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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화: 마수에게 입마개를 씌우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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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도 집행관님. 행정안전부…… 아니, 외문 안전감찰국에서 나왔습니다. 협조해 주시죠.”


천운종 외문 집행당주 사마도의 개인 처소 문이 요란하게 열렸다. 노란색 형광 안전 조끼를 지퍼 끝까지 채워 입은 오지훈이 단호한 발걸음으로 침실 안으로 들이닥쳤다. 그 뒤로는 철제 단속 방패를 든 기동대장 강두찬과 서류철을 안은 백현우가 삼엄한 표정으로 호위하고 있었다.


침상에 누워 땀을 흘리며 주만득의 파면 소식을 듣고 전전반측하던 사마도가 기겁하며 일어났다. 그의 기름진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


“네, 네놈이 감히 집행당주의 처소를 무단으로 침입하다니! 이 무슨 무법천지란 말이냐! 당장 장로회에 고발하여 네놈들의 목을 치겠다!”


“무단 침입이 아니라, 합법적인 압수수색입니다.”


지훈은 품속에서 상급 사법당의 파면 명령서 사본과 주만득의 친필 서명이 날인된 자백서를 꺼내 흔들었다.


“뇌물 수수 혐의로 파면된 주만득 전 검사관의 자백에 따르면, 귀하가 외문 예산을 횡령하고 작성한 진짜 이중 장부가 이 방에 숨겨져 있다고 합니다. 순순히 내놓으시죠.”


“헛소리! 그런 유언비어에 속아 집행당주의 침소를 뒤지다니, 증거가 없다면 장로회에서 용서치 않을 것이다!”


사마도가 악을 쓰며 침상 머리맡에 놓인 검을 쥐려 했다. 하지만 지훈은 이미 안경테를 슬쩍 밀어 올리며 ‘위험 요인 투시안’을 발동한 상태였다. 지훈의 안경 렌즈 너머로 침실 내부의 기하학적 구조가 청색 격자무늬로 스캔되더니, 천장 대들보 부근에서 붉은색 빛줄기가 강렬하게 명멸했다.


[위험 요인 투시안 작동 중]

[대상: 침실 천장 세 번째 대들보 틈새]

[스캔 결과: 이중 장부 및 비자금 영석 주머니 포착. 영적 은닉 결계가 걸려 있으나 물리적 회수 가능]


“두찬 씨. 저기 천장 세 번째 대들보 틈새를 쇠지렛대로 쑤셔 보십시오.”


지훈이 손가락으로 정확한 위치를 가리키자, 사마도의 안색이 흙빛으로 변했다.


“어, 어떻게 저곳을……!”


“안전 점검을 밥 먹듯이 하다 보면 벽체 틈새에 숨겨진 균열과 ‘이물질’ 정도는 귀신같이 잡아내게 마련입니다.”


강두찬이 씩 웃으며 철거용 대형 해머의 자루 끝으로 대들보를 툭 쳤다. 엄청난 물리적 진동에 천장의 은닉 결계가 파르르 떨리며 깨졌고, 틈새에서 먼지와 함께 붉은 가죽 주머니와 두꺼운 장부책 한 권이 바닥으로 툭 떨어졌다.


툭.


바닥에 떨어진 장부의 첫 페이지에는 사마도의 직인과 함께 마진태 장로에게 매달 상납한 ‘외문 방재 보수 예산’의 횡령 내역이 낱낱이 기록되어 있었다.


“현장 증거 확보 완료. 사마도 집행관님, 귀하를 외문 예산 무단 횡령 및 공문서 위조 혐의로 직위 해제 처분합니다. 압수된 자금은 전액 외문 제자들의 안전 보조금 및 보건 예산으로 환원될 예정입니다.”


지훈이 붉은 볼펜을 딸깍거리며 사마도의 이마에 ‘직무 정지’ 딱지를 정확하게 날려 붙였다. 딱지가 이마에 닿는 순간, 사마도의 단전에서 흘러나오던 축기기 5성의 영력이 50% 강제 동결되며 그의 몸이 풀썩 주저앉았다.


