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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문 하역장의 스텔스 밀수선 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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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경(夜半)의 북문 화물선 계류장은 칠흑 같은 어둠과 짙은 안개로 뒤덮여 있었다. 낮 동안 수많은 상선과 화물 마차들이 뿜어낸 영석 배기가스의 찌꺼기가 안개와 뒤섞여 매캐한 냄새를 풍겼고, 삐걱거리는 목재 크레인과 빈 상자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는 하역장은 을씨년스러운 침묵만이 흐르고 있었다.


하지만 그 어둠 속에서 유독 이질적으로 번쩍이는 불빛이 있었다. 빨갛고 파란 LED 광선이 사방으로 교차하며 번쩍이는 영력 경광봉. 그리고 어둠 속에서도 수리 밖에서 선명하게 눈에 띄는 형광 노란색 야광 반사 도포였다.


“과장님, 정말 오늘 밤에 소요파의 밀수선이 이쪽으로 들어옵니까? 성주 전용 백운 하늘길은 동문 쪽에서 훨씬 가까운데 말입니다.”


김철수 순경이 노란색 안전모의 턱끈을 바짝 조여 매며 속삭였다. 그의 품에는 이미 수십 장의 과태료 고지서와 압류 빨간 딱지 뭉치가 묵직하게 들려 있었다.


“철수야, 범죄자들의 심리를 이해해야 일류 교통경찰이 되는 법이다.”


신태호는 경광봉을 가볍게 돌려 끄며 차분한 목소리로 답했다. 그의 맑은 눈동자는 어둠 속에서도 한 치의 흔들림 없이 빛나고 있었다.


“성주 독고위가 백운 하늘길의 감시 결계를 꺼주기로 했다면, 소요파는 당연히 가장 안전하고 최단 거리인 동문 쪽 전용 차로를 이용하려 하겠지. 하지만 우리가 서쪽 하늘길의 무단 훈련장을 대낮에 행정대집행으로 완전히 박살 내버렸다. 가주 임진태가 아무리 오만방자하다 한들, 지금 천도성 전역의 눈이 단속반의 움직임에 쏠려 있다는 것쯤은 안다. 게다가 동문 상공에는 이미 우리가 설치한 번호판 자동 인식 결계가 촘촘히 깔려 있지.”


태호는 품속에서 지만수 연구가가 작성해 준 천도성 공중 기류 분석도를 펼쳤다.


“임진태는 뇌신곡이나 동문 대신, 평소 화물 수송량이 많아 감시가 소홀하고 안개가 짙게 끼는 이곳 북문 화물선 계류장을 우회 경로로 선택했을 거다. 특히 오늘 밤은 북쪽 절벽에서 내려오는 차가운 하강 기류와 운하의 습기가 만나 전방 시야가 5미터도 되지 않는 최악의 안개 지대가 형성되는 날이지. 스텔스 비선을 숨겨 들어오기에 이보다 좋은 날은 없다.”


“과연……! 그래서 화강백 그 친구에게 낮 동안 이 바닥에 야광 도료를 칠하게 하신 거군요!”


김철수가 감탄하며 바닥을 내려다보았다.


하역장 바닥과 주변 공중 가이드라인 펜스에는 화강백이 이마에 빨간 딱지를 붙인 채 눈물을 흘리며 칠해놓았던 황금색 ‘야광 영력 도료’ 차선이 은은하고 선명하게 빛나고 있었다. 안개가 아무리 짙게 끼어도, 이 도료가 뿜어내는 특수 주파수의 야광 빛은 공중 도로의 경계선과 차선을 칼로 자른 듯 명확하게 표시해 주고 있었다. 이 황금색 차선이야말로 야간 등화관제를 위반하고 침투하는 밀수선단을 좁은 단속 구역으로 유도할 완벽한 시각적 가이드라인이었다.


“제갈현 어르신, 스캔 진법의 세팅은 끝났습니까?”


태호가 어둠 속을 향해 나지막하게 묻자, 공중 제어판 앞에 돋보기를 코끝에 걸친 채 대기하고 있던 노학자 제갈현이 득의양양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 말게, 신 과장! 이 하역장 진입로 상공에 ‘영성 속도 측정 진법’의 삼중 스캔 레이저 선을 은밀히 매설해 두었네. 비선이 아무리 영력을 숨기고 소리 없이 날아온다 한들, 그 거대한 선체가 기류를 밀어내며 이 스캔 선을 통과하는 순간, 선체의 무게와 속도가 우리 제어판에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완벽하게 찍힐 걸세.”


