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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선문 대사형의 번호판 거부 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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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걱, 우걱.”


신태호는 동문 광장 한복판에서 평민 주민이 감격에 겨워 건넨 쑥떡을 태연하게 씹어 삼켰다. 방금 전 성주부의 불법 바리케이드가 무너지며 개방된 백운 하늘길 위로 일반 상선들이 평화롭게 흘러가는 광경이 보였다. 광장 전체에는 백운 하늘길 개방 축제로 평민들이 돌린 따뜻한 떡 냄새와 차 향기가 가득했다.


하지만 그 평화로운 온기를 가르고 들어온 서리 바람은 지독하게 차가웠다.


휘이이이이잉—!


하늘길 한복판에 푸른색 무복을 입고 날카로운 눈빛을 번뜩이는 검수 한 명이 비검 위에 오연히 서 있었다. 그의 등 뒤에는 일곱 자루의 보검이 북두칠성의 궤적을 그리며 공중에 둥둥 떠 있었고, 그 검끝은 일제히 지상의 태호를 겨누고 있었다. 검선문의 독보적인 검도 천재이자 대사형, 검무흔이었다.


“천한 딱지 순경 놈은 들어라!”


검무흔의 벼락같은 호통이 광장을 얼려버릴 듯 울려 퍼졌다.


“신성한 검수의 혼이 깃든 비검에 구질구질한 차량 번호판을 달라는 것은 우리 검선문과 모든 검수의 명예를 모욕하는 짓이다! 내 오늘 검수의 도(道)를 걸고, 네놈에게 정식으로 공중 결투를 신청한다! 검을 뽑아라!”


일곱 자루의 보검이 뿜어내는 푸른 검강이 태호의 이마 바로 앞을 겨누며 공기를 찌르르 울렸다. 지켜보던 평민 상인들과 배달 수도자들이 비명을 지르며 사방으로 흩어졌다. 방금 전까지 축제 분위기였던 광장은 순식간에 피바람이 불기 직전의 전쟁터로 변모했다.


그러나 태호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그는 남은 쑥떡을 마저 삼키고는, 손가락으로 노란색 안전모를 톡톡 두드려 고쳐 썼다. 그의 노란색 야광 반사 도포는 아침 햇살을 받아 여전히 눈부시게 번쩍이고 있었다.


“검선문 대사형 검무흔 씨?”


태호가 지극히 차분하고 정중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내 이름을 알고도 떨지 않는구나. 오만함이 하늘을 찌르는 순경 놈이로다!”


“아뇨, 떨기에는 날씨가 좀 추운 것뿐입니다. 그리고 저는 검수가 아니라 천도성 치안대 공중교통과 순경 신태호입니다. 검은 없습니다. 대신 이게 있죠.”


태호가 오른손에 쥔 빨갛고 파란 영력이 교차로 깜빡이는 영력 경광봉을 가볍게 흔들었다.


“그리고 결투 신청은 정중히 거절합니다.”


“거절?! 감히 검수의 결투를 거절하고 명예를 피하겠다는 말이냐!”


검무흔의 눈가에 살기 어린 영력이 폭발하듯 솟구쳤다. 일곱 자루의 보검이 그의 감정에 반응하듯 웅웅거리며 진동했다.


“피하는 것이 아니라 법적 절차입니다. 제국 도로교통법 제15조 2항. 천도성 관할 공역을 운행하는 모든 비행 기구 및 비검은 공식 고유 식별 번호판을 의무적으로 장착해야 합니다. 검무흔 씨가 띄워놓으신 일곱 자루의 비검은 전부 미등록 무번호판 차량입니다. 벌금은 대당 50영석, 일곱 자루니까 총 350영석입니다. 납부하시겠습니까?”


“무엄하다! 감히 신성한 보검을 짐수레 취급하며 쇠붙이 딱지를 붙이려 들다니!”


검무흔이 손가락 끝으로 태호를 가리켰다.


“결투를 피하겠다면 무력으로라도 네놈을 끌어내려 주마! 칠성어검술, 전개!”


일곱 자루의 보검이 눈부신 백색 검강을 뿜어내며 태호의 심장을 향해 일제히 수직 강하했다. 금단기 조차 긴장하게 만드는 가공할 속도와 위압감이었다.


하지만 태호는 가죽 조서철을 펼치고 황금빛 깃털 붓을 쥐었을 뿐이었다. 그의 영혼 깊은 곳에 각인된 천도의 인과율이 공명하며 차갑게 외쳤.


