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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수증이 없으면 경비 처리는 불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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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


서기실의 낡은 나무문이 먼지를 풀풀 풍기며 처참하게 박살 났다. 사방으로 튀는 나무 파편 너머로, 화려하지만 어딘가 천박한 장신구를 온몸에 주렁주렁 매단 사내가 오만한 걸음걸이로 걸어 들어왔다.


청운문 외문의 실세이자, 대장로 조귀덕의 조카인 외문 집사 조태식이었다.


그는 연기기 상품(연기기 9성)의 묵직한 영압을 온 방안에 뿜어내며, 품속에서 꼬깃꼬깃하게 구겨진 한지 뭉치 하나를 탁자 위에 툭 던졌다.


“안에 있는 말단 계사 놈은 당장 이 영수증들을 처리해라. 외문 집사당에서 급히 쓸 자금이니, 하급 영석 5,000개를 즉시 출금하도록.”


조태식의 목소리에는 범인 서생 따위는 눈빛 한 번으로 짓눌러 버릴 수 있다는 오만함이 가득 배어 있었다. 그의 등 뒤에 선 수하들도 비열한 웃음을 지으며 재희를 내려다보았다.


하지만 임재희는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움직일 수 없었다. 그의 시선은 조태식이 던진 한지 뭉치, 즉 ‘간이 영수증’에 완전히 고정되어 있었다.


스스슥.


재희의 붉게 물든 눈동자, ‘인과안(因果眼)’이 강렬하게 반응하기 시작했다. 조태식의 머리 위 허공에 거대하고 기괴할 정도로 붉은 숫자가 선명하게 떠올랐다.


[조태식 - 탈루 및 횡령 예정액: 5,000 영석 (외문 식자재 대금 부풀리기)]


그 붉은 숫자를 보는 순간, 임재희의 가슴속에서 깊은 곳에서부터 끓어오르는 분노와 함께 극심한 두통이 몰려왔다. 전생의 대한민국 서울에서 허위 세금 계산서를 들고 찾아와 큰소리를 치던 악덕 기업주들의 얼굴이 조태식의 천박한 얼굴 위로 겹쳐 보였다.


‘5,000 영석……? 지금 문파 재정이 기획 파산 직전인데, 영수증 한 장 없이 5,000 영석을 그냥 내놓으라고?’


이것은 단순한 무단 인출이 아니었다. 장부의 차변과 대변의 균형을 완벽하게 맞춘 지 불과 몇 분도 지나지 않아, 다시 한번 장부에 거대한 구멍을 뚫으려는 악질적인 분식회계 시도였다. 세무사로서의 직업적 강박증이 임재희의 온몸을 광기로 지배하기 시작했다.


재희는 소매 안에서 조심스럽게 무언가를 꺼내 들었다. 그것은 그가 고대 세무 서고 터에서 발견해 수리한 ‘대나무 돋보기(竹製 擴大鏡)’였다.


옆에서 숨을 죽이고 있던 늙은 회계사 백무현이 그 모습을 보며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저, 저것은 무엇인가? 필시 영기를 측정하는 고대의 비보(秘寶)가 분명하구나! 저 차가운 눈빛을 보아라. 범인의 몸으로 축기기 장로들의 영압 앞에서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구나!’


재희는 대나무 돋보기를 눈가에 대고, 조태식이 던진 영수증을 아주 꼼꼼하게 들여다보았다. 돋보기의 렌즈를 통해 위조된 필적과 조잡한 도장 흔적이 빛의 파동이 되어 재희의 시야에 선명하게 드러났다.


“……거래 일자 무(無).”


재희의 입에서 서리발 같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거래처 명 무. 품목 무. 적격 증빙 무. 심지어 이 영수증에 찍힌 외문 집사당의 인장은 진짜 인장이 아니라, 급하게 무로 조각해 찍은 위조 도장이군요.”


“무어라?! 이 빌어먹을 서생 놈이 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주둥이를 함부로 놀리느냐!”


