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ạc nềnShenxian

안개의 철벽과 붉은 이단심문관

Audio truyện
Chưa có audio. Bấm để tự tạo audio cho tập này.

카일이 건넨 대검의 서늘한 촉감을 느끼며, 레온은 바닥에 떨어진 발렌티노의 지령서로 손을 뻗었다.


눈이 멀어 시각은 존재하지 않았지만, 그의 손가락 끝은 지령서 표면에 찍힌 붉은 인장의 융기된 테두리를 정확하게 짚어냈다. 그 순간, 품 안에 숨겨둔 낡은 은색 청동 종이 불길하게 웅웅거리며 진동하기 시작했다. 인장 속 성력의 파동과 은색 종의 고대 금속이 미세하게 간섭을 일으키며 공명음을 내는 것이었다. 아주 낮고 차가운 소리였다.


레온은 심안(心眼)을 개방해 지령서에서 피어오르는 오라를 읽었다. 피처럼 붉고 날카로운 성력의 기류가 뱀처럼 똬리를 틀고 있었다. 그것은 성황청 본청 이단심문소 제3추적대를 이끄는 단장, 발렌티노의 고유한 마력 주파수였다.


“신부님, 괜찮으십니까?”


카일이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으며 레온을 부축했다. 광증에서 완전히 완치되어 마력 8성급의 위엄을 회복한 검왕의 목소리에는 이제 한 치의 왜곡도 없었다. 오직 자신을 구원해 준 레온을 향한 깊은 충성심과 단단한 이성만이 서려 있을 뿐이었다.


“괜찮습니다, 카일 경. 하지만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는군요.”


레온은 지령서와 함께 바닥에 떨어진 검붉은 약물 병을 주워 사제복 주머니에 밀어 넣었다. 주교 바르샤가 영웅들을 미치게 만들기 위해 유포했던 극독, ‘데몬 브레스’의 결정적 물증이었다.


바로 그 순간, 콰아아아앙—! 하는 웅장한 폭음이 요새 서쪽 하늘을 가르며 울려 퍼졌다.


대기가 비정상적으로 떨리는 소리가 레온의 정밀 청각에 포착되었다. 이어 요새 외곽의 거대한 철문이 열리며, 무겁고 규칙적인 군화 소리가 대지를 짓밟기 시작했다. 수백 명의 성기사들이 일사불란하게 대형을 맞추어 행진하는 소리였다.


“놈들이…… 본청의 사냥개들이 드디어 요새로 들어왔습니다!”


안전가옥 바닥의 나무 판자를 열고 솟구친 잭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경고했다. 그의 영혼 오라는 이미 극도의 황색(공포)으로 짙게 물들어 있었다.


레온이 심안을 더 넓게 전개하자, 요새 서쪽 성벽 초소 방향에서 거대한 백색 성광의 오라가 해일처럼 솟구쳐 오르는 것이 보였다. 백색 갑옷을 입은 정예 성기사단이 요새의 입구를 완벽하게 봉쇄하고 있었다. 그 중심에 선 사내, 발렌티노 단장이 뿜어내는 마력 6성급의 압도적이고 광신적인 위압감이 요새 전체의 공기를 무겁게 압착하고 있었다.


“그레고리, 결계를 전개하라.”


요새 저편에서 발렌티노의 서늘한 명령이 떨어지자, 성황청 결계사 그레고리가 룬 문자가 가득 적힌 양장본 책을 펼쳐 들었다. 그가 마력을 폭발시키자, 요새 하늘 전체를 뒤덮는 거대하고 탁한 붉은 장벽 결계가 전개되기 시작했다. 하늘이 온통 핏빛으로 물들며 외부와의 모든 통신과 공간 전송 마법이 완벽하게 차단되었다. 요새 전체가 거대한 정신적 감옥으로 변한 것이었다.


[정신 인지 지수: 100% - 절대 이성 상태 유지 중]


레온의 뇌릿속 연산 장치는 흔들림 없이 차갑게 작동했다. 그는 공포에 질리지 않았다. 오히려 이 극단적인 위기 상황에서 자신이 가진 자원과 동료들의 능력을 어떻게 배치해야 할지 정교한 전술을 수립하기 시작했다.


“일단 안전가옥 내부로 복귀합니다. 잭, 토비, 문을 닫으십시오.”


안전가옥으로 돌아온 일행의 상태는 만신창이였다. 에밀리는 바르가스의 충격으로 인해 오른쪽 어깨에 심한 타박상 피멍을 입은 채 신음하고 있었고, 가르시아 역시 어깨의 깊은 자상에서 계속 피를 흘리고 있었다. 가르시아의 손바닥에는 아까 녹슨 무쇠 빗장을 비틀며 입었던 가벼운 화상 흉터가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에밀리는 자신의 통증을 참아내며 약초 가방에서 진정 비약을 꺼내 가르시아의 상처를 치료하기 시작했다.