‘공무집행 절대 안전지대, 가동.’


웅—!


태호의 신체를 중심으로 반경 5미터 구형 영역에 미세한 적청색 투명 장막 결계가 순간적으로 형성되었다. 검무흔이 날린 일곱 자루의 날카로운 백색 검강이 그 결계의 경계선에 닿는 순간이었다.


피식.


마치 뜨겁게 달궈진 용광로에 물방울이 떨어진 것처럼, 산을 쪼개버릴 듯 돌진하던 검강들이 아무런 폭발도 없이 흔적도 없이 소멸해 버렸다. 기류의 흔들림조차 안전지대 내부로는 단 한 줄기 들어오지 않았다.


“이, 이 무슨 사술이냐!”


검무흔이 경악하며 보검들의 고삐를 잡아당겼다. 일곱 자루의 보검이 결계의 경계선 앞에서 멈춰 선 채 웅웅거렸지만, 안전지대의 인과율 장막을 단 1인치도 뚫지 못했다.


태호는 붓을 놀려 조서철에 글자를 적어 내려가며, 맑은 눈의 광인 특유의 서늘한 미소를 지었다.


“제국 도로교통법 제148조. 단속 중인 교통 치안관에 대한 물리적 위해 시도 및 무기 위협은 특수공무집행방해죄에 해당합니다. 무허가 공중 무력 행사죄를 추가하여, 벌점 100점 누적 및 현장 즉결 구금 처분을 선언합니다.”


“닥쳐라! 내 이 사술 장막을 정면으로 베어버리겠다!”


검무흔이 자존심에 깊은 상처를 입고 눈을 붉게 희번덕였다. 그는 칠성참요검에 자신의 모든 영력을 주입하여 직접 장막을 향해 돌격했다. 검수의 육체와 검이 하나가 되어 돌진하는 인검합일의 초고속 돌격이었다.


태호는 품속에서 은은한 황금빛이 도는 ‘공중 안전 율법 석판’을 높이 치켜들었다.


“공무집행방해 천벌 유도, 집행.”


태호의 선언과 함께, 뇌신곡의 어두운 구름이 빨갛고 파란 빛으로 요동치기 시작하더니, 하늘에서 거대한 뇌전이 내리쳤다.


쿠콰아아아앙—!


벼락은 검무흔이 쥔 칠성참요검과 주변의 보검들을 정확히 타격했다. 보검들에 흐르던 영맥이 순간적으로 강제 방전되며, 거대한 자력 반동이 검무흔의 전신을 덮쳤다.


“커어어어억!”


검무흔은 온몸을 부르르 떨며 허공에서 그대로 추락했다.


쿵—! 철퍼덕!


동문 광장의 진흙 바닥 위로 얼굴을 처박은 검무흔은 온몸이 숯검댕이가 된 채 손가락만 부르르 떨었다. 그의 화려한 푸른 무복은 찢어지고, 자랑하던 백발은 폭탄을 맞은 것처럼 산발이 되어 사방으로 뻗어 있었다. 일곱 자루의 보검들은 힘없이 바닥에 흩어져 제각기 굴러다녔다.


그 강력한 천벌의 자력 충격파 속에서도, 태호는 품속의 ‘호신용 경광막 발전기’가 예비 영석 1개를 연소시키며 방어막을 전개해 준 덕분에 털끝 하나 다치지 않고 멀쩡히 서 있었다.


태호는 천천히 걸어가 진흙 밭에 엎드린 검무흔의 이마에 ‘추적식 과태료 빨간 딱지’를 찰떡같이 붙였다.


착!


“혈중 영맥 농도는 정상이신데, 속도 위반에 무등록 비행, 그리고 특수공무집행방해죄가 너무 큽니다. 유치장으로 모시겠습니다. 철수야, 견인 마차 준비해라.”


“예, 과장님! 즉시 압수 조치하겠습니다!”


김철수 순경이 신나게 달려와 흩어진 보검들을 수거해 무한 가죽 가방에 넣었다.


***


천도성 치안대 지하의 임시 유치장.


검선문의 천재 대사형 검무흔은 차가운 쇠창살을 붙잡고 분노에 차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이 미천한 범인 놈들아! 내가 누군지 아느냐! 검선문의 대사형이거늘! 당장 이 문을 열지 못할까!”


그는 영력을 폭발시켜 쇠창살을 부수려 했으나, 이마에 붙은 빨간 딱지가 은은한 붉은빛을 뿜어낼 때마다 체내 영맥의 10%가 강제로 잠금되어 영력이 맥없이 사그라들었다. 쇠창살은커녕 유치장 문고리조차 흔들지 못하는 처량한 신세였다.


