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ạc nềnBeach2

화장실의 늑대들

Audio truyện
Chưa có audio. Bấm để tự tạo audio cho tập này.

쉬는 시간을 알리는 종소리가 본관 복도에 길게 늘어졌다. 웅성거리는 학생들의 목소리 사이로, 은수는 자리에 가만히 앉아 가방의 지퍼 고리에 달린 은색 프레임의 형법전 펜던트를 가만히 매만졌다. 아버지가 남겨준 대쪽 같은 유산이자, 지금 이 지옥 같은 서송고등학교에서 자신을 지탱해 주는 유일한 나침반이었다.


오른손 등의 찰과상이 교복 소매 깃에 쓸릴 때마다 욱신거리는 통증이 밀려왔다. 어젯밤 구 체육관 지하실의 녹슨 철문을 열고 비밀 아지트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긁힌 상처였다. 하지만 은수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이 정도의 육체적 고통은 동생 태수가 겪어야 했던 나락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으니까.


“야, 전학생.”


낮고 거친 목소리가 은수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고개를 들자 화장기가 진하고 교복 치마를 짧게 줄인 신소희가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그녀의 양옆에는 박한별의 추종자이자 일진 행동대원인 여학생 두 명이 팔짱을 낀 채 은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교실 안의 공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짝꿍 정아름은 움츠러든 어깨를 더욱 웅크리며 문제집 속으로 고개를 파묻었다. 방관자들의 비겁한 침묵이 교실을 가득 메웠다.


“따라와. 한별이가 너랑 친해지고 싶대서 특별히 부르는 거니까.”


신소희가 비열한 미소를 지으며 은수의 어깨를 툭 쳤다. 은수는 반발하지 않았다. 오히려 기다렸다는 듯 차분하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의 무표정한 얼굴 뒤로, 어젯밤 임도윤과 함께 구축했던 사설 재판소의 첫 번째 기소 시나리오가 정교하게 톱니바퀴를 맞물리며 돌아가기 시작했다.


***


본관 2층 구석 화장실. 이곳은 신관 체육관이 신축된 이후 학생들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는, 교내에서 몇 안 되는 감시 카메라의 사각지대였다. 축축하고 차가운 타일 냄새와 저가 방향제 향이 뒤섞인 공기가 코끝을 찔렀다.


쾅!


화장실 문이 닫히고 안쪽에서 걸쇠가 잠기는 둔탁한 소리가 울렸다. 신소희는 은수의 어깨를 거칠게 밀쳤다. 은수의 몸이 구석 변기 칸의 플라스틱 벽면에 부딪치며 둔탁한 마찰음을 냈다. 어깨를 파고드는 가벼운 타박상에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지만, 은수는 곧바로 평정심을 되찾았다.


“야, 뒤져.”


신소희의 지시에 양옆의 똘마니들이 은수에게 달려들었다. 그들은 은수의 교복 주머니를 거칠게 뒤지더니, 은수의 스마트폰을 빼앗아 소희에게 건넸다.


“꼴에 스마트폰으로 녹음이라도 켜놨을 줄 알았냐? 머리 나쁜 전학생 년이 잔머리는.”


신소희가 은수의 스마트폰을 흔들며 조롱 섞인 웃음을 터뜨렸다. 그녀들은 은수의 진짜 녹음 장치가 스마트폰이 아니라는 사실을 꿈에도 모르는 듯했다. 은수는 가슴팍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교복 재킷의 위에서 두 번째 단추. 겉보기에는 평범한 검은색 단추였지만, 그것은 천재 해커 임도윤이 하드웨어 단에서 직접 개조한 초소형 무선 지향성 마이크였다.


은수가 손등의 상처를 숨기며 옷깃을 정리하는 척 단추를 가볍게 누르자, 미세한 진동과 함께 마이크가 활성화되었다. 지금 이 화장실 안의 모든 주파수와 음성은 구 체육관 지하실에 숨겨진 사설 재판소의 마스터 서버로 실시간 송출되고 있었다. 도윤이 서버실에서 음성 필터링을 가동하며 수음 상태를 최상으로 유지하고 있을 터였다.


“안산 촌구석에서 온 년이 눈빛이 아주 마음에 안 들어.”


