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ạc nềnWuxia

고요를 깨우는 비명

Audio truyện
Chưa có audio. Bấm để tự tạo audio cho tập này.

설아가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새벽의 어둠 속으로 사라진 뒤, 대장간은 지옥보다 더 차가운 정적에 잠겨 있었다.


단우현은 바닥에 뒹구는 검붉은 참수도, 귀두도(鬼頭刀)를 멍하니 내려다보았다. 수많은 대역죄인들의 피를 삼키며 음산한 안개를 내뿜던 칼날은 화로의 희미한 불씨를 받아 기괴하게 번뜩이고 있었다. 평생을 바쳐 쌓아 올린 속죄의 성벽이, 아이들에게 참수 집행인이라는 잔혹한 과거를 들키지 않으려 발버둥 치던 그의 비장한 부성애가 단 하루아침에 모래성처럼 와해되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내가…… 감히 그 아이들의 아버지를 벤 이 손으로 그들을 품으려 했단 말인가.’


단전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자괴감이 한독(寒毒)의 한기보다 더 아프게 심장을 찔렀다. 말을 잃어버린 척하며 평생을 침묵 속에서 살아온 우현이었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가슴을 찢는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슬퍼할 시간조차 허락되지 않았다.


쿠우우웅!


갑자기 대장간 문을 부술 듯이 두드리는 다급한 소리가 정적을 깨뜨렸다.


“우현 아저씨! 큰일 났소! 당장 문 좀 열어보시오!”


숨이 턱 끝까지 찬 채 울부짖는 목소리. 철사구 광산의 하급 광부이자 정보원인 칠성이었다. 우현이 무거운 몸을 이끌고 문을 열자, 칠성이 눈보라를 뒤집어쓴 채 대장간 바닥으로 쓰러지듯 들이닥쳤다.


“흑석산 철광산 갱도가…… 갱도 최하층이 무너졌소! 광부 대표 곽태수 반장의 아들 용이가…… 그 조그만 녀석이 무너진 바위더미 속에 갇혔단 말이요! 어서 구해주시오!”


용이.


과거 광산 붕괴 사고에서 우현이 순수한 완력으로 바위를 들어 올려 구해주었던, 대장간 주변을 맴돌며 자발적으로 파수꾼 역할을 해주던 꼬마 녀석이었다. 우현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머릿속에서는 방금 전 눈물로 뛰쳐나간 첫째 설아의 얼굴이 스쳐 지나갔지만, 붕괴된 어둠 속에서 숨이 막혀갈 어린 용이의 얼굴이 그 위를 덮쳤다.


우현은 말없이 작업대 위에 놓여 있던 거대하고 투박한 ‘묵철 쇠망치’를 움켜쥐었다. 그리고 가죽 끈으로 망치 자루를 오른손목에 단단히 묶었다. 대답 대신 굳건하게 고개를 끄덕인 우현은 지체 없이 눈보라가 몰아치는 흑석산을 향해 폭풍처럼 질주하기 시작했다.


* * *


흑석산 철광산의 무너진 갱도 입구는 아수라장이었다. 사방에 흩날리는 검은 석탄재와 하얀 눈발이 뒤섞여 시야를 차단했고, 광부들은 절망적인 표정으로 울부짖고 있었다. 광부 대표 곽태수는 피투성이가 된 손으로 흙더미를 파헤치며 절규하고 있었다.


“용이야! 내 아들아! 조금만 참아라!”


갱도 내부로 들어서는 길목은 수천 근에 달하는 거대한 화강암 바위더미가 완전히 가로막고 있었다. 바위 틈새 너머로 용이의 가느다란 흐느낌과 숨소리가 희미하게 새어 나왔다. 시간이 없었다. 바위의 압력이 조금만 더 가해지면 내부의 지지대가 완전히 붕괴되어 아이는 형체도 없이 으스러질 터였다.


