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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화: 심장 박동과 압력 게이지의 동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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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 두근! 두근!


지하 연단실의 눅눅한 공기를 가르고 울려 퍼지는 것은 인간의 장기에서 나올 수 없는 기괴한 박동음이었다. 내문 장로 마진태의 가슴팍이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올랐다 가라앉을 때마다, 집채만 한 적양가마의 표면이 맥박이라도 뛰듯 불길하게 움츠러들었다가 팽창하기를 반복했다.


오지훈의 안경 렌즈 위로 붉은색 경고창이 미친 듯이 점멸했다.


[위험! 대상 설비가 사용자(마진태)의 심맥과 동조되었습니다!]

[경고: 가마 내부의 압력을 급격히 저하시키거나 사용자의 심장이 정지할 경우, 압력의 불균형으로 인해 고농도 ‘불안정한 화염 영석’이 즉시 연쇄 폭발을 일으킵니다!]

[예상 피해 범위: 천운종 외문 구역 전체 완파 및 생존율 0.00%]


“으하하하! 보아라! 이 가마는 이제 내 심장이다!”


마진태의 입가에서 시뻘건 핏물이 흘러내렸다. 금단기 원만의 영력을 강제로 쥐어짜 내어 고압 용기와 자신의 경맥을 하나로 엮은 대가였다. 그의 얼굴은 고열과 영력 과부하로 인해 가뭄 가뭄 갈라진 논바닥처럼 쩍쩍 갈라져 있었지만, 눈빛만큼은 광기로 가득 차 있었다.


“단 한 번이라도 저 밸브에 손을 대거나 나를 공격해 봐라! 내 맥박이 멈추는 순간, 이 지하 연단실은 물론이고 저 위에 있는 나약한 잡역부 놈들까지 전부 지옥 길동무로 삼아주마!”


“형님…… 저 미친 영감이 결국 사달을 냈습니다.”


기동대장 강두찬이 벌겋게 달아오른 철제 해머를 쥔 채 마른침을 삼켰다. 그의 이마에서도 땀방울이 비 오듯 쏟아져 내렸다. 축기기 초입의 육체로도 감당하기 힘든 금단기 고수의 동귀어진 기세였다. 당철진 역시 그을린 수염을 바르르 떨며 철제 가방을 움켜쥐었다.


하지만 오지훈은 달랐다.


그는 천천히 오른손을 뻗어 안경다리를 치켜올렸다. 그리고 허리춤에서 대한민국 9급 공무원의 혼이 담긴 붉은 볼펜을 꺼내 ‘딸깍’ 소리가 나도록 가볍게 눌렀다. 그의 얼굴에는 공포 대신, 악성 민원인을 상대하는 동사무소 직원의 깊은 피로감과 한심함이 서려 있었다.


“마진태 장로님. 지금 본인의 행동이 얼마나 심각한 행정법 위반인지 인지하지 못하고 계시는 모양이군요.”


“뭐, 뭐라고? 이 하찮은 잡역부 놈이 죽음 앞에서도 미쳐버린 게냐!”


“산업안전보건법 및 고압가스 안전관리법 제15조에 따르면, 압력 용기 등의 안전장치를 임의로 해체하거나 기능 수행을 방해하는 행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게다가 지금 본인의 신체를 가마와 동조시킨 것은 ‘무허가 압력 용기 개조’ 및 ‘불법 생체 폭탄 제조’ 혐의에 해당합니다. 이는 가중 처벌 대상입니다.”


“이, 이 정신 나간 놈이 대체 무슨 헛소리를 지껄이는 것이냐! 내 심장이 멈추면 다 죽는다고 했을 텐데!”


마진태가 펄펄 뛰며 소리를 질렀다. 그의 심장 박동이 빨라지자, 가마 표면에 장착된 연단로 압력 한계 게이지의 바늘 역시 미친 듯이 요동치며 레드존의 한계 수치를 위태롭게 오갔다.