“아, 안 돼…… 내 영석들이……!”


사마도가 비참하게 울부짖으며 기동대원들에게 끌려 나갔다. 드디어 외문 예산의 동결이 풀리고, 하급 잡역부들과 제자들에게 정당한 안전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게 된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감찰관님! 드디어 해냈습니다! 외문의 모든 예산이 우리 손으로 돌아왔습니다!”


백현우가 서류철을 꼭 쥔 채 눈물을 글썽이며 기뻐했다. 지훈 역시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 전생에 예산 부족을 핑계로 안전모조차 제대로 보급받지 못해 무너진 현장에서 죽어갔던 이들의 얼굴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제 이 돈으로 외문 전역에 방화문과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리라 다짐하던 그때였다.


두두두두두두!


갑자기 감찰 사무소 바깥에서 대지가 미친 듯이 요동치는 진동음이 울려 퍼졌다. 사무실 책상 위의 찻잔들이 덜덜 떨리며 바닥으로 떨어져 깨졌고, 이내 다급한 발걸음 소리와 함께 전령 최순돌이 문을 박차고 들어왔.


“감, 감찰관님! 대형 사고입니다! 외문 사육장의 목조 우리들이 고의로 파손되어, 갇혀 있던 사나운 영수들이 전부 탈출했습니다!”


“뭐라고요? 사육장 우리가 파손되다니요?”


지훈이 미간을 찌푸렸다. 최순돌이 마모된 가죽신을 신은 채 가쁜 숨을 몰아쉬며 말을 이었다.


“마 장로 측의 잔당들이 사마도 집행관의 체포 소식을 듣고 고의로 우리 잠금장치를 부수고 영맥을 자극해 영수들을 폭주시킨 것이 분명합니다! 지금 백여 마리의 마수들이 침을 흘리며 사육장 밖으로 뛰쳐나와 외문 연무장 방향으로 달려오고 있습니다!”


지훈의 시야 우측 하단에 붉은색 시스템 경고창이 사정없이 점멸하기 시작했다.


[신규 재난 경보: 마수 방치 사육장 붕괴 및 영수 폭주 사고 발생]

[위험도: 97.5% (극위험)]

[위반 사항:

1. 마수 사육 시설 이중 격리 조치 미비

2. 탈출 방지용 영력 제한 목줄 및 규격 입마개 미착용

3. 사육장 주변 비상 대피로 안내 표지판 부재]


“이런 미친 안전 불감증 집단 같으니라고. 맹수를 키우면서 이중 잠금장치도 없고, 입마개도 안 씌우고 방치해 뒀단 말입니까?”


지훈은 기가 막혀 이마를 짚었다. 수선계의 무모한 놈들이 영수를 ‘강하게 키워야 한다’며 방치 사육을 고집해 온 결과가 결국 이 대형 참사로 이어진 것이다.


“두찬 씨, 현장 요원들에게 즉시 대피 사이렌을 울리라고 방송하십시오! 우리는 즉시 마수 사육장으로 출동합니다. 삐삐, 안전 테이프 릴 챙기세요!”


“끼익! 안전!”


노란색 안전모를 쓴 요정 삐삐가 날개를 반짝이며 지훈의 어깨 위로 날아올랐다. 지훈은 허리춤의 안전 테이프를 점검하고, 손에는 ‘휴대용 영력 확성기’를 꽉 쥔 채 사육장 방향으로 신속히 달리기 시작했다.


* * *


천운종 외문 북편에 위치한 ‘마수 방치 사육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대나무와 허술한 목조로 지어진 우리들은 형체도 없이 박살 나 있었고, 사방에서 이빨을 드러낸 마수들이 기괴한 울음소리를 내지르고 있었다. 멧돼지만 한 크기의 가시 돋친 멧돼지 영수들과, 붉은 안광을 뿜어내는 표범 영수들이 흥분하여 사방의 흙먼지를 일으키고 있었다.


