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ạc nềnWuxia3

바람을 타는 기만극

Audio truyện
Chưa có audio. Bấm để tự tạo audio cho tập này.

안개 너머에서 들려오는 미세한 바람 소리 속에서, 외다리 사신은 수제자의 등 뒤를 막아서며 목도를 고쳐 잡았다.


사방을 메운 검은 대나무 잎사귀들이 비정상적인 궤도를 그리며 소리 없이 바스라지고 있었다. 살기(殺氣). 그것도 은형(隱形)과 잠행에 극도로 특화된 일류 살수만이 뿜어낼 수 있는 서늘한 음기였다. 흑사련(黑蛇련)의 정예 추격자, 귀영 률(鬼影 률)이 안개 너머에서 숨을 죽인 채 포위망을 좁혀오고 있었다.


‘놈의 거리가 너무 가깝다. 아철에게 내력을 주입하느라 단전의 진기가 삼 할 이상 고갈된 상태. 이 몸으로 정면 승부를 벌이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추공의 머릿속이 차갑게 돌아갔다. 평소라면 일도류 정좌도법의 단극참으로 안개째 베어버렸겠지만, 지금은 남궁세가의 빙결열독을 한천수로 간신히 억제해 둔 임시방편의 상태였다. 무리하게 공력을 폭발시켰다가는 기경팔맥이 깨진 유리처럼 파열할 터였다. 게다가 그의 등 뒤에는 이제 막 내공의 씨앗을 품은 미숙한 제자 아철이 떨고 있었다.


바스락.


오른쪽 대나무 삼 장 거리에서 미세한 기류의 흔들림이 감지되었다. 귀영 률이 단도를 뽑아 드는 찰나의 파공음이었다. 추공은 지체하지 않고 아철의 어깨를 가볍게 눌렀다. 그리고 전신의 기척과 호흡을 주변의 흙먼지와 안개 속에 완전히 동화시키는 비술, 토납은형술(土納隱形術)을 가동했다.


후우읍.


허파로 흘러드는 차가운 밤공기마저 대나무 숲의 서늘한 바람 소리와 일치시켰다. 추공은 한 다리로 대지를 딛고 선 채, 아철을 품에 안고 소리 없이 활공하듯 뒤로 물러섰다. 나뭇가지 하나 꺾이지 않는 완벽한 무성(無聲)의 후퇴였다. 귀영 률의 날카로운 단도가 추공이 방금 전까지 서 있던 허공을 갈랐으나, 이미 그곳에는 흩어지는 안개안개만이 감돌 뿐이었다.


추공은 아철을 데리고 일월릉의 비밀 통로로 신속히 스며들었다. 육중한 석문이 고요히 닫히는 소리를 들으며, 추공은 어둠 속에서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가슴팍에서 뜨거운 화독과 차가운 독기가 충돌하며 가벼운 현기증이 일었다.


‘혼자서 거대한 흑사련의 추격대를 매번 힘으로 찍어 누를 수는 없다. 놈들이 나를 사냥개처럼 쫓는 이유는 단 하나, 멸망한 천조종의 잔당이라는 단서가 살아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놈들의 시선을 완전히 돌려놓을 거대한 유령을 만들어내야 한다.’


지하릉의 어둠 속에서 추공의 서슬 퍼런 안광이 빛났다. 실체는 없으나 강호를 뒤흔들 수 있는 자비 없는 살수 조직. 흑사련과 관청이 그 유령의 그림자를 쫓느라 온 힘을 낭비하게 만들 거대한 기만극의 씨앗이 그의 머릿속에서 싹트기 시작했다. 그 유령의 이름은 바로 ‘귀면천도(鬼面天刀)’였다.


***


이튿날 밤, 야수현 외곽의 허름하고 어두운 주막 한구석.


기름때 묻은 등잔불이 위태롭게 흔들리는 탁자 앞에, 화려한 깃털 모자를 쓴 사내가 부채를 만지작거리며 연신 침을 삼키고 있었다. 저잣거리에서 소문과 괴담을 팔아 연명하는 이야기꾼, 허풍이(허풍이)였다.


사방이 막힌 음산한 골목 안쪽에서 칠흑 같은 도포를 걸친 거구의 사내가 소리 없이 나타났다. 얼굴을 가린 검은 복면 위로, 오직 서늘한 두 눈빛만이 허풍이의 목덜미를 꿰뚫었다. 추공이 목소리 경맥을 미세하게 조율하여 둔탁하고 기괴한 변조된 목소리를 뱉어냈다.