지훈은 속으로 혀를 찼다.


‘역시 선협 세계의 꼰대들은 말이 안 통해. 안전 기준을 목숨보다 가볍게 여기는 이 안전 불감증 병폐를 오늘 뿌리째 뽑아버려야지.’


사실 지훈에게는 비장의 카드가 있었다. 바로 19화에서 지하 연단실 입구에 도달했을 때 뇌리 속에서 공명했던 갈홍의 원혼이 남긴 지혜였다.


‘이보게, 젊은이…… 적양가마 뒷면의 용 조각 장식 아래를 보면 고대 제작자가 숨겨둔 비상 감압 밸브가 있네. 하지만 마진태 놈이 심맥을 동조시켰다면 그냥 돌려서는 안 되네. 용의 꼬리를 반시계 방향으로 세 번, 시계 방향으로 두 번 돌려야 하네. 그리고…… 그의 심장이 이완되는 찰나의 순간에만 미세하게 압력을 흘려보내야 심맥이 터지지 않고 가마를 멈출 수 있네.’


갈홍의 속삭임이 지훈의 머릿속에서 선명한 공식으로 변환되어 흐르고 있었다.


“위험 요인 투시안, 기동.”


지훈의 시야가 순식간에 에메랄드빛 격자무늬로 뒤덮였다. 마진태의 가슴팍에 흐르는 붉은 영맥의 흐름과, 가마 우측 뒤편에 매설된 감압 밸브의 내부 기어 구조가 한눈에 들어왔다.


*쿵-덕, 쿵-덕.*


마진태의 심맥이 수축했다가 이완되는 0.5초의 미세한 공백. 그 순간이 바로 가마를 안전하게 감압할 수 있는 유일한 ‘골든 타임’이었다.


“강 조장님, 그리고 당 어르신. 지금부터 제가 가마 뒷면으로 이동하여 고압 용기 강제 감압술을 시전하겠습니다. 두 분은 마진태가 저를 방해하지 못하도록 시야를 차단해 주십시오.”


“형님! 하지만 저놈이 화염 영기를 방출하면 위험합니다!”


“규정대로 처리하면 아무 문제 없습니다. 공무 수행 중인 안전 감독관은 천도가 보장하는 면책 특권 아래에 있으니까요.”


지훈은 단호하게 말하며 책상에서 걸어 나오듯 텐트 밖으로 한 걸음 내디뎠다.


“네놈이 정녕 죽고 싶은 게로구나!”


마진태가 눈을 부릅뜨며 수인을 맺었다. 그의 금단 공법 ‘열화금강결’이 폭주하며, 그의 주변 바닥에서 이글거리는 붉은 화염 장막이 사방으로 분출되었다. 그 기세가 마치 굶주린 야수의 아가리처럼 지훈을 향해 덮쳐왔다. 지하 연단실의 돌벽이 열기에 녹아내려 붉은 용암처럼 흘러내릴 정도의 가공할 위력이었다.


지훈은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대신 왼손에 쥔 황금빛 우주 행정안전 규정집을 높이 치켜들었다.


“우주 행정안전 규정집 제1조를 낭독합니다!”


지훈의 목소리가 영력 확성기를 타고 지하 동굴 전체에 웅장하게 공명했다.


“모든 지적 생명체는 안전한 환경에서 수련할 권리가 있으며, 이를 방해하거나 위협하는 모든 불법적 시설 및 무력 행위는 즉시 봉인 및 차단된다!”


우웅——!


지훈이 입고 있는 노란색 형광 안전 조끼에서 눈이 멀 것 같은 찬란한 황금빛 오라가 뿜어져 나왔다. 반투명한 육각형의 천도 행정 가호막이 지훈의 신체를 중심으로 거대하게 전개되었다.


쿠과과광!


