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ạc nềnEnchanter2

지하 감옥의 붉은 영혼

Audio truyện
Chưa có audio. Bấm để tự tạo audio cho tập này.

도서관 지하 깊은 곳, 세월의 먼지 아래 묻혀 있던 철문이 삐걱거리며 열렸다.


차가운 안개와 오염된 에테르의 퀴퀴한 냄새가 계단을 타고 올라와 데미안의 코끝을 찔렀다. 휠체어를 밀던 루카스의 손이 잘게 떨렸다. 강직한 기사 가웨인조차 검자루를 쥔 손에 힘을 주며 주위를 경계했다.


계단 아래는 칠흑 같은 어둠이었다. 하지만 데미안의 눈에는 그 어둠 속에서 요동치는 거대한 인과의 실타래가 보였다. 붉다 못해 검붉은 핏빛을 띤 마력의 파동이 지하 깊은 곳에서부터 분노의 해일처럼 밀려오고 있었다.


“전하, 이 아래는 단순한 문서고가 아닙니다.”

가웨인이 나지막이 경고했다.

“이토록 불길하고 무거운 마력 압박은 평생 전장을 누빈 저조차 처음 느껴봅니다. 필시 보통 존재가 갇혀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알고 있다, 가웨인 경.”

데미안은 피 묻은 입술을 가볍게 닦아내며 휠체어 바퀴를 앞으로 굴렸다.

“그렇기에 우리가 온 것이다. 적들이 숨기고자 하는 가장 추악한 비밀이자, 이 전쟁을 멈출 유일한 열쇠가 이 아래에 있으니까.”


계단을 내려갈수록 공기는 급격히 무거워졌다. 단순한 산소의 부족이 아니었다. 공간 자체를 지배하는 초월적인 강자의 ‘기세’가 침입자들의 숨통을 조여 오고 있었다. 마력이 전혀 없는 데미안의 육체는 그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비명을 질렀다.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파왔고, 뒤틀린 마력 회로가 거세게 요동쳤다. 목에 걸린 마력 억제 은빛 펜던트가 희미하게 진동하며 충격을 흡수하려 했으나, 깊은 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용의 기세 앞에서는 그조차 일시적으로 무력화되어 빛을 잃었다.


‘윽…….’

데미안은 신음이 흘러나오려는 것을 간신히 참았다. 머릿속으로 즉시 정신 장벽 강도 (Mental Shield Class 2)를 전개했다. 현대의 국제 분쟁 변호사 시절, 억만금의 이권이 걸린 법정에서 수많은 거물들의 위압을 견뎌내며 단련한 고도의 멘탈 통제력이 차가운 은빛 장벽이 되어 그의 이성을 격리했다. 고통은 차단되지 않았으나, 적어도 공포에 휩싸여 판단력을 잃는 일은 없었다.


마침내 계단의 끝에 도달했을 때, 그들 앞에는 거대한 마도 사슬로 온몸이 결박된 거구가 보였다.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으나 머리 위로 돋아난 붉은 용의 뿔과 전신을 덮은 거친 비늘. 그가 바로 공식적으로는 황국의 국경 도발로 인해 ‘실종’되었다고 알려진 용인족 대장군, 바르칸이었다.


하지만 그의 상태는 처참하기 그지없었다. 육체는 마력 흡수 족쇄에 의해 에테르를 전부 빨려 나가 영혼의 형태가 흐릿하게 바래져 가고 있었고, 그를 유지하는 것은 오직 황국을 향한 맹목적인 분노와 피의 복수심뿐이었다.


“인간…… 위선적인 벌레 놈들……!”

바르칸의 사념이 감옥 벽면을 흔들며 고막이 아닌 뇌리에 직접 울려 퍼졌다.


그것은 8성급 최강자가 내뿜는 광기 어린 영혼의 침식이었다. 그 엄청난 기세에 루카스는 비명을 지르며 제자리에 주저앉았고, 가웨인 역시 검을 뽑아 들며 이를 악물었다. 바르칸의 붉은 불꽃 오라가 데미안의 심상을 집어삼키기 위해 사납게 들이닥쳤다.


“전하, 물러서십시오! 이 자는 제정신이 아닙니다!”

가웨인이 외치며 앞을 가로막으려 했다.


“멈춰라, 가웨인.”

데미안은 가웨인의 검을 제지했다. 그리고 휠체어에 앉은 채, 폭풍처럼 몰아치는 붉은 불꽃을 정면으로 마주 보았다. 그의 백발이 광풍에 거칠게 휘날렸으나, 흑안(黑眼) 속에 담긴 이성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바르칸 대장군. 당신을 이 꼴로 만든 자들이 누구인지 똑똑히 보아라. 그리고 당신의 그 고귀한 분노를 한낱 침입자들에게 낭비할 셈인가?”

데미안의 차갑고 명징한 목소리가 뇌리를 파고들자, 폭주하던 붉은 불꽃이 일시적으로 멈칫했다.


“인간 황자…… 너 역시 나를 비웃으러 온 것이냐? 제1황자 에드워드와 재상 놈이 꾸민 이 비열한 납치극의 결말을 보러 온 것이냐!”

바르칸의 사념에 서린 증오가 공간을 불태울 듯 뜨거워졌다.


“아니.”

데미안은 품 안에서 요한 대법관의 사법 인장과 서고에서 확보한 고대 판례 양피지를 천천히 꺼내 보였다.

“나는 당신에게 거래를 제안하러 왔다. 등가교환의 법칙에 기반한 영혼 계약을.”


“거래라고? 하찮은 인간 따위가 감히 이 바르칸에게 무엇을 주고 무엇을 얻겠다는 말이냐!”


