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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가 부르는 파산의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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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산도 단숨에 뭉개버릴 듯한 기세로 치켜든 거대 쇠망치가, 광장 한가운데에 미동도 하지 않고 서 있는 임재희의 정수리를 향해 무시무시한 속도로 도약했다.


“형님! 위험합니다!”


뒤편에서 강철심이 비명을 지르며 흑철도를 뽑아 들고 신법을 전개했다. 축기기 초기의 강력한 영기가 그의 발끝에서 폭발하며 대지를 갈랐지만, 공중에서 떨어지는 쇠망치의 기세가 한발 더 빨랐다. 연기기 9성의 절정에서 뿜어져 나오는 ‘대지분쇄공’의 영압은 이미 임재희의 어깨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었다.


하지만 임재희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충혈된 눈동자 속에서 기이한 황금빛 안광이 더욱 차갑게 번뜩였다.


‘야근 수당도 안 나오는 이 판국에 물리적 폭력으로 감사 업무를 방해하다니. 아주 전형적인 악질 체납자의 발악이군.’


전생의 대한민국 서울에서 수천억 대 자산가들이 세무조사가 들어왔을 때 골프채를 휘두르며 난동을 부리던 광경을 이미 수십 번도 더 목격했던 일류 세무사였다. 고작 선협 세상의 조폭 행동대장이 휘두르는 쇠망치 따위는, 국세청 감사실에 들이닥친 사채업자의 난동보다 무서울 것이 없었다.


“강 형, 멈추십시오. 저런 장부 미기입 불법 무기 사용자는 제가 직접 행정 처분하겠습니다.”


재희는 소매 속에서 묵직한 특제 철제 주판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그의 고유 신통인 ‘인과안(因果眼)’을 부릅떴다. 쇠망치의 정수리와 그가 든 거대 망치 표면에 피처럼 붉은 글씨가 선명하게 떠올랐다.


[품목: 불법 사채 이자 갈취용 무기 쇠망치]

[취득 자금 출처: 장풍파 무단 횡령금 500 영석]

[세금 납부 내역: 무(無) - 밀수 원자재]


“취득 자금 출처가 불분명한 자산이자, 증빙 서류가 없는 밀수품이군요. 그렇다면 세법에 따라 즉시 동결 처분하겠습니다.”


재희가 철제 주판을 강하게 흔들었다.


탁! 탁! 탁탁탁!


경쾌하고도 정교한 주판알 튕기는 소리가 청운 저잣거리의 광장 전체에 웅장하게 울려 퍼졌다. 그 소리는 단순한 소음이 아니었다. 천도가 보증하는 세무 공무원의 절대적인 행정 명령 주파수였다.


“청운문 감사전 수석 감사관의 권한으로 천도 금융 전산망에 선포합니다. 장풍파의 전 자산 및 예치금에 대한 예금 일시 동결 선포(預金 一時 凍結 宣布)!”


그 순간, 마른하늘에서 청아한 푸른빛의 거대한 결계가 광장 전체를 향해 내리꽂혔다. 그것은 천도가 공인한 금융 제재 결계였다.


파지지직!


“끄아아악?!”


공중에서 망치를 내리찍으려던 쇠망치가 갑자기 비명을 질렀다. 그의 거대 망치를 감싸고 있던 붉은 화염 영기가 마치 찬물을 끼얹은 듯 순식간에 꺼져버린 것이다. 망치의 동력원 역할을 하던 내부의 상급 영석들이 천도의 금융 동결 조치에 의해 실시간으로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영력을 잃은 거구의 쇠망치는 바닥을 향해 속수무책으로 추락했다.


쿵!


광장 바닥에 보기 좋게 안면을 처박은 쇠망치가 코피를 흘리며 신음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이성을 잃고 거대 망치를 양손으로 꼬아 쥐며 일어서려 했다.


“이, 이 빌어먹을 주판 소리가 내 영력을……!”


“아직도 고집을 부리시는군요. 압류 처분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셔야 정신을 차리시겠습니까?”


재희는 소매 속에서 붉은색 부적 딱지 한 장을 가볍게 꺼내 들었다. 장당 제작비만 하급 영석 10개가 소요되는 고순도 붉은 먹물로 쓰인 법구였다.


“빨간 압류 딱지 투척술(赤標 投擲術)!”


재희가 손목의 탄력을 이용해 빨간 딱지를 쇠망치의 거대 망치를 향해 휙 던졌다.


착!


정확하게 망치 머리에 달라붙은 빨간 딱지에서 붉은색 인과율 사슬들이 뿜어져 나와 무기 전체를 꽁꽁 묶었다. 사유재산 압류 딱지 주술이 작동한 것이다.


그 순간, 쇠망치의 거대 망치는 영적 기능을 완전히 상실하고 천도의 조세 중력을 받아 수천 근의 쓸모없는 고철 덩어리로 변해버렸다.


쿵! 쩌적!


“어, 어억?! 내 망치가 왜 이렇게 무거워……!”


