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떠러지 교실의 차가운 시선
“때려 봐, 김현우.”
윤태희의 목소리는 칠판을 긁는 분필 소리보다 더 건조하고 차가웠다. 목이 죄어오는 압박감 속에서 안경이 살짝 비틀어졌지만, 그녀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오히려 눈앞에서 이빨을 갈고 있는 김현우의 충혈된 눈동자를 똑바로 쏘아보았다.
“네 주먹 한 번에 날아가는 건 내 안경 하나뿐이 아니야. 네가 여기서 폭력을 쓰는 순간, 대기하고 있던 조기철 학생부장님이 기다렸다는 듯 선도위원회를 열겠지. 그럼 넌 그 즉시 퇴학이야. 그리고 네가 그토록 지키고 싶어 하는 네 여동생 현아는 어떻게 될까? 알코올 중독자인 네 아버지의 매질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지옥 같은 달동네 옥탑방에서 혼자 버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현우의 눈꺼풀이 잘게 떨렸다. 태희의 목덜미를 움켜쥐고 있던 그의 거친 손가락 마디마디에 핏줄이 터질 듯 돋아났다. 부러진 손가락을 감싸고 있는 하얀 압박 붕대 사이로 붉은 온기가 배어 나오는 것 같았다. 현우는 당장이라도 주먹을 내지를 듯 숨을 몰아쉬었지만, 태희가 뱉어낸 ‘현아’라는 이름에 그의 이성이 사정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네가... 네까짓 년이 뭘 안다고 주둥이를 놀려.”
“난 숫자를 알아, 김현우. 그리고 그 숫자가 지배하는 이 학교의 규칙을 아주 잘 알지.”
태희는 목이 죄어오는 고통 속에서도 나직하게 읊조렸다.
“남궁진 주임은 너희가 스스로 자퇴해서 학교의 내신 평균 등급을 올려주길 바라고 있어. 이 연대책임제는 너희를 쫓아내기 위한 가장 합법적인 덫이야. 내가 무너지면 너도 무너지고, 네 동생의 미래도 무너져. 아직도 상황 파악이 안 돼?”
현우의 손아귀에서 서서히 힘이 빠져나갔다. 그의 눈동자에 서린 것은 단순한 분노가 아니었다. 그것은 세상에 짓밟힌 자 특유의 깊은 자격지심과 지독한 무기력함이었다. 현우는 태희의 멱살을 거칠게 뿌리치며 한 걸음 물러섰다. 태희는 칠판에 등을 기댄 채 흐트러진 교복 깃을 단정하게 가다듬었다. 바닥에 반으로 찢겨 흩어진 가죽 플래너의 파편들이 두 사람의 발치에서 쓸쓸하게 뒹굴었다.
“착각하지 마, 윤태희.”
현우는 가방을 바닥에서 신경질적으로 주워 올리며 으르렁거렸다.
“난 네 잘난 장학금의 노리개가 되어줄 생각 따위 추호도 없으니까. 네가 언제까지 그 위선적인 가면을 쓰고 버티는지 내 눈으로 똑똑히 지켜봐 주지.”
쿵, 소리와 함께 교실 문이 부서질 듯 닫혔다. 홀로 남겨진 태희는 안경을 고쳐 쓰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손바닥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멱살이 잡혔던 목덜미가 벌겋게 부어올라 쓰라렸지만, 그녀는 아픔을 느낄 여유조차 없었다. 당장 내일부터 시작될 이 지옥 같은 연대책임제의 압박 속에서 어떻게든 이 오합지졸들을 통제해야만 했다.
***
다음 날 아침, 본관 2학년 3반 교실.
교실 안의 공기는 어제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차갑고 무거웠다. 조회 시간이 시작되기도 전이었지만, 반 아이들의 시선은 일제히 맨 앞자리에 앉은 윤태희와 맨 뒷자리 구석에 처박힌 F조 아이들에게로 쏠려 있었다. 노골적인 조롱과 비웃음이 섞인 속삭임들이 교실 구석구석에서 먼지처럼 떠돌았다.
“야, 봤어? 어제 방과 후에 김현우가 윤태희 멱살 잡았다며.”
“대박. 역시 유도부 깡패 새끼 어디 안 가네.”
“윤태희도 참 불쌍하다. 전교 1등인데 저런 쓰레기들이랑 엮여서 퇴학당하게 생겼으니.”
태희는 귀를 막듯 헤드폰을 쓰려다 이내 손을 내렸다. 도망치는 모습을 보일 수는 없었다. 그녀는 꼿꼿하게 허리를 편 채 오답 노트를 정리하는 데 집중하려 애썼다. 하지만 잉크 펜 끝이 미세하게 떨리는 것까지 감출 수는 없었다.
