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상점과 진실의 모래시계
“휴정한다! 다음 공판은 사흘 뒤 오전으로 연기하겠다!”
요한 재판관의 방사형 판사봉이 법대를 거칠게 내리쳤다. 그 둔탁한 소리가 어두침침한 명계 변방 재판소의 사방 벽면을 흔들었다. 땀을 비 오듯 흘리던 펠릭스 검사는 백지장처럼 질린 얼굴로 자리에 주저앉았고, 방청석을 채운 해골 배심원 석상들은 여전히 주황빛 안광을 깜빡이며 소란스러운 진동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재판소 뒷문으로 급히 빠져나가는 요한 재판관의 비굴한 뒷모습을 보며, 한우진은 천천히 왼쪽 눈에서 정의의 단안경을 벗어 품에 넣었다.
“으윽……”
단안경을 벗자마자 시야가 급격히 흐려지며 관자놀이를 송곳으로 찌르는 듯한 극통이 몰려왔다. 눈앞이 핑 돌았다. 레오의 깡마른 육체는 이세계의 마법적 인과를 감당하기에 턱없이 약했다. 우진이 비틀거리자, 옆에서 잔뜩 긴장하고 있던 서기 시몬이 다급히 그의 팔을 부축했다.
“레오 형! 괜찮아? 피가, 코피가 또 흘러!”
우진은 소매로 콧등을 대충 훔쳐냈다. 붉은 핏자국이 회색 사제복 소매에 길게 번졌다.
[견습 영혼 변호인의 신성력이 한계에 도달했습니다. 현재 남은 신성력 수치: 2%]
[경고: 무리한 마법적 문서 감정으로 인해 자아 붕괴 반동 수치가 상승하고 있습니다.]
‘겨우 2%인가.’
우진은 입안에 고인 비린 피를 삼키며 차갑게 가라앉은 이성을 유지하려 애썼다. 현대 한국에서 수많은 거물들을 법정에서 난도질할 때도 이보다 더한 육체적 한계는 숱하게 겪어봤다. 지금 중요한 것은 몸의 통증이 아니었다.
“시몬, 부축 안 해도 된다. 일단 기록실로 내려가자.”
“하지만 형, 방금 변론은 진짜 미쳤어! 성황청의 무결한 사료가 위조되었다는 걸 잉크 발명 연도로 입증하다니…… 펠릭스 검사 그 오만한 자식이 아무 말도 못 하고 굳어버리는 걸 봤을 때 내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다니까!”
시몬은 흥분한 목소리로 속삭이며 우진을 이끌고 지하 기록실로 향했다. 그러나 어두운 계단을 내려가는 우진의 표정은 조금도 밝아지지 않았다.
지하 기록실의 무거운 철문을 닫아걸고 나서야 우진은 책상에 기대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책상 위에는 바르도의 고대 법전이 은은한 백색 빛을 내뿜으며 닫혀 있었다.
“기뻐하기엔 이르다, 시몬.”
“어? 왜? 사료가 위조되었다는 걸 만천하에 밝혔잖아. 이제 저 폭군…… 아니, 에드워드 4세의 무죄가 입증된 거 아니야?”
우진이 고개를 저었다.
“우리가 증명한 건 성황청이 제출한 ‘학살 명령서’가 위조되었다는 사실뿐이야. 사법적으로 말하자면, 기소의 핵심 증거를 탄핵한 것에 불과하지. 하지만 펠릭스 검사는 사흘 뒤 공판에서 다른 증거를 들고나올 거다. 예를 들면, 당시 학살을 직접 목격했다는 증인의 영혼을 법정에 세우는 식으로.”
시몬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증인……? 설마 안토니오 사제가 증인까지 매수하겠어?”
“사료까지 위조하는 놈들이다. 가짜 목격자를 만들어내는 것쯤은 일도 아니지. 게다가 배심원들은 저 거대한 석상들이다. 그들은 사법적 논리도 보지만, 결국 ‘진실의 무게’를 감정하지. 가짜 증인이 그럴듯한 기억의 마력을 뿜어내며 거짓 증언을 하면, 내 단안경만으로는 그 거짓을 완벽하게 깨뜨리기 힘들어. 마력이 부족하니까.”
우진은 자신의 깡마른 손가락을 내려다보았다. 현재 남은 신성력 2%로는 단안경을 한 번 더 가동하는 것조차 목숨을 걸어야 했다. 펠릭스의 다음 반격을 완벽하게 제압하고 배심원들의 의심을 완전히 걷어내려면, 단순한 반박이 아닌 ‘압도적인 물증’이 필요했다.
