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ạc nềnPrairie

가신의 붉은 눈물, 곽칠(郭七)의 희생

Audio truyện
Chưa có audio. Bấm để tự tạo audio cho tập này.

카아아앙!


남궁설의 한철검 끝에서 뿜어져 나온 푸른 창공무애검기(蒼穹無涯劍氣)가 흑영의 음독검을 밀쳐내며 대기를 찢었다. 사천의 축축한 안개와 매캐한 약재 향이 가득한 약재 시장 공터에 서늘한 쇠 냄새가 진동했다.


사마건은 피투성이가 된 채 간신히 임시 철검을 짚고 일어섰다. 가슴팍에 깊게 박힌 음마독(陰魔毒)의 냉기가 심장 주변 기맥을 얼려붙이고 있었고, 스스로 혈도를 타격해 기맥을 봉쇄한 탓에 우반신 전체가 돌처럼 무거웠다. 뼈마디가 어긋난 오른쪽 무릎과 발목의 열독 상처는 걸음을 옮길 때마다 서걱거리는 마찰음을 내며 지옥 같은 통증을 유발했다.


“건아, 정신 차려라! 여기서 무너지면 안 된다!”


남궁설이 한철검을 비껴 쥐며 사마건의 앞을 가로막았다. 그녀의 이마에도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혀 있었다. 방금 전 천장을 뚫고 난입해 흑영의 기습을 막아내긴 했으나, 주변의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었다.


쉭! 쉭!


어둠 속에서 다시 한번 기척을 지운 흑영이 음영 속으로 녹아들었다. 하지만 진짜 위기는 다른 곳에서 오고 있었다. 제갈휘의 패배로 팔진도법의 진막은 붕괴했으나, 그 소란을 틈타 사천 약재 시장의 유일한 탈출로인 지하 수로 입구를 남궁진(南宮進)의 본대 철기대원들과 제갈세가의 잔당들이 완벽하게 포위해 들어온 것이다.


두두두두!


대지를 울리는 묵직한 말발굽 소리와 함께, 황금빛 선이 화려하게 장식된 백의 장포를 걸친 사내가 안개 너머로 모습을 드러냈다. 남궁세가의 적자이자 남궁설의 이복 형, 남궁진이었다. 그의 손에 쥔 보검 창랑검(滄浪劍)에서 뿜어져 나오는 푸른 검강이 대나무 숲의 안개를 잔인하게 찢어발겼다.


“결국 여기에 모여 있었구나. 비천한 서자 놈과 단전이 깨진 사마세가의 망령 놈이 함께 기어 다니는 꼴이라니, 눈꼴사납기 짝이 없군.”


남궁진이 오만한 미소를 지으며 창랑검을 가볍게 휘둘렀다. 그의 뒤로 전신 철갑을 두른 기마대원 수십 명이 창 끝을 세운 채 사마건 일행을 겹겹이 에워쌌다. 사마건의 마맥심안(魔脈心眼)에 포착된 기혈의 흐름은 사방이 붉은 그물망처럼 촘촘히 얽혀 있어, 더 이상 도망칠 구멍이 없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남궁설, 가문의 이름으로 명령한다. 검을 버리고 무릎을 꿇어라. 그리하면 네놈의 목숨줄만큼은 가문의 노비로 살려둘 기회를 주마.”


“남궁진…… 네놈의 그 위선적인 주둥이를 찢어놓기 전까진 결코 무릎 꿇지 않는다.”


남궁설이 이빨을 악물며 창공무애검기를 더욱 강하게 끌어올렸다. 그러나 그녀 역시 제갈휘의 진법을 돌파하느라 내력이 적잖이 소모된 상태였다.


그때, 철기대의 선봉 대원이 거친 기합과 함께 말발굽을 울리며 사마건을 향해 창을 내질렀다. 사마건은 피를 토하며 오른손에 쥔 임시 철검을 들어 올렸다. 이미 지난 격전과 정사 진기의 충돌로 인해 검신 내부의 균열이 극도에 달해 있던 무기였다.


쩍!


철창과 임시 철검이 맞부딪치는 순간, 소름 끼치는 파공음과 함께 사마건의 손안에서 검붉은 철검이 산산조각 나며 사방으로 비산했다. 쇳조각들이 빗물처럼 흩뿌려지고, 사마건의 손에는 오직 쓸모없는 검자루만이 뎅그러니 남았다. 무기가 완전히 파괴된 것이다.


“도련님!”


부서진 마차 안에서 빈사 상태로 누워 있던 외다리 가신 곽칠이 피를 토하며 울부짖었다. 그의 옆에서 아들 곽두수가 아버지를 붙잡고 사르르 떨고 있었다. 곽칠은 사마건의 무기가 부서지고, 남궁설마저 남궁진의 압도적인 철기대 공세에 밀려 수세에 몰린 것을 똑똑히 목격했다. 이대로 지체하다간 모두가 이곳에서 개처럼 몰살당할 것이 뻔했다.


특히 소가주 사마건의 몸은 음마독과 어긋난 관절 때문에 더 이상 한 걸음도 기민하게 움직일 수 없는 상태였다. 늙고 다리를 저는 자신은 이 도주극에서 영원한 짐덩이에 불과했다.


‘내가…… 주가의 발목을 잡을 수는 없다. 도련님을 살려야 한다. 사마세가의 마지막 불씨를……!’