“네놈이 야수현에서 가장 입이 가볍고 소문을 잘 퍼뜨리는 허풍이냐?”


“히, 힉! 뉘, 뉘시옵니까? 소인은 그저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저잣거리에서 허튼소리나 파는 광대에 불과합니다요!”


허풍이는 눈앞의 사내가 풍기는 압도적인 살기에 오금이 저려 탁자 밑으로 기어들어 가려 했다. 추공은 아무런 말 없이 품속에서 묵직한 가죽 주머니 하나를 꺼내 탁자 위에 툭 던졌다. 주머니가 열리며 황금빛 은자들과 흑사련 철전들이 쏟아져 나왔다. 허풍이의 눈동자가 탐욕으로 크게 떨렸다.


“이 돈의 절반은 네놈의 입을 사는 대가다. 그리고 나머지 절반은 앞으로 네놈이 퍼뜨려야 할 ‘전설’의 값어치지.”


“전, 전설이라 하심은……?”


추공이 허풍이의 코앞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복면 너머의 음성이 지옥의 바람처럼 서늘하게 고막을 찔렀다.


“천조산 깊은 어둠 속에서, 배신자들의 목을 베어 정문에 거는 자비 없는 살수 문파가 일어섰다 전해라. 그들의 이름은 ‘귀면천도’. 교주는 붉은 안광을 발하는 흑철 귀면을 쓰고, 단 한 번의 휘두름으로 일류 고수들의 목을 얼려 베어버리는 사신이다. 그들의 칼날은 오직 천조종을 배신한 원수들과 그들의 뒤를 봐주는 사파의 목만을 겨눈다고 말이다.”


허풍이는 침을 꿀꺽 삼키며 돈주머니를 품속으로 깊숙이 밀어 넣었다. 이야기꾼 특유의 영악한 머리가 빠르게 굴러갔다. 배신자들을 처단하는 신비롭고 잔혹한 살수 집단이라니, 이보다 저잣거리 민초들의 가슴을 뛰게 만들 소재는 없었다. 게다가 이 엄청난 자금력까지 지원받는다면, 야수현을 넘어 창강 유역 전체에 소문을 퍼뜨리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걱정 마십시오, 나으리! 이 허풍이의 세 치 혀라면 사흘 안에 야수현의 모든 주막과 기루가 귀면천도의 공포로 밤잠을 설치게 만들 수 있습니다요!”


“좋다. 만약 소문이 흐지부지되거나, 내 정체에 대해 쓸데없는 의심을 품는 자가 생긴다면…… 귀면천도의 첫 번째 단죄 대상은 네놈의 목구멍이 될 것이다.”


추공의 서늘한 경고를 끝으로, 허풍이가 고개를 숙였다가 들어 올렸을 때 눈앞의 검은 그림자는 이미 안개처럼 사라진 뒤였다. 허풍이는 전신에 돋은 소름을 비비며 황급히 주막을 빠져나갔다. 이로써 실체 없는 거대 살수 조직 ‘귀면천도’의 가짜 전설이 야수현의 어둠 속에서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


다음 날 아침, 천조종 대연무장.


스산한 아침 안개가 자욱하게 깔린 연무장은 평소보다 훨씬 소란스럽고 살벌했다. 뇌진풍의 아들이자 오만한 소장주 행세를 하는 뇌태백(뇌태백)이 화려한 황금색 장포를 걸친 채 연무장 그늘 아래 상석에 앉아 있었다. 그의 곁에는 비열한 미소를 지으며 아첨을 떠는 하급 제자 곽두식(곽두식)과 무뢰한들이 도열해 있었다.


“이 쓸모없는 쥐새끼 같은 놈들! 검로가 그게 무엇이냐! 그따위 삼류 도법으로 어떻게 흑사련의 정식 단원이 되겠다는 말이더냐!”


뇌태백이 가죽 채찍을 휘두르며 연무장 한가운데서 무릎을 꿇고 있는 하급 제자들을 무자비하게 걷어찼다. 퍽, 퍽 하는 둔탁한 타격음과 함께 제자들의 비명이 안개 속으로 흩어졌다. 아철 역시 입술을 깨문 채 그들 사이에 섞여 매질을 견디고 있었다.


