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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심원 석상의 분노, 위증의 즉각적인 처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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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톤의 흔들리는 동공 너머로, 안토니오 사제의 굳어버린 얼굴과 펠릭스 검사의 경악에 찬 안색이 교차하며 법정의 공기가 무겁게 내려앉았다.


정적.


명계 변방 재판소 내부를 지배하던 그 무겁고 침침한 청색 마력 오라조차 완전히 얼어붙은 듯했다. 법대 위에서 지루한 하품을 늘어놓던 요한 재판관의 비대하고 기름진 얼굴 위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요한은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한 채, 관람석 맨 앞자리에 앉아 있는 안토니오 사제를 향해 비굴한 눈빛을 보냈다.


‘사제님,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 저 하찮은 기록관 놈이 저런 구체적인 군사법원 기록까지 들고나올 줄은 몰랐지 않습니까!’


요한의 눈빛이 그렇게 소리치고 있었다. 안토니오 사제의 탐욕스러운 얼굴은 이미 시커멓게 죽어 있었다. 보석이 박힌 사제복을 움켜쥔 그의 손가락이 미세하게 떨렸다. 그들의 완벽한 시나리오가, 단 한 장의 군사 징계 장부와 기상 기록 앞에 산산조각 나버린 것이다.


“증인, 가스톤 씨.”


한우진은 침묵을 깨뜨리며 한 걸음 더 다가섰다. 그의 목소리는 차가운 메스처럼 예리하게 가스톤의 숨통을 조였다.


“300마일 밖의 감옥 독방에 쇠사슬로 묶여 있던 당신이, 어떻게 같은 시각 붉은 고개에서 폭우를 맞으며 학살을 목격할 수 있었는지 다시 한번 묻겠습니다. 대답하십시오.”


“그, 그것은…….”


가스톤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그의 영혼 기저에서 뿜어져 나오던 슬픈 생존자의 오라는 이미 완전히 붕괴되어, 시커먼 기만의 오라로 일그러지고 있었다. 품속 깊은 곳에 숨겨둔 성황청의 ‘황금 연금 약속 증서’가 우진의 정의의 단안경에 붉은 낙인처럼 선명하게 잡히는 것이 보였다.


“정숙하라! 정숙!”


요한 재판관이 안토니오의 매서운 눈초리를 받자마자, 허둥지둥 판사봉을 두드렸다. 그는 어떻게든 가스톤을 이 법정에서 탈출시켜 증거를 인멸해야 했다.


“변호인은 증인을 과도하게 압박하지 말라! 증인은 생전의 참혹한 기억으로 인해 일시적인 정신적 혼란을 겪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더 이상의 심문은 무의미하다. 증인을 퇴정시키고, 오늘 공판은 이것으로 종결…….”


“기각을 청구합니다, 재판관님!”


우진이 요한의 말을 단호하게 자르고 나섰다. 그의 목소리에는 명계의 법률가로서의 엄숙한 권위가 실려 있었다.


“제국 사법령 제102조, 그리고 배심원 심판 조례에 따르면, 법정에서 선서한 증인의 명백한 모순은 단순한 혼란으로 치부될 수 없습니다. 이는 법정의 정당성을 훼손하는 고의적인 기만행위입니다.”


우진은 자신의 왼쪽 손을 높이 들어 올렸다. 그의 손가락에 끼워져 있던 ‘고대 법률가의 반지’가 은은한 은백색 서리를 뿜어내며 찬란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현재 우진의 신성력 수치는 단 3%. 뇌를 찌르는 듯한 극심한 두통과 이명이 그를 괴롭혔고, 입가에는 지난 밤 흘린 마른 피 흔적이 선명했다. 하지만 그의 이성은 그 어느 때보다 차갑고 날카롭게 작동하고 있었다.


‘매수된 재판관을 설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재판관보다 상위에 존재하는 법정 자체의 절대적 시스템을 강제 가동시킨다.’


우진은 반지에 자신의 남은 신성력을 미세하게 불어넣으며, 법정 내부의 마력 흐름을 조율했다. 반지의 율법 문양이 허공에 떠오르며 법정 전체의 규칙을 자극했다.


“변호인 레오의 이름으로 명계 법정의 근본 율법을 호출합니다!”


우진의 선언이 법정의 높은 천장을 때렸다.


“증인 가스톤은 신성한 선서 뒤에 고의적인 위증을 저질렀음이 입증되었습니다. 이에 본 변호인은 명계 사법 체계의 절대 조항인 ‘위증죄의 마법적 집행’을 정식으로 요청합니다!”


“이, 이 미친놈이 무슨 짓을……!”


요한 재판관이 경악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옆에 있던 펠릭스 검사 역시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부릅떴.


위증죄의 마법적 집행.


