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ạc nềnCyberpunk_C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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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네브리스 우주정거장의 제7지하 구역은 언제나 썩은 금속과 정제되지 않은 중수소 가스 냄새로 가득했다. 하늘이 존재하지 않는 인공 천장에는 수십 년 전 수명을 다한 홀로그램 광고판이 녹색 노이즈를 뿜어내며 기괴하게 깜빡이고 있었다.


하은성은 가죽 코트 깃을 바짝 세운 채 젖은 기름 바닥을 딛고 달렸다. 관자놀이에 이식된 두 개의 은색 양자 데이터 포트가 심장박동에 맞춰 징징거리며 이명을 유도하고 있었다. 과열이다. 하지만 지금은 신경망의 온도를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뒤편 어둠 속에서 불길한 붉은색 광학 센서의 불빛들이 골목 벽을 거칠게 훑어내렸다. 제국 종교재판소의 추격대원들이었다.


"은성아! 거기 서! 더 도망치면 진짜 죽어!"


익숙하면서도 비열한 목소리가 좁은 골목에 메아리쳤다. 사촌 형, 하도성이었다. 제국 하급 경비대의 검은 제복을 대충 걸친 도성은 탐욕과 공포가 뒤섞인 눈빛으로 권총을 겨누고 있었다. 도박 빚에 눈이 멀어 혈육의 대가리를 제국 심문관 바란에게 팔아넘긴 배신자.


은성은 달리면서도 차갑게 입술을 깨물었다. 그의 머릿속 연산 장치가 실시간으로 생존 확률을 계산하고 있었다. 6.8%. 정면 돌파는 불가능했다. 저들의 무장은 제식 전자기 소총이었고, 자신에게 남은 것은 작동이 가물가물한 구형 데이터 패드와 가죽 코트 안감에 숨겨둔 진동 단검뿐이었다.


‘내 머릿속에 빚을 지지 마라.’


아버지가 생전에 남겼던 모토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은성은 차가운 이성을 유지하며 데이터 패드의 해킹 알고리즘을 가동했다. 골목 모퉁이에 설치된 구형 환경 제어 노드의 전력선을 조준했다.


파직!


은성의 손가락 끝에서 흘러나온 역전류 주파수가 노드에 닿는 순간, 정거장 하부의 비공식 폐기 격벽이 요란한 마찰음을 내며 수동으로 개방되었다. 낡은 금속 격벽이 쩍 벌어지며 어두운 지하 수로의 통로가 드러났다. 은성은 주저 없이 몸을 던졌다.


쿠우웅!


은성이 통과하자마자 격벽이 다시 닫혔다. 하지만 안심할 순 없었다. 격벽 너머에서 쇠붙이를 긁는 듯한 기괴한 울음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이다. 제국 종교재판소가 자랑하는 기계 사냥개 ‘팽’의 추격이었다. 팽의 후각 센서는 유기체의 냄새가 아닌, 은성의 뇌 소켓에서 흘러나오는 양자 전류의 미세한 파동을 추적하고 있었다.


은성은 가슴 팍에 넣어둔 황동색 고대 양자 컴파스를 꺼내 쥐었다. 아버지가 유산으로 남겨준, 쓸모없는 고철인 줄 알았던 물건이었다. 그런데 정거장 가장 깊은 곳, 제국조차 출입을 금지한 ‘고대 양자 데이터 보관소’의 위치에 가까워질수록 컴파스의 바늘이 미친 듯이 회전하며 황금빛 미세 전류를 내뿜기 시작했다.


컴파스가 가리키는 방향의 끝에는 거대한 녹색 이끼로 덮인 고대 제국의 격벽이 가로막고 있었다. 문 표면에는 고대 예란족의 기하학적 나선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일반적인 해킹 툴로는 기스조차 낼 수 없는 물리적 장벽이었다.


컹! 컹!


가까운 격벽 모퉁이 너머로 기계 사냥개 팽의 붉은 광학 안광이 번뜩였다. 턱 밑까지 추격이 당도했다. 잡히는 순간 뇌가 강제로 포맷되어 평생 자아 없는 안드로이드처럼 살아가야 한다. 은성의 관자놀이 소켓이 공포와 긴장감으로 터질 듯이 뜨거워졌다.


