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ạc nềnPrairie

피비린내를 쫓는 이빨

Audio truyện
Chưa có audio. Bấm để tự tạo audio cho tập này.

위장이 통째로 녹아내리는 듯한 극통이 가라앉은 자리에는 지독한 허무함과 얼음처럼 차가운 침묵만이 남았다.


백서진은 우물가 진흙바닥에 주저앉아 자신의 왼손을 내려다보았다. 손가락 끝에서부터 시작된 검은 괴사는 이미 손목을 지나 팔꿈치 아래까지 이르러 있었다. 손톱은 썩은 나무껍질처럼 뒤틀렸고, 피부는 생기를 잃은 채 거무죽죽하게 변해 있었다. 손가락을 움직이려 의지를 집중해 보았지만, 왼팔은 마치 남의 물건인 양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사파의 독무수 악건을 처단하고 주민들을 구한 대가는 참혹했다. 스스로 독수를 삼켜 경맥을 강제로 확장하는 역침쇄명 2성의 경지에 도달했으나, 그 등가교환으로 왼손의 경맥이 완전히 죽어버린 것이다.


"오라버니……."


겁에 질린 순이가 다가와 서진의 찢어진 삼베옷 자락을 잡으려 했다. 서진은 말없이 고개를 저으며 아이의 손길을 피했다. 자신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거친 화독과 부식독의 기운이 아이에게 닿는 것조차 경계한 탓이었다.


서진은 이빨로 헤진 무명 천의 한끝을 물고, 다른 끝을 오른손으로 잡아당겼다. 그리고 쓸모없는 고기 방패처럼 늘어진 왼팔을 가슴팍에 대고 단단히 동여맸다. 왼손으로 검을 쥘 수 없다면, 이제부터는 오직 오른손 하나만으로 모든 적을 베어야 한다.


그때, 흑토곡 외곽의 메마른 황무지 너머로 기이한 진동이 대지를 타고 흘러들었다.


지독하게 예민해진 서진의 독기 감지(毒氣感知) 능력이 허공에 흩어진 피비린내를 포착했다. 그것은 악건의 시체에서 나는 썩은 피 냄새가 아니었다. 짐승의 뜨거운 타액 냄새, 그리고 강철 쇠사슬이 거친 바위 바닥을 긁으며 다가오는 섬뜩한 금속음이었다.


철그럭. 철그럭.


"온다."


서진은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제갈세가의 하급 대주 제갈우가 보낸 새로운 사냥개들이 흑토곡의 샛길을 타고 들이닥치고 있었다. 악건의 죽음과 정찰조의 전멸 소식에 격분한 제갈우가 흑토곡을 완전히 쓸어버리기 위해 살수견 훈련사 견무를 투입한 것이 분명했다.


서진은 이가 빠진 검은 철검을 오른손으로 움켜쥐었다. 묵철검의 둔탁한 무게가 오른팔 어깨뼈를 짓눌렀다. 평소라면 대수롭지 않게 감당했을 무게였으나, 오른쪽 무릎 관절의 미세 골절상이 걸을 때마다 뼈를 깎는 듯한 극통을 유발하고 있었다.


절뚝거리는 다리와 마비된 왼손.


이 상태로 평지에서 수십 마리의 살수견들과 정예 살수들을 상대하는 것은 자살행위였다. 서진은 뇌공차단 호흡법을 전개하여 무릎의 고통을 억지로 마비시켰다. 그리고 어둠이 짙게 깔린 흑토곡 외곽의 협곡 지대로 신형을 움직였다. 절뚝거리는 그의 발걸음이 지날 때마다 흙바닥에 검붉은 독혈의 흔적이 뚝뚝 떨어져 내렸다.


***


"흐흐흐, 쥐새끼가 피를 흘리며 기어갔군. 냄새가 아주 진해."


흑토곡 중앙 우물가, 악건의 목이 잘려 걸린 버드나무 아래에 한 사내가 서 있었다. 가죽 장갑을 끼고 짐승의 뼈로 만든 호루라기를 목에 건 거한, 제갈세가의 살수견 훈련사 견무였다.