마진태가 방출한 폭렬한 화염 장막이 황금빛 가호막에 정면으로 충돌했다. 엄청난 폭음과 함께 대지가 흔들렸지만, 가호막에 닿은 화염은 마치 얼음이 따뜻한 물에 녹아내리듯 스르륵 사라지며 무해한 온풍과 미세한 정전기로 변환되어 사방으로 흘러나갔다.


다만, 상상을 초월하는 금단기 원만의 열기 탓에 지훈이 입은 노란 조끼의 형광 빛이 일시적으로 깜빡거리며 그을음이 묻어났다. 시스템 마일리지 비축분이 실시간으로 차감되는 경고음이 들렸지만, 지훈은 아랑곳하지 않고 가마 뒤편의 감압 밸브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


“이, 이게 무슨 해괴망측한 도법이란 말이냐! 내 금단기의 화염을 몸으로 맞고도 상처 하나 없다니!”


마진태가 경악하며 각혈했다. 자신의 화염이 완벽하게 차단당하자, 그의 경맥에 무서운 역류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그 틈을 타 지훈은 마침내 적양가마 우측 뒤편, 용 조각 장식 아래에 숨겨진 비밀 감압 밸브에 도달했다. 그의 손이 밸브의 차가운 쇠붙이를 움켜쥐었다.


“지금부터 고압 용기 강제 감압을 개시합니다. 마진태 장로님, 호흡을 가다듬으십시오. 박동이 흐트러지면 본인의 경맥이 먼저 파열될 것입니다.”


“네놈이 감히……!”


*쿵-덕, 쿵-덕.*


지훈의 눈동자가 투시안을 통해 마진태의 심장 박동을 정확히 쫓았다.


‘이완기…… 지금이다!’


지훈은 갈홍의 해제 코드를 떠올리며 용의 꼬리를 반시계 방향으로 1밀리미터 돌렸다.


*치이익.*


가마의 틈새로 뜨거운 영기 한 줌이 새어 나왔다.


“끄헉!”


마진태가 가슴을 쥐어짜며 비명을 질렀다. 심맥이 동조된 탓에 가마의 압력이 미세하게 떨어지자 그의 단전이 쥐어짜는 듯한 통증을 느낀 것이다. 하지만 그의 심장은 멈추지 않았다. 정확한 타이밍에 압력을 배출했기에, 경맥이 터지는 대신 영력의 과부하만 조금씩 방전되고 있었다.


“한 번 더 갑니다. 움직이지 마십시오.”


지훈은 냉정하게 다음 박동을 기다렸다.


*쿵-덕, 쿵-덕.*


‘지금!’


반시계 방향으로 두 번째 회전.


*치이이익!*


“으아아악! 이 잡역부 놈이 나를 죽이려 하는구나!”


마진태가 고통에 겨워 울부짖으며 남은 왼손으로 주변의 불안정한 화염 영석들을 가마 속으로 무차별적으로 던져 넣으려 발악했다. 어떻게든 압력을 다시 높여 자폭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미친 짓이었다.


“안 됩니다! 위험물 무단 투입 금지!”


지훈이 소리쳤지만, 이미 마진태의 손을 떠난 화염 영석 두 개가 가마의 연료 주입구 속으로 쏙 들어가 버렸다.


순간, 적양가마 내부에서 차원이 다른 백색의 빛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가마 표면의 압력 게이지 바늘이 레드존을 한참 초과하여 한계 회전축을 부러뜨릴 기세로 치솟았다. 가마 뒷벽의 비밀 감압 밸브가 엄청난 열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끼이이익’ 비명을 지르며 흔들렸다.


“형님! 가마가…… 가마가 터집니다!”


강두찬의 비명 소리와 함께, 쩍 갈라진 가마의 균열 틈새로 상상을 초월하는 초고온의 백색 화염 폭풍과 누출된 과전류 전력 스파크가 폭포수처럼 뿜어져 나와 지하 연단실 전체를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HẾT CHƯƠ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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