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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의 부양의무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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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뢰 감옥 제3호 특별실. 바닥에서 올라오는 훈훈한 온기가 온 방 안을 쾌적하게 채우고 있었다. 제갈민이 설계하고 박칠성이 시공한 중앙 온수 보일러 시스템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완벽하게 작동하고 있었다. 바닥의 돌판은 만지면 기분 좋은 온도를 유지했고, 가습용 수건에서는 맑은 증기가 뿜어져 나와 방 안의 습도를 정확히 70%로 조율하고 있었다.


이현은 최고급 대나무 안락의자에 깊숙이 기대어 앉아 창백한 손가락으로 귤껍질을 까고 있었다. 새콤달콤한 귤 향이 촉촉한 공기 속에 퍼졌다. 옆방에서는 정파의 첩자인 남궁휘와 청풍이 온돌 바닥에 대자로 누워 귤을 까먹으며 행복한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청풍아, 무당파의 차가운 대리석 바닥보다 이 마교 감옥의 온돌 바닥이 훨씬 자비롭구나…….”

“휘 형, 소도 역시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 따뜻함은 도(道)의 극의와 다르지 않습니다.”


그들의 평화로운 대화가 이어지던 그 순간, 특별실의 문이 거칠게 열리며 최달막이 헐떡거리며 뛰어 들어왔다. 그의 손에는 제국 수도에서 날아온 극비 전령 서류가 들려 있었다.


“위원장님! 큰일 났습니다! 제국 황실에서 움직임이 포착되었습니다!”


이현은 귤을 입에 넣으려다 말고 눈동자를 가늘게 떴다.


“무슨 일입니까? 내성 관문에서 또 통행세 시비라도 걸었습니까?”


“아닙니다! 태자 이건이 황실 종정경 이만식을 압박하여, 위원장님의 황적을 무단으로 말소하고 ‘인질 송출 후 사망’이라는 공식 사망 진단서를 발급했다고 합니다! 지금 제국 조정에서는 위원장님이 마교의 가혹한 고문으로 인해 비참하게 사망했다며, 마교를 침공하기 위한 대규모 군사 소집령을 내리고 있습니다!”


방 안의 온기가 순간적으로 차갑게 식는 듯했다. 옆방에서 귤을 먹던 남궁휘와 청풍도 사색이 되어 상체를 일으켰다. 이건이 이현의 생존을 가로막고, 그를 죽은 사람으로 만들어 전쟁의 고기방패로 삼으려 한 비정한 음모였다.


하지만 이현의 반응은 일반적인 인간들의 분노와는 궤를 완전히 달리했다. 그의 창백한 얼굴에 걸린 것은 슬픔이나 배신감이 아니었다. 그것은 지독하게 깐깐하고 차가운, 전직 대기업 HR 실장의 ‘행정적 분노’였다.


“……나의 동의도 없이 나를 사망 처리했다고?”


이현이 기침을 가볍게 쿨럭이며 안경을 치켜올렸다.


“이건 단순한 가족 간의 불화가 아닙니다. 국가 기관이 개입한 명백한 공문서 위조이자, 인적 자원에 대한 무단 행정 말소 행위입니다. 감히 내 동의도 없이 퇴사 처리를 하고 사망 퇴직금을 슈반하려 하다니, 이 무슨 무식하고 비효율적인 행정 폭거란 말입니까?”


이현의 뇌리에서 전생의 기억이 폭풍처럼 회전했다. 대한민국 대기업에서 근무하던 시절, 횡령을 은폐하기 위해 부하 직원의 서류를 조작하던 악덕 임원들을 법적으로 인과응보의 지옥에 빠뜨리던 순간들. 그 순간, 이현의 내면에서 ‘6단계: 사법적 행정 소송가’의 경지가 각성했다.


“송 노인.”


이현의 단호한 부름에, 구석에서 장부를 정리하던 송 노인이 벼루와 붓을 들고 급히 다가왔다.


“예, 위원장님! 지시를 내리십시오!”


“붓을 들고 내가 읊는 구절을 단 한 자의 오차도 없이 받아 적으십시오. 제국 민법 제103조 ‘가족 간의 부양 의무 및 양육비 청구’ 조항입니다.”


송 노인의 눈동자가 휘둥그레졌다.


“가, 가족 간의 부양의무요? 위원장님, 설마 황실을 상대로 소송을 거시려는 것입니까?”


