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ạc nềnPowder_Snow

청운봉을 뒤로하고, 두 송이의 가시꽃

Audio truyện
Chưa có audio. Bấm để tự tạo audio cho tập này.

이소백이 이끄는 청성파 순찰대가 자욱한 안개 속으로 쫓기듯 도망친 직후, 청운초당의 앞마당에는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다.


“컥……! 쿨럭, 쿨럭!”


참았던 가혹한 통증이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한시우는 가슴을 움켜쥔 채 바닥으로 비틀거렸다. 그의 창백한 입술 사이로 검붉은 선혈이 툭툭 떨어져 차가운 서리가 내린 흙바닥을 붉게 물들였다.


기경폐절(Meridian Rupture) 상태의 육체가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내력 한 푼 없는 몸으로 오행진결반을 미세하게 제어하고, 초일류 고수의 검로를 심안(Mind's Eye)으로 읽어내며 뇌력을 과도하게 소모한 대가였다. 가슴팍에 새겨진 검푸른 마기의 흉터가 불타는 듯 뜨거웠고, 야설화의 암영마기를 정화하느라 검푸르게 물든 손가락 끝에서도 찌릿한 통증이 역류했다.


“스승님!!”


비명 같은 외침과 함께 두 인영이 날아들듯 그를 부축했다.


둘째 제자 야설화가 사르르 흘러내리는 칠흑빛 머리칼을 휘날리며 한시우의 왼팔을 감싸 안았고, 셋째 제자 염초아가 주황빛 머리칼을 흩날리며 그의 오른편을 붙잡았다.


“스승님, 또 피를…… 왜 저희 때문에 매번 이렇게 몸을 망치시는 겁니까!”


야설화의 요염한 고양이 같은 눈매에 애절함과 함께 지독한 독점욕이 일렁였다. 그녀의 손끝에서 뿜어져 나온 미세한 어둠의 기운이 한시우의 청색 도포 자락을 꽉 움켜쥐었다. 스승이 피를 흘릴 때마다 그녀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잠재된 ‘버림받는 것에 대한 공포’는 무서운 집착으로 변질되고 있었다. 차라리 스승의 다리를 부러뜨려서라도 이 청운초당 깊은 곳에 가두고 자신만 바라보게 만들고 싶다는 비틀린 갈망이 그녀의 단전을 차갑게 옥죄었다.


“스승님, 제 독기 때문인가요? 제 몸의 기운이 또 뒤틀려서 스승님을 아프게 한 건가요?”


염초아가 울먹이며 허리에 찬 만독주머니(All-Poison Pouch)를 꼭 쥐었다. 한시우가 그녀의 만독마체 독기를 억제하기 위해 정화의 부적과 향료를 넣어 손수 바느질해 준 주머니였다. 초아는 스승의 손길이 닿았던 그 주머니를 목숨처럼 소중히 여기면서도, 자신의 저주받은 체질이 스승의 심맥을 해쳤을까 봐 발을 동동 굴렀다.


“……괜찮다. 그저 기운이 조금 엉켰을 뿐이야.”


한시우는 백발로 변해버린 머리카락을 쓸어내리며 허허실실 웃어 보였다. 머리카락 절반이 영구적인 은빛으로 변해버린 쓸쓸한 외양이었지만, 제자들을 안심시키는 미소만큼은 한없이 다정했다.


그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안방으로 들어섰다. 첫째 설하율이 차가운 빙백의 눈동자로 그를 기다리고 있었고, 막내 독고란은 무표정한 얼굴로 구석에서 묵묵히 한시우의 소매를 바라보았다.


한시우는 자리에 앉아 무거운 어조로 입을 열었다.


“이소백은 청성파의 다른 무뢰한들과 달리 명예를 아는 자라 일시적으로 물러갔으나, 조덕필은 다를 것이다. 조충의 오른팔이 잘린 것에 분노하여 조만간 관청의 힘과 무림맹의 정식 영장을 빌려 대규모 군대를 이끌고 이 청운봉을 포위할 터.”


“그렇다면 제가 밤중에 내려가 그 탐욕스러운 늙은이의 목을 베어 오겠습니다.”


설하율이 차가운 빙청도심결의 한기를 뿜어내며 은검을 꽉 쥐었다. 영혼 공명으로 스승과 고통을 공유하게 된 그녀는 한시우가 각혈할 때마다 자신의 심장도 함께 찢어지는 듯한 아픔을 느끼고 있었다. 그녀의 눈빛은 이미 스승을 다치게 하는 자는 세상 그 누구라도 멸하겠다는 광기로 물들어 있었다.


“하율아, 무모한 짓은 파멸을 부를 뿐이다. 지금의 우리는 힘을 기르고 정체를 숨겨야 할 때다.”


한시우는 설하율의 차가운 뺨을 쓸어내리며 그녀의 살기를 부드럽게 가라앉혔다.


