어간 악필이 선우의 손끝을 통해 기괴할 정도로 완벽하게 재현되어 있었다. 자모음의 간격, 모서리를 흘려 쓰는 버릇, 펜을 쥘 때 가해지는 무식한 필압까지.


‘단순히 똑똑한 글을 써서는 안 된다.’


선우는 안경을 쓸어 올리며 차가운 이성으로 생각했다.


강태성은 정문고의 소문난 지적 백치다. 그런 녀석이 갑자기 하버드대 교수 수준의 정교한 유기화학 반응식을 완벽한 문장으로 제출한다면? 아무리 돈과 권력에 눈이 먼 학교라 할지라도, 교무실과 교육청의 의심을 피할 수 없다. 특히나 강태성의 성적 상승에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 전교 2등 민혜령 같은 독종들이 도사리고 있는 정글이었다.


그래서 선우가 고안해 낸 것이 바로 ‘강태성 어휘 수준 동기화의 법칙’, 일명 ‘80%의 법칙’이었다.


[어휘 수준 동기화 프로파일링]

- 대상: 강태성.

- 평소 구사 어휘 수: 약 450개 내외 (대부분 비속어 및 단순 명령형).

- 문장 구조: 단문 위주, 인과관계의 비논리적 비약 다수 발생.

- 대필 타깃 완성도: 80%.

- 전술적 지침: 고의적인 오탈자 삽입, 문장 연결 어미의 의도적 단순화, 고난도 학술 용어의 의도적인 오용 및 정정 흔적 연출.


선우는 만년필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강태성이 평소 보내던 카카오톡 협박 메시지와 반성문의 문체 데이터를 뇌 속에서 연산했다. 수소 결합 에너지 계산식이라는 대학 수준의 화학 이론을 다루면서도, 문장의 끝맺음은 강태성 특유의 거칠고 짧은 호흡으로 쪼개야 했다. 일부러 화학 기호의 첨자를 잘못 적었다가 붉은 펜으로 직 그어 지운 흔적까지 정교하게 기획했다.


밤새도록 이어진 위조 작업. 선우의 이마에 송골송골 땀방울이 맺히고 손목의 인대가 비명을 질렀지만, 그의 안경 너머 눈빛만큼은 흔들림이 없었다. 마침내 완성된 보고서는 겉보기엔 허술하고 삐뚤빼뚤했지만, 그 내면에는 고도의 화학적 논리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는 기묘한 결과물이었다. 진짜 천재가 쓴, 가짜 바보의 가면이었다.


***


몇 시간 뒤, 정문고등학교 3학년 4반 교실.


아침 조회 시간이 다가오자 교실 안은 내신 경쟁의 삭막한 공기로 가득 찼다. 교실 뒤편 상석에는 강태성이 거만하게 의자를 뒤로 젖힌 채 스마트폰을 만지고 있었고, 그의 주변에는 오현태를 비롯한 일진 무리들이 눈치를 보며 서성거렸다.


앞문이 거칠게 열리며 담임이자 과학 담당 교사인 정동수가 들어왔다. 희끗희끗한 가발을 얹은 정동수는 평소 가난한 선우를 대놓고 투명인간 취급하며 무시하기로 유명한 속물 교사였다. 그의 손에는 학생들이 제출한 수행평가 화학 보고서 뭉치가 들려 있었다.


정동수는 교탁에 보고서 더미를 쾅 내려놓더니, 가늘게 뜬 눈으로 교실 뒤편의 강태성을 응시했다.


“강태성.”


정동수의 목소리에 교실 안의 소음이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뒤에서 엎드려 자려던 태성이 귀찮은 듯 고개를 치켜들었다.


“예, 쌤.”


“네가 제출한 ‘유기 촉매를 이용한 수소 결합 에너지 제어’ 보고서 말이다.”


정동수가 보고서 한 장을 손가락으로 튕겼다. 그의 얼굴에는 노골적인 의심의 빛이 서려 있었다. 정동수는 강태성의 모친인 윤혜원에게 거액의 뒷돈을 받아 생기부를 조작해 주는 간신배였지만, 동시에 자신에게 돌아올 사법적 리스크를 극도로 두려워하는 소인배였다. 이번 보고서의 수준이 태성의 지능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영역임을 직감한 것이다.