그의 손에는 굵은 무쇠 사슬들이 쥐여 있었고, 사슬 끝에는 붉은 안광을 번뜩이는 거대한 살수견 세 마리가 으르렁거리고 있었다. 사냥개들의 아가리에는 날카로운 강철 이빨 캡이 씌워져 있어, 한 번 물리면 뼈째로 으스러질 듯한 위압감을 풍겼다.


견무는 우물가 바닥에 떨어진 서진의 독혈을 손가락으로 찍어 냄새를 맡았다.


"칠성탈명침의 화독에 부식독까지 섞여 있군. 제갈우 대주님께서 왜 이놈을 반드시 생포해 오라 하셨는지 알겠어. 이놈의 피 자체가 영약이자 독약이야."


견무가 목에 걸린 호루라기를 짧게 불었다.


삐익!


인간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 고주파 음파가 황무지에 울려 퍼지자, 살수견들이 일제히 코를 킁킁거리며 서진이 도망친 협곡 방향을 향해 사납게 짖어대기 시작했다.


"가라! 사지를 물어뜯어 뼈만 남겨라!"


견무가 무쇠 사슬을 풀어놓자, 세 마리의 살수견들이 번개처럼 어둠 속으로 튀어 나갔다. 그 뒤를 견무와 제갈세가의 하급 무사들이 횃불을 밝힌 채 무서운 속도로 추격하기 시작했다.


***


바람이 뼈를 찌르듯 차가운 협곡의 초입.


서진은 가파른 바위벽에 등을 기대고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가슴팍의 은침 주변이 불타는 듯 뜨거웠고, 오른쪽 무릎은 염증이 심해져 터질 것처럼 부풀어 올라 있었다.


‘벌써 따라잡혔군.’


어둠 속에서 수십 개의 붉은 안광이 어른거렸다. 살수견들의 거친 숨소리가 사방에서 좁혀오고 있었다. 기동력이 떨어진 서진이 협곡의 막다른 길목에 도달하자마자, 놈들은 완벽한 포위망을 형성했다.


크르릉.


가장 거구인 살수견 한 마리가 서진의 절뚝거리는 오른쪽 다리를 겨냥해 허공을 날아올랐다. 강철 이빨이 어둠 속에서 차갑게 빛났다.


서진은 오른손의 묵철검을 낮게 쓸어 올렸다.


소지검로(掃地劍路)!


바닥의 자갈과 흙먼지가 폭풍처럼 일 일어나며 사냥개의 시야를 가로막았다. 둔탁한 묵철검의 날이 허공에서 사냥개의 옆구리를 정확히 강타했다.


퍼억!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와 함께 사냥개 한 마리가 바위에 부딪쳐 즉사했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좌우의 사각지대에서 남은 두 마리가 동시에 서진의 어깨와 허벅지를 향해 이빨을 들이밀었다.


"윽!"


서진은 몸을 비틀어 허벅지 공격은 피했으나, 오른쪽 어깨를 살수견의 강철 이빨에 물리고 말았다. 가죽 붕대를 뚫고 들어온 이빨이 어깨뼈를 조여드는 극통이 밀려왔다. 서진은 이빨을 악물며 묵철검의 자루 끝으로 어깨를 문 사냥개의 두개골을 사정없이 내리찍었다.


콰직!


머리가 박살 난 사냥개가 바닥으로 굴러 떨어졌다. 하지만 그 대가로 서진의 오른쪽 어깨에서는 검붉은 독혈이 분수처럼 쏟아져 나왔다.


"하하하! 쥐새끼가 제법 발악을 하는구나!"


협곡 위쪽의 바위 언덕에서 견무가 비열한 광소를 터뜨리며 나타났다. 그의 손에는 굵은 무쇠 사슬이 감겨 있었다.


"왼손은 이미 마비되어 쓰지 못하고, 오른쪽 다리마저 병신이 된 놈이 얼마나 버티겠느냐! 대주님의 명령만 아니었다면 벌써 네놈의 목을 잘라 사냥개들의 먹이로 주었을 것이다!"


견무가 오른팔을 크게 휘둘렀다. 그의 손에 감겨 있던 무쇠 사슬이 허공을 가르며 서진의 마비된 왼쪽 어깨를 향해 뱀처럼 날아들었다. 사슬 끝에 달린 날카로운 쇠갈고리가 서진의 살점을 찢어발기려 했다.