“태희야, 안녕?”
그때, 부드러운 목소리와 함께 고급스러운 스킨 향이 코끝을 스쳤다. 전교 2등이자 우등생 연합 ‘청아관’의 실세, 한재준이었다. 그는 칼같이 다려진 교복 깃에 브랜드 안경을 얹은 채, 세상에서 가장 무해하고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태희의 책상 모퉁이를 짚었다.
“어제 일은 들었어. 김현우 그 자식, 운동 그만두더니 아주 막 나가네. 몸은 좀 괜찮아?”
재준의 목소리는 교실 전체에 들릴 정도로 낭랑했다. 주변 아이들의 시선이 일제히 두 사람에게 집중되었다. 태희는 펜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재준을 바라보았다. 그의 안경 너머 비치는 눈빛은 따뜻해 보였지만, 그 이면에 감춰진 차가운 열등감과 승부욕을 태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재준은 언제나 태희에게 밀려 전교 2등에 머무는 것에 극심한 자괴감을 품고 있었고, 이번 F조 사태를 태희를 무너뜨릴 최고의 기회로 여기고 있었다.
“신경 써줘서 고마운데, 아무 일도 없었어. 그러니까 네 공부나 해, 한재준.”
태희의 차가운 반응에도 재준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오히려 걱정스럽다는 듯 한숨을 쉬며 목소리를 낮추었다.
“난 정말 네가 걱정돼서 그래. 남궁진 주임님도 너무하시지, 어떻게 너한테 그런 말도 안 되는 연대책임 족쇄를 채우냐. 혹시 공부 자료나 청아관 기출 분석서 필요하면 언제든 말해. 내가 몰래 챙겨줄 테니까.”
위선적인 동정. 재준의 제안은 겉으로는 호의였지만, 실상은 태희의 자존심을 짓밟고 그녀가 F조 때문에 흔들리고 있음을 전교생 앞에서 확인사살하려는 교묘한 가스라이팅이었다. 태희가 다시 입을 열기도 전에, 맨 뒷자리에서 의자가 요란하게 뒤로 밀리는 소리가 들렸다.
김현우가 삐딱한 자세로 일어서서 두 사람을 쏘아보고 있었다. 그의 눈빛은 맹수처럼 사나웠다.
“야, 전교 2등.”
현우가 천천히 걸어와 재준의 앞을 막아섰다. 거구의 현우가 다가오자 재준의 어깨가 미세하게 위축되는 것이 보였다.
“남의 일에 주둥이 놀리지 말고 꺼져라. 쓰레기 냄새 나니까.”
“현우야, 난 그냥 태희가 걱정돼서...”
“걱정 같은 소리 하고 있네. 가식적인 미소 치워라, 역겨우니까.”
교실 안의 분위기가 일촉즉발로 얼어붙었다. 아이들은 숨을 죽인 채 세 사람의 대치를 지켜보았다. 태희는 이 상황이 더 커지는 것을 원치 않았다. 여기서 소란이 일어 벌점이라도 받으면 남궁진의 덫에 그대로 걸리는 꼴이었다.
“그만해, 둘 다.”
태희가 단호한 목소리로 대치를 끊었다.
“한재준, 네 호의는 거절할게. 그리고 김현우, 자리로 돌아가.”
재준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그래,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말해.” 그는 가식적인 미소를 남긴 채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고, 현우 역시 태희를 매섭게 쏘아본 뒤 침을 뱉듯 바닥을 보며 뒷자리로 걸어갔다. 태희는 꽉 쥔 주먹 속에서 차갑게 식어가는 온기를 느꼈다. 교실 안의 따돌림과 차별은 이제 시작에 불과했다.
***
방과 후 저녁, 본관 4층에 위치한 청아관 및 공용 자습실 입구.
태희는 F조 조원들을 이끌고 자습실로 향했다. 유진은 피곤에 찌든 얼굴로 눈가를 비비고 있었고, 민우는 여전히 닌텐도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하은은 헤드폰을 꽉 누른 채 태희의 뒤에 바짝 붙어 걸었다. 현우는 가장 뒤에서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껄렁하게 따라오고 있었다.
띡, 띡.
자습실 입구의 리더기에 학생증 바코드를 찍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하지만 F조 아이들이 카드를 들이밀자, 기기에서는 날카로운 경고음이 터져 나왔.
삐익! [출입이 제한된 사용자입니다.]
“어? 왜 안 되지?”