“좋습니다. 대원들은 각자 포획 장비를 점검하고 대기하십시오. 한 놈도 놓치지 않습니다.”


태호의 지시에 단속 대원들이 일제히 숨을 죽였다. 하역장은 다시 적막 속으로 가라앉았다. 안개는 점점 더 짙어져, 바로 앞의 목재 크레인 형체조차 흐릿하게 보일 지경이었다.


***


같은 시각, 천도성 북쪽 외곽 상공.


짙은 안개구름을 칼로 자르듯 미끄러지며 날아오는 거대한 검은 그림자가 있었다. 돛대도 없고 소음도 내지 않는 특수 영철로 만들어진 거대한 밀수선, 일명 ‘스텔스 비선’이었다. 선박 전면에는 빛을 흡수하는 검은색 스텔스 부적이 촘촘히 붙어 있어, 밤하늘과 안개 속에 완벽하게 동화되어 있었다.


조종간을 잡은 밀수선 선장 고독선은 가죽 외투의 깃을 올리며 매서운 눈빛으로 전방을 주시했다. 그의 얼굴을 가로지르는 굵은 칼자국이 안개 속에서 음산하게 빛났다.


“선장님, 전방 1리 이내에 북문 하역장 계류장이 보입니다. 관청의 감시 신호나 방어 결계는 일절 감지되지 않습니다. 성주 대감이 약속대로 결계를 완전히 꺼둔 모양입니다.”


부선장이 영성 탐지판을 확인하며 나지막하게 보고했다.


고독선은 입가에 비열한 미소를 지었다.


“흐흥, 그 미천한 딱지 순경 놈이 서쪽 하늘길에서 훈련장을 부수며 기고만장해 있겠지. 우리가 성주의 비호 아래 이 짙은 안개를 틈타 북문으로 우회할 줄은 꿈에도 모를 것이다. 이번 밀수만 성공하면 소요파 가주님께서 우리에게 천문학적인 영석을 약속하셨다. 속도를 30% 더 올려라. 단번에 하역장으로 진입한다.”


“예, 선장님! 영맥 엔진 출력 상승!”


검은 스텔스 비선의 후면 영맥 분사구에서 미세하고 붉은 불꽃이 일며 속도가 빨라졌다. 비선은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은 채, 마치 밤하늘의 유령처럼 안개 속을 뚫고 북문 하역장 상공으로 미끄러져 들어갔.


고독선은 하역장 바닥을 내려다보며 안도의 한숨을 쉬려 했다. 하지만 그 순간, 그의 눈에 기묘한 풍경이 들어왔.


“……저게 무엇이냐?”


짙은 안개로 가득 차 있어야 할 하역장 바닥에, 정교하고 선명한 황금색 야광 차선들이 기하학적인 궤적을 그리며 번쩍이고 있었다. 그 차선들은 마치 비행선에게 ‘이 길로만 들어오라’고 손짓하는 유도선처럼 진입로 중앙을 향해 일직선으로 뻗어 있었다.


“어, 이상합니다. 평소 북문 하역장 바닥에 저런 황금색 선이 있었습니까?”


부선장이 당황해 묻는 순간이었다.


검은 비선이 황금색 차선 상공을 가로질러 진입로의 특정 허공 경계선을 통과했다.


파아아아아앗—!


갑자기 사방의 짙은 안개를 뚫고, 눈이 멀어버릴 듯한 강력한 적색과 청색의 서치라이트 불빛들이 검은 비선의 선체를 정면으로 비추었다. 동시에 하역장 구석구석에 설치되어 있던 고성능 확성 결계 장치들이 찢어지는 듯한 기괴한 사이렌 소리를 울부짖기 시작했다.


위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잉—!

삐비비비비비비비빅—!


“경보! 경보! 미등록 비행 물체 진입 감지! 속도 측정 진법 작동! 현재 속도 시속 90km! 제한 속도 시속 60km 초과! 과속 적발!”


관제실 스크린에 연결된 제갈현의 영성 제어판에서 붉은 글씨가 허공에 거대하게 투사되었다.