곽칠의 안광에 우직하고도 비장한 결의가 서렸다. 평생을 사마세가의 호위무사로 살아가며 가문의 은혜를 입었던 늙은 가신은, 마침내 자신이 가야 할 마지막 길을 깨달았다.


그는 품속에서 사마세가의 수호 무사 증표인 피 묻은 철패(鐵牌)를 꺼내 아들 곽두수의 손아귀에 꽉 쥐여주었다.


“두수야, 똑똑히 듣거라. 이 철패를 쥐고, 남궁 소협과 함께 도련님을 모시고 반드시 이 수로를 빠져나가거라. 도련님이 계신 곳이 곧 우리의 가문이다.”


“아버지? 싫어요! 같이 가요!”


곽두수가 울부짖으며 그의 소매를 붙잡았으나, 곽칠은 매정하게 아들을 마차 바깥, 남궁설의 등 뒤로 밀쳐냈다. 그리고 절뚝거리는 다리로 마차 운전석에 올라타 낡은 가죽 채찍을 꽉 쥐었다. 마차 내부에는 임철수의 대장간에서 싣고 온 인화성 기름단지와 마른 짚단이 가득 차 있었다.


화르르륵!


곽칠이 부싯돌을 튕겨 마차 내부에 불을 붙였다. 순식간에 거대한 화염이 마차를 집어삼키며 밤하늘을 붉게 물들였다. 불길 속에서 곽칠의 주름진 얼굴이 붉게 타올랐다. 그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려 뺨을 타고 번졌다. 그것은 가문의 몰락을 막지 못했다는 회한의 눈물이자, 마지막으로 주가를 수호할 수 있다는 충성스러운 기쁨의 눈물이었다.


“도련님! 부디 살아남아 가문의 원한을 갚아주소서!”


“곽 숙부! 안 됩니다! 멈추십시오!”


사마건이 어긋난 무릎으로 비틀거리며 손을 뻗었으나, 곽칠은 이미 거칠게 가죽 채찍을 휘둘러 말들의 등허리를 갈겼다.


“이랴아아아!”


히히힝!


불길에 휩싸인 마차가 폭주하는 화염마처럼 남궁진의 철기대 한가운데를 향해 무서운 속도로 돌진했다. 거대한 불덩어리가 들이닥치자, 오만하던 철기대원들의 얼굴에 경악이 서렸다. 말들이 비명을 지르며 대열이 순식간에 흐트러졌다.


콰아아아앙!


기름단지가 폭사하며 사방으로 거대한 화염 충격파가 뿜어져 나왔다. 남궁진의 기마대 선봉이 화염에 휩싸이며 진형이 완벽하게 붕괴되었다. 아비규환의 혼란 속에서 수로 입구를 막아서던 철기대의 장벽에 아주 작은 틈새가 열렸다.


“남궁 소협! 지금이외다! 도련님을 모시고 가시오!”


불타는 마차의 잔해 속에서 전신에 화상을 입은 곽칠이 피투성이가 된 채 울부짖었다. 남궁설은 입술을 피가 나도록 깨물며 사마건의 어깨를 짊어졌다.


“건아, 가야 한다! 곽 숙부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마라!”


“곽 숙부……! 윽!”


사마건이 마맥신신법을 시전해 곽칠을 구하려 발악했으나, 곽칠은 이미 최후의 수단을 마련해 둔 상태였다. 그는 무너져 가던 수로 동굴 입구의 지지대 기둥을 향해 몸을 날려 들이받았다.


콰르릉! 쿵!


거대한 석판들과 낙석들이 쏟아져 내리며 사마건과 곽칠 사이의 통로를 원천 차단해 버렸다. 돌무더기 너머로 곽칠의 마지막 갈라진 목소리가 희미하게 전해졌다.


“도련님…… 살아가소서…….”


그 순간, 화염의 장막을 찢고 분노에 찬 남궁진이 날아올랐다. 그의 창랑검 끝에서 뿜어져 나온 푸른 검강이 불타는 마차의 잔해를 단숨에 베어버렸다.


“천한 노비 놈이 감히 내 앞길을 막아서다니!”


서슬 푸른 검날이 허공을 가르고, 곽칠의 가슴 정중앙을 그대로 관통했다. 붉은 선혈이 화염 위로 흩뿌려졌다.


돌무더기 틈새로 그 처참한 최후를 똑똑히 목격한 사마건의 가슴속 깊은 곳에서, 무언가 거대한 빗장이 완벽하게 부서져 나갔다. 단전이 파괴되던 날의 비참함, 가문이 불타오르던 하룻밤의 비극, 그리고 충직했던 가신이 눈앞에서 피를 토하며 죽어가는 현실이 그의 뇌해를 사정없이 난도질했다.


“아아아아아아!”


사마건의 입에서 인간의 것이 아닌 듯한 기괴한 포효가 터져 나왔다. 그의 가슴속 깊이 박혀 있던 황금빛 혜명침이 미친 듯이 진동하며 핏빛으로 붉게 물들었고, 그의 맑던 안광은 이내 칠흑 같은 어둠과 서늘한 마기(魔氣)로 급격히 물들기 시작했다.

HẾT CHƯƠNG

Chưa có bình luận nào. Hãy là người đầu tiê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