그 순간, 은성이 쥔 고대 양자 컴파스가 격벽의 나선 문양과 공명하듯 황금빛 빛무리를 내뿜었다. 컴파스 접촉단에서 흘러나온 전류가 문 표면의 나선 홈을 따라 흐르더니, 육중한 고대 격벽이 스르륵 열렸다. 은성은 비틀거리며 보관소 내부로 들어갔고 문은 다시 굳게 닫혔다.


보관소 내부는 차갑고 고요한 어둠이 지배하고 있었다. 그 중앙, 푸른빛의 중력 제어 장치 위에 둥둥 떠 있는 투명한 결정체가 보였다. 제국이 예란족을 학살하고 영구 봉인했던 천만 명의 영혼 데이터가 담긴 ‘양자 데이터 셀’이었다.


쿵! 쿵! 쿵!


문 너머에서 제국 경비대원들의 전자기 해머가 격벽을 때리는 충격파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심문관 바란의 차가운 발걸음 소리가 뇌 신경망을 자극하는 듯했다. 시간이 없었다.


은성은 데이터 셀을 향해 손을 뻗었다. 리미터를 해제하고 분할 다운로드를 시도하려 데이터 패드를 연결했다. 하지만 제국의 중앙 방화벽이 즉각 그의 패드를 역추적해 차단했다. 화면에 붉은색 경고등이 깜빡였다.


[경고: 인가되지 않은 접근. 30초 후 뇌 신경망 강제 포맷 시퀀스 가동.]


막다른 길이었다. 분할 다운로드로 흔적을 숨기는 것은 불가능했다. 살아서 이곳을 빠져나가려면 단 하나의 선택지밖에 없었다. 자신의 뇌 소켓에 이 천만 명의 영혼 데이터를 통째로 무단 이식하는 것.


"미친 짓이야..."


은성은 헛웃음을 흘렸다. 인간의 유기적 뇌는 외계 지성체 한 명의 데이터만 수용해도 자아가 붕괴된다. 그런데 천만 명이라니. 하지만 제국군에게 잡혀 영혼이 지워지는 것보다는 미지의 데이터에 머리가 터져 죽는 도박이 나았다.


은성은 관자놀이의 은색 소켓을 열고, 양자 데이터 셀의 전도성 핀을 강제로 꽂아 넣었다.


콰아아아앙!


그 순간, 하은성의 머릿속에서 우주가 폭발했다.


단순한 정보의 유입이 아니었다. 천만 명의 무고한 생명이 학살당할 때 내질렀던 비명, 절망, 타들어 가는 피부의 고통, 그리고 마지막 순간의 원한이 은성의 뇌 신경망을 타고 폭풍처럼 몰아쳤다. 양 좌반신의 감각이 일시에 마비되며 비정상적인 전자기 고열이 두개골을 채웠다.


"아아아악!"


은성은 목을 쥐어짜며 비명을 질렀다. 입과 코에서 붉은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와 차가운 고대 보관소 바닥을 적셨다. 뇌세포 괴사율이 실시간으로 요동치며 10% 미만의 임계점을 돌파하고 있었다. 자아 격리 쉴드 칩이 타들어 가며 경고음을 울렸다.


시야가 온통 황금빛 데이터 노이즈로 뒤덮였다. 천만 명의 얼굴이 가상 공간에 겹쳐 보이며 은성의 자아를 사정없이 찢어발겼다.


‘살아라... 살아남아서 우리의 기록을...’


정체불명의 고결하고 장엄한 여성의 목소리가 뇌리 깊은 곳에서 고동쳤다.


격벽 문이 경비대원들의 레이저 포격에 무너지기 직전, 은성은 마지막 남은 본능적인 손가락 끝의 감각을 이용해 보관소 콘솔 하단에 숨겨진 비밀 비상 자동 사출 레버를 힘껏 당겼다. 바닥이 쩍 갈라지며 은성의 신체가 정거장 최하부 슬럼가의 어두운 배출구 심연 속으로 사출되었다.


정신이 완벽한 암전 속으로 가라앉기 직전, 그의 뇌 속에서는 여전히 천만 명의 영혼들이 지르는 비명 소리가 오케스트라처럼 메아리치고 있었다.

HẾT CHƯƠ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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