그 난장판의 한가운데, 짧은 가죽 조끼와 반바지를 입은 야성적인 여제자 맹수진이 굵은 채찍을 휘두르며 폭주하는 영수들을 진정시키려 애쓰고 있었다.


쫘아악!


“애들아, 진정해! 이리 와! 얌전히 굴어!”


맹수진이 채찍을 허공에 휘두르며 만수문의 비전 주술 ‘어수결’의 영기를 뿜어냈지만, 이미 누군가의 고의적인 영맥 자극으로 이성을 잃은 마수들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오히려 맹수진이 아끼는 거대한 은색 늑대 영수, 삼안은랑(Three-eyed Silver Wolf)이 으르렁거리며 맹수진의 채찍을 이빨로 물어뜯어 반 토막을 내버렸다.


“꺄악!”


맹수진이 충격을 받고 뒤로 넘어졌다. 채찍마저 잃은 그녀는 무방비 상태로 날뛰는 마수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그때, 웅장하고 깐깐한 목소리가 마수들의 포효를 뚫고 사육장 전역에 울려 퍼졌다.


“거기 야수 조련사님! 당장 채찍질을 멈추고 안전지대로 대피하십시오! 귀하의 사육 시설은 현재 ‘마수 사육 시설 이중 격리 조치’ 위반 및 공공안전 저해 혐의로 단속 대상입니다!”


맹수진이 고개를 번쩍 들었다. 먼지 구덩이 속에서 눈부시게 빛나는 노란색 형광 조끼를 입고, 손에는 기묘한 확성기를 쥔 사내가 걸어오고 있었다. 외문의 소문난 잔소리꾼이자 압수수색의 귀신, 오지훈 감찰관이었다.


“단속이라니 이 무슨 헛소리야! 지금 애들이 흥분해서 난리가 났는데 무슨 법 타령이야!”


맹수진이 흙바닥에서 일어나며 씩씩거렸다. 그녀의 주변으로 멧돼지 영수 두 마리가 침을 흘리며 지훈 일행을 경계하고 있었다.


지훈은 조금도 굴하지 않고 휴대용 영력 확성기를 입가에 대고 우렁차게 고지했다.


“천도 안전법 및 문파 방재 규정 제45조에 따르면, 축기기 이하의 살상력을 지닌 영수를 사육할 때는 반드시 외부 울타리와 내부 우리로 이루어진 ‘이중 격리 구조’를 갖추어야 하며, 사육장 외부로 반출 시에는 규격 입마개와 영력 제한 목줄을 착용하는 것이 기본 소양입니다! 귀하는 이 모든 것을 무시하고 방치 사육을 고집하여 이 대형 탈출 참사를 유발했습니다!”


“무슨 소리야! 우리 애들은 원래 야성이 살아있어야 강해진단 말이야! 입마개와 목줄이라니, 영수의 기개를 죽이는 그런 나약한 장치 따위는 우리 만수문의 사전에 없다! 그리고 우리 애들은 절대 사람을 먼저 물지 않아!”


맹수진이 채찍 자루를 꽉 쥐며 억지를 부렸다. 전형적인 안전 불감증 반려동물 주인의 논리였다. 지훈은 위험 요인 투시안으로 사육장 내부와 마수들의 상태를 정밀 스캔했다.


[위험 요인 투시안 분석 완료]

[진상: 마수들의 폭주와 스트레스 증후군(Stress Syndrome) 포착]

[원인: 마성이 아닌, 비좁고 환기가 안 되는 목조 우리와 과도한 방치 사육으로 인한 공간 부족 스트레스가 98% 축적됨. 고의적인 영맥 자극이 기폭제가 됨]


“‘우리 애는 안 물어요’라는 안일한 생각이 대형 참사를 부르는 법입니다, 조련사님.”


지훈이 안경을 쓸어 올리며 차갑게 말했다.