“가르시아 경, 움직이지 마십시오. 출혈이 심합니다.”


“수녀님…… 죄송합니다. 제가 더 강했더라면 신부님을 더 안전하게 모셨을 텐데.”


가르시아가 참회의 이빨을 갈았으나, 레온은 그의 어깨를 부드럽게 짚어주었다.


“그대 덕분에 우리 모두가 살아서 이곳에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가르시아 경. 스스로를 자책하지 마십시오.”


레온은 탁자 위에 톰이 제공했던 비밀 광도 지도를 펼쳤다. 거친 광부들의 손때가 묻은 낡은 가죽 지도였지만, 헤이븐 요새 지하 깊은 곳에서 외부 산맥으로 이어지는 유일한 탈출로가 정교하게 그려져 있었다.


“바르톨로메오 상단의 일반 마차를 이용해 지상을 통해 탈출하는 것은 이제 불가능합니다.”


레온의 냉철한 분석에 잭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신부님. 발렌티노 단장이 이끄는 제3추적대는 단순한 군대가 아닙니다. 그들은 정밀 신성 감지기를 사방에 배치하고 신성 탐지견들을 대량 살포해 요새의 모든 출구를 이 잡듯 뒤지고 있습니다. 상단 마차조차 낱낱이 해체해 검문하고 있으니, 지상으로 나가는 즉시 발각될 겁니다.”


“그렇다면 적들의 감시망이 미치지 않는 곳으로 가야 합니다.”


레온이 손가락으로 지도의 가장 어둡고 깊은 구역, 헤이븐 광산 지대의 지하 갱도를 가리켰다.


“지하 광산 갱도 내부에는 고농도의 천연 마력석들이 매장되어 있습니다. 그 마력석들이 뿜어내는 불규칙한 주파수의 파동은 적들의 정밀 신성 감지기와 마력 나침반을 완벽하게 교란하는 천연의 잡음 장벽이 되어줄 것입니다. 적들의 사냥개들도 지하의 매캐한 철광석 먼지 속에서는 우리의 냄새를 쫓지 못합니다.”


가르시아가 창백한 얼굴로 지도를 응시하며 입을 열었다.


“이단심문소 경비병들의 경비 교대 시간은 매일 밤 자정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가장 소홀히 여기는 방어선은 요새 서쪽 성벽 초소입니다. 그곳의 마법 결계 감지 장치는 오래되어 미세한 마력 흐름을 감지하지 못합니다. 지하 갱도를 관통해 그 초소 아래로 빠져나간다면 탈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초소의 철문은 성황청의 삼중 마법 결계로 잠겨 있습니다.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부술 수 없습니다.”


에밀리가 걱정스럽게 덧붙이자, 카일이 천천히 대검 ‘아수라의 심장’을 고쳐 잡으며 앞으로 나섰다. 그의 은빛 눈동자가 어둠 속에서 서늘하게 번뜩였다.


“성벽의 마법 결계는 내가 일격에 벨 테니, 마차의 질주에만 집중하라. 나의 군주이시여, 이 카일의 대검이 당신의 앞길을 가로막는 모든 철벽을 가루로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카일의 단호한 선언에 일행의 눈빛에 다시금 결연한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레온은 품 안의 은색 청동 종을 가만히 쥐었다. 요새 하늘을 핏빛으로 물들인 발렌티노의 거대한 붉은 장벽 결계가 웅웅거리며 종소리의 주파수와 간섭을 일으키고 있었다. 레온은 그 미세한 공명음 속에서, 적들의 결계가 지닌 마력의 흐름과 왜곡된 진동수를 정확하게 읽어내고 있었다.


‘발렌티노 단장. 그대의 결계는 완벽해 보이지만, 소리와 정신의 공명 앞에서는 한낱 부서지기 쉬운 유리벽에 불과합니다.’


레온은 은색 종을 가만히 쥐고 나지막이 속삭였다.


“이제, 우리를 가두려는 저 위선의 철벽을 무너뜨리러 갑시다.”


그 결연한 선언과 함께, 일행은 장비와 물자를 마차에 싣고 어두운 지하 갱도의 입구를 향해 조용히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그들의 도주가 시작되기도 전에, 안전가옥 지하 수로 너머로 으르렁거리는 사냥개의 기괴한 울음소리와 신성 탐지견들의 발자국 소리가 서서히 좁혀오기 시작했다.

HẾT CHƯƠNG

Chưa có bình luận nào. Hãy là người đầu tiê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