“에드워드 4세가 실제로 독살당하던 그 순간의 진짜 기억…… 혹은 그 현장의 에테르 잔상을 배심원들 눈앞에 3D 홀로그램처럼 직접 투사해 보여줘야 해. 성황청의 사료가 왜 위조되었는지, 진짜 배후가 누구인지 그 현장을 똑똑히 보여주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그치만 형, 죽은 자의 과거 기억이나 현장의 흔적을 어떻게 법정에서 그대로 재생해? 명계의 고위 성법사들이나 쓸 수 있는 초월적인 영매 마법이 필요하잖아.”
우진의 눈빛이 예리하게 빛났다.
“마법이 없다면, 도구를 쓰면 되지.”
우진은 바르도의 고대 법전 첫 장을 넘겼다. 법전의 낡은 양피지 구석에 희미하게 적혀 있는 고대 법관들의 수사 기록이 단안경의 잔상으로 떠올랐다.
“과거 특정 공간에 잔존하는 대화와 사건을 홀로그램 형태로 재생하는 고대 수사관의 유물이 있다. ‘진실의 모래시계(Hourglass of Truth)’.”
“진실의 모래시계? 들어본 적 있어! 하지만 그런 전설적인 유물이 이 변방 재판소에 있을 리가 없잖아.”
“재판소에는 없지. 하지만 이 명계의 법과 질서가 닿지 않는 어둠 속에는 있을 거다.”
우진이 시몬을 똑바로 응시했다.
“시몬. 이 재판소 지하 하수도 깊은 곳에 온갖 불법 마법 물건과 밀수품을 거래하는 고블린 상인이 있다고 들었다. 그놈의 이름이 뭐지?”
시몬이 침을 꿀컥 삼키며 한 걸음 물러섰다.
“그, 그림(Grim)……? 형, 설마 그 탐욕스러운 괴물을 찾아가겠다고? 그놈은 돈만 주면 성황청의 기밀도 파는 놈이지만, 반대로 돈이 안 되면 손님의 영혼까지 팔아넘기는 지독한 브로커야! 거긴 위험해!”
“지금 내 목에 채워진 쇠사슬이 매일 밤 조여들고 있다, 시몬. 내게 선택권은 없어. 당장 안내해라.”
우진의 단호한 태도에 시몬은 결국 고개를 숙였다.
***
명계 변방 재판소의 지하 하수도는 지옥의 가장자리를 흐르는 오수와 버려진 영혼들의 잔해가 뒤엉킨 음침한 미로였다. 발을 내딛을 때마다 끈적한 이끼와 정체불명의 점액질이 가죽장화 밑창에 들러붙어 기분 나쁜 소리를 냈다. 벽면의 틈새에서는 푸르스름한 인화(燐火)가 피어올라 사방을 기괴하게 비추고 있었다.
“여기야, 형. 이 녹슨 철문 너머가 그림의 만물상이야.”
시몬이 이가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거대한 하수관 구석에 숨겨진 철문을 가리켰다. 철문 표면에는 기괴한 눈동자 모양의 마법 문양이 붉게 빛나고 있었다. 우진이 다가가 문을 가볍게 두드리자, 눈동자 문양이 번뜩이며 문이 스르륵 열렸다.
끼이이익.
문 너머의 공간은 하수도의 음침함과는 전혀 다른, 기묘한 활기로 가득 차 있었다. 천장에는 보라색 마력 주머니들이 매달려 은은한 빛을 뿜어내고 있었고, 벽면의 목재 선반들에는 출처를 알 수 없는 해골 잔, 위조된 성황청의 면죄부, 봉인된 영혼이 담긴 유리병들이 빼곡하게 진열되어 있었다. 쾌쾌한 곰팡이 냄새와 매캐한 향료 냄새가 코를 찔렀다.
“키히히히! 이게 누구야? 명계 변방을 아주 발칵 뒤집어놓은 미치광이 견습 사제님이 내 초라한 가게를 다 찾았군!”
방 구석의 높은 의자 위에서 튀어나온 것은 척추가 구부정한 작은 체구의 고블린이었다.
단추 같은 황금색 눈동자를 번뜩이며, 기워 입은 낡은 사제 로브를 걸친 고블린. 그가 바로 어둠의 브로커, 그림이었다. 그림은 앙상한 손가락을 비벼대며 이빨을 드러내고 교활하게 웃었다.
“안토니오 사제의 사료를 법정에서 아주 멋지게 찢어발기셨더군, 레오 변호사? 덕분에 내 밀수 장사도 타격을 입을 뻔했어. 사제들이 경계를 강화하는 바람에 말이야. 키히히!”
우진은 그림의 비아냥을 가볍게 무시하고 선반 앞으로 다가갔다.
“잡담하러 온 게 아니다, 그림. 내게 필요한 물건이 있어서 왔다.”