쇠망치는 망치 자루를 쥔 채 바닥에 납작하게 깔려 꼼짝도 하지 못했다. 자신의 무기 무게를 이기지 못해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는 굴욕적인 신세가 된 것이다.


광장 주변을 포위하고 있던 300명의 장풍파 조직원들이 그 황당한 비주얼에 기겁하며 뒤로 웅성거렸다.


“행동대장님이…… 범인 서생이 던진 종이 딱지 한 장에 깔려 움직이지 못하신다!”


“저게 대체 무슨 무공이냐?! 사술인가?!”


재희는 흙먼지를 털어내며 300명의 조직원들을 향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의 눈가에는 만성 피로로 인한 다크서클이 짙게 깔려 있었지만, 목소리만큼은 대기업 구조조정 본부장처럼 냉철하고 카랑카랑했다.


“장풍파 조직원 여러분. 방금 보신 것처럼 당신들의 행동대장은 불법 자산 형성 무기를 무단 소지하다 현장에서 압류당했습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사실을 알려드리지요.”


재희가 철제 주판을 들어 허공에 뜬 천안 수정구의 3D 그래프를 톡톡 쳤다.


“방금 제가 장풍파의 전 자산에 대해 예금 일시 동결 선포를 완료했습니다. 이 결계가 가동되는 한, 장풍파 두목님이 숨겨둔 12개의 차명 비밀 금고는 물론이고 당신들이 들고 있는 모든 연맹 예치금 어음과 영석 주머니가 얼음처럼 얼어붙어 단 1영석도 인출하거나 사용할 수 없습니다.”


조직원들이 황급히 품속에서 자신들의 영석 주머니를 꺼냈다. 아니나 다를까, 주머니를 열자마자 푸른빛의 얼음 기운이 흘러나오며 내부의 영석들이 꽁꽁 얼어붙어 영기가 완전히 차단되어 있었다. 은행 어음 역시 글자가 회색으로 변해 쓸모없는 종이 쪼가리로 변해 있었다.


“이, 이게 무슨 소리냐! 내 영석이 안 꺼내져!”


“내 어음도 먹통이 되었어! 내 돈!”


광장이 순식간에 공포와 절망 어린 비명으로 가득 찼다. 재희는 차가운 실소를 터뜨리며 쐐기를 박았다.


“장풍파의 전 자산이 동결되었으니, 법적으로 오늘부로 당신들은 ‘무급 무수당 노동자’들입니다. 쉽게 말해서, 저 탐욕스러운 두목 밑에서 한 푼의 월급도 받지 못하고 공짜로 목숨 걸고 싸우는 바보들이 되었다는 뜻입니다.”


“무급 노동……?”


“월급이 안 나온다고?”


300명의 조직원들의 눈빛이 무섭게 흔들렸다. 그들은 의리로 뭉친 협객이 아니었다. 오직 돈과 생계를 위해 흑도 조직에 몸을 담은 하급 수선자들이자 범인들이었다. 그런데 자신들의 월급을 두목이 횡령한 것도 모자라, 이제는 아예 자산이 동결되어 굶어 죽을 위기에 처한 것이다.


재희는 주판을 튕기며 부조리한 오피스 코미디의 극치를 달리는 대사로 그들의 심리를 완벽하게 무너뜨렸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급료 미지급 상태로 노동을 강요당하는 것만큼 비참한 일은 없습니다. 저라면 제 월급을 떼먹고 마교와 내통하는 악덕 기업주 밑에서 일하느니, 당장 노동조합을 결성해 주동자를 사법 기관에 고발하고 밀린 임금을 청구하겠습니다.”


그 순간, 조직원들 사이에서 거대한 분노의 폭풍이 일어났다.


“생각해 보니 그렇잖아! 저 장풍파 두목 놈은 혼자 비자금 세탁 수수료 15,000 영석을 독식하면서 우리한테는 맨날 적자라고 월급도 쥐꼬리만큼 줬어!”


“심지어 이제는 아예 동결돼서 한 푼도 못 받게 생겼잖아! 우리가 왜 저 횡령범을 위해 감사전이랑 목숨 걸고 싸워야 해?”


“야! 장풍파! 내 밀린 월급 내놔라!”


분노한 300명의 조직원들이 일제히 자신들의 무기를 돌려 두목 장풍파를 향해 좁혀왔다.


당황한 장풍파는 거대 도끼를 흔들며 비명을 질렀다.


“아, 아니다! 너희들 미쳤느냐! 저 서생 놈의 꼬임에 넘어가면 안 된다! 내 비밀 금고에 돈이 가득……!”


“금고가 동결됐는데 무슨 수로 돈을 준다는 거냐! 이 악덕 업주 놈아!”


조직원들이 들이받기 시작했다. 수십 명의 하급 흑도들이 장풍파의 다리를 붙잡아 끌어내렸고, 그의 거대 도끼를 강제로 빼앗았다. 장풍파는 축기기 중기의 영력을 전개하려 발악했지만, 이미 천도의 자산 동결 결계에 영력 순환이 억제된 상태에서 수백 명의 부하들이 달려들자 무력하게 짓눌렸다.