[위반 차량: 무등록 검은색 대형 비선]

[위반 항목: 도심 제한 속도 위반, 야간 등화관제 위반(무등 비행), 무등록 불법 비행]

[과태료: 5,000 영석 부과 및 즉각 압수 대상]


“뭐, 무어라?! 이 소리는 대체 무엇이냐!”


고독선이 경악하며 조종간을 틀려 했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황금색 차선의 유도를 따라 진입한 공역은 이미 태호가 설계한 완벽한 덫이었다.


“천도성 치안대 공중교통과입니다! 고독선 선장! 귀하는 현재 무등록 불법 비행, 야간 등화 위반, 및 과속 주행 혐의로 적발되었습니다! 즉시 영맥 엔진의 시동을 끄고 착륙하십시오!”


형광 노란색 야광 반사 도포를 입은 신태호가 특수 개조 순찰 마차의 지붕 위로 올라서며, 확성 나팔을 들고 우렁차게 외쳤. 그의 손에 쥔 영력 경광봉이 밤하늘을 적청색으로 거칠게 물들이고 있었다.


“이, 이 미친 순경 놈들이 어떻게 여기에……! 무시해라! 엔진 출력을 최대로 높여 관문을 강행 돌파한다! 가로막는 자들은 전부 깔아뭉개버려!”


고독선이 얼굴의 칼자국을 일그러뜨리며 소리쳤.


비선의 후면 영맥 분사구가 폭발적인 굉음을 내며 붉은 화염을 뿜어냈다. 거대한 선체가 하역장 바닥의 순찰 마차를 향해 무서운 기세로 돌진하기 시작했다. 금단기 고수도 깔아뭉갤 듯한 거대한 질량의 돌격이었다.


“과장님! 돌진해옵니다! 피해야 합니다!”


김철수 순경이 다급하게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태호는 맑은 눈의 광인 특유의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김철수 순경, 당황하지 말고 포획 그물을 발사하십시오.”


“예, 예! 포획 그물 발사!”


김철수가 조종간 옆의 밧줄 발사 장치의 레버를 힘껏 당겼다.


핏—!


순찰 마차 전면에 장착되어 있던 특수 투척기에서 은백색으로 번쩍이는 거대한 ‘비검 포획용 영성 그물’이 공중을 향해 넓게 펼쳐지며 발사되었다. 신동수 장인이 자기 흡수 합금을 융합해 제련한 이 그물은, 날아오는 밀수선의 전면부를 그물망처럼 완벽하게 뒤덮었다.


치이이이이이이익—!


그물이 비선의 선체와 후면 영맥 분사구에 닿는 순간, 거대한 불꽃 스파크가 튀며 비선의 엔진 내부에서 역류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물에 박힌 특수 합금이 비선의 비행 영력을 흡수해 허공으로 강제 방전시켜 버린 것이다.


“어, 어라? 엔진 출력이 떨어진다! 영맥이 막혔어요, 선장님!”


부선장이 비명을 질렀다. 비선의 붉은 엔진 불빛이 급격하게 사그라지더니, 이내 쿨럭거리며 검은 연기를 내뿜기 시작했다. 시속 90km로 폭주하던 거대한 선체는 기동력을 완전히 상실한 채, 하역장 바닥의 빈 목재 상자 수십 개를 들이받으며 요란한 소리와 함께 불시착했다.


쿠과과과과광—!


사방으로 나무 파편들이 비산하고 먼지가 자욱하게 피어올랐다.


“콜록, 콜록! 이, 이 빌어먹을 순경 놈들이……!”


고독선이 깨진 조종실 유리창을 깨부수고 나와 검을 뽑아 들었다. 축기기 2성의 서슬 퍼런 영력이 그의 검끝에서 뿜어져 나왔다.


“범인 순경 주제에 감히 소요파의 밀수선을 가로막아? 내 오늘 네놈들의 목을 베어 수로의 물고기 밥으로 주겠다!”


고독선이 검기를 날리며 태호를 향해 짓쳐 들려 했다. 하지만 태호는 가죽 수첩을 펼쳐 들고 단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의 눈빛은 지극히 차분하고 차가웠다.