그것은 재판관의 자의적인 판결을 무시하고, 법정 자체에 깃든 고대 배심원들의 권능이 위증자를 직접 처벌하는 강제적인 사법 시스템이었다.


쿠구구구구—!


법정 사방을 둘러싸고 있던 거대한 해골 배심원 석상들이 일제히 무거운 진동음을 내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들의 텅 빈 안구 속에서 뿜어져 나오던 옅은 붉은빛이, 순식간에 불길하고 압도적인 진홍색 안광으로 변해 가스톤을 향해 쏟아졌다.


“아, 아아악! 머리가, 머리가 터질 것 같습니다!”


가스톤이 머리를 감싸 쥐며 증인석 바닥으로 쓰러졌다. 그의 영체 표면이 시커멓게 그을리며 타들어 가기 시작했다. 명계 법정의 근본 룰인 ‘거짓말 탐지의 규칙’이 위증의 확정과 동시에 강제적인 물리적, 영적 타격으로 전환된 것이다.


“경비대! 당장 저 미치광이 변호인을 체포하라! 법정을 모독하고 금기된 주문을 외우고 있다!”


안토니오 사제가 참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서며 소리쳤. 그의 명령에 무장한 사제단과 기사들이 무기를 뽑아들며 우진을 향해 돌격하려 했다.


하지만 우진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그는 반지를 낀 손을 넓게 펼치며 단호하게 읊조렸다.


“명계 사법령 제1조, ‘법정의 신성불가침권’을 선포한다!”


웅웅웅—!


순식간에 우진과 피고인석의 에드워드 4세를 둘러싸고 거대한 은백색의 사법 장벽이 솟구쳐 올랐. 달려들던 무장 사제들의 칼날이 은빛 결계에 닿는 순간, 찌릿하는 마력의 반동과 함께 무기들이 강제로 봉인되며 허공으로 튕겨 나갔다.


“끄으윽!”


“무기가, 내 신성력이 발동하지 않는다!”


사제들이 당황하며 비명을 질렀다. 법정 내부에서는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그 어떤 물리적, 마법적 사적 공격도 가해질 수 없다는 절대적인 규칙이 작동한 것이다. 조나단 경비대장이 이끄는 경비대원들이 미늘창을 앞세우며 사제단의 앞을 가로막았다.


“사제단은 무기를 거두시오! 법정의 신성불가침 영역 내에서 무력을 행사하는 자는 누구를 막론하고 즉각 구속하겠소!”


조나단의 묵직한 호통이 법정을 압도했다. 안토니오는 이빨을 갈며 주먹을 움켜쥐었지만, 법정의 절대적인 결계 앞에서는 그 역시 아무런 무력도 쓸 수 없었다.


그 사이, 증인석 바닥은 시커먼 진흙처럼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철그럭! 철그럭!


법정 바닥의 틈새에서 뿜어져 나온 검은 영혼 사슬들이 가스톤의 발목과 사지를 무자비하게 감아쥐었다. 그것은 위증죄가 확정된 영혼을 명계의 가장 깊은 영혼 감옥으로 끌고 가 자아를 소멸시키는 심판의 쇠사슬이었다.


“사, 살려주십시오! 제발 살려주십시오! 저는 시키는 대로 했을 뿐입니다!”


가스톤이 검은 사슬에 끌려가며 비명을 질렀다. 그의 영체가 실시간으로 깎여나가며 반투명하게 변해갔다. 그가 고통 어린 눈으로 안토니오 사제를 바라보았다.


“사제님! 저를 구해주겠다고 약속하지 않으셨습니까! 제 가족의 안전을 보장해 주겠다고 하셨잖습니까!”


안토니오는 가스톤의 시선을 애써 외면하며 차갑게 읊조렸다.


“더러운 위증자 놈이 감히 성스러운 사제의 이름을 더럽히는구나. 당장 저 자를 끌고 가라!”


안토니오의 냉혹한 배신에 가스톤의 눈동자에 극도의 절망과 분노가 가득 찼다. 그는 자신이 이대로 끌려가면 영구히 소멸당할 것임을 직감했다.


검은 사슬이 그의 목을 조여오며 바닥 밑 어둠 속으로 그의 몸을 반쯤 끌고 들어간 순간, 가스톤은 마지막 남은 영혼의 마력을 쥐어짜며 법정 전체가 울리도록 비명을 질렀다.


“안토니오 사제! 저자가 나를 매수했다! 내 가족의 영혼을 인질로 잡고, 황금 연금을 주겠다며 폭군 에드워드의 거짓 학살을 증언하라고 시켰단 말이다! 저 장부와 내 주머니 속의 연금 증서에 안토니오의 마력 각인이 새겨져 있다!”

HẾT CHƯƠ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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