우현은 묵묵히 바위 앞으로 걸어 나갔. 그의 전신은 사마소의 빙정독액을 해독하느라 내력이 완벽히 고갈된 상태였다. 기경팔맥을 묶어둔 천근봉(千斤封)의 제약과 만성적인 한독의 통증 때문에 숨을 쉴 때마다 갈비뼈 안쪽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이 일어났다. 내공을 실어 바위를 깨부수는 기적은 부릴 수 없었다.


‘오직 육체의 힘만으로 버텨야 한다.’


우현은 두 발을 대지에 깊숙이 박아 넣었다. 그리고 거대한 두 어깨를 차가운 화강암 바닥 밑으로 밀어 넣었다. 전신의 근육을 수축시켜 철벽처럼 만드는 무진강체공(無盡剛體功)의 극의가 그의 거구 위로 전개되었다.


“으으읍……!”


우현의 목구멍에서 짐승 같은 신음이 흘러나왔다. 그의 190센티미터에 달하는 거구의 온 힘줄이 밧줄처럼 튀어나왔고, 뼈마디가 삐걱거리며 비명을 질렀다. 내공의 보조가 없는 순수한 외공의 한계를 시험하는 가혹한 고통이 전신을 엄습했다. 이빨을 너무 세게 악문 탓에 잇몸에서 붉은 피가 흘러내려 턱 끝을 적셨다.


스르르륵!


기적처럼 수천 근의 화강암 바위가 우현의 어깨 위로 서서히 들려 올려지기 시작했다. 광부들은 그 초인적인 광경에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채 경악했다.


“지금이요! 어서 아이를 빼내시오!”


옆에서 대기하던 포수 하진이 날렵하게 바위 틈새로 기어 들어가, 흙먼지를 뒤집어쓴 채 신음하던 용이를 품에 안고 극적으로 빠져나왔. 용이가 무사히 구출된 것을 확인한 순간, 우현은 어깨를 짓누르던 거대한 바위를 측면으로 거세게 던져버렸다.


콰콰콰쾅!


바위가 굴러떨어지며 대지가 요동쳤다. 우현은 무릎을 꿇으며 뜨거운 숨을 몰아쉬었다. 전신의 근육이 찢어질 듯한 통증과 함께 목구멍으로 핏물이 울컥 치밀었지만, 그는 억지로 피를 삼켜냈다.


바로 그 찰나.


우현의 초감각 탐지술인 이청득심(以聽得心)이 바람의 미세한 흐름 속에서 기이한 파동을 포착했다. 수리 밖, 자신이 평생을 바쳐 지켜온 보금자리이자 아이들이 남아있는 우현 대장간 방향에서 가녀린 비명소리와 쇳소리가 섞여 들려왔다.


‘아차…… 성동격서(聲東擊西)구나!’


우현의 안색이 순식간에 창백하게 질렸다. 광산의 붕괴 소동은 자신을 대장간에서 격리시키기 위한 철사방의 치밀하고 악랄한 함정이었다. 쇠약해진 몸을 이끌고 우현은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그는 묵철 쇠망치를 고쳐 쥐고, 수호 보법인 벽풍보(壁風步)를 전개하여 바람을 가르고 대장간을 향해 광풍처럼 질주하기 시작했다.


* * *


그 시각, 우현 대장간은 참혹한 전쟁터로 변해 있었다.


단우현이 자리를 비운 사이, 철사방의 가장 잔인한 도객이자 행동대장인 광표가 수십 명의 무장 단원들을 이끌고 대장간을 덮쳤다.


“벙어리 놈은 없다! 방 안에 있는 어린것들을 모조리 잡아라!”


광표가 핏빛 대도인 혈인도(血刃刀)를 치켜들며 포효했다.


마당쇠 돌쇠가 거대한 무쇠 곤봉을 휘두르며 가로막아 섰다. 타고난 천생신력으로 곤봉을 휘두를 때마다 철사방 단원 서너 명이 비명을 지르며 날아갔지만, 이류 절정의 무공을 지닌 광표의 상대가 되기엔 역부족이었다. 광표의 혈인도가 붉은 궤적을 그리며 돌쇠의 옆구리와 다리를 사정없이 베어 넘겼다.