“고독선 씨. 제국 도로교통법 제152조. 단속 중인 치안관에 대한 무기 위협 및 공무 집행 방해는 즉각적인 즉결 처분 및 가중 처벌 대상입니다. 또한 귀관의 비선은 현재 ‘과적 단속’ 규정도 심각하게 위반한 상태입니다.”


“과적?! 내가 무슨 마차를 모는 줄 아느냐! 이건 비행선이다!”


“비행선 역시 제국 공역 통행법 제22조에 의거, 선체 크기 대비 적재 영석의 무게가 규정 수치를 초과할 경우 과적 차량으로 분류됩니다. 제갈 어르신, 무게 측정 수치를 불러주십시오.”


제갈현이 제어판을 보며 확성 나팔로 소리쳤.


“과적 수치 최고 한도 초과! 규정 무게의 무려 세 배에 달하는 ‘미등록 장물 영석’이 선적되어 있네! 도로 파손 및 추락 참사 유발 가능성 300%!”


“들으셨습니까? 과적 및 무등록 장물 수송 혐의가 추가되었습니다. 현 시간부로 선박 전체를 압수하고 귀관을 현행범으로 체포합니다.”


태호가 경광봉을 가볍게 휘두르자, 마만수와 육중철이 대기하고 있던 단속 대원들과 함께 사슬을 들고 다가갔다. 고독선은 가압류와 과적이라는 황당한 법조문 공세와 대원들의 위압적인 기세 앞에 검을 쥔 손을 바르르 떨며 결국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가문의 비호를 받던 일류 밀수업자가 단속반의 깐깐한 행정 조항 앞에 완벽하게 침묵당한 순간이었다.


“선박 수색을 실시하십시오. 적재된 장물 영석의 수량을 장부에 정확히 기록하고 압수 딱지를 붙이십시오.”


태호의 명령에 김미영 서기관과 대원들이 비선 내부로 진입해 수색을 시작했다. 수십만 영석에 달하는 미등록 장물 영석들이 상자째로 적출되어 하역장 바닥에 정렬되었다. 성주 독고위와 소요파의 검은 자금줄이 완벽하게 차단되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그런데 비선 가장 깊숙한 곳, 이중 보안 결계가 걸려 있는 무거운 강철 화물 상자를 수색하던 김철수 순경이 다급하게 태호를 불렀.


“과장님! 이쪽으로 와보셔야겠습니다! 이 상자는 단순한 영석 상자가 아닙니다!”


태호는 미간을 찌푸리며 비선 내부로 들어섰다. 철수가 가리킨 강철 상자 전면에는 소요파의 문양이 아닌, 음산하고 기괴한 붉은색 해골 문양이 정교하게 각인되어 있었다.


“이 문양은……?”


옆에 서 있던 서우진 율사가 그 문양을 보자마자 안색이 창백하게 질려 숨을 들이켰다.


“이건…… 국경 너머 마교(魔敎)의 공식 인장입니다! 소요파가 대체 왜 이 인장이 찍힌 상자를 밀수선 깊은 곳에 숨겨둔 것이란 말입니까?”


태호는 묵묵히 율법 석판의 권위를 빌려 상자의 이중 결계를 해제했다. 찰칵하는 소리와 함께 상자의 무거운 뚜껑이 열렸다.


그 안에서 흘러나온 것은 고순도의 영석이 아니었다.


기괴한 검은색 철재로 만들어진 정교한 기계 장치와, 그 옆에 놓여 있는 낡은 양가죽 두루마리 설계도였다. 태호가 조심스럽게 설계도를 펼치자, 그곳에는 비검의 영맥 출력을 음속 이상으로 폭발시키는 금지된 비전 기술, 즉 마교의 ‘초음속 부스터 설계도’가 상세히 그려져 있었다.


“이건…… 단순한 영석 밀수가 아니야.”


서우진 율사가 손을 떨며 설계도를 내려다보았다.


“소요파가 국경 너머 마교의 금지된 군사 무기 개조 기술을 천도성으로 밀반입하고 있었던 겁니다. 이건 반역죄에 해당하는 거대한 국가적 안보 음모입니다!”


칠흑 같은 어둠 속, 압수된 밀수선 내부에서 발견된 마교의 붉은 인장이 태호의 노란색 야광 반사 도포 위로 불길하고 붉은 그림자를 길게 드리우기 시작했다.

HẾT CHƯƠ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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