“나는 설화와 초아를 데리고 하산할 것이다. 설화의 암영마기와 초아의 독기가 다시 요동치기 시작했으니, 지하 암시장에 숨겨진 고대 무형검의 자루를 찾아 그녀들의 마성을 영구히 정화할 매개체를 구해야 한다.”


그 말에 야설화와 염초아의 얼굴에 동시에 화색이 돌았다. 스승과 함께 산을 내려가, 오직 둘만의 시간을 독점할 수 있다는 사실이 그녀들의 가슴을 세차게 뛰게 만들었다.


반면, 청운봉에 남겨지게 된 설하율의 안색은 영하의 서리처럼 차갑게 굳어졌다.


“……저를 두고 가시겠다는 말씀이십니까?”


설하율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스승의 백발도, 심장의 흉터도 전부 자신 때문에 생긴 징표였다. 영혼까지 붉은 실로 묶여 고통을 공유하는 유일한 반려라고 믿었거늘, 다른 동생들을 데리고 하산하겠다는 결정은 그녀의 마음속 깊은 독점욕에 지독한 균열을 냈다.


“하율이 네 단전은 도심 공명 덕분에 가장 안정되어 있다. 그리고 초당을 지키기 위해서는 네 맑은 빙결 무공과 막내의 단단한 무력이 필요해. 나와 설화, 초아가 자리를 비운 사이 청운초당을 수호할 사람은 너뿐이다.”


한시우의 설득력 있고 다정한 훈육에 설하율은 차마 고집을 부리지 못하고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다.


“……알겠어요, 스승님. 스승님이 돌아오실 보금자리는 제가 목숨을 걸고 지키겠어요. 하지만…… 돌아오시면 제 방에 가장 먼저 들러주셔야 해요.”


설하율은 비틀린 감금의 욕망을 애써 억누르며 나직하게 속삭였다.


막내 독고란 역시 감정 없는 인형 같은 얼굴로 다가와 한시우의 손을 꼭 쥐었다.


“스승님. 란이, 초당 지킨다. 언니들이 스승님 아프게 하면, 란이가 혼내줄 거다.”


“그래, 착하구나.”


한시우가 독고란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자, 막내의 잿빛 눈동자에 희미한 온기가 돌았다.


하산 준비는 신속하게 진행되었다. 초당 뒷마당에는 허름한 삼베옷을 입고 곰방대를 문 늙은 마부 칠복이가 낡은 마차를 정비해 대기하고 있었다. 겉보기에는 이가 몇 개 빠진 채 허허실실 웃는 게으른 노인이었으나, 한시우는 그가 과거 은사 무진선사의 은혜를 입은 은거 고수이자 절정 극의의 무력을 지닌 그림자 수호자임을 심안으로 이미 간파하고 있었다.


“칠복 영감, 내가 자리를 비운 사이 하율이와 막내를 잘 보살펴 주게.”


“허허, 걱정 마십쇼, 도련님. 이 늙은이의 마차 바퀴가 구르는 한, 초당의 기와 한 장도 다치지 않을 테니 푹 쉬다 오시지요.”


칠복이가 곰방대를 뻐끔거리며 묘한 미소를 지었다. 그의 주름진 손끝에 스친 묵직한 기가 한시우의 심안에 든든한 무력 방패의 존재감으로 다가왔다.


마침내 마차가 출발하려 하자, 한시우는 마차 밖에서 마부석에 앉아 고삐를 잡으려 했다. 기경폐절 상태의 병약한 몸이었기에 바깥바람을 쐬며 마차를 모는 것이 제자들의 마기 안정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 탓이었다.


그러나 제자들은 그의 나약한 육체를 밖의 찬바람에 노출시킬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


“스승님, 무슨 소릴 하시는 건가요? 몸도 성치 않으신 분이 마차를 모시다니요!”


“맞아요, 스승님! 안으로 들어오세요!”


야설화와 염초아가 동시다발적으로 손을 뻗어 한시우의 양팔을 붙잡고 좁은 마차 내부로 그를 강제로 끌어당겼. 내력이 전혀 없는 한시우는 제자들의 맹목적인 완력 앞에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고 마차 안으로 툭 쓰러지듯 탑승할 수밖에 없었다.


덜컹.


마차가 출발하며 좁고 밀폐된 마차 안에는 묘한 긴장감과 열기가 감돌기 시작했다.


가운데에 앉은 한시우를 사이에 두고, 야설화와 염초아가 양옆을 차지하기 위한 소리 없는 전쟁을 개시한 것이다.


“어머, 초아야. 네 몸에는 아직 독기가 다 가라앉지 않았잖아? 스승님께 너무 밀착하면 독기가 새어 나가 스승님의 약한 심맥을 상하게 할지도 몰라. 그러니까 저리 좀 비켜 앉으렴.”