“으아악!”


돌쇠가 거구의 몸을 무너뜨리며 쓰러지자, 방 안에서 윤서를 품에 안고 있던 철수가 무쇠 쇠지렛대를 들고 마당으로 뛰쳐나왔다.


“이 더러운 사파 개자식들아! 내 몸에 칼을 꽂기 전에는 아이들에게 손끝 하나 대지 못한다!”


철수는 비장한 각오로 쇠지렛대를 휘두르며 광표의 앞을 막아섰다. 하지만 광표의 혈풍광도법(血風狂刀法)은 매서웠다. 붉은 도기가 허공을 가르며 철수의 오른쪽 어깨뼈를 사정없이 베어 넘겼다.


콰득!


뼈가 바스러지는 가혹한 소리와 함께 철수의 쇠지렛대가 마당 바닥으로 떨어졌다. 철수는 전신에 깊은 자상을 입은 채 피웅덩이 속에 쓰러지면서도, 왼손으로 윤서의 치맛자락을 붙잡으려 애썼다.


그때, 음흉한 미소를 지은 책사 귀삼이 마비 약물이 묻은 천으로 윤서의 코와 입을 막아섰다. 약물에 취해 흐릿해진 눈으로 윤서가 흐느꼈다.


“아저씨…… 우현 아저씨…….”


귀삼은 윤서를 가죽 자루에 담아 마당 대기하고 있던 마차에 신속하게 싣고 어둠 속으로 달아났다. 민우가 울부짖으며 마차를 쫓아가려 했으나, 사파 단원들의 발길질에 채여 마당 구석으로 굴러떨어졌다.


* * *


단우현이 벽풍보를 전개하여 마침내 대장간 마당에 도착했을 때,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참혹함 그 자체였다.


화로의 붉은 불씨는 완전히 꺼져 검은 석탄재가 눈보라와 함께 쓸쓸히 날리고 있었고, 백색의 안마당은 붉은 선혈로 물들어 있었다. 거구의 돌쇠는 전신이 베인 채 신음하고 있었고, 철수는 오른쪽 어깨가 참혹하게 찢겨 피웅덩이 속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었다.


우현은 쇠망치를 떨어뜨린 채 철수에게로 다가갔다. 철수는 희미해져 가는 의식 속에서, 피 묻은 왼손 손가락 끝으로 저 멀리 어둠 속으로 사라진 마차 바퀴 자국을 가리켰다.


“윤…… 윤서가…… Chulsabang 놈들에게…….”


철수의 손끝이 툭 떨어지며 의식을 잃었다.


우현은 그 자리에 굳어 버렸다. 마당 한구석에는 자신이 윤서의 한독 완화를 위해 밤새 정성스럽게 깎아주었던 따뜻한 성질의 벽사목 팽이가 붉은 피에 젖은 채 쓸쓸하게 뒹굴고 있었다.


자신이 목숨을 걸고 한극초를 구해 살려낸 아이였다. 친부 임회남 대감이 목숨을 바쳐 자신에게 탁수했던,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약한 윤서였다. 그 아이가 다시 사파의 가혹한 노역장으로, 죽음의 감옥으로 끌려갔다.


두둥.


우현의 가슴 깊은 곳에서, 평생 동안 스스로를 속박하며 억눌러왔던 어두운 폭풍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기경팔맥을 묶어두었던 천근봉의 봉인이 그의 거대한 분노에 반응하여 미세하게 균열을 일으켰다.


그의 안구 전체가 소름 끼치도록 붉은 핏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그것은 처형인 시절, 수천 명의 목을 베며 전장을 핏빛으로 물들였던 절대적인 살기 동조(殺氣 同調)의 각성이었다. 우현은 천으로 꽁꽁 싸매여 있던 귀두도(鬼頭刀)를 향해 서서히 손을 뻗었다. 그의 눈빛은 타오르는 화로의 불꽃처럼 붉고 비정하게 빛나고 있었다.

HẾT CHƯƠNG

Chưa có bình luận nào. Hãy là người đầu tiê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