“이거, 네가 직접 쓴 거 맞냐? 문체나 글씨체는 네가 틀림없는데... 내용이 고등과정을 완전히 초월해 있어. 특히 아레니우스 식을 응용한 촉매 활성화 에너지 유도 과정은 대학원 예과 수준이야.”


정동수의 말에 교실 앞자리에 앉아 있던 전교 2등 민혜령이 날카롭게 고개를 돌려 태성을 쏘아보았다. 우등생들 사이에서 킥킥거리는 냉소와 수군거림이 번지기 시작했다.


“태성이가 저런 걸 썼다고? 말도 안 돼.”

“대필 받았겠지. 돈으로 처바른 거 아냐?”


주변의 비웃음에 강태성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으락푸르락해졌다. 주먹을 꽉 쥔 태성의 이마에 힘줄이 돋았다. 당장이라도 책상을 엎고 폭력을 휘두를 기세였다. 태성은 교실 구석에 앉아 있는 선우를 살기 어린 눈빛으로 노려보았다. ‘이 상황을 해결하지 못하면 죽여버리겠다’는 무언의 협박이었다.


정동수 교사는 비열한 미소를 지으며 교단 앞 칠판으로 걸어갔다. 그는 분필을 집어 들고 칠판에 복잡한 유기화학 반응식과 아레니우스 수식을 거칠게 적어 내렸다.


“태성아, 네가 정말 노력해서 쓴 거라면 이 정도는 가볍게 설명할 수 있겠지? 앞으로 나와서 이 수식의 전이 상태 이론에 따른 평형 상수 유도 과정을 직접 증명해 봐라.”


교실 안이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강태성은 굳어버렸다. 그는 의자에서 일어나지도 못한 채 식은땀을 흘렸다. 칠판에 적힌 기호들은 그에게 그저 외계어에 불과했다. 이대로 나갔다가는 전교생 앞에서 자신이 지적 백치임을 자인하는 꼴이 될 터였다. 정동수는 태성의 무식을 빌미로 강산그룹 측에 더 큰 ‘뇌물’을 요구할 아킬레스건을 쥐려는 속셈이었다.


그 순간, 교실 맨 뒷자리 구석에서 선우가 조용히 움직였다.


선우는 책상 밑으로 자신의 스마트폰을 꺼냈다. 이미 폐기도서 보관소 아지트의 싱크패드 노트북과 교실 내부의 무선 중계 장치를 연동해 둔 상태였다. 선우는 ‘상황 수치화 및 실시간 확률 계산력’을 가동했다.


[실시간 위기 대응 연산]

- 정동수 교사의 의심 해소 필요 확률: 95% 이상.

- 강태성의 폭주 확률: 88%.

- 해결책: 오프라인 질의응답 플랜 B 프로토콜 가동.

- 전송 경로: 교실 Wi-Fi 우회 -> 태성의 칼라 속 초소형 이어폰.


선우는 태성의 스마트 패드로 실시간 수식 가이드를 전송하는 동시에, 마이크에 대고 아주 나지막한 주파수로 읊조리기 시작했다. 태성의 옷깃 속에 숨겨진 초소형 무선 이어폰을 통해 선우의 차갑고 정밀한 목소리가 다이렉트로 꽂혔다.


- “강태성, 일어나. 칠판으로 걸어가라. 내 목소리를 3초 뒤에 그대로 복창해.”


귀를 찌르는 선우의 목소리에 태성은 정신을 차렸다. 그는 침을 꿀꺽 삼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거만한 걸음걸이를 연기하며 칠판 앞으로 걸어갔다. 교실 안의 모든 시선이 태성의 등 뒤로 집중되었다.


태성이 분필을 쥐었다. 손끝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 “적어라. k는 A 곱하기 e의 마이너스 RT 분의 Ea 승.”


선우의 지시가 태성의 귀에 울렸다. 태성은 칠판에 분필을 대고 받아 적기 시작했다.


“k... = A... e...^(-Ea/RT)...”


태성의 거친 악필로 수식이 적혀 내려가자, 정동수의 눈이 가늘어졌다.


- “양변에 자연로그를 취해라. ln k는 ln A 마이너스 RT 분의 Ea.”


“여기에... 자연로그를 취하면... ln k는... ln A... - Ea/RT가 됩니다.”


