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ạc nềnRetroRoman_Koharu

어둠 속의 공명

Audio truyện
Chưa có audio. Bấm để tự tạo audio cho tập này.

세상의 소리가 완벽하게 지워진 정적 속에서, 이도진은 자신의 심장 박동만을 느끼고 있었다. 귓가에서 끊임없이 울려 퍼지는 날카로운 이명은 뇌를 찌르는 송곳 같았고, 양쪽 귀에서 흘러내린 피는 목덜미를 따라 차갑게 굳어가고 있었다.


“주군……!”


눈앞에 무릎을 꿇은 성기사단장 서은하의 입술이 다급하게 움직였다. 소리는 들리지 않았으나 그녀의 눈동자에 가득 찬 깊은 자책감과 절박함은 고스란히 전해졌다. 은하는 자신의 고결한 신성력을 끌어올려 도진의 검게 타들어 간 왼손가락 끝을 감싸 쥐고 있었다. 마정석 가루를 만진 대가로 검게 석화되어 부식된 손가락 끝에서 배어 나오는 핏물이 은하의 하얀 손을 붉게 물들였다.


문틈 너머, 칠흑의 어둠 속에서 보랏빛 눈동자를 번뜩이던 마왕군 사천왕 아샤는 그 모습을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질투로 이글거리던 그녀의 마안이 도진의 검게 변한 손가락에 머물렀을 때, 그녀의 가슴팍에 새겨진 소울링크의 붉은 사슬 문양이 미세하게 요동쳤다. 자신을 살리기 위해, 그리고 아지트의 파멸을 막기 위해 인간 서기 소년이 치른 가혹한 신체적 대가를 두 여인은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율리우스는 속아 넘어갔지만, 이 아지트도 더는 안전하지 않아.’


도진은 이명을 견디며 머릿속으로 탈출 동선을 연산하려 애썼다. 문틈에는 율리우스의 마안 투시를 막기 위해 은하가 잘라 끼워 넣은 마기 차단용 가죽 예복의 안감 조각들이 빽빽하게 박혀 있었다. 그 틈새로 미세하게 흘러드는 차가운 새벽바람을 느끼던 순간, 바닥을 타고 상상을 초월하는 거대한 진동이 전해졌다.


쿵—! 쿠구구구궁—!


단순히 철갑옷을 입은 군대의 행진이 아니었다. 그것은 대지 깊은 곳에서부터 솟구치는 기괴하고 유기적인 고동 소리였다. 도진의 가슴팍에 품어둔 은빛 나침반, 실버 컴파스가 미친 듯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나침반의 바늘이 사방으로 요동치더니, 이내 바닥을 향해 수직으로 꺾이며 붉은빛을 강렬하게 뿜어냈다.


“……!”


이명이 찢어지듯 사라지며, 아주 둔탁한 파열음과 함께 도진의 청력이 극적으로 돌아왔다.


콰아아아앙—!


안식처의 단단한 대리석 석벽이 안쪽에서부터 처참하게 깨져나갔다. 쏟아지는 돌더미 먼지 속에서 뿜어져 나온 것은 기괴한 검은 연기와 수없이 번뜩이는 붉은 눈동자들이었다. 썩은 살점과 심연의 마기가 뒤섞인 악취가 좁은 지하실 내부를 가득 채웠다.


그것은 대도서관 최하층 심연 구역에 천 년간 봉인되어 있던 고대의 어둠 마물, ‘영혼 포식귀(Soul Devourer)’였다.


“크하하하하! 마침내 찾아냈구나, 이교도의 벌레 같은 놈들!”


무너진 석벽 너머, 보랏빛 왜곡된 전송 마법진의 잔재 위로 말파스 대주교의 광기 어린 목소리가 투영되어 울려 퍼졌다. 대주교는 도서관 지하 깊은 곳에 봉인된 금단의 마물을 강제로 해방시켜, 도진의 목에 새겨진 방대한 소울링크 생명력을 통째로 빨아들이려는 추악한 음모를 가동한 것이었다.


쉬이이익—!


공기를 찢는 소리와 함께 영혼 포식귀의 거대한 어둠의 촉수들이 도진의 심장을 향해 일제히 쏘아져 들어왔. 마물의 촉수는 물리적인 방어벽을 무시한 채, 오직 도진의 영혼과 생명력만을 조준하고 있었다.


“주군! 뒤로 물러서십시오!”