야설화가 요염한 미소를 지으며 한시우의 왼쪽 어깨에 자신의 풍만한 가슴을 은근슬쩍 밀착시켰다. 그녀는 한시우가 직접 깎아준 향목 비녀를 만지작거리며, 은은한 향나무 내음으로 한시우의 코끝을 자극했다. 버림받고 싶지 않은 그녀의 비틀린 독점욕이 좁은 공간 안에서 여과 없이 뿜어져 나왔다.


“무슨 소리야, 설화 언니! 스승님이 직접 만들어 주신 만독주머니가 내 독기를 완벽하게 정화해 주고 있다고! 오히려 언니의 차가운 그림자 기운이 스승님의 차가운 체온을 더 얼어붙게 만드는 거 아니야?”


염초아가 지지 않고 한시우의 오른쪽 팔을 꽉 껴안았다. 그녀는 자신의 몸에서 독기가 한 방울도 새어나가지 않도록 만독주머니의 기운을 필사적으로 조율하면서도, 스승의 따뜻한 체온에 닿는 스킨십을 포기할 수 없다는 듯이 뺨을 한시우의 어깨에 비벼댔다.


“컥, 컥…… 둘 다 조금만 떨어져 앉거라. 마차가 좁아 숨이 막히는구나.”


한시우가 식은땀을 흘리며 두 사람의 머리를 가볍게 밀어내려 했다. 하지만 제자들은 스승의 병약한 밀어냄을 오히려 사랑스러운 어리광으로 받아들이며 더욱 밀착해 올 뿐이었다.


“안 돼요, 스승님. 마차가 덜컹거려서 중심을 잡으려면 이렇게 꼭 안고 있어야 해요.”


야설화가 요염하게 눈웃음치며 한시우의 왼쪽 손가락을 깍지 껴 잡았다. 그녀의 부드러운 손길이 닿는 순간, 한시우의 손가락 끝에 새겨진 검푸른 독기 상처가 미세하게 공명하며 가벼운 경맥 통증을 유발했다.


“아윽…….”


한시우가 나직한 신음을 뱉자, 양옆의 제자들이 깜짝 놀라 그의 안색을 살폈다.


“스승님! 어디가 아프신 건가요? 제 마기가 또 뒤틀렸나요?”


“아니다, 그저 가벼운 통증일 뿐이다. 자, 둘 다 이 차를 마시고 마음을 가라앉히거라.”


한시우는 서둘러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품속에서 맑은 도가의 기운이 담긴 정화의 차가 담긴 죽통을 꺼냈다. 그는 야설화와 염초아의 손에 각각 따뜻한 찻잔을 쥐여주며 그녀들의 독점욕을 공평하게 분산시켰다. 스승의 다정한 칭찬과 배려에 두 제자는 볼을 붉히며 차를 들이켰으나, 서로를 향한 매서운 눈빛만큼은 거두지 않았다.


“언니가 가진 향목 비녀보다 스승님이 내게 주신 은팔찌가 훨씬 예뻐.”


“호호, 초아야. 스승님이 직접 깎아주신 비녀의 정성을 네가 어찌 알겠니? 쇳덩이 팔찌와는 비교도 안 된단다.”


두 송이의 가시꽃이 좁은 마차 안에서 끊임없이 으르렁거리며 캣파이트를 벌이는 사이, 마차는 청운봉의 울창한 대나무 숲을 완전히 벗어나 산기슭의 주막 마당에 도착했다.


덜커덩, 탁.


마차가 멈추어 서자, 한시우는 제자들의 숨 막히는 밀착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안도감에 서둘러 마차 문을 열고 마당으로 내렸다.


“스승님, 조심히 내리세요!”


염초아가 가장 먼저 활기차게 뛰어내려 한시우의 오른팔을 붙잡고 팔짱을 끼려 했다. 그녀의 얼굴에는 스승의 옆자리를 완전히 차지했다는 승리감 가득한 미소가 서려 있었다.


그 순간, 야설화의 눈동자가 차가운 살기로 물들었다.


스스스스.


일출 직후의 비스듬한 아침 햇살을 받아 마당 바닥에 길게 늘어져 있던 야설화의 발끝 그림자가 기괴하게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야설화가 요염하게 입꼬리를 올리는 찰나, 그녀의 발밑에서부터 가늘고 날카롭게 뻗어 나간 칠흑빛 그림자가 뱀처럼 바닥을 기어갔다.


덥석!


그림자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염초아의 발목을 옥죄며 단단히 붙잡아 올가맸다.


“……엇?!”


스승의 팔을 잡으려던 염초아의 신형이 갑자기 굳어지며 발걸음이 뚝 멈춰 섰다. 발목을 옥죄는 어둠의 구속력에 염초아의 주황빛 눈동자가 매서운 분노로 뒤흔들렸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마차 문턱에 서서 요염하게 미소 짓고 있는 야설화를 쏘아보았다.

HẾT CHƯƠNG

Chưa có bình luận nào. Hãy là người đầu tiê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