“오, 물건? 내 가게에는 없는 게 없지. 불법 독약부터 시작해서 성황청 고위 사제의 침실 열쇠까지 말이야! 물론, 그에 상응하는 ‘값’을 치를 수 있다면 말이지.”
그림이 탁자 위로 풀쩍 뛰어내리며 우진의 얼굴 가까이 코를 들이밀었다.
“‘진실의 모래시계’를 원한다.”
우진의 짧은 한마디에 그림의 황금빛 눈동자가 순간적으로 크게 굳어졌다. 교활한 미소가 사라지고, 고블린 특유의 탐욕스러운 살기가 안광을 타고 흘러나왔다.
“……진실의 모래시계라니. 견습 사제 주제에 내 보물창고 깊은 곳에 뭐가 있는지 아주 잘 아는군. 하지만 그건 단순한 장난감이 아니야. 고대 수사관들이 쓰던 진짜 법보(法寶)지. 값어치를 매길 수 없을 정도로 귀한 물건이란 말이야.”
그림은 슬그머니 선반 밑 비밀 서랍에서 낡은 가죽 상자 하나를 꺼내 들었다. 상자가 열리자, 안에서 보라색 에테르 입자가 흘러나오며 정교하게 세공된 은빛 모래시계가 모습을 드러냈다. 유리의 내부에는 모래 대신 푸른빛의 마력 입자들이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진짜 ‘진실의 모래시계’였다.
“이걸 원한다고? 좋아, 거래를 하지. 가격은 깔끔하게 ‘영혼의 눈물(Soul Tears)’ 천 개다.”
“천 개……!”
옆에 있던 시몬이 경악하며 비명을 질렀다. 영혼의 눈물은 억울하게 죽은 영혼들이 극도의 감정을 분출할 때만 결정화되는 명계 지하 세계의 최고급 통화였다. 견습 사제인 레오의 전 재산을 털어도 단 열 개조차 구하기 힘든 터무니없는 금액이었다.
“키히히! 왜? 수석 변호인이라도 된 줄 알았나? 명계에서 가장 귀한 유물을 가져가려면 그 정도 대가는 치러야지. 돈이 없다면 나가라구. 안토니오 사제에게 네가 내 가게에 침입했다고 밀고하면 포상금이라도 두둑이 받을 테니 말이야.”
그림은 모래시계를 다시 상자에 넣으려 했다. 철저한 독점 판매자로서 우진의 절박함을 이용해 목을 조르려는 수작이었다.
하지만 우진의 표정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천천히 왼쪽 눈의 정의의 단안경을 다시 착용했다. 지독한 두통이 뇌를 찔렀지만, 우진은 이를 악물고 마력을 쥐어짜 그림의 가게 구석구석을 스캔하기 시작했다.
단안경의 렌즈 너머로 보라색 마력선들이 얽히고설킨 유통 경로가 시각화되어 나타났다. 선반 뒤에 숨겨진 비밀 통로, 그리고 상자 밑에 적힌 붉은색 각인들.
‘역시 내 예상이 맞았군.’
우진은 단안경을 톡톡 건드리며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그림 씨. 거래를 하기 전에, 당신의 가게에 있는 물건들의 ‘법적 정당성’부터 검토해 봐야겠군.”
“뭐, 뭐라고? 법적 정당성? 이 미치광이가 하수도 쓰레기장에서 무슨 잠꼬대를……”
“당신 머리 위의 선반 세 번째 칸에 있는 푸른색 유리병들. 저건 성황청 서부 대성당에서만 독점 제조하는 ‘정화의 마나 정수’로군. 제국 상법 제12조에 따르면, 성황청의 공인 직인이 없는 마나 정수의 유통 및 개인 거래는 일체 금지되어 있으며, 적발 시 전량 압수 및 영혼 소멸형에 처한다.”
그림의 뾰족한 귀가 미세하게 파르르 떨렸다.
“그, 그건 그냥 모조품일 뿐이야! 진짜가 아니라고!”
“모조품이라면 더 큰 문제지. 위조 신성물 배포죄는 제국 특별 형사법 제8조에 의거, 가중 처벌 대상이니까. 게다가 저기 구석에 쌓여 있는 면죄부 사본들…… 저것들의 마력 주파수를 스캔해 보니, 안토니오 사제의 사적 직인이 찍혀 있군. 당신, 안토니오와 결탁해서 영지민들의 세금을 면제해 주는 대가로 사후 영혼을 노예로 양도받는 불법 계약을 중개하고 있지?”
“이, 이 자식이……!”
그림의 황금빛 눈동자가 분노와 당황으로 격렬하게 흔들렸다. 우진은 한 걸음 더 다가가 탁자를 짚고 그림을 내려다보았다. 그의 눈빛은 현대 한국의 검찰청 조사실에서 피의자를 압박하던 독사 같은 형사의 그것과 정확히 일치했다.