은하가 비명을 지르며 대검 천광을 치켜들었다. 그녀의 전신에서 찬란한 황금빛 신성력이 폭발하듯 뿜어져 나왔다. 은하는 도진의 앞을 가로막아서며 촉수들을 향해 강력한 일격, ‘천광참(Heavenly Light Slash)’을 날렸다. 눈이 멀 것 같은 백색의 검기가 지하 수로를 가르며 마물의 중심부를 강타했다.


그러나 기적이 일어나지 않았다.


화아아아악—!


마물의 전신을 감싸고 있던 검은 장막이 은하의 신성력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영혼 포식귀의 ‘생명력 흡수 장막’이었다. 은하가 평생을 갈고닦은 고결한 성력은 마물에게 아무런 타격을 주지 못한 채, 오히려 놈의 덩치를 두 배로 키워주는 영양분이 되어버렸다.


“뭐라……? 신성력을 흡수한다고?”


은하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든 순간, 흡수한 성력을 마기로 치환한 마물이 더욱 굵어진 어둠의 촉수를 채찍처럼 휘둘러 은하의 은빛 방패를 부수려 들었다.


콰아앙—!


“비켜라, 성당의 나약한 기사 계집!”


뒤편에서 아샤가 차갑게 외치며 손가락을 튕겼다. 그녀의 등 뒤에서 떠오른 거대한 흑염의 화염 구체가 촉수의 궤적 뒤편을 정확히 타격했다. 마력 흐름의 접합부를 차단하는 정밀한 요격이었다. 폭발과 함께 촉수가 비틀거리며 은하의 방패에서 비껴 나갔다. 아샤의 임기응변이 은하의 방어선을 간신히 보조한 셈이었다.


캬아아아아아악—!


자신의 공격이 가로막히자, 영혼 포식귀가 수십 개의 붉은 눈동자를 번뜩이며 기괴한 ‘광역 영혼 비명’을 내질렀다. 실체 없는 음파가 정신을 직접적으로 난도질했다.


“윽……! 머리가……!”


“아으윽……!”


대륙 최강의 무력을 자랑하던 은하와 아샤가 동시에 머리를 감싸 쥐며 무릎을 꿇었다. 마물의 정신 오염 주술이 그녀들의 영혼을 강제로 얼려버린 것이었다. 8성 검성의 성력도, 사천왕의 심연 마력도 영혼이 마비된 상태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그와 동시에, 소울링크의 가혹한 규칙이 작동했다. 도진의 가슴팍에 새겨진 사슬이 붉게 달아오르며, 두 아내가 느끼는 극심한 영혼 파열 통증의 25%가 도진의 심장으로 고스란히 유입되었다.


“커흑……!”


도진의 입에서 붉은 선혈이 울컥 쏟아져 나왔다. 심장 판막이 뜯겨 나가는 듯한 고통에 전신이 마비될 것 같았지만, 그는 이성을 잃지 않았다. 극심한 고통 속에서도 그의 뇌는 차갑게 작동하고 있었다.


‘통각 차단(Pain Block) 가동.’


도진은 뇌의 통증 인지 영역을 강제로 차단했다. 시야가 붉게 물드는 와중에도, 그의 눈동자는 ‘마력 흐름 시각화’ 능력을 통해 전장의 에너지를 정밀하게 분석하고 있었다.


그의 눈에 세상이 흑백으로 변하고, 은하의 푸른 신성력과 아샤의 붉은 마력, 그리고 마물을 감싸고 있는 검은 영혼 흡수 장막의 선들이 입체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마물의 생명력 흡수 장막은 단일한 성질의 에너지만을 흡수해 치환한다. 성당의 성력이나 마계의 마력은 놈에게 최고의 먹이다. 하지만…….’


도진은 품속에 들어 있는 ‘붉은 사슬의 서’에 적혀 있던 고대 조율어 해독 공식의 한 구절을 떠올렸다.


[태초의 포식자는 상극의 두 에너지가 뒤엉켜 발생하는 ‘조화되지 않은 마찰’을 소화하지 못한다. 성(聖)과 마(魔)가 융합된 혼원(混元)의 기운은 놈의 장막을 안쪽에서부터 터뜨릴 유일한 독약이다.]


방법은 하나뿐이었다. 서로를 증오하며 칼을 겨누던 두 여인의 에너지를 강제로 하나로 묶어 융합시키는 것.


도진은 피를 토하며 비틀거리는 몸을 이끌고 은하와 아샤의 사이로 걸어 나갔.


