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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의 바닥, 제3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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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가루와 흑철 분진이 뒤섞인 공기는 들이마실 때마다 목구멍을 긁어내렸다. 이곳은 천검문 북강분타가 지배하는 혹독한 지옥, 흑철곡 제3광구였다. 지하 수백 장 깊이로 뚫린 갱도는 빛 한 점 허락하지 않는 거대한 아가리 같았고, 오직 벽면에 듬성듬성 박힌 유황 횃불만이 귀신같은 노예들의 그림자를 흔들고 있었다.


깡! 깡!


귓전을 때리는 둔탁한 쇠 소리가 사방에서 메아리쳤다. 열여덟 살의 설무강은 비쩍 마른 몸으로 이가 빠진 무쇠 쇠망치를 내리쳤다. 서른 근에 달하는 무거운 무쇠망치가 그의 손에서 허공을 갈랐다. 단전이 완전히 파괴되어 진기 한 자락 부릴 수 없는 폐물. 그것이 흑철곡에서 설무강을 부르는 이름이었다. 내공을 숭상하고 기공을 다루지 못하는 자를 가축처럼 부리는 무협 세계의 공고한 규칙 속에서, 설무강은 하루 16시간씩 돌을 깨며 연명할 뿐이었다.


하지만 무강의 망치질은 다른 노예들과 달랐다. 내공은 없었으나, 쇠망치를 내리칠 때마다 흙먼지 너머로 그의 어깨 근육이 기괴할 정도로 단단하게 수축했다. 그의 뼈대는 선천적으로 일반인보다 훨씬 굵고 질겼다. 비록 단전이 깨져 진기를 모을 그릇은 사라졌을지언정, 그의 몸뚱이는 짓밟힐수록 더 질겨지는 잡초와 같았다. 땀과 굳은 피로 얼룩진 그의 오른팔은 미세하게 뒤틀려 있었지만, 그 아귀힘만큼은 백 근의 철광석을 단숨에 들어 올릴 정도로 우직했다.


“형, 이거 먹어….”


옆에서 누더기를 걸친 열두 살 안팎의 소년, 아성이 흙먼지가 잔뜩 묻은 주먹밥 반 조각을 내밀었다. 영양실조로 머리카락이 노랗게 바랜 아이였지만, 눈빛만큼은 이 어두운 광산에서 유일하게 맑았다. 아성은 매일 밤 굶주리는 설무강을 위해 자신의 배급을 쪼개 챙겨주던 유일한 온기였다.


“너나 먹어라. 난 괜찮다.”


무강은 무뚝뚝하게 거절하며 다시 쇠망치를 움켜쥐었다. 그때, 갱도 입구 쪽에서 가죽 장화가 진흙을 밟는 서늘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노예들이 일제히 숨을 죽이며 바닥으로 머리를 숙였다.


“이 천한 쥐새끼들이 아직도 할당량을 채우지 못했구나.”


뱀처럼 얇은 입술에 쥐새끼 같은 눈빛을 지닌 사내, 광산 총감독관 송지효가 어둠 속에서 걸어 나왔다. 그의 손에는 항상 핏자국이 마르지 않는 잔혹한 가죽 채찍, 혈사편이 쥐여 있었다. 송지효는 천검문의 하급 편경공을 익힌 내공 삼류의 무인이었다. 무공을 모르는 평민들에게 그의 채찍질은 곧 거스를 수 없는 저승사자의 손길과 같았다.


송지효의 매서운 눈빛이 아성의 채굴 바구니를 향했다. 바구니는 절반도 채 차지 않은 상태였다.


“어린놈이 벌써부터 꾀부리는 법을 배웠군. 오늘 채굴 할당량에서 열 근이 부족하다. 천검문의 쇠를 축내는 버러지 같은 놈.”


“죄, 죄송합니다, 감독관님! 오늘 장비가 부러지는 바람에… 악!”


말이 끝나기도 전에 송지효가 아성의 머리칼을 거칠게 움켜잡았다. 소년의 가냘픈 목덜미가 뒤로 꺾였다. 송지효의 차가운 실소와 함께 허공을 가르는 날카로운 파열음이 울렸다. 혈사편이 아성의 등을 향해 사정없이 내리쳐지려던 찰나였다.


타앗!


흙먼지를 뚫고 잿빛 그림자가 몸을 던졌다. 설무강이었다. 무강은 단숨에 아성을 자신의 품 안으로 끌어안으며 등으로 채찍을 받아냈다.


쫙!


