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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의 검은 안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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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의 짙은 밤안개 속에서 피어오른 검붉은 광채는 재앙의 이정표와 같았다. 백서진의 심장 깊숙이 박힌 일곱 개의 칠성탈명침(칠성탈명침)이 그의 임사 상태에 공명하며 내뿜는 붉은 빛줄기는, 버드나무 그늘마저 뚫고 나와 수면 위에 길고 붉은 그림자를 새겨 넣었다.


그 기이하고도 불길한 안광은 하류로 향하던 제갈세가의 수색선들을 멈춰 세우기에 충분했다.


둥! 둥! 둥!


장강의 수면을 무겁게 짓누르던 거대한 전투선의 북소리가 일시에 뚝 끊겼다. 고요해진 수면 위로 바람을 가르는 날카로운 목소리가 밤안개를 찢고 번져 나갔다.


"북소리를 멈춰라! 우측 절벽 그늘, 버드나무 샛길 수로에서 붉은 마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살수견들의 고삐를 당겨라!"


제갈세가의 여무사 제갈혜(제갈혜)의 지휘였다. 그녀의 명령과 함께 수십 척의 철갑 수색선들이 일제히 방향을 틀었다. 육중한 선체가 물결을 가르며 수십 개의 횃불이 버드나무 그늘을 향해 집중되었다. 밤안개 속에서 번뜩이는 불빛들이 마치 굶주린 늑대떼의 안광처럼 포위망을 좁혀왔다.


"할아버지…… 어떡해요! 불빛들이 우리 배를 향해 오고 있어요!"


황팔(황팔)이 울먹이며 서진의 가슴을 무명 천으로 억누른 채 사르르 떨었다. 하지만 서진의 가슴팍에서 새어 나오는 검붉은 광채는 무명 천 따위로는 도저히 가릴 수 없을 만큼 강렬하게 일렁였다.


늙은 황씨(늙은 황씨)는 이빨을 악물고 키를 움켜잡았다. 수로의 퇴로는 이미 철갑선들의 촘촘한 진형에 가로막혀 있었다.


스으으으—


제갈혜가 탑승한 대형 수색선이 버드나무 가지들을 거칠게 밀쳐내며 샛길 수로 안으로 진입했다. 수십 명의 사수들이 불화살을 메운 채 돛배를 조준했고, 그 선두에 선 제갈혜가 허리에 찬 가시 돋친 강철 채찍을 가볍게 매만지며 오만한 미소를 지었다.


"과연 쥐새끼처럼 숨어 있었구나, 상이마인. 내 아우 제갈우를 도륙하고 장로님께 영구한 폐인의 상처를 입힌 대가가 고작 이 낡은 돛배 위에 누워 시체처럼 썩어가는 것이었더냐?"


제갈혜의 눈빛에 서릿발 같은 살기가 서렸다. 그녀는 서진의 미동도 없는 창백한 얼굴과 검게 마비되어 도포 속에 죽은 고기처럼 늘어진 왼손을 보며 코웃음을 쳤.


"사지를 잘라 무림맹 본산에 매달아 두겠다. 사수들은 불화살을 당겨라!"


"안 돼…… 제발 살려주십시오! 이분은 죽어가고 있습니다!"


황팔이 서진의 몸을 덮치며 가로막았으나, 제갈혜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채찍을 들어 올렸다.


쫘아악!


강철 채찍이 허공을 가르며 날카로운 파공음을 냈다. 채찍의 끝이 돛배의 우측 난간을 내리치자, 단단한 참나무 난간이 일격에 부서져 나가며 날카로운 목조 파편들이 사방으로 비산했다. 황팔의 뺨에 파편이 스쳐 지나가며 붉은 핏방울이 맺혔다.


절체절명의 순간, 심정지 상태로 죽어 있던 백서진(백서진)의 눈꺼풀이 미세하게 떨렸다.


의식의 심연, 끝없는 어둠 속에서 가문의 멸문지화와 사형제들의 비명 소리가 그의 혼백을 사정없이 흔들어 깨웠다. '이대로 죽을 수 없다. 복수를 끝내기 전에는 지옥의 문턱조차 밟지 않겠다.'는 광기 어린 집념이 그의 심장을 강제로 박동시켰다.


쿵! 쿵!


멈춰 있던 심장이 거칠게 요동치며 기혈이 역류했다. 가슴의 일곱 독침 구멍에서 뿜어져 나오던 검붉은 광채가 그의 기맥 속으로 강제로 회수되며, 서진이 두 눈을 번개처럼 부릅떴다. 그의 눈동자는 이미 인간의 것이 아닌, 피로 물든 복수귀의 핏빛 안광이었다.


"끄으윽……!"


서진은 목구멍 깊은 곳에서 비명 같은 신음을 삼키며 상체를 억지로 일으켜 세웠다. 오른팔의 뼈가 완전히 부러진 탓에 몸을 지탱하기조차 힘들었으나, 가죽 붕대로 칭칭 동여맨 사지를 기공의 압박력으로 강제 고정했다.