서진은 피할 수 없음을 직감했다. 오른쪽 다리가 굳어 신법을 전개해 도망칠 공간이 없었다.


‘그렇다면…….’


서진은 오히려 몸을 왼쪽으로 기울였다. 마비되어 아무런 감각도 느끼지 못하는 왼팔을 방패 삼아 날아오는 사슬을 그대로 받아내기로 결심한 것이다.


깡!


무쇠 갈고리가 서진의 마비된 왼팔뚝에 깊숙이 박혔다. 살이 찢어지고 뼈에 쇠붙이가 부딪치는 섬뜩한 감각이 전해졌으나, 서진의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었다. 통각이 사라진 왼팔은 그에게 완벽한 고기 방패였다.


"무슨……!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건가?"


견무가 경악하여 사슬을 잡아당기려 했다.


서진은 그 반동을 역용했다. 사슬이 팽팽해지는 찰나, 오른손의 묵철검을 회전시켜 사슬을 검신에 칭칭 감아쥐었다. 그리고 자신의 몸을 견무의 인력에 실어 앞으로 강하게 던졌다.


역천보(逆天步)의 변칙 기동이었다.


서진의 신형이 순간적으로 잔상을 남기며 견무의 코앞까지 육박했다.


"이 괴물 같은 놈이!"


견무가 급히 다른 손으로 단도를 뽑아 서진의 가슴을 찌르려 했다. 하지만 서진은 묵철검의 무거운 중량감을 회전시켜 사슬을 감아쥔 채, 견무의 단도를 정면에서 쳐내 버렸다.


깡! 소리와 함께 단도가 허공으로 날아갔다. 서진은 기세를 몰아 견무의 가슴을 향해 묵철검을 내지르려 했으나, 부러진 오른쪽 무릎 관절이 한계를 이기지 못하고 어긋나며 뚝 하는 소리와 함께 주저앉고 말았다.


치명적인 신체적 한계였다.


"커헉!"


서진은 가슴의 독침이 요동치며 검은 피를 토해냈다. 절호의 기회를 놓친 채 바닥으로 굴러 떨어진 서진의 눈앞에, 어둡고 음습한 동굴의 입구가 보였다. 흑토곡 주민들조차 들어오기를 꺼리는 금역, 칠성동(칠성동)의 입구였다.


서진은 박힌 사슬을 강제로 뜯어내며 몸을 굴려 칠성동의 어두운 구멍 속으로 들이밀었다.


"막아라! 동굴 속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해라!"


견무가 비명을 지르며 남은 사냥개들과 무사들에게 소리쳤으나, 서진의 신형은 이미 칠성동의 깊은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간 뒤였다.


동굴 내부는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칠흑 같은 어둠과 뼈를 찌르는 듯한 음산한 독기로 가득 차 있었다. 서진은 절뚝거리는 다리를 이끌고 동굴 벽을 짚으며 더 깊은 곳으로 기어 들어갔다.


뒤편에서 횃불의 붉은 불빛이 동굴 벽을 비추며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다. 사냥개들의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좁은 동굴 벽에 반사되어 기괴한 울림을 만들어냈다.


서진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동굴의 막다른 막바지에 도달했다.


그의 등 뒤로 차가운 돌벽이 닿았다. 더 이상 도망칠 퇴로는 없었다. 서진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정면을 주시했다.


그런데 그 순간, 서진의 독기 감지 능력이 발밑에서 흘러나오는 극단적인 음한(陰寒)의 기운을 감지했다. 단순한 동굴의 한기가 아니었다. 생명체의 척추를 얼려버릴 듯한 치명적인 신경 마비의 냉독(冷毒)이었다.


서진이 고개를 숙여 발밑을 바라보았다.


동굴 막다른 곳에 도달한 서진의 눈앞에, 신경을 마비시키는 강력한 냉독을 지닌 흰 뱀들이 우글거리는 기괴한 백사굴이 나타난다.

HẾT CHƯƠNG

Chưa có bình luận nào. Hãy là người đầu tiê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