유진이 당황하며 카드를 몇 번이고 다시 찍어보았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자습실 입구를 지키고 서 있던 청아관 실무 팀장 송우진이 차가운 눈빛으로 장부를 들고 다가왔다. 그는 전교 4등이자 철저한 관류주의적 규칙 신봉자였다.
“미안하지만 F조는 오늘부터 본관 자습실 출입 금지야.”
우진의 목소리에는 일말의 미안함도 없었다. 오히려 하위권 학생들을 벌레 보듯 무시하는 오만함이 가득 차 있었다.
“무슨 소리야, 송우진?”
태희가 앞으로 나서며 우진의 장부를 가리켰다.
“학칙 제21조에 의하면, 방과 후 지정 자습실은 성적이나 조 편성에 관계없이 전교생에게 공평하게 개방되어야 해. 임의로 출입 바코드를 정지시키는 건 명백한 학칙 위반이자 학생 권리 침해 고발 대상이야.”
태희가 가방에서 미리 인쇄해 둔 학칙 규정집을 꺼내 우진의 눈앞에 들이밀었다. 하지만 우진은 콧방귀를 뀌며 장부의 다른 페이지를 넘겼다.
“그건 일반 규정이고, 윤태희. 방금 전에 학년 주임 남궁진 선생님의 구두 지시가 내려왔어. ‘면학 분위기 저해자 격리 규정’에 따라, 최근 교실 내에서 폭력적인 대치를 일으키거나 학습 태도가 불량한 학생들은 자습실 면학 분위기 보호를 위해 즉각 출입을 제한할 수 있다. 소급 적용 대상자는 F조 전원이야.”
“소급 적용이라고? 학칙 개정 절차도 거치지 않은 구두 지시를 소급 적용하는 게 말이 돼? 이건 행정적 직권남용이야!”
태희가 목소리를 높였다. 그녀의 지적인 반박에 우진의 얼굴이 일시적으로 굳어졌지만, 이내 비열한 미소를 지었다.
“억울하면 남궁 주임님께 가서 직접 따지든가. 우린 지시대로 할 뿐이니까.”
그때, 복도 저편에서 황금색 학생회장 배지를 단 사내가 선도부원들을 거느리고 걸어왔다. 3학년 학생회장이자 남궁진의 충직한 사냥개, 김태호였다. 그는 위압적인 풍채로 F조 아이들을 내려다보며 차갑게 말했다.
“무슨 소란이지, 윤태희?”
“김태호 선배님. 학칙에 어긋나는 부당한 출입 제한 조치에 대해 소명하고 있습니다.”
태희가 허리를 곧게 펴고 태호의 눈을 마주 보았다. 하지만 태호는 귀찮다는 듯 손을 내저었다.
“선도부장 권한으로 경고하겠는데, 여기서 계속 소란 피우며 면학 분위기를 방해하면 벌점 누적제 제35조 ‘선도부 지시 불이행 및 무단 소란’ 혐의로 즉각 선도위원회에 회부하겠다. 벌점 50점 채워서 기말고사도 보기 전에 퇴학당하고 싶지 않으면, 당장 이 구역에서 벗어나.”
벌점 누적제 제35조. 한 번 걸려들면 소명 기회도 없이 즉각 징계위로 넘어가는 무서운 덫이었다. 태희의 입술이 바르르 떨렸다. 법과 규칙을 무기로 가해지는 조직적인 압박 앞에 그녀가 가진 전교 1등의 학업적 권위는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었다.
마침 복도를 지나가던 담임 교사 권미숙의 모습이 태희의 시야에 들어왔. 태희는 마지막 희망을 품고 그녀에게 달려갔다.
“선생님! 남궁 주임님의 부당한 구두 지시로 저희 조가 자습실에서 쫓겨나고 있습니다. 담임 선생님으로서 중재를 부탁드립니다.”
그러나 권미숙은 태희의 간곡한 요청을 귀찮다는 듯 외면했다. 그녀는 신경질적으로 안경을 고쳐 쓰며 차갑게 읊조렸다.
“태희야, 왜 쓸데없는 짓을 해서 반 전체 분위기를 흐리니? F조 애들 감싸다가 네 대학 입시 망치면 네가 책임질 거야? 선생님도 너희 때문에 학급 평균 점수 깎여서 성과급 줄어들게 생겼어. 그냥 시끄럽게 하지 말고 교무실 복도나 빈 교실 구석에 가서 조용히 공부해.”
담임으로서의 최소한의 보호막마저 사라진 순간이었다. 권미숙은 차갑게 돌아서 교무실로 들어가 버렸고, 우등생 아이들은 자습실 문틈 너머로 F조를 바라보며 킥킥거렸다.