“투시안 분석 결과, 이 영수들이 폭주한 진짜 원인은 사악한 마성이 아니라, 귀하가 제공한 비좁고 불결한 사육 환경에서 누적된 ‘스트레스 증후군’ 때문입니다. 이중 격리 펜스와 쾌적한 환기 시설이 있었다면 고의적인 자극에도 이렇게 쉽게 폭주하지 않았을 겁니다. 즉, 이 사고는 100% 귀하의 안전 관리 소홀로 인한 인재(人災)입니다!”


“스, 스트레스라니…… 내가 애들을 얼마나 아꼈는데!”


맹수진이 충격을 받은 듯 안색이 변했다. 그녀는 영수들과 교감하며 강하게 키우는 것만 생각했지, 그들이 좁은 우리 속에서 얼마나 고통받고 있었는지는 미처 생각지 못했던 것이다.


그때, 맹수진의 뒤편에서 낮게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려왔.


반 토막 난 채찍을 밟고 서 있던 거대한 삼안은랑이 세 번째 눈을 붉게 번뜩이며 지훈을 정조준했다. 은랑의 눈에는 지훈이 입은 눈부신 노란색 형광 조끼가 극도의 시각적 자극제로 받아들여진 모양이었다.


크르릉…….


“어, 은랑아? 안 돼! 그 사람은 공격하면 안 돼!”


맹수진이 급히 은랑의 목덜미를 잡으려 했으나, 이성을 잃은 거대 늑대는 그녀의 손길을 가볍게 뿌리쳤다. 삼안은랑의 거대한 발톱이 지면을 박찼다.


콰아아아!


은랑이 은빛 섬광처럼 허공을 가르며 지훈의 목덜미를 향해 무섭게 돌진했다. 날카로운 이빨 사이로 흘러내리는 침과 축기기 초입에 달하는 무시무시한 영압이 지훈의 전신을 짓누르는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감찰관님! 위험합니다!”


뒤에서 백현우가 비명을 질렀고, 강두찬이 방패를 앞세우며 뛰어들려 했다.


그러나 지훈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그는 피하려 하지 않고, 오히려 품속에서 두꺼운 ‘마수 사육 시설 이중 격리 조치’ 규정집 서류철을 꺼내어 은랑의 아가리를 향해 방패처럼 당당하게 펼쳐 들었다.


“공무 집행 중인 행정관에 대한 무력 공격은 천도의 이름으로 엄격히 금지됩니다!”


지훈의 외침과 함께, 그의 노란색 형광 조끼에서 눈부신 황금빛 기운이 파르르 떨리며 웅장하게 피어올랐다.


우웅——!


[우주 행정안전의 가호가 작동합니다!]

[행정관에게 위해를 가하려는 불법 영수의 공격을 원천 차단합니다]


카앙——!


은랑의 날카로운 이빨이 지훈의 목덜미에 닿기 직전, 허공에서 반투명한 황금색 육각형 행정 배리어가 웅장하게 전개되었다. 은랑의 주둥이가 황금빛 가호막에 부딪히며 둔탁한 금속음과 함께 스파크가 사방으로 튀었다.


“깨갱!”


은랑은 이빨이 부러질 듯한 충격을 받고 뒤로 나가떨어졌다. 지훈의 옷자락에는 먼지 하나 묻지 않은 완벽한 방어였다. 지훈은 안경을 치켜세우며 확성기를 다시 잡았다.


“조련사님, 방금 공격으로 공무집행방해죄가 추가되었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긴박하니 현장 수습을 먼저 진행하겠습니다.”


가호막으로 은랑의 공격을 막아냈으나, 지훈의 시야 너머로 더 큰 위기가 포착되었다. 흥분한 마수 무리가 사육장의 박살 난 울타리를 넘어, 저 멀리 외문 제자들이 잠들어 있는 숙소 방향으로 무서운 속도로 돌격하기 시작한 것이다.


“큰일이다! 애들이 숙소 구역으로 가고 있어! 저기엔 무방비한 잡역부들이 가득하다고!”


맹수진이 사색이 되어 소리쳤다. 지훈의 눈동자가 차갑게 가라앉으며 긴박한 행정 전투의 다음 단계가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HẾT CHƯƠ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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