사사삭, 사사삭.


연무장 가장자리, 그늘진 바닥을 청소하는 늙고 초라한 문지기 추공은 묵묵히 녹슨 대나무 빗자루를 쓸어내리고 있었다. 굽은 허리, 때 묻은 회색 무복 아래로 텅 비어 허벅지춤에 허전하게 묶인 오른쪽 바짓단이 바람에 흔들렸다. 그는 빗자루에 체중의 대부분을 실은 채, 왼쪽 다리로만 간신히 무게중심을 버티며 절뚝거렸다.


‘뇌태백 저 애송이의 호흡이 거칠다. 최근 뇌진풍이 흑사련 총단으로부터 상납금 압박을 받아 가문 전체가 초조해진 탓이겠지. 무공의 기초가 부실한 상태에서 억지로 흑사약공을 운용하려 하니 단전의 기운이 극도로 불안정해.’


추공은 쓸어내리는 빗자루 끝의 미세한 진동을 통해 연무장 전체 고수들의 호흡 주기를 읽어내고 있었다. 청이식 심안(聽耳式 心眼)이 뇌태백의 단전에서 요동치는 불안정한 양기를 정확히 포착했다.


그때, 연무장 단상 위에서 아첨을 떨던 곽두식이 뇌태백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소리쳤다.


“소장주님! 아침부터 무리하게 제자들을 훈육하시느라 목이 타실 터인데, 차를 대령하겠나이다! 야, 저기 절름발이 늙은이! 당장 소장주님께 올릴 따뜻한 우려낸 찻잔을 가져오너라!”


추공은 즉시 비굴하고 흐리멍덩한 웃음을 얼굴에 띠며 고개를 조아렸다.


“아이고, 예, 예! 대인들! 이 늙은이가 당장 가져오겠습니다요!”


추공은 부러진 오른쪽 다리를 바닥에 힘없이 끌며 절뚝거리는 걸음으로 연무장 모퉁이의 탕약실로 향했다. 그의 품속 깊은 곳에는 당혜린의 약리방에서 목숨을 걸고 입수한 극독, 주화초(주화초) 가루가 숨겨져 있었다.


‘주화초는 단전의 진기를 강제로 폭주시킨다. 평소에는 아무런 반응이 없으나, 뇌태백 저 애송이가 내공을 무리하게 운용하는 순간 단전의 음양 균형을 깨뜨려 스스로 주화입마에 빠지게 만들 시한폭탄이지. 뇌진풍의 가문을 내부에서부터 무너뜨릴 완벽한 독이다.’


추공은 탕약실의 어둠 속에서 찻잔에 뜨거운 물을 붓고 찻잎을 띄웠다. 그리고 가죽 장갑을 낀 손으로 품속에서 붉은빛이 도는 미세한 주화초 가루를 꺼내 찻잔 가장자리에 살짝 떨어뜨렸다. 무색무취의 독가루가 뜨거운 찻물 속으로 스며들며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바로 그 순간, 열린 창문 틈새로 불어닥친 갑작스러운 역풍이 찻잔 위를 휩쓸었다. 미처 가라앉지 않은 미세한 주화초 가루 한 올이 바람을 타고 추공의 코끝으로 날아들었다.


‘앗……!’


추공은 본능적으로 토납은형술의 흡기법을 가동해 호흡을 멈추려 했으나, 극미한 독가루 한 입자가 그의 비강을 타고 폐맥으로 침투하고 말았다.


화아아악!


순식간에 단전 속에서 동결되어 있던 남궁세가의 빙결열독과 양명경 화독이 미친 듯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가슴 깊은 곳에서 찌르는 듯한 극심한 통증이 일며 단전의 진기가 역류하려 했다. 입안에서 비릿한 핏물이 치솟았으나, 추공은 이빨을 악물고 핏물을 강제로 삼켜냈다. 전신 경맥이 불타는 듯한 고통이 외다리를 타고 내려와 그를 주저앉히려 했다.


‘참아야 한다. 여기서 단 한 올의 진기라도 흘려보내거나 비명을 지르면, 연무장의 마유신과 뇌태백이 즉시 눈치챌 것이다.’


