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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지하 투기장 '사투장' 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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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류 천계지의 상류, 울창하게 우거진 침엽수림 사이로 비릿한 금속성 냄새가 바람을 타고 흘러나왔다. 한밤중의 숲은 고요했으나, 오지훈의 눈앞에 명멸하는 시스템의 경고등은 그 어느 때보다 붉고 격렬하게 깜빡이고 있었다.


[경고! 식수원 오염도 99.9% 도달 임박!]

[배후 요인: 사파 독수 당철사가 식수 우물 상류 15미터 지점에 은신 중.]


“잡았다, 이 환경 파괴범 놈.”


지훈은 노란색 형광 안전 조끼의 지퍼를 바짝 올리며 수풀을 헤치고 나아갔다. 그의 손에는 당철진이 특수 제작해 준 압축식 ‘마비 소독 스프레이’가 쥐어져 있었다. 무공이라고는 쥐뿔도 없는 지훈이었지만, 그에게는 공무 수행 중 발동하는 천도의 절대적인 신변 보호막인 ‘우주 행정안전의 가호’가 있었다.


바위 뒤에 쪼그리고 앉아 식수원으로 흘러드는 계곡물에 정체불명의 녹색 액체를 떨어뜨리려던 음침한 사내가 인기척을 느끼고 급히 고개를 돌렸다. 사천당가의 방계 출신이자 사파의 독수, 당철사였다.


“누구냐! 감히 어느 장단에 놀아나는 놈이기에 내 대업을……!”


“천운종 외문 안전 감찰관 오지훈입니다. 귀하는 현재 ‘식수원 오염 및 테러 방지법’ 위반 현행범으로 적발되었습니다. 즉각 살포 행위를 중단하고 무릎을 꿇으십시오.”


“하찮은 잡역부 조끼를 입은 놈이 미쳤구나! 죽어라!”


당철사가 소매를 펄럭이며 수십 발의 독침을 쏘아 보냈다. 그러나 기습적인 독침들은 지훈의 몸에 닿기도 전에, 웅웅거리는 황금빛 육각형 결계막에 부딪혀 허무하게 바닥으로 후두둑 떨어졌다. 천도가 보증하는 행정 면책 특권막이었다.


“어, 어라? 내 독침이 왜……?”


“공무집행방해죄가 추가되었습니다. 위생 방역 처분을 집행합니다.”


칙-! 칙-!


지훈이 마비 스프레이의 노즐을 당철사의 얼굴을 향해 사정없이 당겼다. 고농도 중화용 소독액과 마비 시약이 안개처럼 뿜어져 나와 그의 호흡기를 직격했다.


“커헉! 끄으으…… 몸이,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단 3초 만에 경맥이 마비되어 바닥에 엎어진 당철사의 목덜미를 지훈이 가볍게 밟았다. 지훈은 빨간 볼펜을 딸깍거리며 단속 수첩을 펼쳤다.


“식수원에 독극물을 방류하려 한 배후를 밝히십시오. 자백하지 않으면 천도 법정에 기소하여 영혼까지 압류당할 것입니다.”


“내, 내가 자발적으로 한 게 아니다! 사투장(沙鬪場)의 위지강(Wi Ji-gang)이 거액의 영석을 주며 시켰다! 외문 지하 계곡 깊은 곳에 숨겨진 불법 투기장 말이다!”


당철사의 이실직고에 지훈의 안경 너머 눈동자가 차갑게 빛났다.


[띵! 돌발 임무 완료! 식수원 오염 예방 성공.]

[천도 안전 마일리지 1,000포인트 적립. 현재 잔고: 4,500포인트]

[신규 재난 경보: 외문 지하 계곡의 무허가 사설 체육시설 ‘사투장’의 붕괴 및 사행성 도박 위험도 95%]


“결국 썩은 뿌리는 지하에 웅크리고 있었군.”


지훈은 즉시 외문 행정안전 임시 사무소로 복귀하여 정예 대원들을 소집했다.


터질 듯한 노란색 안전 조끼를 걸친 거구의 사내, 기동대장 강두찬(Kang Du-chan)이 철제 단속 방패와 철거용 대형 해머를 어깨에 멘 채 침을 삼키고 있었다. 그 옆에는 과거 가마 폭발의 피해자이자 이제는 지훈의 열혈 추종자가 된 이철수(Lee Chul-soo)가 목발을 짚은 채 결연한 눈빛으로 서 있었다.