터벅, 터벅.


태호가 유치장 복도로 걸어와 창살 틈새로 두꺼운 책 한 권을 무심하게 던져주었다.


툭.


바닥에 떨어진 책의 표지에는 ‘안전 운전의 정석 - 제국 도로교통법 해설서’라는 투박한 글씨가 적혀 있었다.


“심심하시면 읽으십시오. 도로교통법 필기시험에서 60점 이상을 받으셔야 압수된 비검과 비행 면허를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내 검선문의 자존심을 걸고, 이깟 범인들의 잡서를 읽을 일은 없다! 당장 치워라!”


검무흔이 씩씩거리며 책을 발로 차려 했다. 하지만 태호는 아무런 대꾸도 없이 등을 돌려 나가버렸다.


혼자 남겨진 검무흔은 분노에 차 책을 손으로 찢어발기려 했다. 그러나 영맥이 잠긴 상태의 쇠약해진 완력으로는 질긴 제국 관청용 종이를 단 한 장도 찢을 수 없었다.


“으으으…… 이 짓궂은 종이 쪼가리조차 나를 무시하는구나!”


화가 머리끝까지 난 검무흔은 홧김에 책장을 대충 넘겨 읽기 시작했다. 범인들의 얄팍한 규칙을 찾아내어 논리적으로 반박해 주겠다는 오기였다.


그런데 책의 중간 부분을 읽어 내려가던 검무흔의 눈동자가 순간 격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제15조: 비검 비행 시, 기류의 마찰 저항을 최소화하고 마주 오는 비검과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반드시 황금색 야광 차선의 우측을 유지하여 정속 비행해야 한다. 이는 공기의 와류(渦流) 현상을 방지하고 영력 소모를 30% 절감하는 과학적 주행법이다……]


“……정속 비행으로 우측을 유지한다고?”


검무흔이 침을 꿀컥 삼켰다. 그의 머릿속에서 번개 같은 깨달음이 스쳤다.


“잠깐, 기류의 와류를 방지하고 영맥의 흐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이 궤적은…… 내가 지난 3년간 벽에 부딪혀 완성하지 못했던 ‘칠성어검결 제4검’의 회전 궤적과 완벽하게 일치하지 않는가?!”


그는 미친 사람처럼 다음 장을 급하게 넘겼다.


[제32조: 공중 교차로 진입 시 반드시 속도를 시속 30km 이하로 서행하며 주변 비검과의 안전거리를 3정(丈) 이상 유지해야 한다. 이는 영맥 파동의 중첩 간섭을 차단하여 비검의 꼬리 날개 흔들림을 방지한다……]


“안전거리를 유지해 영맥 파동의 중첩 간섭을 차단한다니! 이, 이것은 단순한 범인들의 규칙이 아니다! 대자연의 기류 흐름과 우주의 섭리를 수학적으로 완벽하게 정리해 놓은 천도(天道)의 극의가 담긴 검보(劍譜)란 말인가?!”


검무흔의 손이 벌덜 떨렸다. 그는 쇠창살 바닥에 주저앉아 책을 탐독하기 시작했다.


“우측통행…… 우측통행이야말로 검리의 극의였어! 나는 지금까지 기류를 거스르는 좌측 비행을 고집했기에 검막이 흔들렸던 것이다! 오오, 신태호 순경…… 당신은 대체 어떤 경지에 도달한 검수이기에 이런 위대한 도(道)의 서적을 내게 아무렇지도 않게 던져준 것인가!”


유치장 안에서 검도 천재가 황당한 법률적 검도의 깨달음을 얻어 멍하니 중얼거리는 바로 그 순간.


치안대 사무실에 있던 태호의 허리춤에서 전령 매의 다급한 전음 경보기가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


비비빅—! 비비빅—!


“과장님! 큰일 났습니다! 소요파의 장물 세탁 비리가 폭로되어 가문이 파산 위기에 몰리자, 가주 임진태가 남은 ‘미등록 장물 영석’ 자금을 전부 챙겨 오늘 밤 삼경에 스텔스 비검을 타고 성외로 도주하려 한다는 긴박한 첩보가 들어왔습니다!”


태호의 맑았던 눈동자가 다시 차갑고 예리하게 번뜩였다. 그는 쑥떡 가루가 묻은 손을 가볍게 털어내며 영력 경광봉을 꽉 쥐었다.

HẾT CHƯƠ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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