가죽 채찍이 무강의 등을 가로지르며 살점을 찢어발겼다. 채찍 끝에 달린 미세한 쇠가시가 살을 도려내고 뼈를 긁는 극통이 밀려왔다. 하지만 무강은 이빨을 악물며 신음 한 자락 내뱉지 않았다. 그의 눈동자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차갑게 타오르고 있었다.


“무강이 이놈이… 감히 지배자의 처벌을 가로막아?”


송지효의 눈썹이 꿈틀했다. 천한 노예 주제에 자신을 똑바로 응시하는 무강의 안광이 불쾌했다. 송지효는 단전에 내공 삼류의 진기를 끌어올렸다. 채찍 끝에 푸르스름한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하급 편경공의 예리한 기운이 실린 채찍이 이번에는 무강의 어깨뼈를 조준해 짓쳐왔다.


파아앗!


무강은 오른손에 쥔 이가 빠진 무쇠 쇠망치 자루를 휘둘러 채찍을 감아쥐려 했다. 적의 무기를 옭아맨 뒤 자신의 무식한 완력으로 송지효를 끌어당기려는 처절한 계산이었다. 하지만 내공의 장벽은 너무나도 높았다.


콰직!


채찍 끝에 실린 날카로운 진기가 무강의 쇠망치 자루에 닿는 순간, 단단한 참나무 자루가 종잇장처럼 반으로 쪼개져 나갔다. 무기의 파편이 사방으로 비산했다. 동시에 채찍 끝이 무강의 왼쪽 어깨뼈를 정면으로 관타했다.


“크흑!”


내공의 충격파가 뼈 속 깊숙한 골막까지 흔들어 놓았다. 단전이 없는 무강의 몸은 적의 진기 타격을 완화할 수 없었다. 오장육부가 뒤틀리는 충격에 무강의 입에서 붉은 선혈이 뿜어져 나왔다. 무강의 신체가 힘없이 바닥으로 꺾이며 쓰러졌다. 어깨뼈가 으스러지는 듯한 고통이 전신을 지배했다.


송지효는 쓰러진 무강의 머리 위로 걸어와, 징 박힌 군화로 그의 머리를 무자비하게 짓밟았다. 차가운 진흙 바닥에 무강의 뺨이 짓눌렸다.


“단전이 파괴된 쓸모없는 개새끼가 뼈대만 믿고 기어오르는구나. 내공 한 푼 없는 육신이 어디까지 버틸 수 있을 것 같으냐?”


송지효가 발에 힘을 주어 짓눌렀다. 귓가에서 머리뼈가 미세하게 비명을 지르는 소리가 들렸다. 무강은 진흙을 삼키며 주먹을 꽉 쥐었다.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어 피가 흘렀지만, 그는 끝까지 비명을 지르지 않았다. 오직 눈을 부릅뜬 채 송지효의 군화 끝을 노려보았다.


송지효는 가소롭다는 듯 침을 뱉으며 발을 치우고, 공포에 질려 벌벌 떠는 아성을 내려다보았다.


“잘 들어라, 천한 노예놈들아. 내일 아침까지 이 제3광구의 할당량을 채우지 못한다면, 이 어린놈을 약리당의 생체 실험실로 보낼 것이다. 그곳에서 온몸의 뼈가 녹아내리는 연골단의 약효를 시험하는 소체로 쓰이게 되겠지.”


그 잔혹한 선언은 제3광구 전체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송지효는 비열한 웃음소리를 남기며 갱도 밖으로 사라졌다.


터널의 어둠 속에서, 동료 광부들이 피투성이가 된 설무강을 부축해 공동 막사로 향했다. 낡은 가마석과 축축한 흙바닥이 전부인 공동 막사로 돌아온 무강은 거친 가죽 끈으로 뒤틀려 부러진 오른팔을 꽁꽁 묶었다. 찢겨 나간 등 가죽에서 피가 흘러 바닥을 적셨지만, 그의 마음속에서 타오르는 복수의 불꽃은 그 어떤 고통보다 뜨거웠다.


내공이 없다는 이유로, 단전이 파괴되었다는 이유로 약자들을 벌레처럼 짓밟는 정파 무림의 위선. 무강은 깨진 무쇠망치 머리를 손에 꽉 쥐며 어둠 속에서 조용히 이를 갈았다. 뼈가 으스러지는 한이 있어도, 이 지옥을 부수고 그들의 가식적인 무공을 맨몸으로 찢어발기겠다는 결의가 그의 차가운 눈동자에 서려 있었다.

HẾT CHƯƠ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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