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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심문소의 음모와 가짜 목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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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르타로스 대감옥 지하 5층의 예비 신문실은 눅눅한 습기와 곰팡이 냄새로 가득 차 있었다. 벽면에 걸린 횃불이 불안정하게 흔들릴 때마다, 거친 석조 벽 위로 기괴하게 늘어난 그림자들이 춤을 추었다. 철제 의자에 묶인 로건은 창백한 안색 속에서도 형형하게 빛나는 눈빛으로 정면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의 등 뒤에는 수사관 엘레나가 은빛 판금 갑옷을 입은 채 굳건한 자세로 버티고 서 있었고, 맞은편 단상 위에는 이단심문관 케네스와 부패한 재판장 줄리안이 거만한 태도로 내려다보고 있었다.


사형 집행까지 남은 시간은 이제 단 48시간.


케네스는 이 지긋지긋한 시체 수거인의 주둥이를 완전히 틀어막고 신속하게 사형을 확정 짓기 위해, 오늘 밤 졸속으로 예비 신문을 소집했다. 그리고 그가 준비한 최후의 카드가 신문실의 무거운 철문을 열고 걸어 들어왔다.


“죄수 한센을 입실시킨다.”


들어온 자는 누더기 죄수복을 입은 채 비열하게 눈치를 살피며 손을 비벼대는 사내였다. 이가 빠지고 주름진 얼굴에는 탐욕과 야비함이 가득했다. 그는 사기죄로 타르타로스에 장기 수감 중인 잡범, 한센이었다. 한센은 단상 위의 케네스와 슬쩍 눈빛을 교환하더니, 이내 로건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찢어지는 듯한 목소리로 외쳤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그리고 심문관님! 저놈입니다! 저기 앉아 있는 미친 시체 수거인 놈이 대공 님의 시신을 모독한 진범입니다!”


줄리안 판사가 엄숙한 척 의사봉을 가볍게 두드리며 한센을 다그쳤다.


“증인 한센. 네가 목격한 바를 이 법정에 한 치의 거짓도 없이 진술하라. 만약 위증할 경우 영혼 정화 형에 처해질 것이다.”


“어찌 신성한 법정에서 거짓을 말하겠습니까!” 한센이 가슴을 쾅쾅 치며 억울한 시늉을 했다. “사건이 일어났던 이틀 전 밤 10시경이었습니다. 저는 안치소 복도 청소를 하다가 가려진 철창 틈새로 내부를 보았습니다. 저놈, 로건이 대공 님의 시신 가슴을 날카로운 칼로 갈라내고는, 품속에서 보라색으로 빛나는 사령술 주문서를 꺼내 들고 기괴한 주문을 외우고 있었습니다! 대공 님의 시신에서 보라색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제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습니다!”


신문실 내부에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다. 케네스는 승리감에 도취한 미소를 지으며 로건을 바라보았다. 완벽한 목격자의 진술이었다. 교단의 율법에 따르면, 신성한 목격자의 증언은 그 자체로 물리적 증거에 준하는 사법적 효력을 지녔다.


그러나 피고인석에 앉은 로건의 입꼬리가 미세하게 올라갔다. 전생의 국과수 수석 법의관 김민혁의 영혼이 그의 차가운 이성을 지배하고 있었다.


‘인간의 뇌는 거짓을 말할 때 자율신경계의 통제를 완전히 잃어버리지.’


로건은 조용히 자율신경계의 생리적 반응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의 고유 능력인 ‘논리적 거짓말 탐지’가 발동되었다. 로건의 시야에 한센의 신체적 징후들이 투명한 수치와 파동 그래프로 투사되기 시작했다.


한센의 목덜미를 타고 흐르는 굵은 땀방울. 그의 경동맥(頸動脈)은 분당 140회가 넘는 속도로 터질 듯이 요동치고 있었다. 폐포는 산소를 갈구하며 비정상적으로 얕고 빠른 호흡을 들이쉬고 있었고, 젖은 손가락 끝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거짓을 지어내기 위해 대뇌 피질이 극한으로 과부하를 겪고 있다는 명백한 생물학적 증거였다.


로건이 차갑고 건조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증인 한센. 내 눈을 똑바로 보아라.”


“뭐, 뭐야? 죄수 주제에 감히 누굴 노려보는 거냐!” 한센이 흠칫 놀라며 시선을 피했다.


“너는 이틀 전 밤 10시에 안치소 복도 철창 틈새로 내 해부 작업을 똑똑히 보았다고 했다. 그렇지?”


“그래! 내 두 눈으로 아주 생생하게 보았다! 보라색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까지 말이다!”


로건이 나직하게 웃었다. 그 웃음소리에 신문실의 공기가 서늘하게 얼어붙었다.


“그렇다면 한 가지 묻지. 타르타로스 대감옥 지하 4층 제3시체안치소의 환경 규정을 알고 있나?”


“그, 그딴 천민들의 작업 규정을 내가 왜 알아야 하지?”


“모르는 게 당연하겠지. 위증을 지어내느라 바빴을 테니까.” 로건의 목소리에 압도적인 의학적 권위가 실렸다. “제3시체안치소는 매일 밤 10시가 되면, 지하 수로의 오수와 사체 부패 가스를 배출하기 위해 대규모 온수 세척 및 배수 작업이 자동으로 시작된다. 끓는 물이 바닥의 석조 배수로를 타고 흐르며 안치소 내부는 섭씨 50도가 넘는 고온의 수증기로 가득 차게 되지.”


로건은 단상 위의 줄리안 판사와 케네스를 차례로 응시했다.