추공은 은형술의 호흡법을 극한으로 끌어올려 단전의 폭주를 억누르며, 태연하게 찻잔이 놓인 쟁반을 받쳐 들고 연무장 그늘로 절뚝거리며 걸어 나갔다. 걸음걸이마다 오른쪽 허벅지 경맥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이 가해졌으나, 그의 얼굴에는 오직 비굴하고 어수룩한 늙은이의 미소만이 걸려 있었다.


“소, 소장주님! 따뜻한 차를 대령했습니다요.”


추공이 쟁반을 받쳐 들고 뇌태백의 앞에 도달한 순간, 곁에 서 있던 곽두식이 비열하게 웃으며 발을 툭 내밀었다. 추공의 쟁반을 발로 차서 넘어뜨려 뇌태백 앞에서 큰 망신을 주려는 장난이었다.


스슥.


추공은 비틀거리는 척 몸을 크게 휘청였다. 쟁반 위의 찻잔이 요동치며 뜨거운 찻물이 쏟아지려 했다. 하지만 그 찰나의 순간, 추공은 한 손에 쥐고 있던 낡은 대나무 빗자루 깃으로 지면의 미세한 바위 틈새를 은밀히 눌렀다. 지렛대의 원리와 신체의 절대 균형 감각을 이용해, 외다리 상태에서도 찻물이 단 한 방울도 넘치지 않게 완벽하게 중심을 유지해 냈다.


그 소란스러운 비틀거림의 찰나, 추공은 토납은형술의 손놀림을 가동해 쟁반 아래 숨겨두었던 마지막 주화초 가루 잔량을 찻잔 속으로 완벽하게 털어 넣었다. 곽두식과 주변의 무사들은 그저 늙은 문지기가 꼴사납게 비틀거린다고 생각하며 배를 잡고 폭소했다.


“하하하! 저 절름발이 늙은이 꼴 좀 보게! 발가락 하나만 걸려도 자빠지는구나!”


뇌태백이 비웃음을 터뜨리며 추공의 손에서 찻잔을 거칠게 빼앗아 들었다.


“더러운 손으로 차를 타오다니 기분이 잡치는군. 하지만 날이 추우니 목이나 축여야겠어.”


뇌태백은 아무런 의심 없이, 붉은 독가루가 완벽히 녹아든 주화초 차를 단숨에 들이켰다. 뜨거운 찻물이 그의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 단전 깊은 곳에 시한폭탄처럼 자리 잡는 모습을, 추공은 고개를 숙인 채 차가운 눈빛으로 지켜보았다.


꿀꺽, 꿀꺽.


마침내 차를 모두 마신 뇌태백이 빈 찻잔을 쟁반 위에 팽개치듯 던졌다. 그리고 만족스럽게 비웃으며 일어섰다.


“차 맛이 텁텁하군. 야, 문지기 늙은이! 오늘 청소 상태가 마음에 들지 않으니 정신 좀 차려라!”


퍽!


뇌태백이 휘두른 묵직한 대나무 빗자루 자루가 추공의 왼쪽 어깨를 강하게 내리쳤다. 둔탁한 충격음과 함께 추공의 신형이 연무장 바닥으로 쓰러지듯 밀려났다. 어깨뼈가 으스러지는 듯한 통증이 밀려왔으나, 추공은 흙바닥에 이마를 대고 비굴하게 조아렸다.


“아이고! 소장주님! 살려주십시오! 이 늙은이가 죽을죄를 지었습니다요!”


뇌태백과 곽두식 무리는 쓰러진 추공을 비웃으며 연무장 안쪽으로 걸어갔다.


흙먼지투성이가 된 채 엎드려 있던 추공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산들바람에 흩날리는 그의 헝클어진 머리칼 사이로, 가면을 쓰지 않은 맨얼굴의 깊은 눈동자가 드러났다.


그 눈동자 속에서, 단전의 화독과 음기가 융합된 서슬 퍼런 푸른 살기(殺氣)가 한 줄기 섬광처럼 번뜩였다.


‘마셔라, 기꺼이 마셔라. 네놈이 자랑하는 그 삼류 도법을 펼치는 순간, 네 단전은 불꽃처럼 폭발해 영구히 폐인이 될 터이니.’


외다리 사신의 차가운 미소가 흙먼지 속에서 고요히 피어올랐다.

HẾT CHƯƠNG

Chưa có bình luận nào. Hãy là người đầu tiê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