“명계 밀수 금지법 제4조 제2항. 불법 영혼 계약의 중개 및 위조 신성물 밀거래 행위는 명계 사법령에 의해 즉각적인 구속 및 영혼 수용소 강제 노역형에 처한다. 시몬, 기록해라. 피고인 그림의 불법 밀수 및 탈세 혐의에 대한 기소장을 현장에서 작성한다.”
“어? 어! 알았어, 형!”
시몬이 다급히 무한의 가죽 장부를 펼치고 깃펜을 들었다. 그림은 앙상한 손으로 머리를 쥐어뜯으며 비명을 질렀다.
“키아악! 여긴 무법지대 하수도야! 재판소 경비대 놈들도 여기는 감히 들어오지 못한다고! 내가 소리 한 번 지르면 어둠의 길드 암살자들이 네 목을 벨 거다!”
“벨 수 있다면 베어 보라고 해.”
우진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대꾸했다.
“내가 이곳에 들어오기 전, 안개골짜기 경비대의 조나단 경비대장에게 미리 내 신변을 확보해 달라고 요청해 두었다. 만약 내가 한 시간 내로 재판소로 복귀하지 않으면, 조나단 경비대장이 정예 경비대를 이끌고 이 하수도 구역 전체를 대대적으로 소탕할 거다. 제국 헌법 제3조는 법정 밖의 불법 무력 집단을 소탕하는 공권력의 집행을 완벽히 보장하니까. 당신의 그 얄팍한 어둠의 길드가 제국 정규 경비대와 전면전을 치르고 싶어 할까?”
사실 조나단 경비대장과의 연대는 우진이 흘린 얄팍한 블러핑(공갈)이었다. 하지만 안토니오 사제와의 첫 재판에서 우진의 대담한 변론을 목격했던 그림으로서는, 이 독종 변호사가 진짜로 일을 저질렀을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휩싸일 수밖에 없었다.
그림의 이마에서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하수도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의 뾰족한 귀가 완전히 뒤로 누웠다.
“아, 아냐…… 레오 변호사님. 우리 사이에 굳이 그렇게 험악하게 법대로 할 필요가 있나? 키히히…… 우리는 평화로운 상인과 고객이잖아?”
그림은 비굴하게 손을 비비며 억지 미소를 지었다.
“가격을 대폭 인하해 주지! 영혼의 눈물 열 개…… 아니, 다섯 개! 아니, 그냥 공짜로 줄 테니 제발 그 기소장인지 뭔지 하는 불길한 종이 쪼가리는 치워줘!”
우진은 차갑게 미소 지으며 가죽 상자를 낚아챘다. 상자를 열어 진실의 모래시계가 가진 은빛 광휘를 확인한 우진은, 품에서 명계 은화 한 닢을 꺼내 탁자 위에 툭 던졌다.
“정당한 거래의 형식을 취해야 사법적 하자가 없지. 은화 한 닢으로 이 모래시계의 소유권을 합법적으로 이전한다. 이의 있나, 그림 씨?”
“이, 이의 없습니다…… 합법적인 거래입니다……”
그림이 울상을 지으며 은화를 움켜쥐었다. 거래의 주도권은 완전히 우진의 손에 넘어와 있었다.
그러나 모래시계를 품에 넣고 돌아서려는 우진의 등 뒤로, 그림이 기괴하고 음산한 미소를 지으며 나직하게 속삭였다.
“하지만 말이야, 레오 변호사님. 하나 경고해 두지. 그 모래시계는 지금 완전히 ‘빈 껍데기’야. 과거를 재생하려면 모래시계 내부에 채워 넣을 특수 자원인 ‘진실의 모래(Sand of Truth)’가 필요하거든.”
우진이 발걸음을 멈추고 돌아보았다. 그림은 단추 같은 황금색 눈동자를 번뜩이며 혀를 낼름거렸다.
“그 진실의 모래는 명계에서 가장 위험하고 불길한 구역…… 자아를 잃은 원혼들이 소멸하기 위해 끌려가는 ‘망각의 강 어귀(Mouth of River Lethe)’의 모래사장에서만 극소량 채굴할 수 있지. 성황청의 삼엄한 감시망을 피해 그곳에 들어가 모래를 채취하려다간, 네 그 얄팍한 영혼부터 강물에 녹아 모래가 될 거다. 키히히히!”
그림의 기괴한 웃음소리가 하수도의 음침한 어둠 속으로 번져나갔다. 우진은 품속에 숨겨진 차가운 모래시계의 감촉을 느끼며, 다음 목적지가 명계의 가장 깊고 위험한 나락이 될 것임을 직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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