“주, 주군…… 안 됩니다…… 피하십시오……!”


은하가 흐려지는 의식 속에서 도진의 옷깃을 잡으려 손을 뻗었지만, 도진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왼손을 은하의 어깨에, 오른손을 아샤의 어깨에 동시에 얹었다.


“두 사람 모두, 내 목소리를 들으세요.”


도진의 목소리는 비록 갈라지고 나약했으나, 그 어떤 기사의 명령보다 확고한 지배력이 서려 있었다.


“지금부터 내 몸을 통로로 삼아, 두 사람의 에너지를 동시에 방출하세요. 서로를 향한 살기를 버리고, 오직 내 심장의 고동에 주파수를 맞추는 겁니다.”


“미쳤느냐, 인간?! 성력과 마력을 한 몸에 들이받겠다는 것은 자멸하겠다는 뜻이다!”


아샤가 핏발 선 눈으로 소리쳤다. 실제로 상극의 두 에너지가 도진의 약한 신체에서 부딪치는 순간, ‘성마 반발 임계치’가 대폭발하여 도진의 전신 경맥은 가루가 될 터였다.


“내 심장은 평범하지 않습니다. 내 심장을 믿으세요.”


도진의 가슴 중앙에서 붉은 사슬 문양이 황금빛으로 찬란하게 각성하며, 전설적인 ‘공명하는 심장의 비밀’이 해금되기 시작했다. 그의 심장은 성력과 마력을 동시에 수용하고 조율할 수 있는 대륙 유일의 특이 체질이었다.


‘성마 조화 순환식(Holy-Demonic Harmony Cycle), 가동.’


도진이 깊은 호흡과 함께 두 여인의 에너지를 자신의 몸속으로 강제로 빨아들였다.


“아아아악!”


도진의 왼팔을 타고 순백의 신성력이, 오른팔을 타고 칠흑의 마력이 해일처럼 밀려들어 왔다. 두 극단적인 힘의 통로가 된 그의 육체는 세포 하나하나가 비명을 지르는 듯한 마찰열로 불타올랐다. 그의 얼굴이 흙빛으로 변하고, 피부의 미세혈관들이 터져 붉은 피가 배어 나왔다. 머리카락의 귀밑머리 몇 가닥이 눈부신 은빛 백발로 변해가는 가혹한 신체적 대가가 실시간으로 누적되었다.


하지만 도진은 쓰러지지 않았다. 그는 공명하는 심장의 파동을 이용해, 충돌하는 두 에너지를 소용돌이치게 만들어 보랏빛의 거대한 혼원 에너지로 융합시켰다.


웅웅웅웅—!


도진의 가슴에서 뿜어져 나오는 신비로운 보랏빛 광채가 은하의 성검 천광과 아샤의 흑염 결계를 하나로 묶기 시작했다. 마물의 정신 지배 주술이 두 여인의 영혼에서 깨끗하게 씻겨 나갔다.


자신들을 구하기 위해 온몸의 혈관이 터져 나가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 도진의 모습에, 은하와 아샤의 가슴속 깊은 곳에서 종족적 원한을 초월한 맹목적인 구원 의지가 대폭발했다.


“주군을…… 잃을 수는 없다!”


“내 반려의 심장을 멈추게 두지 않겠다!”


두 여인의 외침과 함께, 은하의 성검 천광에 깃든 순백의 빛과 아샤의 염마에 서린 검은 불꽃이 도진의 심장을 매개로 삼아 완벽한 보랏빛 광풍으로 융합되었다. 상극의 에너지가 결합되어 탄생한 전설적인 혼원의 힘이었다.


보랏빛 폭풍이 몰아치자, 영혼 포식귀의 생명력 흡수 장막이 소화 불량을 일으키듯 처참하게 쩍쩍 갈라지기 시작했다. 장막이 찢어지며 마물의 심장 한가운데 박혀 있던 칠흑의 마정석, ‘영혼의 핵’이 공기 중에 완전히 노출되었다.


“지금입니다! 놈의 심장을 관통하세요!”


도진이 백발을 휘날리며 마지막 에너지를 뿜어내어 길을 열었고, 은하의 성검과 아샤의 염마가 하나로 합쳐진 거대한 보랏빛 광선이 마물의 핵을 향해 파괴적으로 돌진하기 바로 직전—


지하 유적의 천장이 무너지며 대성당 전체에 거대한 붕괴 경보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HẾT CHƯƠNG

Chưa có bình luận nào. Hãy là người đầu tiê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