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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락의 바닥, 피의 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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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쇳비린내와 축축한 흙먼지가 뒤섞인 어둠이었다. 허공을 가르는 가죽 채찍의 파공음이 울릴 때마다, 쇠가시에 찢겨 나간 살점이 차가운 바닥 위로 후드득 떨어졌다.


"으학! 으으윽...!"


쇠사슬에 두 팔이 묶인 채 매달린 사마건의 입에서 핏덩이가 섞인 신음이 흘러나왔. 그의 가슴팍은 이미 정체를 알 수 없는 선혈로 붉게 물들어 있었고, 찢어진 백색 무복 사이로 드러난 피부는 성한 곳이 단 한 군데도 없었다. 백록검파의 촉망받는 후기지수이자, 올곧은 정파의 검사였던 사마건의 몰락은 이토록 비참했다.


"이봐라, 사마 소장주. 아니, 이제는 단전이 깨진 개새끼라고 불러야 하나?"


가학적인 간수장 조태식이 피 묻은 가죽 채찍을 바닥에 쓸며 비열하게 웃었다. 그의 눈빛에는 한때 자신들이 감히 올려다보지도 못했던 명문의 천재를 밑바닥까지 짓밟았다는 가학적인 희열이 가득 차 있었다.


"백록검파의 장문인께서 친히 내리신 형벌이다. 사마세가가 마교와 내통했다는 누명을 쓰고 멸문당할 때, 너 혼자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해야지. 어디 그 부러진 단전으로 내공이라도 한번 끌어 올려 보시지? 앙?"


조태식의 거친 발길질이 사마건의 단전이 있던 하복부를 정확히 강타했다.


쿵!


이미 산산조각 나 먼지처럼 흩어진 단전의 잔해를 자극하는 충격에 사마건의 전신이 활처럼 꺾였다. 내공을 모으기는커녕, 기혈의 흐름조차 완전히 무너져 내린 폐인(廢人)의 몸으로는 그저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피를 토해낼 뿐이었다. 부친 사마혁의 억울한 죽음, 가문의 불타는 불길, 그리고 믿었던 스승 백현태의 싸늘한 배신의 미소가 뇌리를 스쳤다. 증오가 가슴을 찢었지만, 육체는 죽어가고 있었다. 조태식의 마지막 채찍질이 사마건의 가슴을 사정없이 내리치며, 그의 의식은 완전히 암흑 속으로 침잠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차가운 물방울이 뺨에 떨어지는 감각과 함께, 사슬이 풀려 바닥으로 무너지듯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사마건이 간신히 눈풀린 눈을 뜨자, 어둠 속에서 한 노인의 다급한 얼굴이 비쳤다. 백발이 성성하고 주름이 깊은 노인, 백록검파의 전대 의선(神醫)이자 사마세가와 깊은 인연이 있었던 약옹 백무흔이었다.


"건아... 정신 차리거라. 늙은 내가 너무 늦었구나."


백무흔은 이미 조태식을 침술로 일시 무력화해 바닥에 쓰러뜨린 상태였다. 그는 사마건의 만신창이가 된 몸을 가볍게 안아 들고, 광산에서 광석을 나르는 낡은 나무 수레에 눕혔다.


"여기서 나가야 한다. 백현태의 사냥개들이 조만간 들이닥칠 것이다."


백무흔은 수레를 밀며 Heukgang 폐광(흑강현 폐광)의 가장 깊고 음침한 갱도 내부로 진입했다. 횃불조차 닿지 않는 어둠 속으로 들어갈수록, 공기 중에 흐르는 기운이 기이할 정도로 차갑고 탁해졌다. 보통의 무인이라면 기혈이 뒤틀려 숨조차 쉬기 힘들 정도의 압도적인 마기(魔氣)가 사방의 암벽에서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마침내 수레가 멈춘 곳은 폐광 깊숙한 곳에 숨겨진 거대한 공동이었다. 그 공동의 한가운데, 살은 모두 썩어 없어지고 오직 칠흑처럼 검은 뼈대만 남은 유해가 가부좌를 틀고 있었다. 마교의 위대한 전대 대종사, 천마대종사 독고천의 유해였다.


사마건은 꺼져가는 숨을 몰아쉬며 물었다.


"의선... 어르신... 이곳은..."


"이곳은 천마대종사 독고천이 스스로를 봉인하고 안식을 택한 장소다. 건아, 똑똑히 듣거라. 네 단전은 완전히 파괴되어 정파의 무공으로는 평생 기어 다니는 폐인을 면치 못한다. 네 가문의 원수를 갚고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오직 하나뿐이다."


백무흔이 품에서 인간의 가죽으로 제본된 오래된 가죽 비서를 꺼냈다. 그의 손끝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독고천의 유해에 여전히 깃들어 있는 절대마맥(魔脈)을 네 몸에 이식하는 것이다. 단전이 아닌 경맥 자체에 마기를 담아 운용하는 금단의 비술이지. 하지만 이 시술에는 가혹한 조건이 따른다. 이식술을 집도하는 자가 자신의 평생 공력과 심맥의 피를 매개체로 바쳐 이질적인 마기를 정화해야만 정착할 수 있다. 즉... 나는 이 시술을 끝으로 숨을 거둘 것이다."