신소희가 은수의 교복 깃을 한 손으로 꽉 움켜쥐며 얼굴을 들이밀었다. 거친 껌 냄새가 은수의 코끝을 스쳤다.


“너, 한별이가 만만해 보여? 꼴에 모범생 티 내면서 한별이 옆에 알짱거리는 거, 진짜 역겨우니까 기어오르지 마.”


은수는 겁에 질린 척 눈망울을 가늘게 떨며, 목소리 톤을 한 단계 낮추었다. 철저히 의도된, 자백을 이끌어내기 위한 유약한 질문이었다.


“내가... 내가 뭘 잘못했어? 난 그냥 전학 와서 열심히 공부하려는 것뿐이야. 한별이가 나한테 먼저 다가온 거잖아...”


“하! 공부?”


신소희가 기가 찬다는 듯 비웃음을 흘렸다.


“서송고에서 공부는 배경 있는 애들이나 대접받는 거야. 너 같은 흙수저 년이 설쳐봤자 한별이 내신 깔아주는 밑바닥 깔개밖에 안 돼. 한별이가 네년 꼴 보기 싫다고 박살 내라고 직접 오더 내렸어. 네 동생 새끼처럼 휠체어 타게 만들어 줄까?”


은수의 심장이 차갑게 박동했다. 교복 단추 마이크를 통해 신소희의 입에서 ‘박한별이 직접 폭력을 사주했다’는 결정적인 자백이 뿜어져 나왔다. 도윤의 마스터 서버에 무결성 오디오 파일로 실시간 기록되는 소리였다. 은수는 고통을 견디는 척하며, 덫을 더욱 깊숙이 놓았다.


“한별이가 시킨 거라고...? 나한테 왜 이러는 건데. 돈이라도 달라는 거야?”


“돈? 당연히 내놔야지.”


신소희가 은수의 뺨을 툭툭 치며 거만하게 읊조렸다.


“오늘 야간 자율학습 끝나고 구 체육관 뒤편 공터로 50만 원 가져와라. 안 가져오면 네 동생 산소호흡기 줄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 알겠어?”


단순한 폭력 협박을 넘어 명백한 ‘공갈 협박’과 ‘생명 위협’의 혐의까지 완벽하게 녹취되었다. 은수의 내면에서 복수극의 첫 번째 퍼즐이 완성되었다는 차가운 전율이 일었다.


하지만 신소희는 은수의 눈빛이 전혀 흔들리지 않고 깊게 가라앉아 있음을 뒤늦게 눈치챘다. 겁에 질린 척하던 눈망울은 어느새 상대를 꿰뚫어 보는 법조인의 눈빛처럼 서늘하게 빛나고 있었다.


“이 년이... 눈깔 왜 그렇게 떠?”


불쾌한 예감에 사로잡힌 신소희가 욕설을 내뱉으며 은수의 머리채를 잡으려 오른손을 거칠게 뻗었다. 은수의 단발머리가 휘날리며 뺨에 가해질 물리적 충격의 직전, 화장실 철문 너머에서 무겁고 절제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터벅, 터벅.


그 소리는 화장실 문 앞에서 딱 멈추어 섰다. 신소희의 손길이 공중에서 멈췄다.


스윽.


화장실 문고리에 무언가 걸리는 플라스틱 마찰음이 화장실 내부의 정적을 깼다. 불투명한 유리문 너머로 짙은 체육복 후드티를 눌러쓴 거대한 실루엣이 비쳤다.


사설 재판소의 현장 집행 대리인, 김우진이었다.


그는 화장실 문고리에 노란색 플라스틱으로 된 ‘청소 중’ 표지판을 조용히 걸어두고는, 문을 바깥에서 잠그듯 단단히 가로막아 섰다. 유리창 너머로 비치는 그의 서늘한 실루엣은 화장실 안의 기류를 단숨에 얼려버렸다. 마치 늑대들이 갇힌 우리 바깥에 더 거대한 포식자가 도사리고 있는 듯한 숨 막히는 긴장감이 화장실 안을 짓눌렀다.

HẾT CHƯƠNG

Chưa có bình luận nào. Hãy là người đầu tiê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