“커억?! 이것들이 하극상을…… 놔라! 놓지 못할까!”


“월급도 안 주면서 하극상은 무슨 하극상이야! 감사전 수석 감사관님! 여기 장풍파 두목 놈을 포박해 바치니, 제발 저희 영석 주머니의 동결을 풀어주십시오!”


조직원들은 장풍파를 밧줄로 꽁꽁 묶어 바닥에 무릎을 꿇렸고, 그 옆에 안면 마비가 온 쇠망치까지 함께 포박하여 재희의 앞에 대령했다. 300명의 무장 폭동 세력이 단 10분 만에 ‘임금 체납 해결’을 요구하는 자발적 항복단으로 변모한 순간이었다.


강철심과 소지성은 그 어처구니없고도 장엄한 전세 역전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스승님…… 이것이 바로 숫자로 적들의 마음을 지배하는 ‘양익평형신공’의 최종 극의입니까? 칼 한 번 휘두르지 않고 적들의 군대를 노동조합으로 만들어 스스로 자멸하게 만드시다니요!”


소지성이 눈물까지 흘리며 감격해 소리쳤다. 재희는 피곤한 듯 돋보기를 안경 닦이로 닦으며 덤덤하게 대답했다.


“소 서기, 몇 번을 말하지만 노동법과 세법의 기본 원리를 적용했을 뿐입니다. 돈이 흐르지 않는 조직은 모래성 위에 쌓은 성과 같아서, 자금줄만 묶으면 스스로 무너지는 법이지요.”


재희는 무릎이 꺾인 채 바닥에 주저앉아 덜덜 떨고 있는 장풍파 두목에게 다가갔다. 장풍파의 머리 위에는 여전히 거대한 적자 수치들이 붉은 살기의 형태로 아른거리고 있었다.


그의 모든 비밀 차명 계좌가 탄로 나고 부하들에게 완벽히 배신당한 순간, 장풍파의 도심(道心)에 거대한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자신이 수십 년간 쌓아온 금전적 권력과 신용이 한순간에 제로(0)로 수렴하는 것을 목격하자, 그의 영력 단전이 스스로 붕괴하기 시작한 것이다.


“크으윽…… 내 경지가…… 내 단전이 무너진다……!”


장풍파의 입에서 시커먼 피가 흘러나왔다. 적자 유발 도심 붕괴(Red-Ink Heart Demon)가 발동한 것이었다. 그의 몸 주변을 감싸고 있던 강력한 축기기 중기의 푸른 영기가 허공으로 산산이 흩어지며, 그의 외양이 순식간에 초라하고 늙은 노인의 형상으로 변해갔다.


“사, 살려다오…… 제발 내 단전의 압류를 풀고 살려다오…… 내가 다 잘못했다……”


장풍파는 바닥에 머리를 조아리며 눈물로 애원했다. 재희는 그 처참한 횡령범의 몰락을 내려다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심문했다.


“살고 싶다면 진실을 말하십시오. 대장로 조귀덕의 비자금을 세탁해 주던 진짜 비밀 본거지가 어디입니까? 이 저잣거리 지하 계좌만으로는 당신들이 세탁해 온 천문학적인 실물 영석의 양을 감당할 수 없었을 텐데요.”


장풍파는 단전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에 몸을 떨며 비밀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그, 귀면 동굴(鬼面 동굴)이다……! 청운산 북쪽 깊은 곳에 위치한 비밀 동굴 내부에, 대장로님이 세금 한 푼 내지 않고 무단으로 채굴하던 미등록 비밀 영맥과 실물 비자금 금고가 숨겨져 있다……!”


그 순간, 임재희의 충혈된 눈이 번쩍 뜨였다.


[귀면 동굴 비밀 금고: 실물 영석 5만 개 은닉 중]


인과안의 시야 너머로, 조귀덕 일파가 숨겨둔 천문학적인 규모의 불법 탈세 자산의 실체가 마침내 붉은 숫자가 되어 재희의 뇌리를 강타했다.


“실물 영석 5만 개라니…… 영수증도 없이 그런 엄청난 불법 자산을 은닉하고 있었다니, 세무사로서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중범죄로군요.”


재희가 주판을 쥔 손가락에 힘을 주며 광기 어린 미소를 지었다.


“강 형, 소 서기. 당장 감사전 수색대를 소집하십시오. 오늘 밤 야근은 귀면 동굴에서 진행하겠습니다.”


장풍파가 품속에서 바들바들 떨리는 손으로 귀면 동굴의 차단 진법을 해제할 수 있는 음산한 귀면 문양이 새겨진 ‘비밀 열쇠’를 꺼내 재희의 발밑에 바쳤다. 청운문의 숨겨진 거대한 비자금 제국의 빗장이, 마침내 수석 세무사 임재희의 손에 의해 열리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HẾT CHƯƠ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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