“기동대원 여러분.”


지훈이 단상에 올라 확성기를 잡고 엄숙하게 브리핑을 시작했다.


“오늘 우리가 단속할 곳은 외문 지하 계곡 깊숙한 곳에 위치한 불법 사설 격투장 ‘사투장’입니다. 이곳은 문파의 공식 허가도 받지 않은 채, 하급 제자들을 철창에 가두고 목숨을 건 혈투를 벌이게 만들며 판돈을 챙기는 무법지대입니다. 안전장치는커녕 비상구조차 확보되지 않은 극위험 시설입니다.”


강두찬이 우악스러운 턱관절을 움직이며 굵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지훈 형님, 아니 감찰관님! 그 깡패 놈들이 제자들의 피를 값싼 도박 판돈으로 삼아 배를 불리고 있었다는 말씀이십니까? 제 해머로 싹 다 부셔버리겠습니다!”


“좋습니다. 하지만 명심하십시오. 우리의 목적은 단순한 파괴가 아니라 ‘행정적 봉인’과 ‘안전 확보’입니다. 전원 안전모 착용 상태 확인하시고, 공무집행 중 불필요한 사적 감정은 배제하십시오. 출동합니다.”


“안전!”


대원들의 우렁찬 구호와 함께, 노란 조끼를 입은 안전감찰 기동대가 어두운 지하 계곡을 향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 * *


지하 계곡 깊은 곳, 습한 안개와 이끼 냄새가 가득한 동굴 통로 끝에 거대한 강철 철문이 가로막고 있었다. 철문 너머에서는 광기 어린 함성과 피비린내, 그리고 짤랑거리는 영석 판돈의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기동대장, 문을 개방하십시오.”


지훈의 지시에 강두찬이 씨익 웃으며 앞으로 나섰다. 그의 손에 들린 대형 법기 해머가 묵직한 영기를 뿜어내며 허공을 갈랐다.


콰아앙——!


귀를 찢는 파열음과 함께 수천 근 무게의 강철 철문이 종잇장처럼 구겨지며 동굴 안쪽으로 날아갔다. 자욱한 먼지 구덩이를 뚫고, 노란색 형광 조끼를 입은 기동대원들이 일제히 사투장 내부로 난입했다.


“안전감찰국에서 나왔습니다! 전원 행동을 멈추고 제자리에 엎드리십시오!”


지훈이 휴대용 영력 확성기를 대고 웅장한 사자후를 토해냈다.


순간, 아수라장 같던 투기장 내부가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사투장 중앙의 거대한 철창 결계 안에서는 피투성이가 된 두 명의 하급 제자가 서로의 목을 조르고 있었고, 관중석에 둘러앉은 수백 명의 수선자들은 손에 영석 자루를 쥔 채 멍하니 입을 벌리고 있었다.


투기장 단상 위, 털 가죽옷을 걸치고 한쪽 눈에 안대를 찬 거구의 사내가 술잔을 내려놓으며 천천히 일어섰다. 사투장의 지배자이자 폭력배 두목, 위지강이었다.


“어떤 쥐새끼들이 감히 남의 밥줄에 재를 뿌리러 왔나 했더니…… 노란 껍데기를 둘러쓴 잡역부 놈들이었군.”


위지강이 이빨을 드러내며 흉포하게 웃었다. 그의 몸 주변으로 축기기 4성의 강력한 야성 공법, 수왕포효공(獸王咆哮功)의 기운이 폭풍처럼 소용돌이치기 시작했다.


“얘들아! 저 멍청한 놈들을 찢어 죽이고 도박꾼들을 비밀 통로로 대피시켜라!”


위지강의 명령에 수십 명의 깡패 부하들이 살상용 영검을 빼 들고 기동대를 향해 돌격했다. 칼날들이 어둠 속에서 푸른 검기를 품고 번뜩였다.


“방패 전개! 대형 유지하십시오!”


강두찬이 우렁차게 소리치며 기동대원들과 함께 철제 단속 방패를 전방에 박아 넣었다.


깡! 깡! 카강——!


