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ạc nềnRetroRoman_March

야간 침투, 거구의 그림자

Audio truyện
Chưa có audio. Bấm để tự tạo audio cho tập này.

만황곡의 밤은 깊고도 무거웠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가늘게 내리는 밤비는 대지를 차갑게 적셨고, 숲속의 젖은 흙냄새와 대나무 잎사귀가 흔들리는 소리만이 사방을 메우고 있었다.


철사방(鐵沙방) 병기고 외곽, 삼엄한 목책 너머로 일렁이는 횃불들의 그림자가 가시덤불 위에 길게 늘어졌다. 멧돼지 가죽으로 덮인 마차 안, 제갈휘는 낡은 가죽 방석 위에 정좌한 채 가만히 두 눈을 감고 있었다. 하얀 붕대로 단단히 가려진 그의 두 눈 아래로, 미세한 떨림이 일었다.


지직, 징-.


관자놀이를 찌르는 듯한 극심한 편두통과 함께 왼쪽 귀에서 기분 나쁜 이명이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어젯밤 청혈심공(淸血心功)을 무리하게 운용한 대가였다. 머릿속 뇌맥이 터질 것처럼 요동쳤으나, 제갈휘는 가냘픈 손으로 청죽장(靑竹杖)의 손잡이를 움켜쥐며 끓어오르는 통증을 억눌렀다. 지금은 단 한 순간도 정신을 흐트러뜨릴 수 없었다. 이춘삼의 비명 소리가 그의 청풍감각(淸風感覺) 영역 끝자락에 희미하게 걸려 있었기 때문이다.


“스승님, 준비되었습니다.”


마차 한구석에서 설하가 나직하게 속삭였다. 그녀의 손은 천으로 꽁꽁 싸맨 한빙철검(寒氷鐵劍)의 자루를 굳게 쥐고 있었다. 검신에 가득한 미세한 균열을 보호하기 위해 억지로 진기를 억누르고 있었으나, 그녀의 푸른 눈동자에는 대장장이를 구하겠다는 맹렬한 투지가 서려 있었다. 음양조화탕(陰陽調和湯)을 복용하여 체내의 한기 폭주는 일시적으로 진정되었으나, 여전히 전신의 기혈은 천근만근 무거웠다.


마차 앞자리에서 말의 고삐를 쥔 마서방은 밀짚모자를 깊게 눌러쓴 채 침묵을 지켰고, 마차 뒤편 어둠 속에서는 괴력의 벙어리 수하 석두가 무거운 목제 수레를 대기시킨 채 비상 탈출 경로를 확보하고 있었다. 이들은 철저하게 분업화된 하나의 톱니바퀴처럼 움직이고 있었다.


“석두는 수레와 함께 동쪽 숲 가에 대기하거라. 마서방은 마차의 방향을 남쪽으로 돌려놓고, 칠성이의 신호가 떨어지는 즉시 바퀴를 굴릴 준비를 해야 한다.”


제갈휘의 목소리는 비 내리는 밤공기처럼 차분하고 명징했다.


“예, 형님. 준비해 두겠습니다요.”


마서방이 낮게 대답했다. 제갈휘는 천천히 숨을 들이쉬며 청혈심공 2단계를 기동했다. 바람의 미세한 흐름, 빗방울이 목책에 부딪쳐 튕겨 나가는 소리, 그리고 병기고 외곽을 순찰하는 보초들의 호흡 소리가 그의 머릿속에서 삼차원의 기하학적인 선과 수치로 시각화되기 시작했다. 머릿속 제갈세가 총명기(聰明記)의 가상 서고에 보관되어 있던 병기고의 완벽한 내부 구조가 입체적으로 펼쳐졌다.


“보초는 총 네 명. 목책 우측 상단에 둘, 좌측 하단 수로 입구에 둘이다. 그들의 호흡은 거칠고 규칙적이다. 사대도법의 외공을 익혀 하체가 단단하지만, 장시간의 경계로 인해 피로가 누적되어 있어 시각적 사각지대가 넓다.”


제갈휘는 설하의 어깨에 가볍게 손을 얹었다.


“설하야, 지금부터 내 지시는 네 귓가에만 전음입밀(傳音入密)로 전해질 것이다. 단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내 발걸음 좌표를 따라야 한다. 조금이라도 흐트러지면 목책 위의 신호 나팔이 울릴 것이다.”


“예, 스승님. 신뢰합니다.”


설하가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가만히 마차 문을 열고 빗속으로 몸을 던졌다. 전신의 생명 기척을 완벽히 지우는 도가 호흡법, 귀식토납법(龜息吐納法)이 그녀의 단전에서부터 부드럽게 흘러나왔다. 그녀의 심장 박동은 기형적으로 느려졌고, 체온은 주변의 빗물 온도와 동화되었다. 바람에 흔들리는 대나무 그림자처럼, 설하의 신형이 철사방 병기고의 젖은 목책 벽면으로 스며들었다.


제갈휘는 마차 내부에서 청죽장 끝을 바닥에 밀착시켰다. 지면을 타고 전해지는 미세한 진동이 손끝을 통해 그의 뇌맥으로 전달되었다.


‘지금이다.’


제갈휘의 뇌맥이 파르르 떨리며 미세한 소리의 파동이 설하의 고막만을 정확히 때렸다.


(좌측 보초가 고개를 돌려 침을 뱉는 순간이다. 앞으로 세 보, 보폭은 정확히 두 자 반. 보법의 각도는 우측으로 삼 도 비껴라. 지면에 물웅덩이가 있으니 디딤발을 가볍게 띄워야 한다.)