“이 개같은 새끼들이 진짜...!”
현우의 주먹이 마침내 불끈 쥐어졌다. 그의 다친 손가락 붕대가 팽팽하게 당겨지며 우득거리는 소리가 났다. 현우는 금방이라도 김태호의 얼굴에 주먹을 내지를 듯 앞으로 돌진하려 했다.
“김현우, 안 돼!”
태희가 번개같이 돌아세워 현우의 교복 소매를 양손으로 꽉 움켜잡았다. 그녀의 작은 손가락 끝이 현우의 단단한 팔뚝을 파고들었다.
“이거 놓아라, 윤태희. 저 새끼들이 먼저 시비 걸었잖아!”
“참아! 제발 참아, 김현우!”
태희는 온 힘을 다해 현우를 뒤로 밀쳐내며 속삭였다. 그녀의 안경 너머 비치는 눈동자에는 절박함과 공포가 뒤섞여 있었다.
“여기서 주먹 한 번 휘두르면 넌 그 즉시 퇴학이야. 저들은 지금 네 주먹이 날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어. 남궁진이 파놓은 덫에 네 발로 걸어 들어가지 마. 제발... 내 말을 믿어.”
현우는 태희의 엉망이 된 눈빛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얇은 어깨가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자신들을 통제하려던 오만한 우등생의 모습은 간데없고, 오직 동생의 생존과 팀의 파멸을 막기 위해 처절하게 매달리는 한 명의 여고생이 서 있을 뿐이었다.
현우는 거친 숨을 내뱉으며 주먹을 내렸다. 그는 태희의 손을 거칠게 뿌리치며 벽을 발로 한번 찼다.
“쳇, 드러워서 안 있는다.”
F조 아이들은 우등생들의 비웃음과 선도부의 감시 어린 시선을 받으며, 차가운 대리석 복도로 쓸쓸하게 쫓겨났다.
***
복도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지나가는 학생들마다 복도 바닥에 가방을 내려놓고 주저앉아 있는 F조를 향해 멸시 어린 시선을 던졌다.
유진은 무릎에 얼굴을 묻은 채 어깨를 들썩였고, 하은은 헤드폰 볼륨을 최대로 높인 채 눈을 감아버렸다. 민우 역시 게임기를 주머니에 넣은 채 허공을 멍하니 응시했다.
태희는 복도 벽에 기대어 플래너를 꽉 쥐었다. 오늘 밤 안으로 자습 공간을 찾지 못하면, 자신이 짜놓은 하루 10시간의 극한 효율 학습 계획표가 완전히 무너져 내리게 된다. 첫 모의고사는 코앞인데, 공부할 공간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낭떠러지 교실의 현실이 그녀의 목을 조여왔다.
‘어딘가 있을 거야. 학교의 감시 카메라와 어른들의 시선이 미치지 않는 사각지대가.’
태희는 가방을 메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너희들, 여기서 잠깐만 기다려.”
그녀는 홀로 본관 뒷문을 빠져나와 구교사 쪽으로 향했다. 이미 해가 저물어 사방은 어두웠고, 차가운 밤바람이 그녀의 뺨을 때렸다. 본관의 화려한 불빛과 대조적으로, 오래전 폐쇄된 구관 도서관 주변은 음산한 정적만이 감돌고 있었다.
태희는 손전등 불빛에 의지해 구관 외곽의 낡은 벽면을 따라 걸었다. 낙엽이 썩어가는 눅눅한 냄새가 코끝을 찔렀다. 잡초가 무성하게 자란 구관 뒤편의 좁은 틈새를 수색하던 그녀의 발끝에 무언가 단단한 철제 구조물이 걸렸다.
“앗...”
태희는 발을 헛디뎌 낡은 콘크리트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쓰라린 통증이 밀려왔지만, 그녀는 손전등 불빛을 발밑으로 비추었다.
그곳에는 덩굴 풀에 가려져 보이지 않던, 구관 도서관 지하 창고로 향하는 붉게 녹슨 무거운 철문이 흙먼지 속에 파묻힌 채 굳게 닫혀 있었다. 자물쇠는 녹슬어 덜렁거리고 있었고, 문틈 사이로 지독하게 눅눅하고 서늘한 바람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태희는 안경을 고쳐 쓰며 녹슨 철문에 손을 얹었다. 차가운 쇠붙이의 질감이 그녀의 손가락 끝을 타고 심장까지 전해졌다. 어둠 속에서, 새로운 영토의 문이 그녀의 눈앞에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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