깡패들의 무자비한 검격이 방패 표면에 부딪히며 불꽃을 튀겼다. 그러나 지훈의 안전 매뉴얼에 따라 완벽한 기하학적 방어 진형을 갖춘 기동대는 단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강두찬이 방패를 밀치며 해머를 휘둘러 적들의 전열을 무참히 깨부수었다.


그 혼란을 틈타, 이철수가 목발을 짚고 잽싸게 사투장 제어반으로 기어갔다. 그의 눈은 분노와 정의감으로 불타오르고 있었다.


“이 불법 철창 결계 때문에 내 동료들이 피를 흘렸다…… 즉각 해체한다!”


이철수가 지훈에게 배운 대로 제어 장치의 영맥 연결 고리를 찾아내어 강제로 기믹을 조작하기 시작했다. 투기장 중앙을 감싸고 있던 붉은색 철창 결계가 지지직거리며 비활성화되기 시작하자, 위지강의 얼굴이 흉측하게 일그러졌다.


“이 쓰레기 같은 놈들이 감히 내 재산을……!”


위지강이 포효하며 단상 아래로 뛰어내렸다. 그의 손에는 가시가 돋친 집채만 한 거대 철철퇴가 쥐어져 있었다. 위지강이 철퇴를 허공에서 세차게 휘두르자, 무시무시한 난기류가 동굴 천장을 뒤흔들었다.


“기동대원 한 놈이 그 위압감에 밀려 뒤로 튕겨 나가며 엉덩방아를 찧었다. 그들의 깨끗하던 노란 조끼에 사투장의 흙먼지가 잔뜩 묻어 더러워졌다.”


“잡역부 대가리 놈, 네놈 목부터 날려주마!”


위지강이 지훈을 정조준하며 흉포한 야성 영력을 실어 거대한 철퇴를 던졌다. 쇠사슬이 팽팽하게 늘어나며, 가시 돋친 철퇴가 지훈의 목덜미를 향해 음속에 가까운 속도로 회전하며 날아왔다.


지훈의 이마에 땀방울이 맺혔다. 축기기 고수의 물리적 궤적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빨랐다. 그러나 지훈은 도망치는 대신 품속에서 작고 노란 뭉치를 꺼내 전방으로 던졌다.


“원터치 안전 보건 기준 적용입니다!”


[띵! 휴대용 보명 아이템: 노란색 원터치 안전 텐트(Yellow One-touch Safety Tent)를 전개합니다!]


퓽-! 콰콰콰콰!


허공에 던져진 작은 노란 뭉치가 순식간에 사방 5미터 크기의 거대한 고밀도 고무막 텐트로 팽창했다. 텐트 표면에는 ‘안전제일’이라는 붉은색 한자가 선명하게 빛나고 있었다.


콰아아앙——!


위지강의 거대 철퇴가 노란색 텐트 표면에 정면으로 충돌했다. 그러나 뼈를 가루로 만들 듯한 그 엄청난 파괴 에너지는, 텐트 표면에 흐르는 천도의 행정 방어력에 부딪히는 순간 띠용- 하는 기묘한 소리와 함께 완벽하게 흡수되어 튕겨 나갔다.


“뭐, 뭐라고……?! 내 철퇴가 막혔다고?”


위지강이 경악하며 뒤로 물러섰다. 그 사이, 강두찬의 기동대가 남은 깡패 졸개들을 완벽하게 제압하고 밧줄로 묶어 정렬시켰다. 상황이 극도로 불리해졌음을 깨달은 위지강의 눈에 광기 어린 독기가 서렸다.


“으아아아! 이 빌어먹을 관청 개새끼들! 내 구역을 뺏길 바에는 차라리 다 같이 죽는 게 낫다!”


위지강이 남은 영력을 쥐어짜 내며 사투장을 지탱하고 있는 동굴 중앙의 거대한 천연 암석 기둥을 향해 몸을 날렸다. 그의 거대한 철퇴가 기둥의 기초 부분을 조준하며 무섭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이 기둥이 무너지면 지하 계곡 전체가 붕괴하여 수백 명의 관중과 제자들이 산채로 매장당할 판이었다.


“다 같이 묻혀 죽어라!”


위지강의 광소와 함께 거대 철퇴가 기둥을 향해 사정없이 내리쳐지기 시작했다.

HẾT CHƯƠ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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