설하는 눈을 감은 듯 스승의 전음에 몸을 맡겼다. 스승이 읊어주는 수치와 각도는 어둠 속에서도 한 치의 오차가 없었다. 빗물이 고인 진흙바닥 위를, 설하는 한빙철검의 칼날 끝을 가볍게 띄운 채 유령처럼 가볍게 스쳐 지나갔다. 보초들의 횃불 불빛이 그녀의 머리 위를 비껴갔으나, 귀식토납법으로 기척이 사라진 그녀를 보초들은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멈추어라. 우측 목책 위의 보초가 교대하기 전, 서로 눈빛을 교환하는 찰나의 순간이다. 3초의 공백이 생긴다. 귀식보법으로 소리 없이 수로 입구의 목조 빗장을 들어 올려라. 하나, 둘, 셋…… 지금이다!)


설하의 신형이 번개처럼 움직였다. 빗물에 젖은 목조 빗장이 아주 미세한 마찰음조차 내지 않고 부드럽게 위로 들어 올려졌다. 설하는 수로 통로의 좁은 틈새를 통해 병기고 내부 연무장 외곽 복도로 완벽하게 침투했다.


하지만 내부의 경계는 외곽보다 훨씬 촘촘했다. 복도 모퉁이마다 횃불을 든 철사방 무사들이 단단한 철갑(鐵甲)을 착용한 채 순찰을 돌고 있었다. 설하가 복도 중간의 거대한 목조 기둥 뒤에 몸을 숨긴 순간, 순찰대 한 명이 기둥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다가오기 시작했다. 가죽 장화가 젖은 바닥을 밟는 찌걱거리는 소리가 좁은 복도에 위압적으로 울려 퍼졌다.


(설하야, 움직이지 마라. 숨을 멈추고 단전의 한기를 심장으로 밀어 올려라. 적과의 거리는 불과 다섯 보.)


제갈휘의 이마에 땀방울이 흘러내렸다. 감각을 극한으로 확장하느라 관자놀이의 통증이 심해져 시야가 흐려지는 듯한 환각이 일었으나, 그는 뇌맥의 폭주를 정신력으로 억눌렀다.


순찰대원이 기둥 바로 앞까지 도달했다. 그의 손에 쥔 횃불의 붉은 불빛이 설하의 가냘픈 어깨선을 비추기 직전이었다.


그 순간, 병기고 정문 목책 너머 숲속에서 둔탁한 파공음과 함께 거대한 돌멩이 하나가 철사방 보초들의 횃불 거치대를 정면으로 강타했다.


콰강!


거친 파편 소리와 함께 보초들이 비명을 지르며 정문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어떤 놈이냐! 적습이다!”


석두가 숲속에서 돌을 던져 보초들의 시선을 반대편으로 유도하는 성동격서(聲東擊西)의 전술이었다. 기둥 앞의 순찰대원 또한 깜짝 놀라 횃불을 쥔 채 정문 쪽 복도로 급히 달려갔다.


(지금이다. 복도 끝 지하 계단으로 파고들어라. 계단 아래는 이춘삼 어르신이 갇힌 지하 감옥이다. 보폭은 세 자, 속도를 두 배로 올려라.)


설하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바람처럼 복도를 가로질러 어둡고 습한 지하 계단 아래로 몸을 던졌다. 계단을 내려갈수록 지독한 철독(鐵毒)의 탄내와 피비린내, 그리고 무거운 쇠사슬이 부딪치는 소리가 사방의 벽면을 타고 무겁게 흘러나왔다.


지하 감옥 복도는 오직 한 줄기의 횃불만이 벽면에 걸려 있어 지극히 어두웠다. 그리고 그 통로의 가장 깊은 곳, 쇠창살 문 바로 앞에는 거대한 바위산과 같은 신형이 버티고 서 있었다.


괴력투사 팽극이었다.


그의 키는 팔 척에 달했고, 전신에는 두꺼운 가죽 보호대와 강철 징이 박힌 갑옷을 입고 있었다. 그의 발치에는 백오십 근 무게에 달하는 무시무시한 가시 박힌 철퇴가 놓여 있었다. 팽극은 거대한 턱을 가슴팍에 묻은 채 눈을 감고 묵묵히 서 있었다. 겉보기에는 깊은 잠에 빠진 것처럼 보였으나, 그의 호흡은 지극히 미세하고 단단했다. 사파의 거인공(巨人功)을 익혀 피부가 강철처럼 정련된 외공의 대가다운 위압감이었다.


설하는 지하 감옥 문고리를 잡기 위해 아주 미세한 발걸음으로 그의 사각지대로 접근했다. 귀식토납법으로 기척을 완벽히 지웠기에, 일반적인 고수라면 절대 알아채지 못할 은밀함이었다.


그러나 그 순간, 팽극의 거대한 콧구멍이 미세하게 벌어졌다.


“킁, 킁…….”


팽극이 콧바람을 크게 내뿜으며 고개를 미세하게 움직였다. 그의 동물적인 감각이 공기 중에 아주 미세하게 섞여 있는, 설하의 단전에서 새어 나온 음양조화탕의 차가운 냉혈초 약 향을 포착한 것이다.


(설하야, 멈추어라! 놈이 기척이 아닌 약 향을 맡았다! 물러서라!)


제갈휘의 전음이 다급하게 설하의 귓전을 때렸으나, 이미 늦은 뒤였다.


스으으읍-.


팽극의 거대한 가슴팍이 터질 듯이 부풀어 올랐다. 감고 있던 그의 거대한 눈동자가 번개처럼 번뜩이며 어둠 속에서 포악한 안광을 내뿜었다. 그의 손이 발치에 놓여 있던 백오십 근의 가시 박힌 철퇴 자루를 쥔 순간, 지하 감옥 전체의 대기가 무겁게 내려앉았다.

HẾT CHƯƠNG

Chưa có bình luận nào. Hãy là người đầu tiê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