“그 수증기의 밀도는 너무도 높아서, 안치소 내부의 가시거리는 10센티미터 이하로 떨어진다. 바로 앞의 손가락조차 보이지 않는 완전한 백색의 암흑 상태가 된다는 뜻이다. 그런데 너는 안치소 외부의 좁은 철창 틈새를 통해, 5미터나 떨어진 돌침대 위의 사체와 내가 쥔 주문서의 색깔을 ‘똑똑히’ 보았다고 주장하는군.”


“그, 그건……!” 한센의 얼굴에서 핏기가 순식간에 가셔갔다.


“물리학적으로 불가능한 광학적 모순이다.” 로건이 쐐기를 박았다. “밤 10시의 안치소는 수증기 장막으로 인해 그 어떤 인간의 시각으로도 내부를 투시할 수 없다. 네가 정말로 그 시간에 복도에 있었다면, 오직 짙은 식초 소독약 냄새가 섞인 뜨거운 증기만을 들이마셨을 뿐이다. 네놈은 그 시간에 안치소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


“이, 이놈이 무슨 사기를 치는 거냐! 재판장님, 저놈의 말은 모두 거짓입니다!” 한센이 다급하게 줄리안 판사를 바라보며 소리쳤지만, 그의 경동맥은 이제 파동 그래프의 한계를 뚫을 기세로 폭발적으로 맥동하고 있었다.


뒤에 서 있던 엘레나의 눈빛이 매섭게 가라앉았다. 그녀는 로건의 정교한 환경 분석과 논리에 깊은 지적 경외감을 느끼며, 케네스를 향해 차가운 시선을 던졌다.


로건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한센의 심리적 방어선이 무너진 틈을 정확히 파고들었다.


“그리고 한센. 네 죄수복 안쪽, 왼쪽 가슴 품에 숨겨둔 빳빳한 양피지 조각은 무엇이지?”


“무,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내 몸엔 아무것도 없어!” 한센이 황급히 가슴팍을 가렸지만, 이미 늦어 있었다.


“거짓말 탐지안은 네가 가슴을 가릴 때 손끝의 미세한 움직임과 양피지가 쓸리는 마찰음까지 포착했다. 그 안에는 수석 심문관 케네스 님의 직인이 찍힌 ‘특별 감형 서약서’가 들어 있겠지. 이 위증의 대가로 사형을 면하게 해주겠다는 추악한 거래의 증서 말이다.”


“아, 아닙니다! 이건……!”


한센은 완전히 심리적 공황 상태에 빠져 덜덜 떨기 시작했다. 그의 이마에서 비 오듯 땀이 흘러내렸고, 다리가 풀려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는 자신이 위증죄로 영혼 정화 형에 처해질 수 있다는 극도의 공포에 사로잡혔다.


“사실대로 말해라, 한센. 누가 네게 그 위증을 사주했지? 케네스 심문관인가, 아니면 저기 방청석 어둠 속에 숨어 있는 제라드 백작인가?”


로건의 서늘한 질문이 신문실을 때렸다.


방청석 구석의 어둠 속에 앉아 있던 제라드 백작의 눈동자가 격렬하게 흔들렸다. 그의 이마에도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줄리안 판사는 다급히 방청석의 제라드 백작과 은밀한 눈빛을 교환했다. 그 찰나의 시선 속에 오고 간 것은 명백한 금전적 거래의 확신과, 이 폭로가 더 이상 진행되어서는 안 된다는 부패한 권력자들의 공포였다.


한센이 결국 공포를 이기지 못하고 울먹이며 입을 열려 했다.


“제, 제가 잘못했습니다! 사실은 심문관 님이 제게 서약서를 주며 시키는 대로 말하면 감옥 밖으로……”


“닥쳐라! 이 비열한 사기꾼 놈이 감히 신성한 법정에서 헛소리를 지껄이는구나!”


탕! 탕! 탕!


재판장 줄리안이 성급하게 판결봉을 내리쳤다. 그의 손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줄리안은 한센이 케네스와 제라드의 이름을 발설하기 전에 신속하게 예비 신문을 종결지어야만 했다.


“증인 한센은 오랜 수감 생활로 인해 정신이 극도로 불안정하여 헛각을 본 것으로 판단된다! 그의 모든 진술의 신뢰성을 기각하며, 증인을 즉시 신문실 밖으로 퇴실 조치한다!”


경비병들이 달려들어 울부짖는 한센의 팔을 붙잡고 신문실 밖으로 강제로 끌고 나갔다. 케네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차가운 눈빛으로 로건을 노려보았다.


줄리안 판사는 땀을 닦아내며 로건을 향해 선언했다.


“피고인 로건의 신성모독 및 사령술 혐의에 대한 예비 신문을 이것으로 종결한다! 본 재판은 다음 날 아침, 타르타로스 감옥 중앙 연병장에서 공개 종교 재판으로 거행될 것이다. 피고인은 그때까지 독방에 대기하라!”


의사봉 소리가 신문실의 차가운 정적을 깨뜨렸다.


로건은 끌려 나가기 전, 방청석 어둠 속에서 자신을 노려보는 제라드 백작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대공의 3초 기억 속에서 야식을 가져왔던 시녀 마리. 그리고 그녀의 머리에 꽂혀 있던 은빛 백합 머리핀. 그 백합 문양은 제라드 백작 가문의 고유 인장이었다.


로건은 마음속으로 차갑게 미소 지었다. 진실의 조각들은 이미 그의 머릿속에서 완벽한 인과관계의 도면을 완성해 나가고 있었다.


“다음 날 아침, 연병장에서 뵙지요. 백작님.”


로건의 나직한 독백이 어두운 신문실 벽을 타고 차갑게 흩어졌다.

HẾT CHƯƠ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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