조태식이 격노하며 소리쳤다. 그의 온몸에서 연기기 상품의 영압이 폭풍처럼 뿜어져 나와 서기실 내부의 공기를 무겁게 짓눌렀다. 쩌적, 소리와 함께 재희가 앉아 있던 낡은 탁자 한구석에 미세한 금이 가며 부서져 내렸다.


백무현은 숨이 막히는 듯 가슴을 부여잡고 신음했다. 하지만 재희는 오히려 귀찮다는 듯 한쪽 귀를 후벼 파며 중얼거렸다.


“아, 야근하는데 왜 이렇게 주변 소음이 심하지? 에어컨 실외기 소리가 너무 큰데…….”


재희에게 있어서 수선자의 영압이란, 전생의 대형 세무법인에서 야근할 때 들려오던 공사장 소음이나 무개념 상사의 잔소리 정도의 귀찮은 잡음에 불과했다.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당해 평생 쌓아온 신용이 파산하는 미래의 공포에 비하면, 눈앞의 깡패 같은 수선자가 뿜어내는 기세 따위는 아무런 타격도 주지 못했다.


재희는 돋보기를 탁자 위에 내려놓고, 조태식을 똑바로 응시하며 엄숙하게 선포했다.


“청운문 재정 관리 규정 및 조세율법에 의거하여 선포합니다. 영수증 미첨부 경비 처리 불가론(無領收證 經費 處理 不可). 증빙 서류가 불비하고 거래처가 불명확한 지출은 일절 경비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번 5,000 영석의 출금 청구는 ‘기각’합니다.”


“기각……? 감히 외문 집사인 나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이 문파의 돈은 모두 우리 대장로님과 외문 집사당의 것이다! 당장 영석을 내놓지 않으면 네 놈의 단전을 찢어놓겠다!”


조태식이 이성을 잃고 손을 뻗어 재희의 멱살을 잡으려 했다. 그의 손끝에 날카로운 영기가 서려 있었다.


그 순간, 재희의 눈동자가 붉게 타올랐다. 그의 품속에 있던 조세율법 초장이 미세하게 진동하며, 천도가 보증하는 세법의 인과율이 작동하기 시작했다.


“위조 영수증 자동 소각령(僞造 領收證 自動 燒却).”


재희가 나지막이 읊조리며 탁자 위의 영수증 뭉치에 손을 얹었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조태식이 던진 가짜 영수증들이 뜨겁지 않은 백색의 불꽃에 휩싸이며 스스로 타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어, 어찌 영수증이 타오르는 것이냐?! 무슨 사술을 부린 게냐!”


조태식이 당황하여 손을 멈췄다. 백색 불꽃이 타오른 자리에는 조태식이 숨기려 했던 진짜 거래 내역, 즉 주방 식자재 대금을 부풀려 개인 유흥비로 탕진했다는 붉은색 글자들이 허공에 선명하게 투영되었다.


“이 영수증의 필적은 조태식 집사, 바로 당신의 필적입니다. 서체 끝이 오른쪽으로 살짝 휘는 버릇이 외문 장부의 서명과 정확히 일치하는군요. 게다가 도장은 급하게 잘라 만든 무 도장이라 잉크가 번졌습니다.”


재희가 돋보기로 타들어 가는 종이의 단면을 가리키며 조목조목 짚어냈다.


“이것은 명백한 사문서 위조 및 공금 횡령입니다.”


완벽한 증거 제시와 세법의 논리 앞에 조태식의 얼굴이 순식간에 흙빛으로 변했다. 수하들도 동요하며 뒤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자신의 비리가 만천하에 드러날 위기에 처하자, 조태식의 눈에 잔인한 살기가 깃들었다.


“이, 이 빌어먹을 서생 놈이…… 죽고 싶어 환장했구나!”


조태식이 횡령의 증거인 영수증 탄 한 조각이라도 인멸하기 위해, 거친 비명과 함께 탁자 위의 영수증 뭉치를 향해 잽싸게 손을 뻗었다.

HẾT CHƯƠ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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