그는 오른손을 뻗어 바닥에 놓여 있던 반토막 난 이가 빠진 검은 철검(이가 빠진 검은 철검)을 움켜쥐었다. 역침쇄명결의 내력을 억지로 쥐어짜 내 검강을 전개하려 했으나, 찢어진 기맥 벽이 비명을 지르며 뒤틀렸다. 기혈이 사방으로 꼬이며 검끝에는 그저 미세한 붉은 불꽃만 일고 검강은 형성되지 못한 채 스러졌다.


"허무한 발악이로구나! 죽어라!"


제갈혜가 비웃으며 강철 채찍을 다시 휘둘렀다.


서진은 냉정함을 잃지 않았다. 정면 대결은 자멸이다. 무기가 부러지고 내공이 방전된 지금, 그가 쓸 수 있는 것은 오직 지략과 전술적 소모품뿐이었다.


그는 왼손 마비의 한계로 인해 오른손 하나만을 사용하여 품속의 삼베 도포 안쪽 주머니를 뒤졌다. 손끝에 거친 가죽 주머니가 만져졌다. 흑토곡 제단터 주변에서 채취해 두었던 연막용 광물, 황화 황토(황화 황토) 주머니였다.


서진은 주저하지 않고 황화 황토 주머니를 돛배 중앙에 놓인 작은 찻물용 화로의 붉은 불씨에 강하게 비벼 눌렀다. 치익 소리와 함께 매캐한 유황 기운이 주머니 틈새로 피어오르는 찰나, 서진은 온 힘을 다해 그 주머니를 제갈혜의 철갑선과 돛배 사이의 강물 위로 던져 넣었다.


동시에, 서진은 폐부 깊은 곳에서 칠성탈명침의 화독에 절여진 검붉은 피를 목구멍 끝까지 끌어올렸다.


"후우웁……!"


서진이 강물 위로 떨어지는 황화 황토 주머니를 향해 자신의 부식성 독혈분출(독혈분출 (독혈분출))을 강렬하게 내뿜었다.


푸하아앗!


그의 입에서 분사된 검붉은 피안개가 화로 불씨에 타오르던 황화 황토의 유황 연기와 허공에서 정면으로 충돌했다.


그 순간, 기이하고도 처참한 화학적 연쇄 반응이 수면 위에서 폭발하듯 일어났다.


부글부글부글!


강물 위에 떨어진 유황 성분과 서진의 강한 산성 독혈이 뒤섞이자, 차가운 수면이 순식간에 끓어오르며 지익 소리를 냈다. 보라색과 검은색이 기괴하게 뒤섞인 매캐한 독안개가 기둥처럼 솟구쳐 오르더니, 순식간에 사방 백 보 안의 수면을 완벽하게 덮어버렸다.


"콜록! 컥! 이, 이게 무슨 냄새냐……!"


"눈이…… 눈이 따가워 앞이 보이지 않습니다!"


철갑선 위의 제갈세가 사수들이 비명을 지르며 활을 떨어뜨렸다. 부식성의 피안개와 유황 독가스를 들이마신 무사들은 폐가 타들어 가는 통증에 목을 움켜쥐고 바닥을 굴렀다. 돛배를 향해 사납게 짖어대던 살수견들 역시 코와 안구에 가해진 부식성 독무의 충격에 비명을 지르며 사슬을 풀고 강물 속으로 뛰어내렸다.


장강의 수면은 한순간에 검고 푸른 독무가 지배하는 지옥도로 변했다.


"노를 저어라! 당장 이 안개를 벗어나야 한다!"


제갈혜가 눈물과 콧물로 범벅이 된 얼굴로 채찍을 무차별적으로 휘두르며 소리쳤으나, 이미 수색선들의 진형은 완벽하게 붕괴한 상태였다.


"이때다! 배를 밀어라!"


늙은 황씨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노를 강하게 저었다. 돛배는 검은 독안개의 비호를 받으며 제갈세가의 철갑선들 사이의 좁은 틈새를 미끄러지듯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제갈혜는 쉽게 물러설 여인이 아니었다. 그녀는 시야가 완전히 차단된 어둠 속에서도, 서진의 돛배가 움직이는 미세한 물결 소리를 본능적으로 포착했다.


"상이마인! 감히 내 앞에서 도망칠 수 있을 것 같으냐!"


제갈혜가 살기를 폭발시키며 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을 향해 전력을 다해 강철 채찍을 내질렀.


쫘아아앙!


검은 안개를 뚫고 날아온 예리한 가시 강철 채찍이 돛배의 중앙을 정확히 관통했다. 채찍 끝의 날카로운 가시들이 돛배의 유일한 지지대인 목조 돛대를 칭칭 감아쥐었다.


우드득! 콰아앙!


엄청난 인장력과 함께 돛배의 돛대가 반토막 나며 쩍 소리를 내고 부러져 내렸다. 부러진 돛대와 돛이 갑판 위로 쓰러지며 배의 균열을 가속화했다.


"할아버지! 돛대가 부러졌어요! 배가 밀려가요!"


황팔의 절규가 강바람에 묻혔다. 돛을 잃어 제어력을 완벽히 상실한 작은 돛배는, 장강 하류의 험난하고 거친 암초 지대를 향해 엄청난 속도로 빠르게 쓸려 내려가기 시작했다.

HẾT CHƯƠ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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