사마건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백무흔의 소매를 잡으려 했으나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안... 됩니다... 어르신마저... 나 때문에 죽을 수는..."


"바보 같은 녀석. 네 아버지는 나를 위해 목숨을 바쳤다. 이제 내가 그 은혜를 갚을 차례다. 그리고 이 세상의 위선적인 백록검파놈들에게 사마세가의 핏줄이 살아있음을 똑똑히 보여주어야 하지 않겠느냐?"


백무흔의 눈빛은 단호했다. 그는 거부하는 사마건의 혈도를 짚어 몸을 완전히 고정시킨 뒤,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백무흔의 손끝에서 황금빛 침통이 열렸고, 그 안에서 기이한 영기를 뿜어내는 황금빛 은침, 혜명침(혜명침)이 모습을 드러냈다.


"시작하겠다. 뼈가 바스러지는 고통이 따를 것이나, 결코 혼을 놓아서는 안 된다!"


백무흔의 손길이 번개처럼 움직였다. 그는 독고천의 검은 유골의 가슴팍에서 요동치는 검붉은 마맥의 정수를 조심스럽게 추출했다. 공기 중에 검은 안개가 자욱하게 피어오르며 기괴한 울음소리 같은 환청이 공동을 가득 채웠. 백무흔은 그 검붉은 마맥을 사마건의 왼팔 안쪽 경맥에 밀어 넣기 시작했다.


"아아아악!"


마맥이 피부를 뚫고 들어오는 순간, 사마건은 단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극단적인 고통에 비명을 질렀다. 왼팔의 혈관들이 마치 불타는 쇳물을 주입한 것처럼 검붉게 부풀어 올랐다.


더 큰 재앙은 몸 안에서 시작되었다. 사마건의 체내에 아주 미세하게 남아 흐르던 정순한 정파 도가의 잔여 진기가 이질적이고 사악한 마기를 거부하며 격렬하게 충돌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마맥 이식의 첫 번째 거부반응이자 신체 개조의 나락이었다.


푸하학!


사마건의 눈과 코, 입, 그리고 전신의 모공에서 붉은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왔다. 왼팔의 경맥들이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투두둑 소리를 내며 파열되기 시작했다. 마맥 불안정기의 치명적인 자폭 위기였다.


"지탱하거라! 건아!"


백무흔이 이빨을 깨물며 자신의 오른손을 사마건의 단전 부위에 얹었다. 그리고 망설임 없이 자신의 심맥(心脈)을 스스로 끊었다. 의선이 평생 동안 연마해 온 순수하고 정순한 의선정심공의 진기가 백무흔의 손끝을 통해 사마건의 찢어진 경맥 내부로 폭포수처럼 밀려 들어갔.


백무흔의 진기는 붉게 날뛰는 마맥의 사악한 기운을 부드럽게 감싸 안으며 정화하는 매개체 역할을 했다. 마맥의 사나운 날뛰기가 아주 미세하게 누그러지는 순간, 백무흔은 마지막 남은 힘을 쥐어짜 황금빛 혜명침을 사마건의 심장 가장 깊은 혈도에 수직으로 박아 넣었다.


팅!


맑은 공명음과 함께, 심장으로 향하던 마맥의 사악한 기운이 혜명침의 금빛 불력에 가로막혀 왼팔의 경맥 내부에 묶였다.


사마건의 왼팔 피부는 이제 검붉은 기운이 요동치는 기형적인 형태로 변해 있었고, 요동치던 전신의 피 흐름이 간신히 멈추었다. 마맥 이식술이라는 금단의 신체 개조가 완성된 순간이었다.


그러나 그 대가는 참혹했다.


"건... 아... 반드시... 살아남아서... 복수를..."


백무흔의 눈빛에서 서서히 생기가 사라졌다. 그의 손이 사마건의 어깨에서 힘없이 떨어지며 바닥으로 쓰러졌다. 전대 의선 백무흔은 그렇게 자신의 모든 공력과 생명을 아낌없이 바친 채, 차가운 폐광의 바닥에서 숨을 거두었다.


"어르신... 어르신!!!"


사마건은 움직이지 않는 몸을 억지로 뒤틀며 울부짖었다. 왼팔에서 느껴지는 뼈가 으스러지는 듯한 열병과 전신 경맥 파열의 고통보다, 자신을 위해 목숨을 버린 은인의 죽음이 그의 영혼을 더 아프게 짓밟았다. 왼팔의 검붉은 핏줄이 맥동할 때마다, 그의 가슴속에는 백록검파를 향한 타오르는 증오가 피어올랐다.


그때였다.


숨을 거둔 백무흔의 시신을 마주한 사마건의 심장 혈도에 박힌 황금 혜명침이, 그의 슬픔과 분노에 반응하듯 기이하게 공명하기 시작했다. 침 끝이 서서히 핏빛으로 붉게 물들더니, 왼팔의 마맥이 심장박동보다 더 빠르고 강렬하게 쿵, 쿵, 맥동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기이한 맥동 소리 사이로, 저 멀리 어두운 갱도 입구에서 거친 발자국 소리와 쇠사슬이 쓸리는 소리가 기분 나쁘게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조태식의 부하들이 사마건의 핏자국을 쫓아 이 공동으로 진입하고 있었다.

HẾT CHƯƠ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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