“당신이 가장 갈망하는 명예의 회복과 배후를 향한 단죄. 그리고 내가 원하는 이 세계에서의 생존과 평화 조약의 수호.”

데미안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바르칸의 눈을 응시했다.


“당신은 지금 이 지하에서 영혼이 소멸해 가고 있다. 이대로 죽는다면 당신은 황국을 침공할 명분을 주기 위해 ‘스스로 도망친 겁쟁이’ 혹은 ‘원인 모를 실종자’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용인족의 명예는 더럽혀질 것이고, 당신의 군대는 명분 없는 전쟁터에서 개죽음을 당하겠지. 그것이 당신이 원하는 결말인가?”


바르칸의 영혼이 크게 요동쳤다. 데미안의 말은 바르칸이 가장 두려워하던 비극의 핵심을 정확히 찌르고 있었다. 용인족에게 명예는 목숨보다 고귀한 가치였다.


“내가 당신의 실종이 황국 군부와 제1황자 에드워드가 꾸민 추악한 납치극이었음을 온 세상에 증명하겠다. 당신의 전술 지휘도를 확보해 그들의 자작극 음모를 백일하에 폭로하고, 용인족의 더럽혀진 명예를 법과 조약의 이름으로 완벽하게 복원해 주지. 이것이 내가 당신에게 제공할 급부(給付)다.”


“그렇다면 대가로 내가 내놓아야 할 것은 무엇이냐?”

바르칸의 목소리에서 광기가 걷히고, 이성적인 무인의 엄숙함이 깃들기 시작했다.


“당신의 영혼과 마력. 나와 영혼 공조 계약을 맺고 나의 심상 세계에 안착해라. 마력이 없는 내 육체의 방패가 되어주고, 용인족 내부의 생리와 약점을 내게 전수해라. 우리가 힘을 합쳐야만 당신을 납치한 제1황자와 재상 바르톨로메오를 사법의 단두대에 세울 수 있다.”


등가교환에 기반한 완벽한 사법적 솔루션이었다. 힘으로 굴복시키는 것이 아닌, 상대가 가장 목말라하는 가치를 계약의 담보로 삼는 변호사로서의 지략.


바르칸은 자신을 올려다보는 가냘픈 인간 황자의 눈빛에서 기묘한 경외감을 느꼈다. 마력도 없는 나약한 육체 속에 깃든, 그 어떤 초일류 무인보다도 단단하고 거대한 정신의 격(格).


“크하하하……! 참으로 대담하고 오만한 인간이로구나. 좋다, 황국에 피의 복수를 가할 수만 있다면 기꺼이 네 그릇이 되어주지. 계약을 맺어라, 수호자여!”


바르칸의 동의가 떨어지는 순간, 데미안은 최초의 만국 평화 조약 원본 양피지를 높이 들어 올렸다.


“계약의 성립을 선포하노니, 인과율의 사슬이여, 두 영혼의 서약을 보증하라!”


스스스슥!


허공에서 눈부신 백색 사슬들이 솟구쳐 나와 바르칸의 붉은 영혼을 감싸 쥐었다. 그 사슬들은 바르칸의 분노와 마력을 정교하게 정제하여 데미안의 가슴속으로 우회시키기 시작했다.


“아아아악!”


데미안은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에 비명을 질렀다. 기형적인 마력 회로에 용인족의 거대하고 뜨거운 마력이 흘러들어오며 뇌 세포가 터져 나갈 듯한 과부하가 걸렸다. 귀에서 삐 소리가 나며 이명이 들려왔고, 눈앞이 붉게 물들었다. 하지만 그는 정신 장벽을 극한으로 유지하며 자아의 끈을 놓지 않았다.


지이이잉!


이윽고 백색 광채가 수그러들며, 데미안의 심장 위에 붉은색 용인족 계약 문양이 선명하게 각인되었다. 바르칸의 거대한 영혼이 데미안의 영혼의 심상 세계에 무사히 안착한 것이다.


동시에 데미안은 온몸을 타고 흐르는 기묘하고 뜨거운 용인족의 마력 파동을 감지했다. 비록 스스로 마법을 쓸 수는 없었으나, 바르칸의 영혼이 동의하는 한 그의 초자연적인 ‘에테르 장벽’을 일시적으로 빌려 쓸 수 있는 권능이 각성한 순간이었다.


“전하! 괜찮으십니까?”

가웨인이 급히 다가와 쓰러지려는 데미안을 부축했다. 루카스 역시 사색이 되어 손수건으로 데미안의 입가에 흐르는 피를 닦아냈다.


“……괜찮다. 계약은 완벽하게 체결되었다.”

데미안은 피 묻은 입술을 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마침내 재상과 제1황자의 목줄을 쥘 가장 강력한 카드와 영적 동맹을 손에 넣은 것이다.


그러나 승리의 여운은 길지 않았다.


스으으으윽――


갑자기 지하 감옥 내부의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며, 음산하고 기괴한 그림자 마력 파동이 사방에서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철그렁하는 쇠사슬 소리 너머로, 소리 없이 움직이는 기척들이 좁은 지하 통로를 메워갔다. 어둠 속에서 번뜩이는 보랏빛 눈동자들. 그것은 재상 바르톨로메오가 부리는 사설 정보부 ‘검은 뱀’의 일류 살수들이자, 침소에서 레온을 입막음했던 암살조 ‘그림자 이빨’의 자객들이었다.


그들은 데미안의 움직임을 눈치채고, 진실이 밖으로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지하 감옥의 유일한 출구를 완전히 봉쇄한 채 다가오고 있었다.


검은 연기 같은 오라를 두른 자객들이 무기를 치켜들며 어둠 속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HẾT CHƯƠNG

Chưa có bình luận nào. Hãy là người đầu tiê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