“그렇습니다. 황실은 나를 마교에 인질로 보낸 이후, 단 1푼의 유지비나 생계비도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명백한 부양의무 불이행(부양의무 불이행)입니다. 또한, 이건이 발급한 ‘황실 호적 임시 말소 증명서’를 보십시오. 여기 서명란에 이만식의 직인 직경이 규격보다 미세하게 부족합니다. 졸속으로 처리하느라 위조 방지용 미세 음각을 누락한 겁니다. 이 서류는 법적으로 원천 무효이며, 동시에 황실이 나를 고의로 방치하고 버렸음을 입증하는 가장 완벽한 ‘유기(Abandonment)’의 증거입니다.”


이현은 깃털펜을 들어 장부 뒷면에 정밀한 소송장 양식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것은 제국 사법부조차 기각할 수 없는 완벽한 법리적 논리로 가득 찬 ‘황실 부양의무 불이행 소송장’이었다.


“황실이 마교에 지불해야 할 나의 인질 유지비 채권을 나 개인에게 귀속시키는 ‘황실 부양의무 청구 채권’을 신청할 것입니다. 또한, 이건의 개인 내탕금과 태자궁의 모든 자산에 대한 provisional seizure, 즉 가압류를 신청하십시오. 이 소송장을 제국 사법부에 공식 접수하겠습니다.”


“하, 하지만 사법부 관료들이 태자의 압박을 받고 소송을 기각하면 어찌합니까?”


송 노인이 손을 부들부들 떨며 물었다. 이현은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그들이 소송을 기각하려 한다면, ‘뇌물 수수 폭로 및 여론전 매뉴얼’을 가동하십시오. 사법부 관료들이 조태독 일가로부터 받아 챙긴 비밀 장부의 사본을 사법부 정문에 벽보로 붙이겠다고 흘리는 겁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목줄이 날아가는 것보다 소송을 정식 접수하는 편이 훨씬 안전함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이현의 지시는 일사불란하게 실행되었다. 최달막의 전령망을 통해 이현의 소송장과 가압류 신청서가 제국 사법부의 한복판에 폭탄처럼 떨어졌다.


사법부의 관료들은 소송장을 읽는 순간 기절초풍했다. 기각하려 했으나, 이현이 첨부한 이만식의 서명 오류 분석표와 사법부 비리 장부의 정밀함에 압도되어 감히 붓을 대지 못했다. 소송은 정식 접수되었고, 사법부는 제국 율법의 정당성에 따라 이현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황실은 이현 황자에게 미납된 10년 치의 부양료와 인질 유지비 금화 3만 냥을 즉시 소급 지급하라. 또한, 이를 이행할 때까지 태자 이건의 개인 자산과 황실의 외교 예산에 대한 가압류를 집행한다.”


사상 초유의 판결이 제국 사법부에서 공식 선포되는 순간이었다.


그 시각, 제국 수도의 태자궁 연무장. 이건은 화려한 자줏빛 도포를 걸친 채 오만한 미소를 지으며 군사들의 훈련을 참관하고 있었다. 그의 머릿속은 마교를 침공해 얻을 영토와 명예로 가득 차 있었다.


“흐흐흐, 이제 그 병약한 셋째 놈이 마교 감옥에서 죽었다는 소식만 공식화되면 즉시 천마산을 피로 물들이리라.”


바로 그때, 황실 행정관 이만식이 사색이 되어 머리가 산발이 된 채 연무장으로 비틀거리며 뛰어 들어왔다. 그의 손에는 붉은 인장이 찍힌 두꺼운 공문서가 들려 있었다.


“태, 태자 전하! 큰일 났습니다! 사법부에서 가압류 집행장이 날아왔습니다!”


“가압류라니? 그게 무슨 개소리냐!”


이건이 신경질적으로 서류를 빼앗아 읽기 시작했다. 서류의 첫 줄에는 ‘이현 황자가 제기한 부양의무 불이행 소송 판결에 의거, 태자궁의 모든 금고와 황실 자산을 동결한다’는 문구가 선명하게 적혀 있었다.


“이, 이게…… 이게 대체 무슨……!”


이건은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었다. 죽은 줄 알았던 병약한 동생이, 법률 서류 한 장으로 제국의 재정을 완벽하게 동결시켜 버린 것이다. 극심한 충격과 분노로 인해 이건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갔다.


황실 사법부로부터 '황실 자산 가압류 통지서'를 받은 태자 이건이 거품을 물고 쓰러지자, 황실 관료들이 혼비백산한다.

HẾT CHƯƠ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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