태성은 선우가 읊어주는 단어들을 기계적으로 복창하며 수식을 전개했다. 교실 안의 수군거림이 뚝 끊겼다. 민혜령의 눈이 경악으로 커졌다. 태성이 적어 내려가는 과정은 완벽한 논리적 인과관계를 따르고 있었다.


하지만 위기는 쉽게 끝나지 않았다. 정동수 교사가 태성의 뒤를 매섭게 쏘아보며 기습적인 질문을 던진 것이다.


“그렇다면 태성아, 여기서 활성화 에너지 Ea가 촉매에 의해 감소할 때, 전이 상태 이론의 분할 함수 비율은 어떻게 변하지? 보고서 4페이지에 적힌 내용인데.”


보고서 내용을 직접 검증하려는 정동수의 송곳 같은 질문이었다. 태성은 다시 한번 굳어버렸다. 이어폰 너머의 선우 역시 순간적으로 뇌 세포를 한계까지 활성화했다. 칠판의 빛 반사 각도와 교사의 시선, 태성의 호흡 상태를 초 단위로 계산했다.


[초고도 두뇌 연산 가동]

- 질문의 난이도: 대학 화학 평형 수준.

- 태성의 암기 한계 초과.

- 대처 방안: 어휘 동기화 법칙을 즉석 적용한 단순 비유식 스크립트 작성.


선우는 머릿속이 타들어 가는 듯한 극심한 두통을 느꼈다. 책상 밑으로 내린 그의 코끝에서 붉은 피 한 방울이 툭 떨어졌다. 선우는 옷소매로 거칠게 피를 훔쳐내며, 목소리를 가다듬고 속삭였다.


- “태성아, 화를 내는 척 연기해. 칠판을 쾅 치고 내 말을 전해.”


태성은 본능적으로 선우의 지시를 따랐다. 그가 분필을 쥔 손으로 칠판을 쾅 내리쳤다. 둔탁한 소리에 정동수가 흠칫 놀라 뒤로 물러섰다.


“아, 진짜 쌤! 귀찮게 자꾸 물어보시네!”


태성이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쓸어 올리며, 선우가 읊어주는 대사를 내뱉었다.


“촉매가 들어가면 분자들 통과하는 장벽이 낮아지는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분할 함수 비율이고 뭐고, 활성화된 분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서 반응 속도가 빨라지는 거라고요! 보고서에 그렇게 쉽게 써놨는데 왜 자꾸 꼬아서 물어보십니까?”


거칠고 무식해 보이지만, 질문의 본질을 정확히 꿰뚫은 완벽한 답변이었다. 태성의 평소 양아치 같은 어휘 수준(80%의 법칙)과 고도의 화학적 지식이 기묘하게 융합된 순간이었다.


정동수 교사는 칠판에 적힌 수식과 태성의 기세등등한 얼굴을 번갈아 바라보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교실 안은 완벽한 침묵에 잠겼다. 민혜령은 허탈한 표정으로 펜을 떨어뜨렸고, 일진 무리들은 “와, 태성이 진짜 공부했나 봐!”라며 환호성을 질렀다.


“...그래. 아주 훌륭하다, 태성아. 자리에 앉아라.”


정동수가 마른침을 삼키며 의심을 거두고 태성을 ‘숨겨진 노력파 천재’로 극찬했다. 교실의 권력 구도가 미세하게 흔들리는 순간이었다.


태성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자리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등 뒤는 이미 식은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태성은 자리에 앉자마자 교실 구석에서 묵묵히 책을 읽고 있는 선우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에는 단순한 분노가 아닌, 자신을 완벽하게 구원해 준 그림자 지략가를 향한 기괴한 경외심과 절대적인 의존증이 싹트고 있었다.


선우는 책상 서랍 속으로 피가 묻은 소매를 숨기며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첫 번째 기어는 완벽하게 맞물렸다, 강태성.’


정동수 교사는 칠판의 수식을 지우며, 머릿속으로 태성의 모친 윤혜원에게 연락해 추가적인 기부금을 요구할 비열한 음모를 꾸미기 시작했다. 교실 안의 숨 막히는 침묵 속에서, 선우는 다음 단계인 학교 전체 교사들을 기만할 더 거대한 공간 조작 시나리오를 구상하기 시작했다.

HẾT CHƯƠNG

Chưa có bình luận nào. Hãy là người đầu tiê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